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빠 곧 군대가겠?네ㅎㅎ"
오빠를 놀리기 위해 했던 말이였는데… 이번에 수능을 치는 오빠에겐 생각보다 그리 멀지 않은 일이었다.
시간이 돼서 통지서가 날아오고 오빠가 진짜 군대에 가면 어떨까?
그러다 만약 오빠가 군대에서 선입에게 맞게 된다면 혹은 오빠가 후임을 때린다면 어떨까
군대라는 곳은 체계가 분명한 곳. 선임이라는 이름으로 명령과 폭력이 허용되며, 후임이란 이유로 선임의 말을 따라야한다.
그렇기에 저 가정은 실제로 일어날수 있으며 지금 현재 일어나고 있는 일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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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시절을 거쳐 고3과 수능, 연애와 이별 그리고 군대
대한민국에 사는 남자라면 일반적으로 거치는 삶의 장면들을 차례차례 보여준다.
그리고 비슷한듯 다른 각자만의 삶을 살던 남자들은 똑같은 머리와 복장을 한채 체육관에 모이고,
그들 중 한명인 정해인의 눈빛을 줌아웃 하며 DP2의 오프닝은 그렇게 끝이난다.
드라마의 오프닝. 1분 남짓 안되는 영상 안엔 그 드라마가 전하고자 하는 메세지를 잘 담고있다 생각해 나는 ‘오프닝건너뛰기’를 누르긴 보단 그냥 다 보는 스타일이다. 근데 이 DP시즌2 오프닝은 내가 봤던 오프닝 중 가장 뜻깊었다. 잔잔한 브금에 나오는 영상들과 마지막 정해인의 눈빛.그 눈빛은 매 에피소드를 볼때마다 다르게 느껴졌다. 처음엔 그냥 ‘정해인은 눈빛까지 잘생겼구나'였는데 마지막엔 ‘여기 나오는 이야기의 가해자든 피해자든 너의 가족일수도 너일수도 있다’라고 말하는 듯 했다.
내가 인상깊었던 것은 정해인의 눈빛만이 아니다.
주로 다른 드라마들의 오프닝은 애니메이션 형식이거나 주인공을 중심으로 멋진 기술들이 들어가 보고만 있어도 화려하다. 하지만 DP 시즌2의 오프닝은 그저 우리가 실제로 살아가는 모습들을 보여준다. 마치 다큐멘터리처럼 말이다.
화려한 효과와 에니메이션들의 오프닝도 좋지만 때론 이렇게 단순하고 간단해보이는 오프닝이 어느 멋진 편집 효과보다 더 깊은 울림과 더 깊은 생각을 만든다는게 너무 인상깊었다.
평소 화려하고 웅장해야지만 감탄을 불러일으킬수 있다 생각한 내게 새로운 방식을 감탄을 알려준것이다.
DP 시즌 2는 한 에피소드마다 한명의 탈영병이 등장한다. 그리고 (탈영병을 잡는)DP들이 그들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탈영병의 사정과 그들이 탈영을 해야했던 이유들을 알게된다.
이것들을 다 보고 난 후 든 생각은 ‘탈영은 정말 답이 없구나’ 였다.
탈영병을 탓하려는게 아닌 진짜 탈영병이 된다면 답이 없었다. 대부분 탈영의 이유엔 ‘선임들의 괴롭힘’이 컸다. 도가 넘은 괴롭힘에 그들은 탈영을 했고 그렇게 신분도 숨긴채 정말 도망자 신세로 매일을 불안속에서 숨어살아야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다시 그 지옥으로 돌아갈수도 없었다. 그렇게 평생을 도망다녀야 하는 그야 말로 도망말곤 답이 없는 인생을 사는것이다.
아직 군대를 안간 오빠가 있는 사람으로서 ‘만약 저 탈영병이 오빠라면?’ 이라고 생각해보니 그야말로 너무 슬프고 끔찍했다. 그리고 두려움이 들었다. ‘진짜 그러면 어떡하지?’
군대가 예전에 비해 많이 나아졌다 하지만 오랫동안 있던것은 바뀌기 힘들고, 어쩔수 없는 부분도 있다 생각한다. 그럼 우린 어떻게 해야할까? 난 그 답을 마지막화에서 찾을수 있었다.
총기난사를 했던 김루리 재판이 진행되는 날 김루리의 총사난기로 자신의 아들을 잃은 부모들이 법원 앞에서 들고있던 펜말. ‘입대할땐 우리 아들, 사고나면 느그 아들’
그리고 재판장에서 모든 사건들의 책임은 그들의 과실로 일어난거라며 그들에게 책임을 돌리는 군사단장에게 손석구가 했던 말.
“ 그러면 그 개인들은 무엇때문에 함께 모였고, 군대에 왔는가? 그들 모두 나라를 지키기 위해서 군대에 왔습니다.
같이 생활을 하다가 누가 누구를 죽이는 일이 발생을 했는데 나라는 아무런 책임이 없다..아니, 그러면 그런 나라를 위해서 그들은 무엇을 지키기 위해서 군인이 되었습니까?”
나라를 지키기 위해 대한민국의 남자로서 군인으로서 그들을 데리고왔으면 .최소한 그들의 호소에 조금이라도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고. 최소 국가의 군을 책임진다는 사람들은 이를 알고 막아야할 의무가 있습니다. 그저 그들의 잘못으로 넘겨버리는게 아닌 최소한 피해자가 가해자가 되는 일은 없게 말입니다. ”
이거였다. 국가는 우리아들이라고 데리고 왔으면 그리고 그가 피해자라면 그의 호소에 조금이라도 귀를 기울고, 이를 막으려고 노력해야한다.
최소한 피해자가 가해자가 되지 않게, 그들이 탈영이라는 답이 없는 삶을 살아가지 않게 말이다.
그리고 한가지 더 명심해야한다.
그들은 한 나라의 군인이기 전에 그저 누군가의 남자친구, 누군가의 형제, 누군가의 소중한 아들이라는 사실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