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에는 옳고 그른 것이 있다.(言有是非)
어느 날 남편이 시장에 가는 아내에게 맛있는 것을 사오라고 하였다.
그러자 아내는 혀를 사왔다.
며칠 후, 남편은 시장에 가는 아내에게 오늘은 가격이 싼 것으로 맛있는 것을 사오라고 하였다. 그런데 아내는 다시 혀를 사가지고 왔다.
짜증이 난 남편이 아내에게 다음과 같이 물었다.
“지난번에 맛있는 것을 사오라고 했을 때에도 혀를 사오더니 또 혀를 사왔으니 어찌 된 일이요?” 아내가 대답했다.
“혀는 잘 사용하면 더 이상 좋은 것이 없고, 잘 못 사용하면 그보다 더 나쁜 것이 없기 때문입니다.” <탈무드.>에 실린 글이다.
예나 지금이나 혀를 사용한 한마디 말 때문에 구설수에 오른 사람들이 많다.
“말로써 말이 많으니 말 말을까 하노라“ 라는 글도 있고,
“말끝마다 요순堯舜이다.”
“말과 행동에는 예법이 있어야 한다” “말도 아닌 말이다.(언어도단言語道斷)”
“말로 꽃을 피운다.”라는 속담도 있다.
요즘 사람들을 보면 “말로 사람의 속을 떠 본다”는 속담이나
“말 속에 가시가 있다.”“말은 말을 낳는다.” “말 속에 뼈가 있다( 言中有骨)”라는 속담이
왜 그리도 시공을 초월해서 맞아떨어지는지 신기하기만 하다.
“사람은 비수를 들지 않고도 가시 돋친 말 속에 그것을 숨겨 둘 수 있다.” 세익스피어의 말이다.
말의 성찬 속에서 진위를 가리기가 힘들어도 “말에는 옳고 그른 것이 있다.(言有是非)”는 옛말이나 <율곡전집>에 실린 “말은 삼가야 한다(言語愼重).”이라는 말, <예기禮記>에 실린 “말에 안정감을 주면 국민들은 편안하게 된다.(安民辭 安民哉)”는 말은 오늘날에도 마음 속 깊이 담아두어야 할 말들이다.
또한 “좋은 말은 덕(德)으로, 나쁜 말은 화(禍)로 돌아오게 된다. 내가 누군가에게 뱉은 말은 평생 나를 따라다니고 스스로를 꼼짝없이 옭아매기도 한다.”는 옛 말이나 “입은 화가 들락거리는 문이고, 혀는 몸을 베는 칼이기도 하다. 그러므로 말은 많이 할수록 위험하다. 말 속에는 진실만이 들어있는 것이 아니라 거짓도 함께 들어있기 때문이다.”라는 말을 곱씹을 필요가 있다.
자공이 물었다. “한 마디 말로 평생토록 지켜나갈 말한 것이 있습니까?” 선생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바로 서恕일 것이다. 자기가 원하지 않는 일을 남에게 행하지 말라.(子貢, 問曰 有一言而可以終身行之者乎 子曰 其恕乎 己所不欲 勿施於人)”
<논어> 제 15권 ‘위령공衛靈公’에 실린 글이다.
이 말은 자기의 처지를 미루어 남의 입장을 헤아려 관용을 베푼다는 뜻이다.
이런 세상을 염원하는 것은 아직도 시기상조일까?
2024년 6월 17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