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자신의 영향력 아래 두려는 중국의 대외공작에 대한 경고가 거듭 제기되고 있다. 일각에선 내년 총선에서 중국 공산당이 정치적으로 개입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한다.
한국행정학회 국가정보연구회는 22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2024년 대한민국 총선과 중국의 샤프파워전략’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했다. 발제자로 나선 김충남 한국군사문제연구원 객원연구위원은 "중국은 아태지역에서 미국과 동맹국 및 우방국들과의 관계를 악화시키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면서 "특히 한미동맹을 와해시키는데 힘을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샤프파워전략은 중국공산당이 통일전선공작 지침에 따라 다양한 방식으로 다른 나라에 은밀하게 침투하여 분열과 갈등을 조장하는 동시에 영향력을 확대하는 활동을 말한다.
김 연구원은 "이런 중국의 도전은 역대 우리 정부의 외교정책도 문제였다"고 지적했다. 그는 "노무현 정부가 한국은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균형자 역할을 하겠다면서 사실상 미국과 거리를 두고 중국에 경도되는 것으로 인식시켰다"고 말했다.
이어 "문재인 정부 또한 중국에 더 굴종적인 태도를 취해왔고, 이는 중국이 한국에 적극적으로 개입할 수 있는 여지를 줬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한국을 사실상 그들의 영향권에 있는 국가로 인식하게 됐다"면서 "2018년 미중 정상회담 당시 시진핑은 ‘역사적으로 한반도는 중국의 일부였다’며 미국을 향해 한국에서 손을 떼라는 식으로 발언했다"고 지적했다.
결과적으로 "중국이 한국에 대해 고압적인 태도를 보였다"며 "이는 대한민국의 과거 정부들의 대중국정책의 실패"라고 비판했다.
김 연구원은 중국의 샤프파워전략의 배경과 목적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그는 "중국은 공산당정권 수립 100주년이 되는 2049년까지 미국을 제치고 세계 패권국이 되겠다는 중국몽(中國夢) 실현을 위해 샤프파워전략을 추진하고 있으며, 이것이 바로 중국공산당이 세계전략의 일환으로 추진하는 통일전선공작"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중국은 샤프파워전략을 통해 자국의 노선에 반대하는 사람이나 단체들을 대상으로 압박이나 위협을 가하며, 현지 중국교포와 유학생 등을 감시 통제하여 친중 여론 조성에 앞장서게 하며, 또한 대상 국가의 정치인, 학자, 언론인, 관료 등 중국을 대변해줄 현지 여론 선도층을 포섭하는 활동을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
또 중국의 샤프파워전략의 특징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은밀하며(Covert), 강압적이고(Coercive), 매수하는(Corrupt) 등 3C로 알려지고 있다"며 "이를 대한민국을 대상으로 깊숙이 적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중국은 이를 미국을 포함한 주요국을 대상으로 펼치고 있다"면서 "△특정 정당 후보 정치자금이나 반대 정당 및 후보에 대한 흑색선전 등 선거개입 △댓글부대와 인플루언서를 동원한 소셜미디어를 통한 여론조작 △사이버 공격을 통한 국가기밀 및 기업정보 탈취 △중국공산당 정권을 비판하는 해외 중국인 납치를 위한 비밀경찰서 운영 △공자학원을 통한 중국공산당 이념 전파 등을 해왔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일부 국가들은 중국의 샤프파워전략에 넘어갔다"면서 "뉴질랜드, 호주, 캐나다 등의 국가에 대한 중국의 샤프파워전략은 이미 성공했거나 과정에 있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김 연구원은 "이러한 중국의 대외전략은 대한민국에서도 이미 펼쳐지고 있다"면서 "2024년 총선을 향한 중국 공산당의 정치적 개입 가능성에 경각심을 세워야 한다"고 경고했다.
토론자로 참석한 한민호 파로호포럼 대표, 임방순 전 주중 한국대사관 무관, 위금숙 위기관리연구소 소장, 김영재 명지대 행정학과 부교수 등도 "‘미중 패권전쟁’이 한창인 가운데 대한민국을 겨냥한 중국의 대외공작이 격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중국은 미국과의 패권전쟁에서 한국을 적극 이용하는 것은 물론, 미국의 아태(아시아·태평양)전략에서 한국을 분리시키려는 작업을 계속할 것"이라며 "이에 대한 국가적 대응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세미나서는 이대희 국가정보연구회 회장이 개회사를, 황교안 전 국무총리와 김주성 전 한국교원대 총장이 축사를 했다.
출처 : 자유일보(https://www.jayupres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