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려면 의사보다 면역력에 맡겨라-제3장 몸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❽면역력을 떨어뜨리는 스테로이드제
■ 교감 신경의 긴장 상태가 고정되면 안 된다
스테로이드제는 소염진통제보다 항염증 작용이 더 강하다. 염증이 생긴 부위에서 활성 산소가 대량으로 방출되어 세포를 산화하여 파괴한다. 스테로이드는 활성 산소를 무독화하는 활동을 하고 세포의 산화 반응을 한순간에 저지할 수 있다.
벌에 심하게 쏘여 호흡이 정지될 것 같은 위급한 상황처럼 생명이 일각을 다투면 스테로이드제가 필요한 때가 있다.
하지만 스테로이드제를 만성 질환에 사용한다면 이야기가 다르다. 처음 사용할 때는 스테로이드제가 조직의 염증을 없애는 좋은 역할을 하지만, 어느 시점부터는 스테로이드가 조직을 파괴하는 나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스테로이드의 조성은 우리 몸속에 있는 지질(脂質)이나 콜레스테롤과 같다. 콜레스테롤은 동맥경화의 원흉으로 지목되는데 콜레스테롤이 혈관 안쪽에 쌓이며 산화 콜레스테롤로 변화하여 혈관을 헐게 하여 부숴버리기 때문이다.
하지만 신화되기 전의 신선한 콜레스테롤은 동맥경화의 원인이 아니다. 정상적인 콜레스테롤은 호르몬이나 세포막을 만드는 재료로 빠져서는 안 될 지질이다.
스테로이드도 콜레스테롤과 같은 체계로 역할이 나쁘게 변한다. 사용 초기에는 몸 밖으로 스테로이드를 배설할 수 있으므로 소염 효과만 얻는 것이 가능하다.
예를 들면 아토피성 피부염에 스테로이드제를 외용으로 사용하면 처음에는 소염 작용이 발휘되어 피부가 아주 아름답게 된다. 그렇지만 스테로이드제를 1년 넘게 계속 사용하면 스테로이드가 서서히 쌓여 결국 산화 콜레스테롤로 변하고 주변 조직을 산화한다.
이렇게 되면 새로운 피부염이 발병한다. 몸속에서 산화가 진행되면 교감 신경의 긴장이 심해지고 과립구 증가에 의한 조직 파괴도 진행되어 염증이 악화 일로를 걷는다.
피부 상태가 나빠지면 병원에서는 더 많은 스테로이드제를 투여한다. 스테로이드제의 효과가 떨어지면 더 강하게 스테로이드제를 투여하는 식으로 스테로이드 의존에 브레이크가 걸리지 않게 된다. 이것은 아토피성 피부염에 국한한 이야기가 아니다. 관절 류머티즘이나 교원병 등 스테로이드제를 사용하는 모든 병에 해당한다.
스테로이드제를 상용하면 교감 신경의 긴장 상태가 고정된다. 따라서 앞에서 말한 소염진통제의 폐해처럼 새로운 병이 덧붙여진다. 스테로이드로 생긴 악순환을 끊으려면 스테로이드 사용을 그만두는 것밖에 다른 방법이 없다. 스테로이드제를 사용한 기간이 긴 사람은 되돌아가기도 어려워 환자 혼자 스테로이드제를 끊는 것이 위험하다. 침구(鍼灸, 침이나 뜸) 치료나 대체요법 등을 병행하며 스테로이드에서 탈출할 방법을 의사와 상담하라.
*위 글은 아보 도오루(安保 澈)의 “의사보다 면역력에 맡겨라”(삶과 지식, 김준영 옮김) 중 일부를 옮겨본 것입니다. 아보 도오루(安保 澈)는 1947년 아오모리(靑森) 현 히가시쓰가루(東津輕)군 출생, 1972년 도호쿠(東北)대 의학부졸, 나가타(新瀉)대 대학원 의학부 종합연구과 교수(면역학, 의동물학 분야), 국제적으로 활동하는 세계적인 면역학자로 주목받고 있음. 1980년 미국 앨라배마대학 유학 중 ‘인간 NK세포 항원 CD57에 모노클로널 항체’를 만들어 냄, 1990년 흉선외 분화 T세포를 발견, 1996년 백혈구의 자율 신경 지배 메커니즘을 해명, 1999년 말라리아 감염의 방어를 흉선외 T세포가 수행함을 발견, 2000년 위궤양의 원인은 위산이 아닌 과립구라는 설 발표, 저서로 〈약을 끊으면 질병은 낫는다〉, 〈암은 스스로 고칠 수 있다〉, 〈의료행위가 병을 만든다〉등 다수.
이 책은 몸속의 면역체계는 녹슬게 버려두고 의사에게 맡기려는 현대인의 잘못된 생각이 병을 만든다고 경고한다. 우리 몸에서 수시로 발신되는 신호를 소중히 여기고 ‘병에 걸리지 않는 생활 습관’과 ‘면역 증진 방법’을 체득하면 치료를 물론 건강한 생활을 영위할 수 있다는 만인의 의료 및 건강 지침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