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만 건국 대통령 서거 61주기 추도사
(국회의원 이진숙)
우남 이승만 박사님!
저는 오늘, 추모의 말씀을 시작하며
‘우남 이승만 박사님’이라고 불렀습니다.
낯설게 들리는 분들도 계실 것입니다.
그러나 박사님께서는 재임하시던 시절에도
‘각하’나 ‘대통령’이라는 권위적인 칭호보다
‘우남’ 그리고 ‘이 박사’라는 이름을
더 편하게 여기셨습니다.
권력을 탐하지 않았던 박사님의 성정이
그대로 드러나는 인간적인 면모입니다.
그러나 박사님!
박사님께서 서거하신 지
예순한 해가 흐른 지금도,
우리는 아직 박사님의 이름을
온전히 역사에 돌려드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을 세운 지도자의 삶은
여전히 이념과 진영의 잣대로 재단되고,
수십 년에 걸친 독립운동과 건국의 역사는
몇 장면의 그림자에 가려져 왔습니다.
박사님의 모든 정치를
권력욕으로 설명하려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국민을 잘살게 하는 데
아무런 관심도 없었던 지도자였다고
말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그러나 둘 다 틀렸습니다.
박사님께서는 청년 시절,
낡은 조선을 바꾸려다 역적으로 몰렸고,
5년 7개월간 옥고를 치르신 뒤에는
망명과 독립운동의 길을 걸으셨습니다.
나라를 잃은 민족에게는
희망도, 힘도 없었습니다.
그 절망의 시대에 박사님은
조국의 독립을 위해서는 세계를 알아야 하고,
국제사회를 움직여야 한다고 역설하셨습니다.
워싱턴을 찾고,
국제연맹의 문을 두드리며,
대한민국의 독립을 호소하셨습니다.
청년 시절 품은 독립의 꿈을
광복의 날까지 놓지 않으셨습니다.
우남 이승만 박사님!
해방은 왔지만
대한민국의 앞날은
아직 정해져 있지 않았습니다.
국내에서는 좌우 대립이 극심했고,
국제적으로는 냉전이 시작되고 있었습니다.
한반도가 어느 길로 갈 것인지
누구도 장담할 수 없는 역사의 갈림길이었습니다.
그때 박사님께서는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대한민국이 나아갈 길로 선택하셨습니다.
오늘의 시각으로 보면
너무나 당연해 보이는 선택입니다.
그러나 당시에는 결코 쉬운 선택이 아니었습니다.
박사님께서는 자유로운 국민이 나라의 주인이 되는 국가,
개인의 자유와 창의가 존중받는 나라를 세우고자 하셨습니다.
공산 세력의 집요한 체제 전복 시도와
북한의 무력 침략에 맞서
대한민국을 지켜내셨습니다.
오늘 우리가 누리는 자유와 번영은
바로 그 역사적 선택 위에서 시작됐습니다.
박사님께서는 나라를 세우는 데서 멈추지 않으셨습니다.
가난에서 벗어나 국민이 잘 사는 나라를 만들기 위한
대한민국의 미래까지 내다보셨습니다.
산업부흥계획을 추진하시고,
국가 기간산업을 일으킬 구상을 세우셨습니다.
경제개발의 청사진을 준비하시고,
전력과 원자력, 과학기술의 중요성을 역설하셨습니다.
고리채를 정리하고, 문맹을 없애
국민의 삶을 바꾸려 하셨습니다.
대한민국이 전쟁의 폐허와
절대빈곤에 머물러 있을 때,
박사님은 이미
국민이 잘사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내다보고 계셨습니다.
역사 앞에서 어떤 지도자도
공과의 평가를 피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과오를 기록하는 것과
한 지도자의 생애와 업적 전체를 지우는 것은 다른 일입니다.
건국의 역사를 부정하고, 대한민국이 걸어온 길마저 폄훼한다면
우리는 어디에서 오늘의 대한민국을 설명할 수 있겠습니까.
저는 오늘 박사님의 정치철학인
‘일민주의(一民主義)’를 다시 새겨봅니다.
박사님이 설계한 대한민국은
국민이 서로를 적으로 여기며 갈라서는 나라가 아니었습니다.
신분과 계층의 벽을 넘어,
하나의 공동체를 이루고,
함께 나라를 세우며, 함께 잘 사는 나라였습니다.
오늘 대한민국은 다시 깊은 분열 앞에 서 있습니다.
생각이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서로를 적으로 규정하고,
진영의 승리를 국가의 미래보다 앞세우는 정치가
우리 사회를 갈라놓고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
박사님께서 말씀하신 자유와 공동체의 정신을 다시 생각하게 됩니다.
자유는 저절로 지켜지지 않습니다.
번영 또한 우연히 찾아온 것이 아닙니다.
나라가 없던 시대, 독립을 꿈꾼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역사의 갈림길에서 대한민국이 가야 할 길을 선택한 지도자가 있었습니다.
전쟁의 포화 속에서 목숨을 걸고 이 나라를 지킨 국민이 있었습니다.
그 희생과 선택 위에 오늘 대한민국이 서 있습니다.
61년 전 오늘,
하와이의 한 병실.
창밖에는 태평양이 펼쳐져 있었습니다.
그러나 박사님의 마지막 시선은
그 바다 너머,
대한민국이었을 것입니다.
평생을 되찾고자 했던 나라.
평생을 세우고자 했던 나라.
평생을 지키고자 했던 나라.
대한민국은
박사님의 마지막 그리움이었고,
마지막 기도였으며,
끝내 놓지 못하셨던 마지막 소망이었습니다.
우남 이승만 박사님!
박사님께서 세우고 지켜낸 대한민국은
이제 세계가 주목하는 자유민주 국가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아직
박사님께서 꿈꾸셨던 나라를 완성하지 못했습니다.
자유를 지키고,
국민을 하나로 모으며,
더 부강한 대한민국을 만드는 일은
이제 살아 있는 우리의 몫입니다.
박사님께서 역사의 갈림길에서 대한민국의 길을 선택하셨듯,
우리도 대한민국의 미래 앞에서 그 책임을 다하겠습니다.
박사님께서 세우신 나라를 끝까지 지키겠습니다.
대한민국의 자유와 번영을 다음 세대에 온전히 물려주겠습니다.
우남 이승만 박사님.
부디 영면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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