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산섬 제주도는 큰 섬이다. 섬을 한바퀴 도는 데 하루이틀이면 족하다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이는 제주의 깊은 속내를 도통 모르는 경우다. 장중한 한라산 그늘 아래 숱한 사연 간직한 오름이 이어지고, 해안선 굽이마다 순백의 비치와 주상절리 절경이 펼쳐진다. 제주로 떠나는 여름휴가. 섬전체를 여유를 두고 속속들이 느낄 수 있다면 좋으련만 결코 일정이 간단치는 않다. 이런 여정은 어떨까? 한라산에 올라 등산의 묘미를 맛보거나, 오름 능선 밟으며 초록의 융단과도 같은 제주의 들녘을 감상해보자. 등산과 오름 트레킹으로 흘린땀은 물맞이 폭포수로 씻어내고, 순백의 모랫길 펼쳐진 푸르른 바다가 그리우면 바닷속으로 뛰어들어 다이빙과 스노클링 삼매경에도 풍덩 빠져 든다…. 제주에서만이 누릴 수 있는 환상의 여정이 펼쳐진다. ◈오름 기행 & 물맞이 폭포
아부 오름 정상 올라서면 거대 분화구에 감탄 절로 원앙-소정방 폭포 아래선 자연샤워로 세상 시름 싹 제주의 아름다움을 얘기할 때 빼놓지 않는 것이 바로 오름(기생화산)이다. 제주에는 한라산을 중심으로 크고작은 오름이 대략 370여개 흩어져 있다. 그중 아름다운 경관이며 접근성을 따졌을때 제주 토박이들은 선뜻 북제주군 구좌읍 송당리에 자리한 '아부(앞)오름'을 추천한다. 아부오름(301.4m)은 정상 부근에 산굼부리나 백록담처럼 움푹패인 원형의 분화구(바깥둘레 1400m, 바닥둘레 500m, 화구깊이 78m) 가 있어 신비감을 더한다. 오르는 길은 수월한 편이다. 구좌읍 송당∼대천간 도로(1112번도로) 건영목장입구에서 삼나무가 근사하게 심어진 목장길을 따라 남동쪽으로 약 800m 가다가 비포장도로로 조금만 들어서면 오름의 동사면이 나선다. 들풀을 감상하며 10여분, 더운 기운이 턱밑에 차고 등에 땀이 꼽꼽이 밸 즈음 정상부를 넘나드는 상큼한 바람이 반긴다. 정상에서면 눈아래 펼쳐지는 거대 분화구에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분화구 건너편으로 한무리의 말떼가 풀을 뜯고 있는 모습도 목가적이다. 이밖에도 제주에는 오름 뒤로 달이 떠오른다는 다랑쉬오름, 다랑쉬의 동생격인 아끈(작은)다랑쉬오름, 여인의 젖가슴 처럼 유려한 곡선미가 압권으로 사진작가 김영갑씨가 극찬한 용눈이오름 등 저마다 아름다운 속내를 지니고 있는 다양한 오름이 흩어져 있다. 한편 북제주군 조천읍 교래리 정석비행장 인근은 제주 최고의 오름 조망 포인트로 꼽힌다. 한라산을 중심으로 거친오름, 체오름, 거슨새미, 다랑쉬, 아부오름, 백약이오름, 좌보미오름 등 스물댓군데의 오름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오름에 오르느라 땀을 뺐다면 이제는 이를 씻을 차례. 제주에는 바다 말고도 더위를 싹 가시게 할 명소가 있다. '수락폭포(물맞이 폭포)'가 그것이다. 현무암속에서 분출되는 용천폭포수에 온몸을 맡기는 순간 짜릿한 전율감에 더위는 간데 없다. 제주의 대표적 '물맞이 폭포'로는 서귀포 돈내코계곡의 '원앙폭포'와 정방폭포 인근 '소정방 폭포'를 꼽을 수 있다. ◇ 소정방 폭포
▶돈내코계곡 '원앙폭포'=제주도에서 드물게 일년 내내 물이 흐르는 하천인 서귀포 돈내코는 한라산 백록담에서 발원한 동산벌른내와 서산벌른내가 산록도로의 동쪽 끝지점인 제7산록교 아래에서 만나 하나가 된 계곡이다. 계곡 주변에는 아영장과 청소년수련원 등이 있어 여름철 물놀이를 즐기기에 그만이다. 계곡은 환경수 사스레피나무, 구실잣밤나무와 동백나무 등 난대성 상록수가 빽빽하게 들어서 거대한 초록의 원시림을 이루고 있다. 입구에서 원앙폭포까지 이어지는 600m의 아담한 나무산책로는 마치 공룡시대로 들어가는 길목처럼 신비롭기만 하다. 용암이 굳어 만들어진 원앙폭포는 높이가 6m 정도로 그다지 높지는 않지만 두갈래로 쏟아지는 폭포수가 시원스럽기만 하다. 백중날(음력 7월 보름) 원앙폭포 아래서 폭포수를 맞으면 신경통이 사라진다는 속설이 전해져 요즘도 여름철이면 물맞이를 하는 피서객으로 넘쳐난다. 제주시에서 11번도로를 타고 서귀포 방면으로 40여분 달리다 서귀산업고 인근에서 이정표를 따라 가면 나선다. ▶서귀포 '소정방 폭포'=서귀포시 동흥동 바닷가에 자리한 소정방폭포 또한 제주의 대표적 물맞이 명소. 천지연, 천제연과 더불어 제주도내 3대 폭포중의 하나인 '정방폭포' 인근에 위치하고 있으며, 7m 높이의 물줄기가 해안 바윗돌에 세차게 부딪힌 뒤 바닷속으로 빨려들어간다. 소정방 폭포는 시원 둔탁한 물마사지가 신경통에 곧잘 듣는다해서 여름철이면 '아주머니 부대'들이 대거 찾고, 가족단위 피서객도 줄을 잇는다. 서귀포 정방폭포에서 300m, 파라다이스호텔 옆 산책로 지척에 자리하고 있다.
◈연인들의 명소
▶제주 러브 랜드(제주시 연동)=제주의 새로운 볼거리로 떠오른 공간이다. 제주시에서 '1100도로'를 따라 달리다 보면 만나는 도깨비도로 지척에 지난해 문을 연 조각 공원. 인간의 주요 화두이기도 한 '성'(性)을 예술 작품을 통해 공개적으로 담론화시키려는 장소이다. 때문에 제주에서 유일하게 미성년자 입장 불가 공원이다. 입구에 들어서면 다양한 성행위 체위를 묘사한 조각품들이 즐비하다. 전체 면적 1만2000평 규모의 부지 중 9000평에 80여점의 작품이 전시돼 있다. 작품도 수준급이다. 원장 정안수씨(부산교대 교수)가 홍익대 미대 대학원생 25명과 함께 2년여를 공들여 작품 준비를 했고, 지금도 쉼없이 새 작품을 만들어 내고 있다. 부지 모양도 남성의 성기모양으로 잘라 터를 얻었을만큼 처음부터 작심하고 문을 열었다. 신혼부부, 연인은 물론 중년층에게도 인기 있고, 화려한 조명이 켜지는 밤에는 야간 데이트 명소로도 통한다. 오전 9시~밤 12시까지 문을 연다. (064)712-6988 ▶섭지코지 '올인 하우스'=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드라마 '올인'에서 인하(이병헌)와 수연(송혜교)이 푸른 바다를 배경으로 열연한 남제주군 성산읍 해변가 섭지코지에 최근 볼거리 하나가 추가 됐다. '올인 하우스'라 이름붙여진 이 곳은 남제주군과 '올인' 제작사 초록뱀미디어가 공동 투자해, 최근 문을 연 드라마 하우스. 2003년 드라마 종영후 성당세트가 인기 관광코스 였지만 그해 9월 불어닥친 태풍 '매미' 여파로 세트장이 파괴됐던 것을 확대 복원한 것. 아담한 벽돌구조의 '올인 하우스'는 250평 대지위에 지상 1층, 지하 2층 규모. 1층 전시관에는 대본, 의상, 포커 카드 등 드라마 촬영 당시의 소품과 메이킹 필름들이 전시됐고 한켠에는 미국 로스앤젤레스, 그랜드 캐년 등 해외 촬영지의 모습을 작은 화면속에서 쉼없이 토해내고 있다. 오르골, 카지노 테이블 등 드라마 속 상징물도 곳곳에 배치해 안방 극장의 추억을 현실 세계로 고스란히 옮겨놓았다. 또 오르골 왼편에는 애틋한 사랑과 운명을 상징하던 작은 성당 예식장인 '웨딩 채플'이 그대로 재현됐다. 이곳은 특히 일본인 관광객들이 즐겨 찾는가 하면 실제 결혼식도 올리는 명소로 자리잡았다.
◈여행메모 ▶맛집=남제주군 안덕면 대평포구 인근 '해녀횟집(064-738-6510)'은 제주 토박이들이 즐겨 찾는 횟집이고, 서귀포 천지동 '신주식당(064-732-6979)'은 얼큰한 오분작이 뚝배기가 별미. 제주시내 '어장군'(064-744-2258)은 소문난 갈치구이, 고등어조림집이다. 제주시 용담동 해변도로변 해옥(064-712-0118)은 도미머리지리가 그만. 북제주군 조천읍 정석비행장 인근 '오름풍경'(064-784-4381)에선 토종닭샤브샤브와 전복회를 곁들인 코스요리를 맛볼 수 있다.
▶제주 알뜰 쇼핑= 제주도 여행의 실속 코스는 면세점 쇼핑. 굳이 외국을 나가지 않아도 내국인면세점에서 유명 브랜드 상품을 시중가보다 20∼50%까지 저렴하게 쇼핑할 수 있다. 오키나와와 더불어 전세계에 단 두 곳뿐인 내국인 전용점. 인터넷 면세점(www.jdcdutyfree.com) 이용도 가능하다. 1회 35만원(300달러), 연간 4회 이용이 가능하다. 제주 공항 국내선 2층, 제주항 2부두와 6부두, 성산포부두에 위치하고 있다.
▶제주 여행에 알아두면 편리한 전화번호=종합관광안내소(공항 064-742-8866, 제주항 064-758-7181), 제주도 관광진흥과(064-746-0101), 제주도 관광협회(064-742-8861), 항공사(대한항공 1588-2001, 아시아나 항공 1588-8000), 여객선(제주 064-757-0117, 서귀포 064-733-0117), 시외버스터미널(제주 064-753-1153, 서귀포 064-762-3248), 자동차대여업체조합(렌트카 064-746-2294), 제주도택시운송사업조합(064-722-0274), 제주도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064-744-2793)
발췌:스포츠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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