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대 다문화가족지원센터를 아십니까?
다문화가족은 우리와 다른 민족 또는 다른 문화적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포함된 가족을 통틀어 이르는 말이다. 한국은 단일민족국가라는 민족주의, 순혈주의가 다른 국가에 비해 강해서 오랫동안 외국인이 포함된 가족에 대해 혼혈 가족, 혼혈아 등으로 부르며 많은 차별을 해왔다. 그러나 20여 년 전부터 국제결혼 급증과 세계화와 인한 외국인 유입 증가 등으로 인해 다문화가족은 우리 사회의 중요한 구성원이 되었다.
이에 따라 2006년 노무현 정부 때 국정과제회의에서 ‘여성 결혼이민자 가족사회통합지원대책’을 수립하고 2008년에 ‘다문화가족지원법’이 제정되면서 전국에 ‘다문화가족지원센터’가 생겼다. 2017년 현재 전국에 217개소, 부산에 9개소가 운영되고 있다. 해운대구에는 좌1동 사무실에 ‘해운대 다문화가족지원센터(센터장 조금순)’가 운영되고 있다.
해운대 다문화가족지원센터는 여성가족부에서 지원하고 있지만 소속은 해운대구청이다. 다문화가족을 위한 한국어교육, 가족교육, 다문화 인식 개선, 상담, 문화프로그램 등을 운영하며, 이를 통해 다문화가족이 안정적으로 정착하도록 돕고 건강한 가족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지난 8일, 조금순 센터장을 만나 해운대 다문화가정과 센터 운영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기회를 가졌다.
해운대 센터는 12년 전에 처음 문을 열었다. 그 동안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다문화가정을 지원하고 이주여성들이 한국에 잘 정착하도록 크고 작은 도움을 아끼지 않았다고 한다. 조 센터장은 12년 동안 다문화가정과 이주 여성들과 함께 한 것에 대해 뿌듯하고 기쁘기도 하지만 아직까지도 아쉬운 부분이 많다고 했다. 특히 이주여성들의 자녀교육 문제가 그렇다. 해운대에도 천여 명의 이주여성들이 있는데, 가장 힘든 것은 자녀교육이라고 한다. 자신들이 한국 사회에 적응하는 것도 힘든데 자녀들의 교육까지 제대로 해내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게다가 아이들이 사춘기에 이르면 자신의 정체성 문제에 대해 많이 고민하고 힘들어한다고 한다.
지난해 11월 경남 진영에서 단감따기 봉사활동을 한 이주여성과 자생한방병원봉사단
베트남 출신 판여경 씨(왼쪽)와 담소를 나누고 있다.
다행히 센터의 적극적인 도움 덕택에 아이들이 나름대로 이를 잘 극복하고 있다고 한다. 요즘은 ‘우리가 미래의 주인공이다’라는 모임을 여는 등 적극적이고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특히 아이들은 한국어는 물론 어머니 모국의 언어까지 2개 국어를 배운다고 하니 앞으로 관광을 비롯한 다양한 분야에서 다른 나라와 교류의 폭을 넓히는 데 적잖은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
귀화한 외국인, 특히 여성 결혼이민자들은 비록 태어난 곳은 달라도 한국 국적을 가진 엄연한 우리 국민이고 우리의 이웃이다. 사람이 최고의 보물이라는 말이 있듯이, 다문화가족들이 살면서 겪게 되는 다양한 문제에 대해 우리 사회가 좀 더 적극적으로 이해하고 포용할수록 우리 사회는 지금보다 훨씬 더 성숙하고 풍요로워질 것이다.
센터장과 이야기를 나누던 중 베트남 출신 판여경 씨(본명 판티김쇈)가 고향에서 가져온 커피와 말린 과일을 들고 왔다. 녹색은 자몽이고 흰색은 코코넛, 황토색은 학띠우라는 열매를 말린 것이라 설명해 주었다. 한 입 먹어보니 한 번도 가보지 못한 베트남에 간 것만 같아 마음이 설레었다. 외국의 문화를 바로 우리 이웃을 통해 느낄 수 있었다. 해운대 주민들도 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 좀 더 많은 관심을 가지고 격려해 주었으면 한다.
/ 신병륜 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