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신히 레오를 달래고 밖으로 나올 수 있었다. 흐음...이 맑은 공기. 엄청난 심호흡과 함께 팔을 쫘악 벌리고 광합성(?)을 했다. 아우 기분 좋아~~ 우리세계였다면... 이런 행동을 했다간 몸이 바로 썩어 들어가겠지... ㅡ"ㅡ 드런 공기....우...
레오에게는 '은총의 가루'를 뿌리는 곳은 잘 피해가겠다고 약속을 했다. 그러나 아쉬운 듯 자기가 마을 구경을 시켜주겠다고 바득바득 우겼다... 그래서 후딱, 그냥 바람만 쐬러 가는 거라고 집에 있으라고 했다. 사실 시끄러운 두 사람 목소릴 계속 듣다간 머리가 뽀개질 것 같았기 때문에, 즉석에서 나온 초특급 아이디어였다. 이론... 그거 쫌 생각했다고, 머리가 아프냐... 정말 난 돌인가? 흑...
어쨌든 내가 머물던 2층에서도 꽤 소란스러웠는데... 여긴 훨씬 상상을 초월한다. 정말 귀가 찢어지는 고통이다. 후후후... 하하하... 꺄르르... 파파파... 다양한 종류의 웃음... 다양한 머리색... 색도 현란하고 소리도 굉음이다. 아직 완쾌가 안되서 그런지 어지럽다.
외관상 이 동네 집들은 비슷비슷했다. 레오집이 꽤 큰 편이였고 전부 나무로 만들어 져 있었다. 다른집도 거의 나무로 집을 만들었고 중간중간 벽돌로 추정되는 것을 사용한것이... 마치 미국 서부극에 나오는 듯한 그런 분위기다. 건축을 알면 그 시대가 보인다~ 와우~ 난 너무 잘났어. 저쪽에 카우보이 모자도 간간히 보이는군...키가 작아서 그런가? 어울리지 않게 느껴진다. 어색해라~
ㅡ 조용한 곳으로 가자.
그래 철수야 그러자... 짜식 귀도 없으면서 괴로워 하는군.
나와 철수는(?) 술집으로 추정되는 곳으로 들어갔다. 밖에 '주막'이라고 써있었으니 맞겠지. 앉아서 메뉴를 살피는데, 놀라운 것을 발견했다. 허억~ 카피로 주스... 그... 고!사!리!..으웩 토나온다. 그 동안 그놈 때문에 이 고생을 했는데. 확 갈아 마셔버려? 전혀 그럴 생각은 없지만... 신기한 이름이 많군...
그냥 네몬주스를 마시기로 하고, 레오가 쥐어 준 쌈짓돈으로 계산했다. 그럭저럭 먹을만 하다.. 후후.. 맛은 귤 갈아놓은 듯 하군. 물론 식인귤이겠지...
ㅡ 뭐 이런데가 다 있지? 휴우 짜증난다. 미쳐 버릴지도 몰라.
철수야 니가 머리가 어딨다고 미치니.. 잘 생각해보렴...... 머리가 없으면 생각도 못하나?? 후후..
ㅡ 배경은 미국 서부... 그것도 한참 옛날... 언어는 우리나라... 키는 쪼그맣고... 아우 머리 아퍼~!! 내 상식이 안통하잖아!!
많이 혼란스러워 하는게 느껴진다. 덕분에 나도 머리 뽀개진다. 정말 헷갈리는 동네다만... 그냥 그러려니 해야지 뭐~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은데...그냥 한마디 해 줬다.
"그냥 아무 생각 마라"
후후... 정답이다.
주막 입구에 서부극 완전판을 보는 듯한 착각을 일으키게 하는 옷을 입은 사람이 들어왔다. 와우 신기해. 무안해 할 때까지 계속 쳐다봤다. 서부극님은 내 시선은 아랑곳하지 않고 주모를 불러 카피로주스를 시켰다. 우엑~ 그러더니 혼자 앉아있는 나를 향해 뚜벅뚜벅 걸어왔다.
"합석 좀 해도 될까요?"
헐...너무 정중하다. 여기서 내가 무시하면 난 완존 나쁜놈이 되는거겠지?
"예...그러세요"
서부극님은 나를 뚫어 져라 쳐다봤다. 허억~ 아이 창피해 자꾸 쳐다보면 뚫려요~
"외부인인가?"
"아...니 어떻게"
ㅡ니 키가 크잖아 바보야!
그..그렇군... 앙? 이 사람도 큰데? 오오... 작은 사람만 있는 세곈 줄 알았는데... 몸도 호리호리 철수 스타일...
"키가 큰 거보니 확실하군..."
"네...아마..."
여기 사람은 확실히 아니지. 나의 대답과 동시에 서부극님은 요상스런 총 비슷한걸 꺼내어 나를 향해 협박하듯 겨누었다. 헐 총도 나무냐? 신기해 하는 나를 서부극님은 강렬하게 야리고 있었다. 난 아무짓도 안했는데... 혹시 그 고사리의 친구의 변신? 전설의 고향같은 데 보면 뱀부인이 구렁이 남편의 원수를 갚으려고 선비를 찾아가고 그러던데... 혹시 그런전개 아냐? 우흑~ 고깟 고사리 한 마리 죽였다구...
...!! 아니지 그럼 그 고사리 주스 마시는 게 설명이 안돼. 자기 종족이라면 저렇게 맛있게 먹을 리는 없겠지? 그때 서부극님이 나의 궁금증을 풀어주었다.
"니가 마신관이 보낸 자객이냐?"
......
그냥 심심해서 질문한 건가? 그럴리 없고... 헐... 마신관이란 사람 본일도 없수...
"아니예요. 누구신데 이러시는 겁니까? 장로님께 가보면 알 것 아닙니까? 혹시 신관이라는 사람의 부합니까?"
"......부하?...하하하하하"
갑자기 시원하게 웃었다. 왜이래? 내 말이 웃겼냐? 그러면서 모자도 벗겨졌는데 머리색이 금발이였다. 오...오... 눈이 부시군. 그런데...예쁘게 생겼잖아? 서부극님은 서서히 웃음을 멈추면서 나에게 겨눴던 총을 서서히 내렸다. 그리고 진지하게 나를 또 한번 야리며 물었다.
"그렇소, 난 신관의 부하요. 이름은 미카... 당신은?"
이 사람 이름은 미카엘도 아니고 또... 미카... 휴우.. 복잡해~ 왜이리 다 비슷비슷 한고냐?
그리고 갑자기 왜 친한척 & 존댓말이유? 반말 찍찍 하면서 총 겨눌땐 언제고...
"예... 제 이름은 미..."
ㅡ 딴 이름 대라 자기 상관 이름 대면 좋아 할 리 없잖아? 더군다나 총까지 가지고 있는데 나였다면 널 가차없이 쏴 버렸을걸? 위험할지 모르는 놈을 살려둘 필요가 없지...
그런가? 그런데 말야~ 가차없이 쏴버린다는 말에 은근히 힘이 들어가 있구나~ 썸뜩하담마! 헉~ 방금 상상했다. 나무엽총같은거 머리에 맞고 쓰러지는 나의 모습... 으으으~
하지만 나같이 귀엽고 착하고 잘생기고 초울트라 특급 메너 좋은사람이 위험인물일 리가 없잖아?
"..가 아니고.....디카프리오입니다."
하하... 외모도 비슷하겠다. 이 정도면 디카프리오가 울고 가지~ 후후
ㅡ 흐으... 귀를 짤라버리고 싶구나
하하하... 반응 좋고!~
"이 나라 왕과 같은 이름이군요...왕가인가요?
ㅡ 푸- 꼴 좋다 임마.
우욱...하필이면 왕이름이...
"아니요! 디카뽀리오요...하...하..."
디빵 이상한 이름이 되버렸다.
"아~ 뽀리라고 부를께요.?"
욱! 뽀리!!!
그리고 미카는 갑자기 내 얼굴 바로 앞까지 그 예쁜 얼굴을 들이밀었다. 싸나이 불타오르게 이게 무슨짓이지? 여자였으면...좋았을...흑흑...신이시여~~
"왜... 왜 그러세요?
"아뇨 그냥..."
뭔가 야리꾸리한 표정을 지였다.
"여기가 마지막 주막인데 수상한 사람은 없는 것 같군요. 뽀리씨는 신관이 왜 이곳에 오는줄 알고 계십니까?"
수상한지 안 수상한지 자세히 봤다 이건가?
혹시 여행자는 다 주막에 묵나? 어쨌든... 뽀리뽀리...듣기 싫다... 내가 광수생각의 신뽀리가 된 기분...난 생각 안하고 사는데...
"아뇨. 관광차 오는 거 아니였나요?"
"당신에게만 가르쳐 드리겠습니다."
헐 긴장된 분위기... 시러! 비밀은 시러 임금님 귀 당나귀귀~~~~
"신관은 이 마을에 있는 어떤 나무를 없애러 오시는 겁니다. 블레스라는 나무...."
블레스라면 레오 집 뒤에 있다는 그것? 흐음. 갑자기 듣고 싶어 졌다.
"이유가 뭐죠?..."
"신이 싫어하십니다. 그냥 그게 이유죠."
헐~ 자기가 싫은 건 싫은거라... 악독신이고만~
마을사람들도 그건 안 먹는 거 같던데...먹는 법을 모르나?
"만약 누군가 그 나무에서 열매를 먹으면 그 사람은 이 세계에서 추방당할 것입니다."
호오~ 그거 참... 그 열매가 뭐 그렇게 중요한 건가?
"왜죠? 그 열매가 어떤 결과를 초래 하길래 그러는 건데요?"
"신께서는 그 열매가 인간스스로를 타락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물론 그동안 이 동네 사람들이 한번도 먹지 않은 것은 아닙니다. 그때마다 많은 사람들이 실종이 되고, 죽어나가곤 했습니다......."
신관 쫄다구 님이...갑자기 심각한 얼굴이 되었다...
"만약 이 마을에서 희귀식품이라고 하면서 이 열매를 상품으로써 다른곳에 팔거나 한다면, 더 많은 사람들이 위험하게 됩니다. '희귀하다'라고 하면 그게 뭐든지 간에 더 사고 싶은 충동이 일게 마련입니다. 너도 나도 사려고 할껄요? 어쨌든 더 이상 이 세계사람들이 위험에 빠지는 것은 볼 수 없습니다. 도와 주시겠습니까? 당신은 이 동네 사람이 아니니... 말씀드린 겁니다. 당신에게는 그 나무를 지켜야할 의무가 없지 않습니까?"
"그럼, 여기사람들은 그걸 지키려고 필사적이란 소린가?"
"당연하죠. 신이 직접 내리신 몇 안되는 성물이니까요."
하...하지만 파브주 아저씨랑 레오한테 미움받기 시로~
내가 우물쭈물하자 철수가 막 보챘다. 몸이 없으니...오죽 답답할꼬...불쌍한 자식~
ㅡ 도와 준다고 해. 그 열매 먹으면 다른 세계에 간다는 말이니까... 우리 세계로 돌아 갈 수 있는거 아냐?
그...그런가?
......
그래... 귀여운 친구를 지켜야지...레오가 그 열매 먹고 타락하면 안되잖아! 약한자를 보호하는건 정열적인 자의 의무야! 애라 모르겠다.
"좋습니다. 도와 드리지요. 그럼 신관과 함께 움직여야겠군요. 그는 어디에 있지요?"
......!!
미카는 뜸을 들였다. 밥 다 됐다는 소리? 헐...
"......제가......"
또 뜸들인다! 제가 뭐요~ 아휴 답답해~
"......제가! 그 신관 미카엘 입니다. 속여서 죄송합니다. 이런 사실을 마을사람들이 알게 되면 시끄러워 질 것 같아서... 물론 자객 얘기는 사실입니다. 그 때문에 숨어들어 온 것도 맞구요. 비록 납치로서 이루어지지만..."
쓸쓸한 얼굴... 헐 같은 이름이라. 얼굴은 나랑 무지 비교되는데? 나두 쓸쓸한 표정.~
"아예~ 고생이 많으시겠네요. 얼굴이 하얘지셨네..."
"......원래 하얀건데요?"
"헉...네..."
ㅡ 몸은 내 몸이 여기로 왔어야 했어... 후우아~
그래 내 몸이 와서 미안하다. 아까 불쌍하다고 한거 취소다!!
"마을 사람들은 모두 들떠서 당신을 기다리는데..."
자기 일만 하고 돌아갈 꺼유?
"예... 물론 정식으로는 내일 찾아 뵐 것입니다. 일단 원로 장로들에게 말해소 동의를 구해보고 안되면 무력을 써서라도 이 일을 진행 해야합니다. 신탁이니까요. 지금 뽀리님은 이 마을에 묵고 계시니까... 사람들을 설득하는 일을 도와 주십시오. 항의라도 한다면... 이 마을 사람들을 다 죽일 수는 없잖아요."
헉...그 말은 다 죽일 수도 있지만 평화로운 방법이 좋다? 신 섬긴다는 사람이 이래도 돼? 하긴 신이 시킨거겠군..
ㅡ 다 죽인다라... 일리있는 말이야. 빠르고 편하지...
신관말론...... 다 죽일 수 없다고 말했어!!! 말 좀 다들어!! 그래 그래 좋아, 신관이 잔인해 질 수 있다는건 임무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하자...그런데 이 넘은 왜이러는 걸까? 잔인한 철수~ 정말 연구 대상감이야~
"주모~!!"
아쿠 깜짝아~ 목소리도 크군...귀따가라...
"여기 묵을만한 방 있으면 하나만 주시오."
쫄랑쫄랑 주모 신났군.
"예예... 201호실입니다. 10라미입니다"
열쇠를 받고 미카엘이 나를 바라보고 얘기했다.
"우리 위에 가서 마저 얘기 하기로 해요"
여긴 하루정도라도 묵는 손님이 별로 없나보다. 주모가 저렇게 오바하는거 보면...아무래도 외부인이 잘 오지 않는 곳이라 그렇겠지...
"뽀리군, 어서 오세요."
으아~ 더는 못참겠다! 뽀리 시러!!! 더 오해의 골이 깊어지기 전에! 에잇!
"아~ 예... 저기 미카엘!....... 저... 사실 제 이름도 미카엘이거든요? 이름 속인 이유는, 상관이름 함부로 대면 기분 나빠 하실까봐 그런거구요."
으아 나의 인생아... 구차하게 변명까지 주저리 주저리 하는구나...
"그래요?"
헉. 환하게 웃었다. 다행이군...총으로 안 쏴 죽이는게...허허~ 별 신경 쓰지 않는다는 뜻? 웃으니 더 예쁘군 치아도 고르고 훗~
......!!
크아아아아 아니야~ 난 변태 호로 쇄리가 아니람말야~ 레오한테도 그랬고 미카엘한테도?? 미소년 매니아?? 허어억 안대~ 왜 날 혼란스럽게 하냐~ 우우우우~
나도 자리에서 일어났다. 미카엘은 나보다 키가 작아보였다. 내가 176이니까. 한 172?
"안 올라가요?"
ㅡ 얼른가~ 쫌!!
그래...간다 가...
갑자기 경기도 여자에 관한 웃긴 얘기가 생각난다. 배경은 영화관이다. 스크린 앞에서 할머니 한 분이 왔다갔다 자리를 못찾고 헤매고 있었다. 그덕분(?)에 한창 클라이막스를 달리던 영화 스크린에 할머니 머리통모양 땜빵이 생겨서 내용을 전개를 방해했던 것이다. 계속해 서 많은 사람이 할머니 비키세요 비키세요~ 했지만 전혀 알아듣지 못하고 있었다. 그때!!! 경상도 처자 한마디에 할머니 머리사건은 정리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