김준형 2일 ·
[논평] 한일국교정상화 60주년? 한일굴욕협정 60주년!
외교부가 한일국교정상화 60주년을 기념한다고 합니다. 언론도 ‘한일국교정상화 60주년’이라는 용어를 받아 쓰고 있습니다. 비교적 진보적 성향의 일간지들도 이 용어를 무비판적으로 사용하는 것에 대해 한마디 하겠습니다.
1965년 한일기본조약 체결은, 결코 한일 간의 국교가 정상화된 계기가 아닙니다.
-일본이 불법식민지배 사과에 인색한 것.
-어쩌다 사과 한마디 하더라도, 이를 뒤집는 망언과 망동을 100번 하는 것.
-한국 보수가 일본 보수에 부화뇌동하여 임시정부 계승 등의 헌법적 가치조차 부정하는 것.
-항일 독립운동가들의 희생을 폄하하고 강제동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사과 요구를 묵살하는 것.
이 모든 비정상의 시초가 '1965년 한일기본조약 체결'입니다!
이 조약은 일본 식민지배의 불법성을 명확히 하지 않았습니다.
“1910년 8월 22일 및 그 이전에 대한제국과 대일본제국 간에 체결된 모든 조약 및 협정이 이미 무효임을 확인한다”는 조약 2조에 대해, 일본은 ‘1910년부터가 아니라 2차대전이 끝난 1945년부터 무효라는 것이므로 식민지배 자체는 불법이 아니었다’고 주장합니다.
이는 일본이 군함도와 사도광산 등지에 끌고 갔던 조선인들을 가리켜 ‘강제동원된 것이 아니다’라고 주장하는 근거입니다.
윤석열 정권의 뉴라이트 인사들이 ‘당시 조선인들의 국적은 일본’이라고 얘기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대한민국은 불법 식민지배의 피해자였고, 일제에 의연하게 저항했던 독립운동의 역사가 버젓이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당성이 부족했던 쿠데타 정권이 정권의 안위를 위해 피해국으로서의 권리를 고작 3억 달러에 덤핑 처리했던 밀실야합이 한일기본조약입니다. 우리측 협상 주도자였던 김종필 전 총리가 "갈매기가 똥이나 싸는 독도는 폭파시키겠다"고 까지 말하면서 일본에 아첨했던 사실을 상기해야 합니다.
한일국교정상화 60주년은 일본 극우와 뉴라이트들의 입맛에 딱 들어맞는 용어입니다. ‘한일굴욕협정 60주년’이 맞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편하다면, 차라리 ‘한일협정 60주년’이라는 몰가치적 용어라도 쓰시길 요청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