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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나 드라마를 통해 전달되는 메시지가 가끔 현실에서 반면교사의 교훈을 가르친다. 1980년대 군부 쿠데타 과정을 숨 가쁘게 전개해 젊은이들에게 공분을 일깨우게 한 `서울의 봄`도 그 중 하나다. 권력자가 되고자 했던 한 군인의 권력 욕망에서 비롯된 왜곡의 역사는 지금의 민주주의를 실현하는데 원동력이 됐다. 임진왜란 당시 국가 존망의 위기에서 12척의 배로 330척의 왜군을 격파한 이순신 장군의 명량해전도 마찬가지다. 역사를 바꾼 위대한 전쟁이 교훈을 준 `명량`영화를 통해 우리는 역사를 새롭게 깨우치고 있다.
오늘의 정치 현상은 그들만의 리그가 아니라 국민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친다. 그래서 우리의 삶을 지켜줄 수 있는 지도자상을 새해 벽두부터 묵상하게 된다. 특히 오는 4월에 시행될 제22대 총선을 앞두고 있어 유권자들은 원하고 바라는 지도자상을 그리게 될 수밖에 없다.
2년 전 방영됐던 주말드라마 `태종 이방원`의 내용이 가슴을 저리게 한다. 고려시대가 끝나 조선의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가던 여말선초(麗末鮮初)격변의 시대에 가장 적극적으로 국가를 이끌었던 태종의 리더 십을 그리워하게 된다. 그는 권력의 화신이 아니라 탁월한 리더 였음을 역사가 증명하고 있다. 태종은 재위 18년 내내 공(公)의 개념에 화신이 되었을 뿐만 아니라 공을 위해 사를 희생하는 대공의 길을 걸었다. 국가 기틀을 위해 혈친과 대립했고 개국공신들을 토사구팽해 500년 조선의 기틀을 다지는 대의를 이루었다.
집권에 혁혁한 공을 세운 처남, 형제들을 비롯 세종의 장인, 사돈까지도 죄를 물어 처단했고, 국가경영에 사적요소가 끼어들 여지를 철저하게 차단했다. 물론 아버지 이성계를 왕위에서 밀어낸 불효를 범하는 소행도 있었으나 1422년 태종이 승하했을 때 `백성들은 평화로웠고 물산이 풍부해 창고가 가득 찼다`라고 백성들은 평가했다. 실록은 그의 재위 기간에 사방의 국경이 안전해 백성들이 전쟁 걱정 없이 살았다고 전한다. 오늘날 정치지도자를 갈망하는 사람들에게 태종의 리더십은 한 줄기 빛이 될 것임에 분명하다.
세월의 흐름에 따라 반만년 역사 속에서 우리 민족은 숱한 지도자들의 형상을 목도 했다. 그리고 국가지도자들의 역량은 국민들의 삶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갑진년(甲辰年)새해 아침, 청룡의 해를 맞이하러 해돋이 구경에 나섰지만 여느 해처럼 동해안에서는 떠 오르는 태양을 볼 수 없었다. 용이 나타나는 징조를 다시금 알리려 하는게 아닌가 추측해봤다.
지금도 우리는 온갖 시련을 겪게 될 바람 앞에 등불같은 존재다. 날마다 뉴스들은 우리네 일부 정치지도자들의 어둡고 불안하고 안타까운 측면만 전달한다. 희망을 갖고 기댈만한 곳이 없어 보인다. 국가 내치가 풍족해 국민들이 위안을 받을 만한 뉴스를 편히 들을 수 있는 시절은 언제 올까.
그럼에도 청룡의 해를 맞아 용을 만나는 기대를 하게 된다. 오는 4월 총선을 앞두고 벌써부터 지역민의 공복이 되겠다고 움직이는 사람들이 많다. 4개월 뒤 우리는 또 선거 시기 이들이 내놓은 정책공약에, 감언이설에 속아주면서 새로운 선택을 하게 될 것이다.
많은 사람들은 이 어려운 시기에 위기를 뚫고 달려 나갈 역량 있는 지도자를 찾고 있다. 달리는 말은 말굽을 멈추지 않는다는 `마부정제(馬不停蹄)`의 지도자를 찾을 수 있어야 한다. 그래서 넘치도록 많고 많은 은혜가 이루 말할 수 없이 크다는 의미로 "성은이 망극하옵니다"를 되내일 수 있는 지도자들을 많이 만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