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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기급인(推己及人)
자기를 미루어 남에게 미친다는 뜻으로, 자기의 처지에 비추어 다른 사람의 형편을 헤아림. 입장을 바꾸어 남의 처지를 헤아리는 것을 말한다.
推 : 밀 추(扌/8)
己 : 몸 기(己/0)
及 : 미칠 급(又/2)
人 : 사람 인(人/0)
(유의어 )
혈구지도(絜矩之道)
출전 : 안자춘추(晏子春秋) 간(諫)
자신의 처지를 미루어 다른 사람의 형편을 헤아린다는 뜻이다. 내 처지에 따라 다른 사람도 그럴 것이라고 여기는 것이다. 임금이 배불리 먹고 등이 편안하다고 해서 백성도 그럴 것이라고 생각하면 이는 오산이다. '제 배 부르면 남의 배 고픈 줄 모른다'는 속담과 그 뜻이 일맥상통하는 말이다.
중국 춘추시대 제(齊)나라에 사흘 밤낮을 쉬지 않고 큰 눈이 내렸다. 제나라의 경공(景公)은 따뜻한 방 안에서 여우털로 만든 옷을 입고 설경의 아름다움에 푹 취해 있었다. 경공은 눈이 계속 내리면 온 세상이 더욱 깨끗하고 아름다워질 거라고 생각하고 그렇게 되기를 바랐다.
그때 재상인 안자(晏子: 안영)가 경공의 곁으로 다가와 창문 밖 가득 쌓인 눈을 말없이 바라보았다. 경공은 안자 역시 설경에 도취되어 흥취를 느낀 것이라고 생각하고 조금 들뜬 목소리로 "올해 날씨는 이상하군. 사흘 동안이나 눈이 내려 땅을 뒤덮었건만 마치 봄날씨처럼 따뜻한 게 조금도 춥지 않아"라고 말했다.
안자는 경공의 여우털 옷을 물끄러미 바라보더니, 정말로 날씨가 춥지 않은지 되물었다. 그러나 경공은 안자가 왜 그렇게 묻는지 그 의미를 되새겨 볼 생각도 않고 그저 웃을 따름이었다.
그러자 안자는 안색을 바꾸어 정색을 하며 이렇게 말했다. "옛날의 현명한 군주들은 자기가 배불리 먹으면 누군가가 굶주리지 않을까를 생각하고, 자기가 따뜻한 옷을 입으면 누군가가 얼어죽지 않을까를 걱정했으며, 자기의 몸이 편안하면 또 누군가가 피로해 하지 않을까를 늘 염려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경공께서는 자신 이외에는 다른 사람을 전혀 배려하지 않으시는군요." 안자의 이 말에 경공은 부끄러워 얼굴을 붉히며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안자는 제나라의 정치가로 국민의 신망이 두터웠고, 관중(管仲)과 비견되는 훌륭한 재상이었다. 그는 너무나 검소하여 밥상에 반찬을 세 가지 이상 올리지 못하게 했으며, 늘 누더기 같은 낡은 옷을 입고 다녔다.
항상 백성들 입장에서 생각하고 행동하던 그는 편안한 일상에 묻혀 눈오는 경치에만 정신을 빼앗긴 채 추위에 떨고 있을 백성에 대해서는 전혀 생각이 미치지 못하는 경공의 불찰을 옛 군주들의 예를 들어 따끔하게 지적하였다. 군주라면 마땅히 도량을 넓게 하여 자기 중심적인 추기급인(推己及人)의 마음 자세를 버려야 한다고 충고하였다.
오늘날 이 말은 '내 배 부르면 종의 밥 짓지 말라 한다'는 속담이나 또는 '남의 염병이 내 고뿔만 못하다'는 속담과 같이 남의 어려움이나 불행도 자기 중심적으로 소홀히 여긴다는 의미로 쓰인다.
추기급인(推己及人)
흔히 쓰는 양친(兩親), 친척(親戚), 친족(親族) 따위의 말에서 알 수 있듯 본래 '친(親)'은 혈연관계에 있는 사람, 곧 피붙이나 살붙이에 대해 쓰는 용어였다. '친(親)'은 가까이로는 어버이를, 멀리로는 겨레붙이를 두루 이른다.
어버이를 비롯한 겨레붙이는 당연히 '나'와 가까우니 내가 자연스럽게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들이다. 이렇게 피붙이나 살붙이를 가까이하는 것, 이것이 친의 본래 뜻이다. 그렇다면 '親民(친민)'은 백성을 내 어버이처럼 또는 내 형제처럼, 내 겨레붙이처럼 여기고 아낀다는 뜻이리라.
친민의 뜻을 분명하게 밝힌 이는 맹자(孟子)다. 맹자는 제(齊)나라에 가서 선왕(宣王)에게 왕도(王道)를 역설했다. 제나라처럼 강성한 나라가 왕도에 입각한 정치를 펼친다면, 천하는 그만큼 빨리 태평해지리라 믿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선왕은 자신에게 그럴 능력이 없어서 '할 수 없다'며 발뺌하려 했다.
이에 맹자는 왕도 정치가 태산(太山)을 옆구리에 끼고 북해(北海)를 건너뛰는 일처럼 '할 수 없는 것'이 아니라 나뭇가지를 꺾는 일처럼 '할 수 있는 것'이며, 그저 마음이 없어서 '하지 않는 것'일 뿐이라고 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내 집의 늙은이를 높이는 그 마음이 남의 늙은이에게 이르고, 내 집의 아이를 아끼는 그 마음이 남의 아이에게 이른다면, 천하를 손바닥에 놓고 움직일 수 있습니다.
시경(詩經) 대아(大雅)의 사제(思齊)에서 '내 아내에게 본보기가 되고 형과 아우에게 미치니, 집안과 나라가 다스려지네'라고 했는데, 이 마음을 들어 저기로 옮길 뿐이라는 말입니다. 그러므로 은혜를 미루어 넓히면 사해를 편안하게 할 수 있고, 은혜를 미루어 넓히지 않으면 처자도 편안하게 하지 못하니, 옛사람이 남들보다 크게 뛰어났던 것은 다른 게 아니라 자기가 할 줄 아는 일을 잘 미루어 넓혔을 뿐입니다."
맹자는 왕도 정치가 '이 마음을 들어 저기로 옮기는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이렇게 자신에게 있는 마음을 미루어 넓혀서 다른 이에게 미치게 하는 것을 추기급인(推己及人)이라 한다. 이 추기급인하는 마음이 바로 어진 마음인 인(仁)이고, 어진 마음으로 백성을 대하는 것이 친민(親民)이다.
이렇게 유가의 윤리는 친족 윤리에 바탕을 두고 있다. 부모나 형제, 처자를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을 우선으로 한다. 여기에서 어버이에 대한 효(孝)와 형제간의 제(悌), 자식에 대한 자애(慈愛)의 덕목이 나왔다. 이는 유가의 윤리가 인지상정(人之常情)에서 출발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추기급인(推己及人)
자신의 처지로 미루어 다른 사람의 형편을 헤아리다. 입장을 바꾸어 남의 처지를 헤아리는 것을 말한다.
景公之時, 雨雪三日而不霽.
제(齊)나라 경공(景公) 때에 눈이 삼 일을 내리며 개지 않았다.
公被狐白之裘, 坐於堂側階.
경공이 여우 겨드랑이 털옷을 입고 섬돌 위에 앉아 있었다.
晏子入見, 立有間, 公曰, 怪哉, 雨雪三日而天不寒.
안자(晏子)가 들어와 알현하고 잠시 서 있는데 경공이 말했다. "괴이한 일이로다. 눈이 삼 일을 내리는데도 춥지 않다니."
晏子對曰, 天不寒乎.
안자가 말했다. "날씨가 춥지 않다는 말씀이신가요?"
公笑, 晏子曰, 嬰聞古之賢君, 飽而知人之飢, 溫而知人之寒, 逸而知人之勞, 今君不知也.
경공이 웃자 안자가 말했다. "제가 들으니 옛날 어진 군주는 배부를 때 백성들의 굶주림을 알고, 따뜻할 때 백성들의 추움을 알며, 편안할 때 백성의 수고로움을 알았다고 하는데, 지금 대왕께서는 알지 못하고 있습니다."
公曰, 善, 寡人聞命矣.
경공이 말했다. "옳은 말이오. 과인은 그대의 말에 따르리다."
乃令出裘發粟, 以與飢寒者.
경공이 영을 내려 갓옷과 곡식을 내 춥고 배고픈 자에게 나누어 주었는데,
令所睹於塗者, 無問其鄕.
길에서 보이는 자에게는 고향을 묻지 않으며,
所睹於里者, 無問其家.
마을에서 보이는 자에게는 그 집을 묻지 않고,
循國計數, 無言其名.
전국적으로 숫자를 헤아리면서 그 이름을 묻지 않으며,
士旣事者兼月, 疾者兼歲.
일할 수 있는 자는 두 달치를, 병든 사람에게는 두 해치를 나누어 주었다.
孔子聞之曰, 晏子能明其所欲, 景公能行其所善也.
공자가 이를 듣고 말했다. "안자는 원하는 바를 아뢰었고, 경공은 그 일을 훌륭하게 행하였다."
이 이야기는 안자춘추(晏子春秋) 간(諫)에 나오는데, 편안한 생활에 묻혀 백성들의 고통에 대해서는 전혀 생각이 미치지 못하는 경공의 불찰을 지적한 안자의 말에서 '추기급인'이라는 개념이 유래했다. '추기급인'이라는 말이 직접적으로 쓰인 곳은 다음에서 찾아볼 수 있다.
學者之於忠恕, 未免參校彼己.
推己及人則宜.
배우는 사람이 충과 서에 있어서 그 사람(상대방)을 참고해 고치는 것을 면하지 못하고 있다. 나를 미루어 다른 사람에게 미치는 것이 옳을 것이다.
- 주희(朱熹) 여범직각서(與范直閣書)
공자(孔子)의 사람답게 사는 방법
고대 중국 주(周)나라 봉건제도의 핵심은 왕도(王道) 정치이다. 왕이 덕(德)으로 백성들을 다스리고, 제후국들은 신하로서의 도리를 다하면 살기 좋은 세상이 된다.
그러나 공자(孔子)는 주나라 봉건제도가 해체되고, 새로운 질서가 형성되던 시기에 살았다. 그는 아무리 어렵더라도 사람으로 태어난 이상 자신의 성품을 닦아서 덕을 체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덕(德)은 지(知), 용(勇), 인(仁)을 함유하고 있다.
일상생활에서 최소한의 도리를 행하는 사람이 아는 자이다.
먼저, 공자가 생각한 지(知)는 시시비비를 가릴 줄 아는 도덕적 지혜를 말한다. 일상생활에서 부모님께 공손하고, 형제자매와 우애있게 지내며 친구들과 신의가 있으면 그는 '아는' 사람이다. 만약 박사학위가 몇 개 있어도, 기본적인 도리를 등한시 한다면 그는 지(知)가 부족하다 할 것이다.
지(知)를 공고히 하기 위해서는 배워야 한다. 공자의 언행록인 논어(論語)에서 배움과 관련된 내용 중에 '학이시습지(學而時習之) 불역열호(不亦悅乎)'라는 문구가 있다. 여기서 습(習)은 부리가 하얀 어린 새가 날개짓을 하는 모양을 형상화한 글자로, 수많은 연습을 통해 자신의 몸에 맞는 날개짓을 익혀야 비로소 창공을 자유롭게 날아다닐 수 있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학은 '배운다', 습은 '배운 것을 실천한다'고 이해할 수 있다. 시(時)는 보통 '때때로'로 뜻을 새기지만, '때에 맞게', 혹은 '상황에 맞게'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아는 것을 행동으로 옮기는 사람이 용기있는 자이다.
두 번째로 용(勇)은 비겁함과 만용의 중간지점으로,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바를 두려워하지 않고 행동으로 옮기는 것을 의미한다. 용기가 부족한 사람은 무사안일에 빠지고 말 것이다. 공자가 생각한 사람다운 사람은 현실적 이익이 아닌, 내면에서 울려 나오는 옳은지 그른지를 따져 상황에 맞게 행동하는 사람이다. 예를 들어, 길거리를 걸어가다가 과자 봉지나 누군가 먹다 버린 캔을 발견했을 때 주워서 쓰레기통에 버리는 사람이 용자(勇者)이다.
내가 알고 있는 것을 행동으로 옮기는 것을 중용(中庸)과 관련지어 살펴보고자 한다. 어떤 이들은 중용의 의미를 '극단으로 치우치지 말고, 언제나 중간을 유지해라' 라고 한다. 이렇게 하다가는 자칫, 이도 저도 아닌 사람으로 치부받을 수 있다.
필자는 맞벌이 부부이다. 하루 일과를 마치고, 귀가하면 피곤에 지쳐 만사가 귀찮을 때가 있지만 저녁 식사를 차려야 하고, 아이들도 돌봐야 한다. 너무 피곤해서 몸을 도저히 움직일 수 없는 지점과 내 안의 에너지가 충만한 지점의 중간 상태에서 현재 해야 하는 집안 일을 하는 것이 중용(中庸)이라 할 수 있다.
남에게 도움이 되는 사람이 인자(仁者)이다.
마지막으로 인(仁)은 추기급인(推己及人)과 이기급인(以己及人)으로 나눌 수 있다. 이 둘의 공통점은 남에게 도움이 되는 것이지만 의미가 조금 다르다. 추기급인(推己及人)의 뜻을 새기면 '나를 미루어 남에게 미친다'로, 주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행동을 하되 그 행위에 내 의지가 포함된다는 뜻이다. 예를 들면, 한겨울 새벽에 재활용 쓰레기를 수거하는 분들께 따뜻한 차 한잔 대접하는 것이다.
이기급인(以己及人)은 '나로써 남에게 미친다'는 뜻으로, 남에게 도움이 되는 행동을 하되 나의 의지가 포함되지 않은 것이다. 예컨대, 야은(冶隱) 선생이 경북 선산지방에 은거하고 있을 당시 이웃집에서 수절하던 과부가 선생을 흠모하였다. 서로 간의 처지가 달랐던 터라, 과부는 말하지 못하고 매일 선생의 집 옆을 서성거렸다. 수개월 이런 생활이 이어지던 어느 날 과부는 선생의 글 읽는 소리에 느낀 바 있어 수절을 끝까지 지킬 수 있었다. 과부의 존재를 알지 못했음에도 선생은 자신이 해야 할 바를 소홀히 하지 않았기에, 결과적으로 그녀에게 도움이 될 수 있었다.
갈등 해결의 열쇠는 공감력이다
결혼 전날 밤 아버지가 시부모와 같이 살겠다고 한 내 아내를 칭찬한 뒤 한 얘기다. 들려준 옛 얘기는 이렇다.
아내가 남편한테 늙은 시어머니를 느닷없이 장에 내다 팔라고 했다. 기가 막혔지만, 아들은 어머니를 지게에 업고 장날에 팔러 갔다. 아들은 어머니에게 고운 반지와 맛있는 국밥을 사드리며 "집에 어미가 사드리라고 했어요"라고 했다.
못 팔고 돌아오자 성화를 부리는 아내에게는 "몸이 야위어서 거들떠보지 않더라. 몇 가지 보신 될 만한 걸 사 왔으니 살찌워 다음 장날에 팔겠다"고 했다. 며느리는 시어머니 살을 찌우기 위해 정성을 다해 음식을 해 받쳤다.
다음 장에도 팔지 못하고 온 남편은 아내에게 "아직도 눈길을 주지 않는다"고 했다. 시어머니는 동네 사람들에게 며느리가 해준 음식이며 아들이 대신 사준 반지 등을 자랑했다. 모두 며느리가 해준 거라며. 동네에 며느리 칭송이 자자했다. 칭찬을 여럿한테 들은 아내는 더욱 정성으로 시어머니를 모셨다. 볼살까지 오른 어머니를 장날에 팔러 나가려 하자 아내가 남편에게 "잘못했다. 팔지 말라"며 울며 매달렸다.
아버지는 "민간에 오래 전해지긴 하지만, 비현실적인 중재법이다" 라면서 그래도 오래 입에 올려진 이유를 고부간 갈등에서 아들이자 남편인 중간자 역할의 중요성 때문으로 해석했다.
아버지는 "이제 며느리가 이 집에 들어와 같이 살면 시어머니와 며느리는 서로 다른 문화, 가치관, 경험이 있어 갈등이 생길 수밖에 없다. 그게 걱정이다. 네가 중재자가 돼야 한다"고 했다.
이어 아버지는 "이쪽에 얘기할 땐 이편이 돼야 하고 저쪽에 얘기할 땐 그쪽 편이 돼야 한다. 너는 마중물이다. 남편은 내 편이고 아들은 내 편이라고 서로 여기게 마중물을 퍼부어줘야 마음에 깊숙이 담아둔 얘길 꺼낸다"고 했다.
아버지는 갈등 해결을 다섯 단계로 설명했다. 첫째 갈등의 원인 파악이다. 원인은 사소한 데서 비롯한다. 갈등을 경청하면 말하면서 풀어지기도 한다. 원인을 명확하게 파악하면 갈등 해결의 반은 이루어진다.
둘째 갈등 해결의 성공 여부는 객관화에 있다. 객관화는 다른 이들이 둘 사이의 갈등을 보는 것을 뜻한다. 아무런 이해 관계없는 사람들은 둘 사이의 갈등을 당연히 이해하지 못한다. 아버지는 "중간자는 문제 된 갈등을 그렇게 봐야 한다. 절대 추측하지 마라. 연구에 의하면 추측은 90%가 틀린다. 편향과 오류에 쉽게 빠지기 때문이다. 사람은 복잡한 존재다. 감정이 다양하고 상황에 따라 수시로 변한다. 그러니 사람의 마음을 추측하는 일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했다.
셋째 둘에게 어떻게 해주는 것이 가장 좋을지를 생각해봐야 한다. 아버지는 "남이 나에게 이런 행위를 했을 때, 나 같으면 어떻겠는가를 미루어 짐작하는 방법이 좋다"며 예를 든 고사성어가 '추기급인(推己及人)'이다. '자기를 헤아려 다른 사람의 마음에 이르다'라는 말이다.
추기급인은 중국 제(齊)나라 재상으로 세 분의 왕을 모신 안자(晏子)의 고사에서 유래했다. 경공(景公)이 여우 털로 만든 두툼한 외투를 입고 큰 눈이 내려 온천지가 환난을 겪는 데 오직 눈 덮인 경치만을 감상하며 엉뚱한 얘길 하자 화가 난 안자가 직설적으로 "폐하께서는 다른 사람들의 처지는 조금도 생각하지 않고 오직 폐하 자신만 생각하고 있군요"라고 일침을 놓은 데서 유래했다. 안자춘추(晏子春秋)에 나온다.
넷째 갈등 해결책은 결국 타협이다. '칡 나무 갈(葛)' 자와 '등나무 등(藤)' 자가 합해진 말이 갈등이니 둘을 다 없애면 쉽게 해결될 일이지만 그렇지 못하니 타협밖엔 길이 없다.
이어 아버지는 "문제는 소통력이다. 소통의 힘은 공감에서 나온다. 경계를 풀고 다가오게 하는 기술이 공감력이다. 그렇게 마련한 자리에서 진솔한 대화를 통해 서로의 의견을 조정하고 양보하도록 해야 한다. 이때 갈등을 중재할 마지막 카드가 도덕률이다. '다른 사람들이 우리를 어떻게 보겠느냐'고 독촉하면 이제껏 몸에 밴 도덕심이 우러나와 타협점을 찾을거다"고 해법을 제시했다.
세상의 모든 갈등이 저런 구도 속에서 중간자들이 애쓴 덕택에 타협점을 찾는다. 결국은 공감력이 원천이다. 쉽게 가르치기는 어려워도 손주들에게도 꼭 물려주고 싶은 성품이다.
▶️ 推(밀 추, 밀 퇴)는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재방변(扌=手; 손)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글자 隹(추)가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隹(추)는 본디 뜻은 새이었으나 여기에서는 椎(추; 나무방망이), 錐(추; 송곳) 따위와 공통되어 치는 듯한 거동(擧動)을 나타낸다. ❷회의문자로 推자는 '밀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推자는 手(손 수)자와 隹(새 추)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隹자는 꽁지가 짧은 새를 그린 것으로 '새'라는 뜻을 갖고 있다. 새는 앞으로만 날 수 있는 동물이다. 그래서 推자는 앞으로만 나는 새의 특성과 手자를 결합해 '밀다'라는 뜻을 표현했다. 이는 '앞으로 나아가다'라는 뜻의 進(나아갈 진)자도 마찬가지이다. '추진(推進)하다'라는 글자에 隹자가 사용된 것도 후퇴 없이 앞으로만 나아가는 새의 특성을 응용한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래서 推(추, 퇴)는 손으로 밀다, 밀어 젖히다, 밀어 치우다, 밀어 나아감, 또 옮기다, 짐작하다 따위의 뜻으로 ①밀다 ②옮다, 변천(變遷)하다 ③천거하다(薦擧), 추천(推薦)하다 ④넓히다, 확충(擴充)하다 ⑤헤아리다, 추측(推測)하다 ⑥받들다, 공경(恭敬)하여 높이 받들다 ⑦꾸미지 아니하다 ⑧꾸짖다, 꼬집다, 따지다, 힐난(詰難)하다 ⑨성(盛)한 모양, 그리고 ⓐ밀다(퇴) ⓑ밀어젖히다(퇴) 따위의 뜻이 있다.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끌 인(引), 당길 만(挽), 끌 만(輓)이다. 용례로는 높이 받들어 우러름을 추앙(推仰), 추측하여 판정함을 추정(推定), 사리를 미루어서 생각함을 추리(推理), 미루어 생각하여 헤아리거나 어림을 잡음을 추측(推測), 어떤 조건에 적합한 대상을 책임지고 소개함을 추천(推薦), 밀고 나아감을 추진(推進), 짐작으로 미뤄서 셈침 또는 그 계산을 추산(推算), 일이나 형편이 차차 옮아 가거나 변해 감을 추이(推移), 어떤 사람을 높은 직위로 오르게 하여 받듦을 추대(推戴), 찾아내서 가져옴으로 은행이 소지인의 의뢰를 받아 수표 또는 어음을 지급인에게 제시하여 지급하게 하는 일을 추심(推尋), 추정하여 계산함을 추계(推計), 이치를 좇아 어떤 일을 미루어 생각하고 논급함을 추론(推論), 어떤 일을 추진하기 위하여 고무하고 격려함을 추동(推動), 앞으로 올 일을 미루어 생각함 또는 그 생각을 추상(推想), 자기의 일에 관해 자기가 책임을 지지 않고 남에게 전가함을 추위(推委), 이치로 미루어 생각하여 끝까지 규명해 냄을 추구(推究), 찾아서 가져감을 추거(推去), 추측하여 생각함을 추고(推考), 받들어 높임을 추상(推尙), 미루어 짐작함을 유추(類推), 살피어 미룸을 고추(考推), 갇혀 있는 죄인을 신문함을 시추(時推), 죄인의 정강이를 때리며 캐어 묻는 일을 형추(刑推), 나쁘게 추측함 또는 못된 의심을 품고 짐작함을 사추(邪推), 혹독하게 닥달함을 박추(剝推), 여러 사람이 죄인을 함께 심문함을 동추(同推), 미느냐 두드리느냐는 뜻으로 시문의 자구를 여러 번 고침을 이르는 말을 퇴고(推敲), 자기 마음을 미루어 보아 남에게도 그렇게 대하거나 행동한다는 뜻으로 제 배 부르면 남의 배 고픈 줄 모른다는 속담과 그 뜻이 일맥상통함을 이르는 말을 추기급인(推己及人), 뭍에서 배를 민다는 뜻으로 고집으로 무리하게 밀고 나가려고 함을 이르는 말을 추주어륙(推舟於陸), 이 일로 미루어 다른 일을 알 수 있음을 이르는 말을 추차가지(推此可知), 세상의 변화에 따라 함께 변한다를 이르는 말을 여세추이(與世推移), 옷을 벗어주고 음식을 밀어준다는 뜻으로 남에게 은혜를 베푼다를 이르는 말을 해의추식(解衣推食), 윗자리에 있는 자는 아랫사람을 끌어올리고 아랫사람은 윗사람을 추대한다를 이르는 말을 상원하추(上援下推) 등에 쓰인다.
▶️ 己(몸 기)는 ❶상형문자이나 지사문자로 보는 견해도 있다. 본래 구불거리는 긴 끈의 모양을 본떴고, 굽은 것을 바로잡는 모양에서 일으키는 일의 뜻으로 쓰인다. 일으키다의 뜻은 나중에 起(기)로 쓰고, 己(기)는 천간(天干)의 여섯번째로 쓰게 되었다. ❷상형문자로 己자는 '몸'이나 '자기'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여기서 말하는 '몸'이란 '나 자신'을 뜻한다. 己자의 유래에 대한 의견은 분분하다. 일부에서는 사람이 몸을 구부린 모습에서 유래한 것으로 보기도 하지만 굽의 있는 새끼줄을 그린 것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그런데 己자와 결합한 글자를 보면 새끼줄이 구부러져 있는 모습에서 유래한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해 보인다. 다만 己자가 단독으로 쓰일 때는 여전히 '나 자신'이라는 뜻을 가지게 된다. 己자는 부수로 지정되어 있지만, 상용한자에서는 뜻과 관련된 글자가 없다. 다만 다른 글자와 결합할 때는 새끼줄이나 구부러진 모양을 표현하는 경우가 많으니 상황에 따른 적절한 해석이 필요하다. 그래서 己(기)는 ①몸 ②자기(自己), 자아(自我) ③여섯째 천간(天干) ④사욕(私慾) ⑤어조사(語助辭) ⑥다스리다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육십갑자(六十甲子)의 여섯 번째를 기사(己巳), 열여섯째를 기묘(己卯), 스물여섯째를 기축(己丑), 서른여섯째를 기해(己亥), 마흔여섯째 기유(己酉), 쉰여섯째를 기미(己未)라 한다. 그리고 자기의 물건을 기물(己物), 자기 마음을 기심(己心), 자기가 낳은 자녀를 기출(己出), 자신의 의견이나 소견을 기견(己見), 자신의 초상을 기상(己喪), 자기의 소유를 기유(己有), 자기의 물건은 기물(己物), 제 몸이나 제 자신 또는 막연하게 사람을 가리키는 말을 자기(自己), 자기 이익만 꾀함을 이기(利己), 자신의 몸을 닦음을 수기(修己), 안색을 바로잡아 엄정히 함 또는 자기자신을 다스림을 율기(律己), 자기 몸을 깨끗이 함을 결기(潔己), 몸을 가지거나 행동하는 일을 행기(行己), 신분이나 지위가 자기와 같음을 유기(類己), 자기를 사랑함을 애기(愛己), 자기 한 몸을 일기(一己), 자기에게 필요함 또는 그 일을 절기(切己), 자기가 굶주리고 자기가 물에 빠진 듯이 생각한다는 뜻으로 다른 사람의 고통을 자기의 고통으로 여겨 그들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 최선을 다함을 일컫는 말을 기기기익(己飢己溺), 중종때 남곤 일파 조광조 등을 쫓아내어 죽인 사건을 일컫는 말을 기묘사화(己卯士禍), 기미년 3월1일 일제에 항거하여 일어난 한국의 독립운동을 일컫는 말을 기미독립운동(己未獨立運動), 자기 스스로를 돌이켜 봄을 일컫는 말을 자기관찰(自己觀察), 모든 사고와 판단과 행동을 자기 중심으로 하는 일을 일컫는 말을 자기본위(自己本位), 자기의 이해와 쾌락과 주장을 중심으로 삼고 남의 처지를 돌보지 않는 주의를 일컫는 말을 애기주의(愛己主義), 자기 존재를 인정 받으려고 남에게 자기를 과시하는 심리적 경향을 일컫는 말을 자기과시(自己誇示), 스스로에게 황홀하게 빠지는 일을 일컫는 말을 자기도취(自己陶醉), 자신의 생활은 검약하게 하고 남을 대접함에는 풍족하게 함을 이르는 말을 약기유물(約己裕物) 등에 쓰인다.
▶️ 及(미칠 급)은 ❶회의문자로 사람의 뒤에 손이 닿음을 나타내며, 앞지른 사람을 따라 붙는 뜻으로 사물이 미침을 나타낸다. 전(轉)하여 도달하다의 뜻을 나타낸다. ❷회의문자로 及자는 '미치다'나 '이르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여기서 말하는 '미치다'라는 것은 어떠한 지점에 '도달하다'라는 뜻이다. 及자의 갑골문을 보면 人(사람 인)자에 又(또 우)자가 그려져 있었다. 마치 누군가를 붙잡으려는 듯한 모습이다. 이것은 누군가에게 다다르고 있다는 뜻을 표현한 것이다. 그래서 及자는 '미치다'나 '이르다', '도달하다'라는 뜻으로 쓰이고 있다. 그래서 及(급)은 ①미치다(영향이나 작용 따위가 대상에 가하여지다), 닿다 ②미치게 하다, 끼치게 하다 ③이르다, 도달하다 ④함께 하다, 더불어 하다 ⑤함께, 더불어 ⑥및, 와 ⑦급제(及第)의 준말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떨어질 락/낙(落)이다. 용례로는 과거에 합격함을 급제(及第), 임기가 다 되었음을 급과(及瓜), 뒤쫓아서 잡음을 급포(及捕), 마침내나 드디어라는 급기(及其), 배우려고 문하생이 됨을 급문(及門), 어떤 일과 관련하여 말함을 언급(言及), 지나간 일에까지 거슬러 올라가서 미치게 하는 것을 소급(遡及), 널리 펴서 골고루 미치게 함을 보급(普及), 마침내나 마지막이라는 급기야(及其也), 어떤한 일의 여파나 영향이 미치는 범위가 차차 넓어짐을 파급(波及), 모든 사물이 정도를 지나치면 미치지 못한 것과 같다는 뜻으로 중용이 중요함을 가리키는 말을 과유불급(過猶不及), 네 마리 말이 끄는 빠른 수레도 사람의 혀에는 미치지 못한다는 뜻으로 소문은 빨리 퍼지므로 말조심하라는 말을 사불급설(駟不及舌), 맨발로 뛰어도 따라가지 못한다는 뜻으로 능력이나 재질이나 역량 따위가 뚜렷한 차이가 있음을 이르는 말을 족탈불급(足脫不及), 학문은 미치지 못함과 같으니 쉬지 말고 노력해야 함을 이르는 말을 학여불급(學如不及), 자기 마음을 미루어 보아 남에게도 그렇게 대하거나 행동한다는 뜻으로 제 배 부르면 남의 배 고픈 줄 모른다는 속담과 그 뜻이 일맥상통하는 말을 추기급인(推己及人), 아무리 후회하여도 다시 어찌할 수가 없음이나 일이 잘못된 뒤라 아무리 뉘우쳐도 어찌할 수 없음을 이르는 말을 후회막급(後悔莫及), 채찍이 길어도 말의 배에는 미치지 못한다는 뜻으로 인생에는 인력만으로는 되지 않는 일이 있음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불급마복(不及馬腹), 형세가 급박하여 아침에 저녁일이 어떻게 될지 알지 못함을 이르는 말을 조불급석(朝不及夕) 등에 쓰인다.
▶️ 人(사람 인)은 ❶상형문자로 亻(인)은 동자(同字)이다. 사람이 허리를 굽히고 서 있는 것을 옆에서 본 모양을 본뜬 글자. 옛날에는 사람을 나타내는 글자를 여러 가지 모양으로 썼으나 뜻의 구별은 없었다. ❷상형문자로 人자는 '사람'이나 '인간'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人자는 한자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글자이기도 하다. 상용한자에서 人자가 부수로 쓰인 글자만 해도 88자가 있을 정도로 고대 중국인들은 人자를 응용해 다양한 글자를 만들어냈다. 이전에는 人자가 두 사람이 등을 서로 맞대고 있는 모습을 그린 것이라고 해석을 했었지만, 갑골문에 나온 人자를 보면 팔을 지긋이 내리고 있는 사람을 그린 것이었다. 소전에서는 팔이 좀 더 늘어진 모습으로 바뀌게 되어 지금의 人자가 되었다. 이처럼 人자는 사람을 그린 것이기 때문에 부수로 쓰일 때는 주로 사람의 행동이나 신체의 모습, 성품과 관련된 의미를 전달하게 된다. 그래서 人(인)은 (1)사람 (2)어떤 명사(名詞) 아래 쓰이어, 그러한 사람을 나타내는 말 등의 뜻으로 ①사람, 인간(人間) ②다른 사람, 타인(他人), 남 ③딴 사람 ④그 사람 ⑤남자(男子) ⑥어른, 성인(成人) ⑦백성(百姓) ⑧인격(人格) ⑨낯, 체면(體面), 명예(名譽) ⑩사람의 품성(稟性), 사람됨 ⑪몸, 건강(健康), 의식(意識) ⑫아랫사람, 부하(部下), 동류(同類)의 사람 ⑬어떤 특정한 일에 종사(從事)하는 사람 ⑭일손, 인재(人才)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어진 사람 인(儿),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짐승 수(兽), 짐승 수(獣), 짐승 수(獸), 짐승 축(畜)이다. 용례로는 뛰어난 사람이나 인재를 인물(人物), 안부를 묻거나 공경의 뜻을 표하는 일을 인사(人事), 사람으로서의 권리를 인권(人權), 한 나라 또는 일정 지역에 사는 사람의 총수를 인구(人口), 세상 사람의 좋은 평판을 인기(人氣), 사람을 다른 동물과 구별하여 이르는 말을 인류(人類), 사람의 힘이나 사람의 능력을 인력(人力), 이 세상에서의 인간 생활을 인생(人生), 학식과 능력이 뛰어난 사람을 인재(人材), 사람의 수효를 인원(人員), 사람으로서의 됨됨이나 사람의 품격을 인격(人格), 사람에 관한 것을 인적(人的), 사람을 가리어 뽑음을 인선(人選), 사람의 힘이나 능력으로 이루어지는 일을 인위(人爲), 사람의 몸을 인체(人體), 사람의 얼굴의 생김새를 인상(人相), 한 사람 한 사람이나 각자를 개인(個人), 나이가 많은 사람을 노인(老人), 남의 아내의 높임말을 부인(夫人), 결혼한 여자를 부인(婦人), 죽은 사람을 고인(故人), 한집안 사람을 가인(家人), 장사하는 사람을 상인(商人), 다른 사람을 타인(他人), 널리 세상 사람의 이야깃거리가 됨을 일컫는 말을 인구회자(人口膾炙), 인간 생활에 있어서 겪는 중대한 일을 이르는 말을 인륜대사(人倫大事), 사람은 죽고 집은 결딴남 아주 망해 버림을 이르는 말을 인망가폐(人亡家廢), 사람의 목숨은 하늘에 있다는 뜻으로 사람이 살고 죽는 것이나 오래 살고 못 살고 하는 것이 다 하늘에 달려 있어 사람으로서는 어찌할 수 없음을 이르는 말을 인명재천(人命在天), 사람의 산과 사람의 바다라는 뜻으로 사람이 헤아릴 수 없이 많이 모인 모양을 이르는 말을 인산인해(人山人海), 사람마다 마음이 다 다른 것은 얼굴 모양이 저마다 다른 것과 같음을 이르는 말을 인심여면(人心如面), 여러 사람 중에 뛰어나게 잘난 사람을 두고 이르는 말을 인중사자(人中獅子), 여러 사람 중에 가장 못난 사람을 이르는 말을 인중지말(人中之末), 사람의 죽음을 몹시 슬퍼함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인금지탄(人琴之歎),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는 뜻으로 사람의 삶이 헛되지 아니하면 그 이름이 길이 남음을 이르는 말을 인사유명(人死留名), 사람은 곤궁하면 근본으로 돌아간다는 뜻으로 사람은 궁해지면 부모를 생각하게 됨을 이르는 말을 인궁반본(人窮反本), 사람이면서 사람이 아니라는 뜻으로 사람의 도리를 벗어난 사람을 일컫는 말을 인비인(人非人), 인생이 덧없음을 이르는 말을 인생무상(人生無常), 사람의 근본은 부지런함에 있음을 이르는 말을 인생재근(人生在勤), 인생은 아침 이슬과 같이 짧고 덧없다는 말을 인생조로(人生朝露), 남의 신상에 관한 일을 들어 비난함을 이르는 말을 인신공격(人身攻擊), 아주 못된 사람의 씨알머리라는 뜻으로 태도나 행실이 사람답지 아니하고 막된 사람을 욕하는 말을 인종지말(人種之末), 남이 굶주리면 자기가 굶주리게 한 것과 같이 생각한다는 뜻으로 다른 사람의 고통을 자기의 고통으로 여겨 그들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 최선을 다함을 이르는 말을 인기기기(人飢己飢), 인마의 왕래가 빈번하여 잇닿았다는 뜻으로 번화한 도시를 이르는 말을 인마낙역(人馬絡繹), 얼굴은 사람의 모습을 하였으나 마음은 짐승과 같다는 뜻으로 남의 은혜를 모름 또는 마음이 몹시 흉악함을 이르는 말을 인면수심(人面獸心), 사람은 목석이 아니라는 뜻으로 사람은 모두 희로애락의 감정을 가지고 있으며 목석과 같이 무정하지 않음을 이르는 말을 인비목석(人非木石), 정신을 잃고 의식을 모름이란 뜻으로 사람으로서의 예절을 차릴 줄 모름을 이르는 말을 인사불성(人事不省)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