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기쁨의교회 日문화공연, 미래지향적 한일관계 새장 열 듯
‘한국전쟁 고아의 日어머니’ 그린 낭독극
대학생·교인 등 포항시민들 마음 움직여
피아니스트 히데오 코보리 공연·간증도
한일 문화교류를 위한 일본문화공연이 15일 포항기쁨의교회와 한동대에서 열려 큰 관심을 모았다.
일본문화공연은 피아니스트 히데오 코보리의 피아노 공연과 배우 마사와 신고와 야마모토 미도리의 낭독극 ‘목포의 눈물’ 공연으로 진행됐다.
피아니스트 히데오 코보리는 ‘사쿠라 사쿠라 & 아리랑’ ‘How Great’ ‘Introduction & Amazing Grace’ 연주와 간증을 했다.
그는 대학 3학년 때 교통사고로 왼쪽 손목을 크게 다쳐 두 번 다시 무대에 설수 없게 됐다. 하나님께 기도했다. 교인들도 그의 회복을 위해 손을 모았다. 기적이 일어났다. 손목뼈 8개 가운데 2개가 완전히 부서졌는데, 부서진 뼛조각들이 완벽하게 제자리에 붙었다. 의사는 놀랐다. 이후부터는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연주하고 있다.
일본인들은 기독교를 많은 종교 중 하나로, 사이비 종교로 생각하고 있다. 그곳에서 크리스천 음악인이라고 밝히는 것은 자살행위와 같다. 하지만 그 땅에서 복음성가 뮤지션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일본 오사카음대와 파리 에콜놀마르 음악원을 졸업했다.
그는 언젠가 독립기념관을 다녀왔다. 그 뒤부터 한국 사람들이 ‘당신의 나라 일본을 위해 기도한다’고 할 때마다 마음이 무너져 내렸다. 이 사랑을 갚고 싶다는 생각이 솟구쳤다.
히데오 코보리는 공연 뒤 “제 피아노 연주가 한국과 일본의 다리가 되고 싶다”고 하자 한동대 학생들과 교인들이 아낌없는 박수로 축복하고 격려했다.
일본 인기배우 미사와 신고와 야마모토 미도리가 무대에 올랐다.
이들은 낭독극 ‘목포의 눈물’을 공연했다. 낭독극은 한국전쟁 고아들의 일본인 어머니 다우치 치즈코(한국명 윤학자)의 삶을 그렸다.
다우치 치즈코는 7살 때인 1919년 조선총독부 관리로 부임한 아버지를 따라 목포에 왔다. 그곳에서 유달초등학교와 목포여고를 졸업 한 뒤 목포 정명여고 음악교사로 교편을 잡고 있던 중 목포 양동교회 윤치호 전도사가 세운 ‘공생원’에서 자원봉사를 했다. 그곳에서 만난 ‘거지왕’이란 별명을 가진 윤 전도사와 결혼했다.
광복 후에도 일본에 돌아가지 않고 한국에 남아 남편과 고아들을 돌봤다. 6.25전쟁으로 남편이 실종된 이후에도 치마저고리 차림으로 손수레를 끌고 구걸하며 아이들을 먹이고 교육했다.
그녀는 숨질 때까지 공생원을 운영하며 고아 4천명을 돌봤다.
그녀의 이런 헌신에 목포시민들이 감동했다. 그녀의 장례식은 처음으로 목포시민장으로 치러졌다. 당시 16만 인구 목포시에서 3만 명이 거리로 쏟아져 나와 눈물로 그녀를 배웅했다.
낭독극의 막이 내리자 한동대 학생과 기쁨의교회 교인 등 포항시민들은 우레 같은 박수로 다우치 치즈코 여사에 감사하고 열연한 일본 배우들을 축복했다.
배우 마사오 신고는 NHK TV소설드라마, 대하드라마 등 TV, 영화, 무대를 중심으로 활동을 하고 있고, 배우 야마모트 미도리는 TBC TV 소설드라마, 시대극, 무대에서 활약하고 있다.
한동대 학생들은 “국경을 초월한 다우치 치즈코 여사의 사랑이야기는 한일 양국 국민 마음을 움직여 미래지향적인 한일관계의 새 장을 여는 모티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동대총학생회와 공동으로 행사를 주최한 기쁨의교회 박진석 담임목사는 “일본문화공연이 500년(임진왜란부터)간 깊게 패인 한일관계의 골을 메우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화목케 하라는 주님의 십자가를 감사와 기쁨으로 지고 가면 전 세계를 축복하는 ‘제사장 나라’ 대한민국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3일 오후 목포시의 ‘공생원’에서 열린 공생복지재단 설립 95주년 기념식에서 축사를 통해 "일본 출신 윤학자 여사님은 국경을 초월해서 한국의 아이들을 내 자식처럼 길러내신 한국 고아들의 어머니셨다"며 "힘들고 어려웠던 격동의 세월 속에서도 윤학자 여사님의 사랑은 한일 양국 국민의 마음을 움직였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앞으로도 공생원이 우리 사회의 소외된 이웃들을 돌보는 데 앞장서는 것은 물론이고 한일 양국 우정의 상징으로 더욱 발전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 역시 사회적 약자와 취약계층을 더욱 두텁게 지원하는 약자 복지를 실현해 나갈 것이고, 한 사람의 국민도 홀로 뒤처지고 방치되지 않도록 세심하게 챙기겠다"고 약속했다.
에토 세이시로 일본 자유민주당 소속 중의원은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의 축사를 대독했다.
/언론인홀리클럽 공동취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