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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편의점에 있는 이유. 21
"신도해...너 정말..."
"재밌을꺼라 했잖아... 재밌지 않아?
옛 애인과 바람났던 지금 애인과의 대면... 단아련 재주도 좋아 "
"나때문에...내가 미워서 그러는 거라면...
이제 그만둬. 무슨 죄인데, 비화랑 태권이가...왜 힘들어야 하는데..."
"어머....단아련.
지금 남자들 앞이라고 내숭 떠나본데...너 나한테 분명 그랬잖아
은비화만 건들이지 말라고...강태권은 내가 갖든 사귀든
그리고...죽여버리든... 상관없다고
그랬잖아 아련아...안그래~?"
그런뜻 아니였었잖아.
내가 태권이를...태권이 그렇게 내몰았던거 아니잖아...
신도해 바른대로 말해.
비웃음 짓지말고...바른대로 말해.
"태권이...괴롭히지마...니가 괴롭힐만큼...
못된애 아니야...신도해 부탁해 제발...태권이..."
"단아련, 지금 네옆에 있는 남자친구 표정보고
나한테 그런소리 할래? 가지가지한다 정말."
굳었어.
표정도, 눈도...그냥 멈춰버렸어
신도해 말처럼,
내가 태권이를 걱정해서가 아니야.
강태권...자신의 동생이
못 알아보는거...그게 더 충격일꺼니깐.
그런데 왜 ...
너도 같은 표정이니.
강태권 왜 니가
비화와...똑같은 표정으로 서있는건데...
"태권아, 가자.
여기서 더이상 시간낭비할 필요없어.
너한테 좋을것도 없구. 뭐 먹을까 뭐먹고싶어!?"
"......"
"그래그래 우선 가면서 말하자.
여기선 있던 밥맛도 떨어질것 같으니깐..!"
성큼성큼.
그대로 그 앞을 막아선다.
비화가...둘의 앞에 그대로 막아서버린다.
"......뭐야...? 은비화...?"
"신도해...재밌었다.정말"
"...뭐...뭐라구...!?"
"니가 꾸며놓은 시나리오, 재밌게 잘봤다고."
태연하게 웃음지으며 말하는 비화모습에
그대로 굳어버린 신도해.
하지만
그대로 물러선다면 신도해가 아니지.
언제 그랬냐는듯 천천히 미소를 띄운다.
이 상황을 몹시 즐기고 있다는걸 보여주기 위한것 처럼.
"만족스러웠다니 다행이네...
재미없을까봐 은근히 걱정했거든.
그래 그럼. 이제 끝났으니깐 좀 비켜줄래? 내가 바빠서 말야."
"잘해줘."
"...뭐...?"
"니 옆에 남자친구, 울리지도 말고
아프게하지도말고 잘해줘."
흔들려...
우릴 보는 강태권 눈이...
심하게...아주 심하게 흔들려.
"무슨상관인데...? 내 남자친구인데
당신이 무슨상관인데."
"...아련이가 울렸으니깐... 그리고 그걸
내가 시켰으니깐... 너가 잘해주라고. 다신 울지 않게."
알수없는 표정으로 우릴 바라보던 둘을 뒤로한채
비화는 내 손을 이끌어 그대로 병원밖을 나와버린다.
많이 힘들었을꺼야.
동생앞에서... 태연한척하는거 정말
많이 힘들었을꺼야.
................
.........
....
/ 국밥집.
"좀 먹어. 먹고싶댔잖아."
"......"
먹고싶다고 노래부르던 국밥앞에서도
30분채 먼산만 볼뿐,
수저엔 손 조차 대질 않는다.
"그래두 먹어...한번만, 한번만 먹으면
먹으라고 강요안할테니깐...제발 비화야."
"아련아 우리 아이스크림 먹으러 가자!!"
30분만에 처음 꺼낸말,
또 아이스크림이야.
손도 안대고 그대로 식어버린 국밥을 두고
편의점 앞,
우리의 추억이 가득한 아이스크림 집으로 무작정
비화손에 이끌려 달려가고 있었다.
"초코맛 두개 주실래요"
"아니아니 누나, 딸기맛이랑 초코맛 주세요."
"비화야..."
"맛있겠다! 뭐해 아련아
얼른 앉아 다 녹겠다~"
아무렇지 않게
딸기맛 아이스크림 먹고있어.
고작 몇주 전에
이곳에서 경멸한다고 나한테 말했던 사람이
아무렇지않게... 당연한듯이
맛있게 먹고있잖아...
비화 너 대체 왜 이러는거야.
"비화야..너 왜그래..."
"난 밥보다 아이스크림이 더 좋아!"
"...은비화...!!!"
대꾸도 없이
아이스크림을 금새 다 먹어버린다.
이젠 큰컵으로 전부 딸기맛만 담아오는 비화.
억지웃음까지 지어가면서...
왜 그래야하는데. 그렇게까지 하는 이유가
뭐야 대체 비화야
"진짜 맛있어~ 아련아.. 왜 안먹고 있어?
맛없어?"
"...왜 걱정해 주는데..."
"...응...?"
"나 때문에 아니였잖아, 신도해한테
강태권 감싼거...나 때문에 아니였잖아."
"너 안먹을꺼면 나주라~ 초코맛도 먹고싶네.."
"말돌리지마. 왜 그래 너.
네 입으로 딸기맛 먹지 않는다고, 죽을만큼 싫어한다고
그랬었잖아. 왜 이래 정말 딴사람처럼."
그대로 스푼을 던져버리고,
아이스크림까지 탁자위로 쏟아져 버린다.
고개를 숙인채,
녹아내린 아이스크림이 옷을 적시는대도
아무런 미동도 하지 않은채
손이 떨리고있어, 아니 온몸이...
화를 주체하지 못해서 참아내려 안간힘쓰고있어...
"정말...죽도록 미웠어...그사람들 사는 집도
그사람들이 좋아하던 음식도 자주가던 가게도
자주입던 옷도 좋아하던 노래도 모든게 다싫고 미웠어.
죽이고 싶었다 정말. 나따위는 없었던 사람인양
웃고 행복해하고 떠드는데... 화가나서 미칠것 같더라 정말."
"...비화야..."
"그여자랑 강태권은...그래, 내가 좋을수가 없겠지
굴러들어온 자식이 뭐가 이뻤겠어.
하지만 강현우 그사람은 나한테 그러면 안됬잖아...
어떻게든 찾으려고 해야만 했잖아...노력조차 안했어 그사람
같은 하늘아래 같은 도시에, 같은 시간에 살아가면서도
그사람은...아버지란 인간이...
찾으려고 노력조차 하지 않았잖아..."
화를 참지못해 떨리던 몸이..
점점 흐느낌에 떨리기 시작한다.
얼마나 괴로웠어. 10년을... 혼자서 원망해가면서
죽을만큼 힘든 나날들을
어떻게 복수심 하나로 버텨왔을까.
그냥 조용히 안아서 토닥토닥,
그 아픈 상처 내가 치유해줄테니깐...
더이상 힘든일 없도록 해줄테니깐
이젠 울일 없을테니깐
오늘까지만 울라고..토닥토닥
한참을 안아주었다.
.......................
..........
....
"배고파...나 국밥"
"아까 안먹고 계산한거 다시 데워달라해
니가 가서 말하고 먹고와!!!"
"씨이...배고파 마누라!!!!!"
"그러니까 누가 고집피우고 안먹으랬어!?!!??!
내책임 아니야 굶어!!!"
돌아온 병실에서
이젠 배고프다며 땡깡부리는 은비화 어린이_-
이럴때보면 딱 미운 네살이라니깐.
"아이고...다 큰 청년이 배고프다고 징징대네"
"할머니 제 마누라가 밥을 안줘요
자기는 맛있는거 다 먹고서는"
"오메 그러면 안되지... 아가씨
남편 밥상을 채려주고 밖에 나돌아다니는 것이여..."
모르는 소리시지요.
아까 안먹는다고 뛰쳐나온 장본인인데
제가 또 밥을 사다 먹여야 겠습니까...할머님
"그렇지 그렇지! 우리 할매 잘한다~"
"요것아...아까 새우싫다고 밥상머리에서
땡깡부리던거 내가 못봤을줄 알아~? 발칙한것 "
역시...할머님은 제편이셨군요
"에이씨 할매 미워! 안먹어 안먹어
내가 이제부터 밥 먹나 봐라 절~대 안먹어
약도 안먹어!!!!!"
"...은비화 알았어. 뭐먹구 싶다구...?
나가서 사올께..."
말이 끝남과 동시에,
쏜살같이 일어나 종이에 무언갈 써대는 비화.
뭐...뭐야이게..
"떡볶이...순대...국밥 치즈돈가스...
뭐..뭐..사..상어...??!!!"
"나 상어 지느러미가 먹고싶네 마누라."
순간,
병실엔 정적이 흘렀고...
3초뒤 병실 안에 가득 차는 웃음소리..
"에끼 이놈! 그러니까 이 아가씨한테 혼나는거여 이놈아!
밥주지마! 절대 아무것도 사먹이지마!"
"할매한테 이제 사탕 안줄꺼야..."
"으이구...이 화상아.
상어는 나중에 사줄께. 나머지 얼른 사가지고 올테니깐
할머님이랑 애기하구있어"
"됬어 애기 안해!!!!! 할매 미워!"
"에끼 이놈아! 나도 니 놈이랑 말안할꺼여~"
티격태격
싸움이 그칠지 모르자,
그대로 조용히 지갑만 챙겨 병실을 나선다.
할머님을 이겨먹으려 하니...
정말 이럴땐 딱 4살 어린애라니깐...
......
한 발 두발...
복도를 지나갈수록...그곳이 가까워져.
안 지나가고는 밖을 나갈수가 없으니깐,
...203호
강태권 병실... 그앞에서
그곳에서 난 더이상 밖엘 나갈수가 없었다.
얼른 떡볶이 사다줘야하는데,
배고프다고 한참 보채고 있을텐데...
내 앞에 서서 날 바라보는 그 사람때문에...
한발자국도...움직일수가 없어.
...비화가 그렇게 미워하는
그렇게도 증오하는
강태권병실에서 나오는
......그의 아버지를 보고말았으니깐.
첫댓글 악!!!!!!!!!편의점!!!!!!!!!♥♥아 신도해 나쁜계집!!!!!계집중에서도 독하고 악하고 성격상 안좋은건 다갖춘 계집같으니...ㅠ^ㅠ......악 비화....죽지않았으면.....ㅠ^ㅠ 난 편의점누를때마다 비화가 설마 죽진않았을까...걱정댐......
비화가....살아야겠죠...ㅠㅠ 저두 지금 갈팡질팡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