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아디다스 K리그 주니어’ 인천 대건고와 부천FC 1995 U-18의 전기리그 최종 라운드가 열린 6월 6일 부천체육관 인조구장. 후반 48분까지 1-0으로 리드를 잡고 있던 인천에게 결정적인 위기가 찾아왔다. 페널티에어리어 안에서 수비를 하던 이제호가 부천 공격수의 발을 걸어 넘어뜨리면서 페널티킥을 허용한 것이다.
부천과의 최종전은 단순히 리그 한 경기 이상의 의미가 있었다. 최종 라운드 전까지 1위 인천과 2위 서울 오산고는 승점 20점으로 동률을 이뤘다. 골득실에서 +7의 우위를 가지고 있는 인천으로서는 부천과의 경기에서 승리할 경우 서울이 강원 강릉제일고에게 엄청난 스코어로 대승을 거두지 않는 이상 우승을 차지할 수 있었다.
6월 6일 열린 11라운드 최종전에서 서울이 강원에게 2-0으로 승리를 거뒀기 때문에 인천도 반드시 승점 3점을 얻어야 우승을 차지할 수 있었다. 하지만 종료 직전 페널티킥을 허용하며 부천전 승리는 물론 리그 우승까지도 물거품이 될 수 있는 위기에 처한 것이다.
부천은 페널티킥 키커로 올 시즌 6골을 쏘아 올리며 A조 득점 랭킹 2위를 달리고 있던 이윤환을 내세웠다. 이윤환의 슈팅은 골문 왼쪽 아래 구석을 향해 날카롭게 날아갔다. 하지만 인천의 골문에는 주장 김동헌이 있었다. 방향을 정확히 읽은 김동헌은 몸을 날려 슈팅을 막아냈고 볼이 골문에서 멀어짐과 동시에 주심의 휘슬 소리가 울렸다. 부천전 승리와 인천의 리그 첫 우승을 동시에 알리는 휘슬이었다.
“페널티킥이 선언된 순간 살짝 당황하기는 했지만 이내 냉정함을 되찾고 자신 있게 막아보자고 속으로 다짐했어요. 페널티킥에 대비해서 부천에서 가장 많은 득점을 올리고 있던 선수의 특징을 파악한 것이 도움이 된 것 같습니다. 공격 상황에서 패스를 주고받는 것 보다는 과감하게 돌파를 하는 선수였기에 인사이드로 밀어 때리기 보다는 인스텝으로 강하게 찰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마침 그 선수가 페널티킥 키커로 나섰고 한 쪽 방향으로 몸을 날려야 겠다고 생각했는데 그 쪽으로 볼이 날아와서 막을 수 있었습니다.”
인천 우승의 원동력은 탄탄한 수비다. 올 시즌 인천은 10경기에서 6실점을 허용하며 0점대 수비력으로 A조 최소 실점 2위에 올랐다. 김동헌은 U-18 대표팀 차출로 결장한 1경기를 제외한 9경기에 출전해 6경기에서 무실점을 기록하며 인천의 리그 우승에 결정적인 공을 세웠다.
“열심히 뛴 팀 동료들을 대신해서 받은 최우수선수상이라고 생각합니다. 원래 목표는 골키퍼상을 수상하는 것이었는데 더 좋은 상을 받았다고 생각해요. 임중용 감독님으로 바뀌고 나서 팀 분위기가 많이 좋아졌어요. 선수들도 열심히 해서 1월 금석배에서 준우승을 차지할 수 있었고 리그에서도 좋은 성적을 내면서 우승을 차지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하지만 이어진 왕중왕전에서는 아쉬움을 남겼다. 서울 인창고와의 64강에서 2-0으로 승리한 인천은 서울 중동고와의 32강에서 후반 종료 직전 터진 김보섭의 골로 1-0으로 승리하며 16강에 진출했다. 서울 동북고와의 16강에서 승부차기 끝에 승리를 거두고 8강에 진출했지만 서울 언남고와의 8강전 승부차기에서 패하며 준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리그때보다 경기력이 다소 떨어졌던 것 같아요. 16강과 8강에서는 선제골을 실점하면서 다소 흔들리는 모습도 있었습니다. 언남고와의 8강전에서는 저 때문에 실점을 한 것 같아서 승부차기에서는 어떻게든 막아보려고 노력했는데 그렇게 하지 못해서 동료들에게 너무 미안했습니다. 7월말 열리는 챔피언십에서는 더욱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오는 7월 28일부터 시작하는 ‘2015 U18 K리그 챔피언십’에서 인천은 서울, 대전 충남기계공고, 안산 경찰청 U-18과 함께 A조에 속해있다. 리그 막판까지 치열하게 선두 다툼을 이어간 서울과의 리턴 매치는 벌써부터 많은 팬들의 관심을 불러 모으고 있다.
“이번 챔피언십에서는 A조 우승팀이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경기에 나서고 싶습니다. 리그에서 서울과 맞불었을 때에는 저희 선수가 한 명 퇴장당해서 어려운 경기를 펼쳤어요. 서울의 자책골로 1-0으로 승리를 거뒀는데 이번에는 저희들의 실력으로 득점해서 승리하고 싶어요. 토너먼트에 진출하면 상주 용운고와 대결을 펼치고 싶어요. 지난 금석배 결승전에서 패한 것을 되갚고 싶습니다.”
인천은 올 해 1월 열린 ‘2015 금석배 전국 고등학생 축구대회’에서 준우승을 거둔데 이어 K리그 주니어 전기리그 A조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상승세를 달리고 있다. 고등학교에서의 마지막 시기를 보내고 있는 김동헌은 앞으로 이어질 대회에서도 더욱 좋은 모습을 보여 인천 대건고의 최고의 한 해를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기 전까지 후배들에게 모범적인 모습을 보이고 싶어요. 계속해서 좋은 성적을 내서 인천 대건고 최고의 한 해를 만들고 싶습니다. 출전하는 모든 경기에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