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래 고약'이라고 다들 기억하시는지 모르겠네요.
옛날에는 정말 종기가 많이 났었고 그때마다 이명래 고약을 사서
종기에 붙이면 종기의 뿌리까지 잘 뽑혀져 나왔습니다.
그런데 이명래 고약은 이제 거의 자취를 감춘 상태가 되었습니다.
그 이유에 대해서 한번쯤 생각해 보셨는지요?
바로 항생제와 소염제 때문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종기가 났을 때 항생제나 소염제를 먹거나 혹은 바르면
순식간에 종기가 가라앉아 버리므로 굳이 고약을 찾을 필요가 없었던 것이죠.
이 항생제와 소염제가 그 유명한 이명래 고약의 쇠퇴를 가져왔다고 봅니다.
특히 소염제의 과다사용은 현대의 심각한 아토피와 절대 무관하지 않구요.
많은 아토피안들이 피부에 당장 바를 무언가를 찾습니다.
그래서 주로 보습제를 사용하는 데요, 보습제는 아토피 치료에
도움이 되는 경우도 있고 오히려 해가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피부재생에 필요한 영양분을 공급해 주거나 혹은
피부의 보호막 작용을 하여서 도움이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반대로 독소 배출을 막거나 피부호흡을 막아버리거나
혹은 보습제 내의 화학성분으로 인하여 더욱 피부를
자극하여 증상을 악화시키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리고 보습제는 그야말로 보습제이므로 어떤 약리적인 작용을
기대하기는 힘들구요.
그래서 환자의 현재 상태에 맞는 탕약 처방을 하듯이
현재의 환자 상태에 맞는 치료용 외용제를 함께 처방해야 겠다는
필요성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이는 피부재생이 필요하다면 피부재생에 도움이 되는 약재가,
피부호흡이 막혀 있다면 호흡에 도움이 되는 약재가,
독소배출이 필요하다면 독소를 배출시키는 약재가,
기혈이 정체되어 있다면 기혈을 순환시키는 약재가 포함된
그런 형태의 치료용 외용제가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여러가지 외용제 중에서 바르는 형태로 조제된 것을 고약이라고 하는데요,
고약에는 연고와 경고가 있습니다.
연고란 보통 우리가 약국에서 사다 쓰는 연고처럼 부드러운 크림 형태이구요,
경고란 이명래 고약처럼 딱딱한 형태로 되어 있는 것을
불에 가열하여 녹인 후에 환부에 붙이는 형태를 말합니다.
아무래도 좀 더 편하게 쓸 수 있는 것은 연고쪽입니다.
예로부터 한의학에서 피부질환을 치료할 때 고약이 많이 쓰였음은
많은 의서를 통해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피부질환에 대한 한의학 의서를 연구해 보면 실로 다양한 형태의 고약들이
풍부하게 존재하였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런 부분에 대해서 저는 그동안 많은 시간을 들여 연구를 하였습니다.
좀 더 아토피를 빨리 낫게 하기 위해서, 좀 더 환자가 덜 고생하게끔
하기 위해서 질병에 맞는 한방연고를 복원하자는 생각으로
한의학 의서의 여러가지 형태의 한방연고에 대해 연구하였습니다.
현재 약국에서 구입하여 사용하는 피부질환 관련 연고에는 스테로이드 성분이
포함된 경우들이 거의 대부분입니다. 하지만 그동안 많은 분들이 혹독하게 경험하였듯이
스테로이드 연고는 일시적으로 증상을 완화시킬 뿐입니다.
한두번 사용하고 끝나는 것이라면 크게 문제되지는 않겠지만
장기간 사용이 지속된다면 엄청난 부작용이 따른다는 것은 이제 대부분의 국민들이
인지하고 있는 사실입니다.
스테로이드 연고처럼 일시적으로 증상을 완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증상 개선 외에도 진정한 치료에도 도움이 되는 그런 연고를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으로 몇가지 한방연고를 제작하게 되었습니다.
태열고 : 태열로 인해 홍반, 가려움이 생길 때 도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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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한고 : 태한으로 인해 홍반, 가려움이 생길 때 도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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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기고 : 피부가 재생이 되지 않아 진물이 날 때 도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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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소고 : 중증 아토피의 경우 생기는 색소 침착 부위에 도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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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선고 : 중증 아토피의 경우 생기는 태선화 부위에 도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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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한방연고들은 아토피와 관련되어 사용될 수 있는 연고들입니다.
하지만 아토피 외에도 다른 질환에 사용될 수 있는 연고들 또한 있습니다.
예를 들어 건선, 화상, 무좀, 여드름, 흉터 등에 사용되는 연고들 또한
다양한 형태로 존재하였습니다.
한방연고가 그 가치에 비해 많이 사장되어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위의 한방연고들은 인사랑한의원을 내원하시면 구입하실 수 있습니다.
또한 몇가지 연고의 경우에는 효과의 증진을 위하여 연고도포와 함께
심부온열요법을 실시하기도 합니다.
이명래 고약을 죽여버린 지난 세월은 스테로이드 연고의 신속함과 편리함에
도취되어 더욱 큰 질환을 불러들인 그런 시간들이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증상을 덮어버리는 외용제가 아니라 증상을 치료하는 외용제가
절실히 필요한 시대가 되었습니다.
물론 외용제 만으로 모든 질환이 다 치료될 수 있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하지만 탕약으로 내치를 하고 그 탕약의 작용을 더욱 도와줄 수 있는
외용제로 외치를 한다면 질병의 치료는 더욱 빨라질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잊혀진 한방연고에 대한 한의사들의 절실한 연구가 더욱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 또한 그런 노력을 앞으로도 더욱 기울일 것이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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