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사랑에 이끌리게 되면 황량한 사막에서 야자수라도 발견한 것처럼 앞뒤 가리지 않고 다가선다. 그 나무를, 상대방을 알고 싶은 마음에 부리나케 뛰어간다. 그러나 둘만의 극적인 여행이 대단원의 막을 내리는 순간 서늘한 진리를 깨닫게 된다. 내 발걸음은 '네'가 아닌 '나'를 향하고 있었다는 것을.
이 역시 사랑의 씁쓸한 단면이 아닐 수 없다. 처음에 '너'를 알고 싶어 시작되지만 결국 '나'를 알게 되는 것, 어쩌면 그게 사랑인지도 모른다.
공기가 완전히 차단되지 안는 유리창에 성에가 낀다. 한겨울, 하얗게 얼어붙은 그 무늬는 강이나 개울의 살얼음을 닮았다. 소설가 박태원은 첫딸이 태어났을 때 그 창문을 보고 아기의 이름을 지었다고 했다. 설영. 눈의 꽃. 그녀는 너무 추워서 바다가 얼어 있는 풍경을 본 적 있다. 수심이 낮고 유난히 잔잔한 바다였는데 해변에서부터 파도들이 눈부시게 얼어 있었다. 켜켜이, 하얀 꽃들이 피다가 멈춘 것 같은 관경을 보며 걷자니 모래펄에 흩어진 얼어붙은 흰 비늘의 물고기들이 보였다. 그 지방의 사람들은 그런 날은 '바다에 성에가 끼었다'고 한다고 했다.
첫댓글 김소연 - 수학자의 아침
고명재 - 우리가 키스할 때 눈을 감는 건
좋아해!! 취향비슷한 여시들이 추천해줬음 좋겠다.,,
나는 고선경 -샤워젤과 소다수
시집 많이 읽어본 적 없는 사람들한테 추천합니다!!
이정하_너는 눈부시지만 나는 눈물겹다
안희연 여름 언덕에서 배운 것
난 여기서 슈톨렌 시가..너무 슬펐어
기탄잘리
슬픈환생-이운진
나는 꼬리를 잃고 사람의 무엇을 얻었나
거짓말할 때의 표정 같은 거
개보다 훨씬 길게 슬픔과 싸워야 할 시간 같은 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