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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행무철적(善行無轍迹)
길을 잘 가는 사람은 수레 자국이나 발자국을 남기지 않는다는 뜻으로, 참된 선행은 남의 눈에 잘 띄지 않는다는 의미의 말이다.
善 : 착할 선(口/9)
行 : 갈 행(口/9)
無 : 없을 무(行/0)
轍 : 바퀴자국 철(車/12)
迹 : 자취 적(辶/6)
출전 : 노자(老子) 도덕경(道德經) 27장
올바른 행동은 자취를 남기지 않는다는 뜻이다. 노자 도덕경에 나오는 말이다. 뒤집어서 적어 보면 오히려 쉽게 이해가 될 것이다. 어떤 행동이 잘못됐다면 어떠한 방식으로든 자취를 남기게 돼 항상 눈에 띄기 마련이다.
도덕경에 대한 주해로 널리 알려진 왕필의 주(注)에서는 이 말을 조금 더 알기 쉽게 해설해 준다. '올바른 행동은 스스로 그러함을 따를 뿐이며, 억지스럽게 무엇인가를 도모해서 만들거나 시작하지 않는다(順自然而行 不造不始)'고 한다.
왕필의 주를 그대로 따르면 우리는 아무런 일도 하지 않아야 하는 것이라고 오해할 수 있다. 노자가 말하는 천지(天地)가 됐든 천하(天下)가 됐든 이 세상을 보자. 변하지 않는 것이 없다. 이러한 변화 자체가 끝없이 반복되는데 그 상을 보면 모든 변화가 단지 스스로 그러하게 이뤄진다는 것이다. 따라서 끝없이 변하는 세상에서 아무런 행동도 취하지 않는다면 오히려 눈에 띄는 자취를 남기게 되는 것이며, 우리는 이런 경우 도태라는 말을 쓴다.
道德經 第二十七章
春秋时期 · 老子
선(善)한 행위는 자취를 남기지 않는다
善行無轍迹, 善言無瑕跡.
(선행무철적, 선언무하적)
잘 가는 자는 자취를 남기지 아니하고, 좋은 말은 흠이 없다.
善數不用籌策, 善閉無關鍵而不可開.
(선수불용주책, 선폐무관건이불가개)
잘 헤아리는 자는 주산을 쓰지 아니하고, 잘 닫는 자는 빗장을 쓰지 않는데도 열 수가 없다.
善結無繩約而不可解.
(선결무승약이불가해)
잘 맺는자는 끈을 쓰지 않는데도 풀 수가 없다.
是以聖人常善求人, 故無棄人.
(시이성인상선구인, 고무기인)
그러하므로 성스러운 사람은 늘 사람을 잘 구제하며 그렇기 때문에 사람을 버리지 않는다.
常善求物, 故無棄物.
(상선구물, 고무기물)
늘 사물을 잘 구제하며 그렇기 때문에 사물을 버리지 않는다.
是謂襲明.
(시위습명)
이것을 일컬어 밝음을 잇는다고 한다.
故善人者, 不善人之師,
(고선인자, 불선인지사)
不善人者, 善人之資.
(불선인자, 선인지자)
그러므로 좋은 사람은 좋지 못한 사람의 스승이며 좋지 못한 사람은 좋은 사람의 거울이다.
不貴其師, 不愛其資, 雖智大迷.
(불귀기사, 불애기자, 수지대미)
그 스승을 귀히 여기지 않고 그 거울을 아끼지 아니하면 지혜롭다 할지라도 크게 미혹될 것이다.
是謂要妙.
(시위요묘)
이것을 일컬어 현묘한 요체라 한다.
- 老子 道德經 第27章
君子之道 費而隱
군자지도 비이은
중용에선 “군자의 덕은 쓰임이 넓어 미치지 않는 곳이 없으나 눈에 잘 띄지 않는다(君子之道 費而隱)”고 했다. 군자(君子, 지식인)는 좋은 일도 왼손이 하는 일을 오른손이 모르게 하는 것 같다.
차라투스트라는 말했다. 걸인이야 적선을 받기 위해 자신을 낮추고 구걸이라도 하지만, 적선하는 자는 스스로가 덕(德)을 쌓는다는 허영과 위선에 사로잡힌 정신적인 걸인이라고.
구제를 할 때에 오른손이 하는 것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는 예수의 말씀과, 보시하는 자도 받는 자도 모두 청정한 보시를 일급으로 두었던 붓다의 가르침을 떠올리게 한다. 사랑이나 정의나 진리가 그러하듯, 안 보이는 귀하고 소중한 것들은 적선의 대상이 될 수 없다. 함께 나눌 수 있을 뿐이다.
불가(佛家)나 도가(道家)에서는 흔적을 남기는 걸 경계하라고 한다. 노자는 도덕경(道德經)에서 '흔적을 남기지 않는 게 잘 가는 것'이라는 뜻의 '선행무철적(善行無轍迹)'을 말했다. 흔적은 집착에서 생기며, 집착은 분별심에서 비롯된다. 분별이 집착을 낳고, 집착은 흔적을 낳는 셈이다.
노자는 선(善)과 악(惡)을 근원적으로는 하나로 보고, 악을 선과 연속적인 존재로 파악하고 있다. 노자에게 있어서 악은 본질적으로는 미혹(迷惑)이었고, 그 자체로서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노자에게는 기독교와 같은 원죄 의식도 없고, 불교와 같은 숙업(宿業)의 자각도 없다.
똑바로 걸어라
평생 걸을 때마다 떠오르는 아버지의 지적이다. 초등학교 고학년일 때다. 윗동네 사는 어른께 아버지가 편지 심부름을 시켰다. 전화가 없던 시절이라 요즘 말로 손편지가 소통꾼이었다.
걸음이 불편한 아버지는 내게 편지 심부름을 많이 시켰다. 편지를 써서 들려주며 아버지는 “답을 받아와야 한다”거나 “전해드리기만 하면 된다”는 말씀을 꼭 했다. 그날은 답을 받아오는 거였다. 그 어른이 답장을 쓰시는 동안 내준 떡을 먹느라 오래 걸렸다.
답장을 받아들고 집이 보이는 언덕으로 뛰어올 때 아버지를 만났다. 돌아올 시간을 넘기자 아버지는 해가 넘어가는 눈 덮인 언덕길을 올라와 기다렸다. 받아든 편지를 다 읽은 아버지는 한참을 서 있다 느닷없이 언덕길을 지팡이로 가리켰다.
둘이 서서 내려다본 눈 덮인 언덕길엔 두 사람의 발자국이 찍혀 있었다. 백여 미터 언덕에 찍힌 큰 발자국은 오른쪽에 아버지 지팡이 자국과 함께 일직선으로 곧바로 언덕을 올라왔다. 왼쪽의 작은 발자국은 내 발자국이었다.
발자국이 어느 하나도 모양새 좋게 찍히질 않았다. 삐뚤빼뚤대다가 미끄러지기도 한 발자국은 내가 어떻게 언덕길을 걸어 올랐는지를 선명하게 보여줬다. “똑바로 걸어라”라고 운을 뗀 아버지는 “아무렇게나 걸어서는 안 된다. 네가 한 일은 저 발자국처럼 고스란히 남는다. 앞 발자국만 찍힌 건 성급함을 뒷 발자국만 찍힌 건 오만함을 말해준다. 어떻게 걸어왔는지 뿐 아니라 앞으로 어떻게 걸어갈 건지를 알 수 있다. 남들도 네 걸음을 다 본다”고 했다.
이어 “먼 데서 봐도 네 걸음인 걸 알 수 있게 걸어라. 앞을 똑바로 보고 보폭을 일정하게 해 속도를 똑같이 해야 하는 건 물론이다. 특히 걷는 너를 옆에서 누가 밀치더라도 그대로 걸을 수 있게 다리에 힘을 줘서 또박또박 바로 걸어야 한다. 두 번 다시 걷지 못할 것처럼 힘차게 걸어가라”라고 했다.
해가 이미 넘어간 언덕길을 내려다보며 아버지는 그날도 여지없이 고사성어를 말씀하셨다. 군에서 다리를 다친 아버지는 걸음걸이를 다시 배웠다고 했다. 저 성어는 몇 달 동안 의족에 의지해 절뚝거리는 파행(跛行)을 고치려고 힘들게 연습할 때 치료사가 알려줬다고 했다. “아무도 너를 거들어주지 않는다. 제대로 걸은 걸음은 자국을 남기지 않는다. 땅에도 의지하지 말라”는 말씀이라고 아버지는 기억했다.
그렇게만 기억한 말을 훗날 찾아보니 그날의 고사성어가 ‘선행무철적(善行無轍迹)’이다. 노자(老子)의 도덕경(道德經) 27장에 나오는 말이다. 저 말은 해석이 여러 가지다. 그중 뒤 문장과 호응 관계를 따져보면 “착한 행실은 자국이 없다”라는 뜻이다. 선행은 사람의 눈에 잘 띄지 않는다는 해석이 좋다. 원뜻을 아셨는지는 알 수 없지만, 아버지는 ‘어디에도 의지하지 말고 걸어라’라고 해석하며 ‘독립심(獨立心)’을 여러 차례 주문했다.
그 후에도 내 걸음걸이를 유심히 지켜보던 아버지는 “그 누구에게도 의지하지 마라. 오직 자신을 등불로 삼아 의지하라”라며 몇 번이나 바른걸음 자세를 요구했다. 나중에 비로소 알게 된 저 말은 석가모니 말씀이다.
인간이 직립(直立)한 뒤부터 의지하기 시작했다고 한 아버지는 내가 다쳐서 집에 업혀 왔을 때는 ‘그 자리로 되돌아가서 성한 네 다리로 온전하게 걸어오라’고도 했다.
걸음걸이뿐 아니라 아버지는 내가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부터는 돈을 준 일이 없다. 때로 어머니가 주시긴 했지만, 아버지는 용돈을 얻게 된 경위를 꼬치꼬치 캐물었고 일일이 정당성 여부를 가늠해 걸음걸이 때처럼 야단과 지적을 반드시 했다.
손주들이 걸음마를 떼기 시작하자 퍼뜩 떠오른 고사성어다. 사람은 결국 혼자 걷는다. 어디에도 의지하지 않고 올바르게 걷는 걸음은 일찍부터 알려줘야 한다.
▶️ 善(착할 선)은 ❶회의문자로 양(羊)처럼 순하고 온순하며 부드럽게 말(口)하는 사람을 나타내어 착하다를 뜻한다. 옛날 재판에는 양 비슷한 신성한 짐승을 썼다. 신에게 맹세하고 한 재판이란데서 나중에 훌륭한 말이 훌륭함, 좋다의 뜻이 되었다. ❷회의문자로 善자는 '착하다'나 '사이좋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갑골문에 나온 善자를 보면 양과 눈이 함께 그려져 있었다.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답은 '양의 눈망울과 같은'이다. 뜻이 좀 이상하긴 하지만 우리식으로는 '사슴 같은 눈망울'로 해석될 수 있겠다. 보통 착하고 선한 사람을 일컬어 사슴 같은 눈망울을 가졌다고 말하곤 한다. 善자는 그러한 뜻을 표현한 것이다. 금문에서는 目자 대신 言(말씀 언)자가 쓰이게 되었는데, 이것은 정감 있는 대화를 나눈다는 의미였다. 이후 善자는 변화를 거듭해 지금의 모습에 이르게 되었다. 그래서 善(선)은 (1)착하고 올바르고 어질고 좋음 (2)정리(正理)를 따름. 양심이 있고 도덕을 갖춤 (3)도덕적 생활의 최고 이상(理想) (4)성(姓)의 하나 등의 뜻으로 ①착하다 ②좋다 ③훌륭하다 ④잘하다 ⑤옳게 여기다 ⑥아끼다 ⑦친하다 ⑧사이좋다 ⑨착하고 정당하여 도덕적 기준에 맞는 것 따위의 뜻이 있다.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악할 악(惡)이다. 용례로는 착한 것과 악한 것을 선악(善惡), 선량한 마음이나 착한 마음을 선의(善意), 좋은 길로 올바르게 인도함을 선도(善道), 착하고 어진 벗을 선우(善友), 깨우치고 이끌어서 착하게 되도록 만듦을 선화(善化), 친절하게 잘 대접함을 선대(善待), 착하고 바른 덕행을 선덕(善德), 착한 마음을 선심(善心), 이웃 또는 이웃 나라와 사이 좋게 지냄을 선린(善隣), 잘 막아냄을 선방(善防), 착하고 어짐을 선량(善良), 좋은 방법으로 알맞게 처리함을 선처(善處), 착하고 어진 행실을 선행(善行), 유종의 미를 거둠을 선종(善終), 잘못을 고쳐 좋게 함을 개선(改善), 가장 좋음이나 가장 적합함을 최선(最善), 자기 혼자만이 선으로 생각되는 바를 행하는 일을 독선(獨善), 본심에서가 아니라 겉으로만 하는 착한 일 또는 그것을 함을 위선(僞善), 착한 일을 여러 번 함을 적선(積善), 최선의 다음 정도를 차선(次善), 더할 수 없이 착함이나 지극히 착함을 지선(至善), 선의를 베풂을 자선(慈善), 서로 친하고 사이가 좋음을 친선(親善), 착하지 아니함을 불선(不善), 친구 사이에 옳은 일을 하도록 서로 권함을 책선(責善), 나쁜 짓을 고쳐 착하게 됨을 천선(遷善), 착한 남자와 착한 여자라는 뜻으로 불교에 귀의한 남녀 또는 신심이 깊은 사람들을 이르는 말을 선남선녀(善男善女), 잘한 뒤에 처리한다는 뜻으로 후환이 없도록 그 사물의 다루는 방법을 정한다는 말로서 뒤처리를 잘하는 방법을 일컫는 말을 선후처치(善後處置), 좋은 일도 나쁜 일도 다 나의 스승이라는 뜻으로 세상일은 무엇이나 내 몸가짐에 대한 깨우침이 될 수 있음을 이르는 말을 선악개오사(善惡皆吾師), 남을 공경하여 오래 잘 사귐을 이르는 말을 선여인교(善與人交), 부처에게 아무리 공양을 잘 하여도 아무 공덕이 없다는 뜻으로 남을 위하여 힘써 일을 하였으나 그것에 대한 소득이 없음을 일컫는 말을 선공무덕(善供無德), 처음부터 끝까지 한결같이 잘함을 일컫는 말을 선시선종(善始善終), 착한 원인에 착한 결과라는 뜻으로 선업을 닦으면 그로 말미암아 반드시 좋은 업과를 받음을 이르는 말을 선인선과(善因善果), 사람의 타고난 성품에 따라서 여러 가지 선하고 공교롭게 쓰는 수단이나 방법을 일컫는 말을 선교방편(善巧方便), 이웃 나라와의 친선을 꾀하여 취하는 외교 정책을 일컫는 말을 선린외교(善隣外交), 뒷 갈망을 잘 하여야 하는 계획 또는 뒤처리 방법을 일컫는 말을 선후지책(善後之策), 선과 악이 서로 반씩 섞임을 이르는 말을 선악상반(善惡相半), 백성의 사정을 잘 살펴서 정치를 잘 함을 일컫는 말을 선치민정(善治民情), 이웃 나라 또는 이웃과 사이좋게 지내며 잘 사귄다는 뜻으로 외교 상 이웃 나라와 우호 관계를 맺는 일을 이르는 말을 선린우호(善隣友好) 등에 쓰인다.
▶️ 行(행할 행, 항렬 항)은 ❶회의문자이나 상형문자로 보는 견해도 있다. 彳(척; 왼발의 걷는 모양)과亍(촉; 오른발의 걷는 모양)의 합자(合字)이다. 좌우의 발을 차례로 옮겨 걷는다의 뜻을 나타낸다. 또는 네거리, 굽지 않고 바로 가는 일, 나중에 가다, 하다란 뜻과 항렬(行列), 같은 또래란 뜻의 두 가지로 나누어진다. ❷상형문자로 行자는 '다니다'나 '가다', '돌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行자는 네 방향으로 갈라진 사거리를 그린 것이다. 갑골문에 나온 行자를 보면 네 갈래로 뻗어있는 사거리가 그려져 있었다. 이것은 사람이나 마차가 다니던 사거리를 그린 것이기 때문에 行자가 부수로 쓰일 때는 '길'이나 '도로', '가다'라는 뜻을 전달하게 된다. 行자는 한쪽 부분이 생략된 彳(조금 걸을 척)자가 쓰일 때가 있는데, 이는 彳자 자체가 별도의 부수 역할을 하는 경우로 역시 '가다'라는 뜻을 전달한다. 참고로 行자가 '항렬'이나 '줄'이라는 뜻으로 쓰일 때는 '항'으로 발음을 구분하고 있다. 그래서 行(행, 항)은 (1)글의 세로 또는 가로의 줄 (2)길을 감. 군자(君子)는 대로(大路) (3)행동(行動) (4)한시(漢詩)의 한 체 (5)당(唐) 나라에서는 한 곳에 집중되어 있던 동업 상점의 조합, 또는 도매상, 중간 업자 혹은 단순히 상점을 가리킴. 은행이란 말은 여기에서 유래되었음 (6)어떤 지명(地名)이나 시간 아래에 붙이어 그리로 감, 어떤 곳으로 감의 뜻을 나타내는 말 (7)일체의 유동(流動), 제행(諸行)하며 변화하는 존재. 현상 (8)십이 인연(因緣)의 하나. 과거세(過去世)에서 신(身), 구(口), 의(意) 세 업(業)으로 지은 선악 일체의 본원적 생명 활동. 십이 인연(因緣) (9)수행(修行) (10)실천. 행위. 인간적인 행동(知, 智) (11)칠사(七祀)의 하나. 도로와 행작(行作)을 주장하는 궁중의 작은 신(神) (12)조선시대 때 관계(官階)가 높고 관직(官職)이 낮은 경우에 벼슬 이름 위에 붙여 일컫던 말. 가령 종1품(從一品) 숭정 대부(崇政大夫)의 품계를 가진 사람이 정2품(正二品)의 관직인 이조판서(吏曹判書)가 되면, 숭정대부 행 이조판서(崇政大夫行李曹判書)라 했음 등의 뜻으로, 먼저 '행할 행'의 경우는 ①다니다, 가다 ②행하다, 하다 ③행하여지다, 쓰이다 ④보다, 관찰하다 ⑤유행하다 ⑥돌다, 순시하다 ⑦늘다, 뻗다 ⑧장사(葬事)지내다 ⑨시집가다 ⑩길, 도로, 통로 ⑪길, 도로를 맡은 신(神) ⑫고행(苦行), 계행(戒行) ⑬행실(行實), 행위(行爲) ⑭여행(旅行), 여장(旅裝: 여행할 때의 차림) ⑮행직(行職: 품계는 높으나 직위는 낮은 벼슬을 통틀어 이르는 말) ⑯일 ⑰행서(行書), 서체(書體)의 하나 ⑱시체(詩體)의 이름 ⑲장차, 바야흐로 ⑳먼저, 무엇보다도 등의 뜻이 있고, 그리고 '항렬 항'의 경우는 ⓐ항렬(行列)(항) ⓑ줄, 대열(隊列)(항) ⓒ열위(列位), 제위(諸位)(항) ⓓ항오(行伍), 군대의 대열(隊列)(항) ⓔ순서(順序), 차례(次例)(항) ⓕ같은 또래(항) ⓖ직업(職業)(항) ⓗ점포(店鋪), 가게(항) ⓘ깃촉(항) ⓙ의지(意志)가 굳센 모양(항) ⓚ늘어서다(항) ⓛ조잡하다(항)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움직일 동(動), 옮길 반(搬), 흔들 요(搖), 옮길 운(運), 들 거(擧),할 위(爲), 옮길 이(移),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알 지(知), 말씀 언(言), 말씀 어(語)이다. 용례로는 길 가는 사람을 행인(行人), 동작을 하여 행하는 일을 행동(行動), 여럿이 벌이어 줄서서 감을 행렬(行列), 가는 곳을 행선(行先), 물건을 가지고 이곳저곳 돌아다니며 파는 일을 행상(行商), 실지로 드러난 행동을 행실(行實), 정치나 사무를 행함을 행정(行政), 체면에 어그러지도록 버릇 없는 짓을 함을 행패(行悖), 법령의 효력을 실제로 발생 시킴을 시행(施行), 관례대로 행함을 관행(慣行), 앞으로 나아감 또는 일을 처리해 나감을 진행(進行), 계획한 대로 해 냄을 수행(遂行), 일을 잡아 행함을 집행(執行), 약속이나 계약 등을 실제로 행하는 것을 이행(履行), 절뚝거리며 걸어감이나 균형이 잡히지 않음을 파행(跛行), 자기의 거주지를 떠나 객지에 나다니는 일을 여행(旅行), 방자하게 제 멋대로 행함 자행(恣行), 두 가지 일을 한꺼번에 아울러 행함을 병행(竝行), 차량 등이 정해진 노선에 따라 운전하여 나감을 운행(運行), 출판물이나 돈이나 증권 채권 따위를 만들어 사회에 널리 쓰이도록 내어놓음을 발행(發行), 강제로 행함을 강행(强行), 몸으로 움직이는 모든 것을 이르는 말을 행동거지(行動擧止), 지식인이 시세에 응하여 벼슬에 나아가기도 하고 물러설 줄도 아는 처신의 신중함을 일컫는 말을 행장진퇴(行藏進退), 길을 가는 데 지름길을 취하지 아니하고 큰길로 간다는 뜻으로 행동을 공명정대하게 함을 비유하는 말을 행불유경(行不由徑), 하늘에 떠도는 구름과 흐르는 물이라는 뜻으로 다른 힘에 거스르지 않고 자연 그대로 유유히 움직이는 모양 곧 자연에 맡기어 행동함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행운유수(行雲流水), 타향에서 떠돌아 다니다가 병들어 죽음을 일컫는 말을 행려병사(行旅病死), 길에서 만난 사람이라는 뜻으로 아무 상관없는 사람을 이르는 말을 행로지인(行路之人), 걸어가는 송장과 달리는 고깃덩이라는 뜻으로 배운 것이 없어서 쓸모가 없는 사람을 이르는 말을 행시주육(行尸走肉), 그 해의 좋고 언짢은 신수를 일컫는 말을 행년신수(行年身數), 간 곳을 모름을 일컫는 말을 행방불명(行方不明), 일을 다하고도 오히려 남는 힘이 있음을 이르는 말을 행유여력(行有餘力), 기러기가 줄을 지어 남쪽으로 날아감을 일컫는 말을 행안남비(行雁南飛) 등에 쓰인다.
▶️ 無(없을 무)는 ❶회의문자로 커다란 수풀(부수를 제외한 글자)에 불(火)이 나서 다 타 없어진 모양을 본뜬 글자로 없다를 뜻한다. 유무(有無)의 無(무)는 없다를 나타내는 옛 글자이다. 먼 옛날엔 有(유)와 無(무)를 又(우)와 亡(망)과 같이 썼다. 음(音)이 같은 舞(무)와 결합하여 복잡한 글자 모양으로 쓰였다가 쓰기 쉽게 한 것이 지금의 無(무)가 되었다. ❷회의문자로 無자는 ‘없다’나 ‘아니다’, ‘~하지 않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無자는 火(불 화)자가 부수로 지정되어 있지만 ‘불’과는 아무 관계가 없다. 갑골문에 나온 無자를 보면 양팔에 깃털을 들고 춤추는 사람이 그려져 있었다. 이것은 무당이나 제사장이 춤추는 모습을 그린 것으로 ‘춤추다’가 본래의 의미였다. 후에 無자가 ‘없다’라는 뜻으로 가차(假借) 되면서 후에 여기에 舛(어그러질 천)자를 더한 舞자가 '춤추다'라는 뜻을 대신하고 있다. 그래서 無(무)는 일반적으로 존재(存在)하는 것, 곧 유(有)를 부정(否定)하는 말로 (1)실체가 존재하지 않는 것. 공허(空虛)한 것. 내용이 없는 것 (2)단견(斷見) (3)일정한 것이 없는 것. 곧 특정한 존재의 결여(缺如). 유(有)의 부정. 여하(如何)한 유(有)도 아닌 것. 존재 일반의 결여. 곧 일체 유(有)의 부정. 유(有)와 대립하는 상대적인 뜻에서의 무(無)가 아니고 유무(有無)의 대립을 끊고, 오히려 유(有) 그 자체도 성립시키고 있는 듯한 근원적, 절대적, 창조적인 것 (4)중국 철학 용어 특히 도가(道家)의 근본적 개념. 노자(老子)에 있어서는 도(道)를 뜻하며, 존재론적 시원(始原)인 동시에 규범적 근원임. 인간의 감각을 초월한 실재이므로 무(無)라 이름. 도(道)를 체득한 자로서의 성인(聖人)은 무지(無智)이며 무위(無爲)라고 하는 것임 (5)어떤 명사(名詞) 앞에 붙어서 없음의 뜻을 나타내는 말 등의 뜻으로 ①없다 ②아니다(=非) ③아니하다(=不) ④말다, 금지하다 ⑤~하지 않다 ⑥따지지 아니하다 ⑦~아니 하겠느냐? ⑧무시하다, 업신여기다 ⑨~에 관계없이 ⑩~를 막론하고 ⑪~하든 간에 ⑫비록, 비록 ~하더라도 ⑬차라리 ⑭발어사(發語辭) ⑮허무(虛無) ⑯주검을 덮는 덮개 ⑰무려(無慮), 대강(大綱)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빌 공(空), 빌 허(虛)이고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있을 존(存), 있을 유(有)이다. 용례로는 그 위에 더할 수 없이 높고 좋음을 무상(無上), 하는 일에 막힘이 없이 순탄함을 무애(無㝵), 아무 일도 없음을 무사(無事), 다시 없음 또는 둘도 없음을 무이(無二), 사람이 없음을 무인(無人), 임자가 없음을 무주(無主), 일정한 지위나 직위가 없음을 무위(無位), 다른 까닭이 아니거나 없음을 무타(無他), 쉬는 날이 없음을 무휴(無休), 아무런 대가나 보상이 없이 거저임을 무상(無償), 힘이 없음을 무력(無力), 이름이 없음을 무명(無名), 한 빛깔로 무늬가 없는 물건을 무지(無地), 대를 이을 아들이 없음을 무자(無子), 형상이나 형체가 없음을 무형(無形), 아무런 감정이나 생각하는 것이 없음을 무념(無念), 부끄러움이 없음을 무치(無恥), 도리나 이치에 맞지 않음을 무리(無理), 전에도 없었고 앞으로도 있을 수 없음을 이르는 말을 전무후무(前無後無), 일체의 생각이 없다는 뜻으로 무아의 경지에 이르러 일체의 상념이 없음을 이르는 말을 무념무상(無念無想), 끝이 없고 다함이 없음을 형용해 이르는 말을 무궁무진(無窮無盡), 학문과 지식이 없음을 이르는 말을 무학무식(無學無識), 아무 재능도 없음을 이르는 말을 무재무능(無才無能), 해로울 것도 없고 이로울 것도 없음을 이르는 말을 무해무득(無害無得), 모든 생각을 떠나 마음이 빈 상태를 이르는 말을 무상무념(無想無念), 하는 일이 없으니 탈도 없음이나 하는 일도 없고 할 일도 없음을 이르는 말을 무위무사(無爲無事), 하는 일도 없고 일할 능력도 없음을 이르는 말을 무위무능(無爲無能), 한도 끝도 없음을 이르는 말을 무진무궁(無盡無窮), 사심이나 편파됨이 없다는 뜻으로 매우 공평함을 이르는 말을 무사무편(無私無偏), 준비가 있으면 근심이 없다는 뜻으로 미리 준비가 되어 있으면 우환을 당하지 아니함 또는 뒷걱정이 없다는 뜻을 이르는 말을 유비무환(有備無患), 눈 아래에 사람이 없다는 뜻으로 사람됨이 교만하여 남을 업신여김 또는 태도가 몹시 거만하여 남을 사람같이 대하지 않음을 이르는 말을 안하무인(眼下無人) 등에 쓰인다.
▶️ 轍(바퀴자국 철)은 형성문자로 辙(철)은 간자(簡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수레 거(車; 수레, 차)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동시에 통하다의 뜻을 나타내는 글자 徹(철)의 생략형이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그래서 轍(철)은 수레가 지나간 자국의 뜻으로 ①바퀴의 자국 ②궤도(軌道) ③차도(車道) ④흔적(痕跡.痕迹) ⑤노선(路線) ⑥진로 ⑦행적(行跡.行績.行蹟)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제도나 규범이 바뀜을 철역(轍易), 레일의 교차 부분을 철차(轍叉), 수레바퀴의 자국이란 뜻으로 먼저 지나간 어떤 사물의 흔적을 철적(轍迹), 한 줄의 길 같은 자국의 뜻으로 먼저 있던 다른 경우와 동일한 길을 밟음을 일철(一轍), 이전에 지나간 수레바퀴의 자국을 고철(故轍), 차가 지나간 바퀴 자국을 궤철(軌轍), 지난날에 이미 실패한 바 있는 길을 낭철(曩轍), 선로의 분기점에서 열차나 전차를 다른 선로로 옮기기 위하여 선로를 바꾸거나 바뀜을 전철(轉轍), 이미 지나간 수레바퀴의 자국이란 뜻으로 이전 사람이 행한 일의 자취를 이르는 말을 왕철(往轍), 앞에 지나간 수레바퀴의 자국이라는 뜻으로 이전에 이미 실패한 바 있는 일이라는 전철(前轍), 수레가 뒤집힌 자리 곧 다른 사람이나 자기가 전에 실패한 자취라는 복철(覆轍), 똑같은 수레의 자취라는 뜻으로 사물의 똑같은 경과 특히 똑같은 나쁜 방향으로 이끄는 경로를 일컫는 말을 동일철(同一轍), 지나온 수레바퀴 자국을 따라 그대로 되돌아갈 수 없다는 뜻으로 무사는 한번 전쟁에 임하면 발을 돌리지 않음을 이르는 말을 불결철(不結轍), 앞 수레가 엎어진 바퀴 자국이란 뜻으로 앞사람의 실패나 실패의 전례 또는 앞사람의 실패를 거울삼아 주의하라는 교훈을 이르는 말을 전거복철(前車覆轍), 사마귀가 수레바퀴를 막는다는 뜻으로 자기의 힘은 헤아리지 않고 강자에게 함부로 덤빔을 이르는 말을 당랑거철(螳螂拒轍), 복철을 밟지 말라는 뜻으로 선인의 실패를 되풀이 하지 않음을 이르는 말을 부답복철(不踏覆轍), 수레바퀴 자국의 고인물에 있는 붕어라는 뜻으로 몹시 곤궁하거나 위급한 처지에 있는 사람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학철부어(涸轍鮒魚), 철부는 수레바퀴 자국 속의 붕어로서 그 자국 만큼의 물만 있어도 살 수 있는 처지라는 말로 다급한 위기나 곤궁한 처지를 비유하는 말을 철부지급(轍鮒之急), 수레의 끌채는 남을 향하고 바퀴는 북으로 간다는 뜻으로 마음과 행위가 모순되고 있음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남원북철(南轅北轍), 수레를 타고 천하를 돌아다닌다는 뜻으로 여러 나라를 두루 여행함을 이르는 말을 철환천하(轍環天下), 수레바퀴 자국과 말 발자국이라는 뜻으로 수레나 말을 타고 천하를 두루 돌아다니며 노는 것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을 거철마적(車轍馬跡), 먼저 간 수레가 엎어진 것을 보고 경계를 한다는 말로 남의 실패에서 교훈을 얻음을 이르는 말을 복철지계(覆轍之戒) 등에 쓰인다.
▶️ 迹(자취 적)은 형성문자로 脔(저민 고기 련/연, 자취 적), 跡(발자취 적), 䟱(자취 적), 蹟(자취 적)과 동자이다. 뜻을 나타내는 책받침(辶=辵: 쉬엄쉬엄 가다)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글자 亦(역→적)이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그래서 迹(자취 적)은 ①자취(어떤 것이 남긴 표시나 자리), 발자취 ②업적(業績), 공적(功績) ③행적(行跡 行績 行蹟) ④관습(慣習), 선례 ⑤길, 정도(正道) ⑥왕래(往來) ⑦명성(名聲: 세상에 널리 퍼져 평판 높은 이름) ⑧좇다 ⑨상고하다(詳考--) ⑩뒤따르다, 도달하다(到達--) ⑪살펴보다 따위의 뜻이 있다. 유의어로는 痕(흔적 흔)이다. 용례로는 어떤 현상이나 실체가 없어졌거나 지나간 뒤에 남은 자국이나 자취를 일컫는 말을 흔적(痕迹), 겉으로 드러난 자취를 일컫는 말을 표적(表迹), 수레바퀴가 지나간 자국이라는 뜻으로 물체가 움직이면서 남긴 움직임을 알 수 있는 자국이나 자취를 이르는 말을 궤적(軌迹), 감정으로 느낄 수 있는 흔적을 일컫는 말을 정적(情迹), 상식으로는 생각할 수 없는 기이한 일 또는 신에 의하여 행해졌다고 믿어지는 불가사의한 현상을 일컫는 말을 기적(奇迹), 발로 밟고 지나갈 때 남는 흔적이나 그때 나는 소리 또는 지나온 과거의 역정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을 족적(足迹), 다소 더러워진 흔적 또는 깨끗하지 못한 행적을 일컫는 말을 염적(染迹), 없어지거나 떠난 뒤에 남는 자취나 형상 또는 고인의 행적을 일컫는 말을 종적(蹤迹), 큰 업적의 발자취를 일컫는 말을 거적(巨迹), 수레바퀴의 자국이라는 뜻으로 어떤 사물이 지나간 흔적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을 철적(轍迹), 처음으로 나라를 세우는 기초를 이르는 말을 조기왕적(肇基王迹), 만물에 응해도 자취가 없음을 이르는 말을 응물무적(應物無迹), 종적을 아주 숨김을 이르는 말을 장종비적(藏蹤祕迹), 종적을 아주 숨김을 이르는 말을 잠종비적(潛蹤祕迹)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