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려면 의사보다 면역력에 맡겨라-제4장 몸이 호소하는 여러 가지 질병의 사례-❼고협압
■ 혈압을 약으로 내리지 마라
심장에서 뿜어낸 혈액이 혈관에 가하는 압력을 혈압이라 한다. 자율신경이 혈압 조정을 담당하는데, 교감 신경이 긴장하면 심장 박동이 올라 혈액 송출량이 증가한다. 동시에 혈관이 조여져 혈관에 걸리는 저항이 높아지고 혈압이 상승하여 활동적인 몸 상태가 된다.
이와 반대로 부교감 신경이 우위가 되면 심장 박동이 느려져 혈관을 확장하게 하고 나아가 혈관의 저항을 떨어뜨려 혈압이 내린다. 이러면 여유로운 몸 상태가 된다. 건강한 사람도 혈압이 일정한 폭 안에서 끊임없이 변한다. 주간에 활동할 때는 혈압이 높고, 야간에 휴식을 취할 때는 혈압이 낮다. 혈압은 스트레스나 감정 변화로 변하기 쉬운데 화가 나면 혈압이 단숨에 오른다.
물론 이런 혈압의 변화는 일시적인 것으로 기분이 안정을 찾으면 정상혈압으로 되돌아온다. 안정을 취할 때도 혈압이 만성적으로 높으면 고혈압으로 진단한다. 고혈압 기준은 안정한 상태에서 최고 혈압이 140mmHg 이상, 최저 혈압이 90mmHg 이상이다.
고혈압의 원인도 스트레스이다. 걱정하는 일이 있거나 지나친 활동을 계속하면 교감 신경의 긴장 상태가 계속되어 혈압이 높은 상태로 고정된다. 이것은 스트레스에 지지 않으려고 몸이 발버둥 치는 상태이다.
고혈압을 낫게 하려면 교감 신경의 과도한 긴장을 가져온 스트레스를 줄이고 과로하지 않아야 한다. 필자가 반드시 알리고 싶은 것이 현대 의학적 치료의 흐름에 곧바로 들어가지 말라는 것이다.
필자가 특히 위험하게 생각하는 혈압 치료제는 강압 이뇨제(降壓利尿劑)이다. 이뇨제는 콩팥에 작용하여 나트륨과 수분의 배설을 촉진하고 혈액량을 줄여 혈관의 저항성을 낮추며 혈압을 떨어뜨린다.
달리 말하면, 몸에서 수분을 뽑아내므로 혈압이 내려가지만 탈수를 일으켜 혈액의 점성(粘性)이 올라간다. 이렇게 되면 우리 몸은 눅진눅진하여 흐름이 나빠진 혈액을 어떻게 해서라도 부드럽게 흐르게 하려고 노력한다. 이런 노력은 결국 교감 신경을 긴장하게 하여 맥박을 올린다. 그러면 교감 신경의 긴장으로 생긴 기존 질병을 더욱 악화하는 결과를 낳는다.
‘고혈압은 약으로 내리지 마라’의 저자인 하마 로쿠로(浜六郎) 의사는 강압 이뇨제 이외에도 칼슘길항제(拮抗劑) 등과 같은 혈압 치료제, 그리고 무엇보다도 일본 고혈압학회가 제시한 ‘고혈압 치료 가이드라인’이 위험하다고 지적한다. 필자도 그 의견에 동의한다.
■ 고령자는 조금 높은 혈압이 좋다
최근 전문가들은 가면(仮面) 고혈압의 위험성을 중요한 문제로 다루고 있다. 대낮에 병원 외래에서 환자로 진찰을 받을 때는 정상 혈압을 유지하지만 밤이 되면 혈압이 오르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이것은 몸의 정상적인 반응이라 한다.
대낮에 혈압 강하제 때문에 충분한 혈압을 얻지 못하여 혈류를 확보하지 못했던 우리 몸이 약효가 끊어진 밤에 단숨에 혈류를 얻으려고 혈압을 올리는 것뿐이다.
전문가들은 이런 몸의 방어 반응을 나쁜 것으로 판단하여 더 엄격한 혈압 조절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24시간 내내 약으로 혈압을 조절하면 혈류 장애가 심해질 뿐이다. 따라서 어떻게 하든 이런 치료에서 벗어나야 한다.
일반적으로 지금까지는 고혈압을 눈엣가시로 여겼지만, 필자는 약간 높은 혈압이 반드시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특히 고령자의 경우에 함부로 혈압을 낮추면 오히려 건강에 해가 되는 것과 연결된다.
보통 혈압은 나이와 함께 오르는 경향이 있다. 나이를 먹으면 순환계의 흐름이 나빠지고 혈압을 올리지 않으면 혈액이 온몸에 도달하지 않아서 생기는 현상이다.
방금 이야기하였던 이뇨제는 혈압 강하 작용이 강하고 이 약을 쓰면 혈압 조절도 가능하다. 하지만 사람에게 필요한 혈압을 얻을 수 없어 뇌에 충분한 혈류가 가지 않는다.
이러면 기억력 저하나 치매 같은 병이 발병하여 진행할 위험이 있다.
혈압 강하제를 사용하고 기억력이 약해지거나 기력이 솟아나지 않으면 약의 작용을 의심하는 것이 맞다. 고혈압 치료가 필요하더라도 갑자기 치료에 들어가지 말고 지금의 생활 방식을 개선하여 자기 힘으로 혈압을 내리도록 노력하다.
소염진통제나 수면제는 교감 신경의 과도한 긴장을 불러와 혈압을 올린다. 약을
끊는 것도 치료이다.
병원 외래나 집에서 협압을 잴 때는 먼저 10회 정도 심호홉을 천천히 한 다음에 측정하라. 오사카(大板)의 의사인 다카모도(高木)씨는 이 방법으로 혈압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하였다.
제6장에서 소개할 ‘손톱 주무르기 요법’과 같은 가정 요법도 효과가 있다. 수축기 혈압이 200mmHg에 가깝고 혼자 힘으로 혈압을 내리지 못하는 사람은 침구 치료 등 대체 요법을 하는 의사나 치료 전문가와 상담하는 것도 괜찮다.
*위 글은 아보 도오루(安保 澈)의 “의사보다 면역력에 맡겨라”(삶과 지식, 김준영 옮김) 중 일부를 옮겨본 것입니다. 아보 도오루(安保 澈)는 1947년 아오모리(靑森) 현 히가시쓰가루(東津輕)군 출생, 1972년 도호쿠(東北)대 의학부졸, 나가타(新瀉)대 대학원 의학부 종합연구과 교수(면역학, 의동물학 분야), 국제적으로 활동하는 세계적인 면역학자로 주목받고 있음. 1980년 미국 앨라배마대학 유학 중 ‘인간 NK세포 항원 CD57에 모노클로널 항체’를 만들어 냄, 1990년 흉선외 분화 T세포를 발견, 1996년 백혈구의 자율 신경 지배 메커니즘을 해명, 1999년 말라리아 감염의 방어를 흉선외 T세포가 수행함을 발견, 2000년 위궤양의 원인은 위산이 아닌 과립구라는 설 발표, 저서로 〈약을 끊으면 질병은 낫는다〉, 〈암은 스스로 고칠 수 있다〉, 〈의료행위가 병을 만든다〉등 다수.
이 책은 몸속의 면역체계는 녹슬게 버려두고 의사에게 맡기려는 현대인의 잘못된 생각이 병을 만든다고 경고한다. 우리 몸에서 수시로 발신되는 신호를 소중히 여기고 ‘병에 걸리지 않는 생활 습관’과 ‘면역 증진 방법’을 체득하면 치료를 물론 건강한 생활을 영위할 수 있다는 만인의 의료 및 건강 지침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