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려면 의사보다 면역력에 맡겨라-제4장 몸이 호소하는 여러 가지 질병의 사례-❹위염과 위궤양
■ 스트레스 해소법을 찾아라
자주 발생하는 소화기 병으로 위염과 위궤양이 있다. 두 질병은 증상이 가볍고 무거움에 차이가 있지만, 발병 체계가 같다. 두 질병의 원인 제공자는 모두 스트레스이다.
걱정스러운 일이나 싫어하는 것이 있으면 위가 무겁거나 배가 살살 아프다. 이때 몸속에는 교감 신경의 긴장으로 과립구가 증가하고 대량의 활성 산소가 방출되어 위점막을 파괴하여 염증을 일으키는 변화가 생긴다.
스트레스가 일과성이면 위염으로 끝난다. 하지만 스트레스가 장기간에 걸쳐 영향을 미치면 위궤양으로 진행한다.
과립구는 너무 많이 증가하면 어느 한 장소에 모이는 성질이 있다. 과립구가 방출한 활성 산소는 아주 정확히 위점막을 파괴하는데 이러면 궤양이 된다.
위궤양의 원인으로 지금까지 위산 설(說),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 설 등 다양한 해석이 있다. 위산 설은 위산이 위벽을 녹여 구멍을 낸다는 것이다. 위산이 분비될 때 위통이 일어나는 것은 확실하다. 하지만 위궤양을 다음과 같이 설명할 수 있다.
위장에 스트레스가 쌓이면 몸은 그 상황에서 벗어나려고 부교감 신경을 우위로 하여 프로스타글란딘 분비를 촉진한다. 프로스타글란딘은 위산 분비와 위의 연동 운동을 활발히 하지만 그 활동이 강하면 자극이 되어 내장 통(內腸痛)을 일으킨다.
위산이 분비될 때 통증이 생기는 탓에 위산을 위통의 원흉으로 취급한다. 하지만 원래는 부교감 신경이 우위에 있고 식사를 느긋하고 맛있게 맛볼 때 위산 분비가 고조된다. 위산이 분비된다는 것은 위가 건강하다는 뜻이다.
위통의 원인은 스트레스이다. 위산을 악마처럼 생각하고 제산제로 위산 분비를 억제하는 것은 한참 잘못된 일이다.
■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은 악마가 아니다
필자는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 설도 잘못이라고 생각한다. 현대 위궤양 치료를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을 위궤양의 원인으로 보고 이것을 항생제로 제거하는 치료가 주류를 이룬다. 균이 없어지면 위궤양이 훌륭하게 사라지지만, 이것은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이 나쁜 것이기 때문은 아니다.
50세를 넘기면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은 사람의 위에 항상 존재하는 균으로 서식한다. 이 균은 산에 약하며 평상시에는 수가 증가하지 않는다. 하지만 제산제로 위산 분비를 막으면 균의 처지에서 보면 쾌적한 환경이 되어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이 증식하고 날뛴다. 여기에 스트레스로 증가한 과립구가 더해지고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과 반응하여 위를 황폐하게 만든다. 항생제로 균을 죽이면 과립구가 반응할 상대가 없어지므로 위궤양이 낫는다.
하지만 스트레스가 그대로라면 재발은 시간문제이다. 위통은 스트레스에서 도망치고 싶다는 위의 신호이다. 이 신호를 빨리 알아차리고 지금의 생활 방식을 다시 평가하는 것이야말로 근본적인 치유이다.
*위 글은 아보 도오루(安保 澈)의 “의사보다 면역력에 맡겨라”(삶과 지식, 김준영 옮김) 중 일부를 옮겨본 것입니다. 아보 도오루(安保 澈)는 1947년 아오모리(靑森) 현 히가시쓰가루(東津輕)군 출생, 1972년 도호쿠(東北)대 의학부졸, 나가타(新瀉)대 대학원 의학부 종합연구과 교수(면역학, 의동물학 분야), 국제적으로 활동하는 세계적인 면역학자로 주목받고 있음. 1980년 미국 앨라배마대학 유학 중 ‘인간 NK세포 항원 CD57에 모노클로널 항체’를 만들어 냄, 1990년 흉선외 분화 T세포를 발견, 1996년 백혈구의 자율 신경 지배 메커니즘을 해명, 1999년 말라리아 감염의 방어를 흉선외 T세포가 수행함을 발견, 2000년 위궤양의 원인은 위산이 아닌 과립구라는 설 발표, 저서로 〈약을 끊으면 질병은 낫는다〉, 〈암은 스스로 고칠 수 있다〉, 〈의료행위가 병을 만든다〉등 다수.
이 책은 몸속의 면역체계는 녹슬게 버려두고 의사에게 맡기려는 현대인의 잘못된 생각이 병을 만든다고 경고한다. 우리 몸에서 수시로 발신되는 신호를 소중히 여기고 ‘병에 걸리지 않는 생활 습관’과 ‘면역 증진 방법’을 체득하면 치료를 물론 건강한 생활을 영위할 수 있다는 만인의 의료 및 건강 지침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