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생기발랄하고 귀여웠던 그녀.
이제는 젊어지는 것이 아닌 아름답게 늙어가는 것을 택한 그녀.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의 여주인공 배우 줄리 앤드류스의 이야기입니다.
'별들의 전쟁터' 라는 브로드웨이에서도 빛이 났던 영국출신의 뮤지컬배우 줄리 앤드류스,
그녀가 더욱 눈부셨던 이유는 뛰어난 가창력과 연기력 때문이었다.
<마이 페어 레이디> 의 주연배우 엘라이제 역으로 활발한 뮤지컬 활동을 하고 있을 때, 연일 흥행 신기록을 세울 정도로 높은 인기를 누렸던 <마이 페어 레이디> 는 결국 영화로까지 만들어지기 이른다. 영화 <마이 페어 레이디> 의 여 주인공으로는 단연 줄리 앤드류스가 1순위로 예상되었지만 <마이 페어 레이디> 제작사 쪽의 생각은 달랐다. 아무리 줄리가 뮤지컬로 큰 성공을 거뒀다고 해도 줄리 앤드류스는 할리우드가 알아주는 스타파워를 소유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결국 줄리는 그토록 사랑했던 작품인 <마이 페어 레이디> 를 햅번에게 빼앗겼다. (물론, 햅번은 <마이 페어 레이디> 를 성공으로 이끌었을 뿐 아니라 줄리와는 또 다른 캐릭터를 창조시키는 등 큰 성과를 거뒀다. 다만 햅번은 가창력이 부족했기 때문에 뮤지컬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목소리는 모두 대역을 쓸 수 밖에 없었다고 전해진다.)
줄리 앤드류스 - Try To Remember
(클릭하면 줄리 앤드류스가 부른 Try To Remember를 들으실 수 있습니다.)
<마이 페어 레이디> 의 주연자리를 놓친 줄리는 2순위로 밀어두고 있던 영화 <메리 포핀스> 로 할리우드 행을 결정한다. 줄리는 <마이 페어 레이디> 의 실패를 또 다시 재현하고 싶지는 않았다. 줄리는 <메리 포핀스> 를 성공시키기 위해 악착같이 연기했다. 이미 줄리의 꿈은 브로드웨이를 넘어 세계 영화의 중심지 '할리우드' 를 향해 달려가고 있었던 것이다. 여주인공을 맡았던 '줄리 앤드류스' 의 이름이 언론을 떠들썩하게 만들기 시작했다. 연일 이 대단한 여배우를 집중 조명했고 줄리는 이렇게 할리우드 데뷔를 성공적으로 이끌어냈다.
<메리 포핀스> 는 오스카 13개 부문에 노미네이트 되었고 음악상을 비롯해 5개의 상을 수상했다. 그 중 줄리에게 가장 영광스러운 상은 아마 '여우주연상' 이었을 것. 할리우드에 갓 데뷔한 배우가 한번에 오스카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며 세계를 발칵 뒤집어 놓았다. 줄리는 이 외에도 골든 글러브, 영국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까지 휩쓰는 기염을 토했다.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 (1965)' 中
<메리 포핀스>를 성공으로 이끈 1년 뒤, 줄리 앤드류스의 배우 인생에 가장 큰 영광을 가져다 줄 영화가 탄생한다.
바로 뮤지컬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 이다. 이 영화는 줄리 앤드류스가 지니고 있는 최상의 가치를 마음껏 뽑아내 준 작품이었다.
당시 극 중 마리아의 나이가 20살이었던 것에 반해 줄리의 나이는 30세였다. 젊고 생기발랄한 마리아를 표현해 내기 위해서 줄리의 피나는 노력이 수반되어야 하는 상황이던 것이다. "너무 나이 든 것 아니냐" 는 일각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줄리는 폭발적인 가창력으로 영화 전반을 휘어잡았고 영화의 이미지를 온전히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데 성공한다. 90년대 초반까지 '전 세계에서 가장 수익을 많이 올리는 영화' 50위권 안에 꾸준히 그 이름을 올렸을 정도로 대 히트를 친 <사운드 오브 뮤직> 은 아카데미 10개 부문에 노미네이트 됐고 5개 상을 수상하는 위엄을 떨쳤으나 정작 주인공인 줄리는 여우주연상을 수상하지 못했다. 이유는 1년 전 여우주연상을 수상했기 때문이라고 하니 때론 그 유명한 오스카의 공평성도 답답한 때가 있는 모양이다.
사운드 오브 뮤직 - 도레미송
앤 해서웨이(왼쪽), 줄리 앤드류스(가운데)
이렇듯 뮤지컬 배우로서 활발한 활동을 지속하고 있던 줄리에게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 전해진다. 바로 '성대결절' 이었다.
뮤지컬 <빅터/빅토리아> 의 강행군 속에서 결국 목이 견뎌내지 못하고 일이 터진 것이다. 줄리는 급하게 병원을 찾아 수술을 받았지만 성대 결절 수술 후 그녀는 노래를 부를 수 없는 상태가 되고 말았다. 성대결절 수술 후유증으로 인해 자신의 본래 목소리를 되찾을 수 없게 된 것이었다. 이후 수술을 집도한 뉴욕의 의료진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해 60만 파운드(약 11억원)의 합의금을 받기도 한다. 하지만 한 평생을 노래와 함께 했던 줄리에게는 그것은 전혀 위로가 될 수 없었다. 다른 어떤 것도. 목소리의 상실은 곧 줄리의 종말과도 같은 뜻이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줄리는 포기하지 않았다. 그녀는 "노래를 할 수 있는 선물을 잃어버린 것은 대단한 절망이지만, 비슷한 상황에 놓여있는 수 많은 사람들 중 하나에 불과하다." 라며 자신을 위로했고 곧 또 다른 인생을 설계한다. 줄리는 아동 출판 쪽에 손을 대 큰 성공을 했고 봉사활동과 에이즈 퇴치 운동을 통해서 영국 작위를 수여받는 영광을 안았다. 그 뿐 아니라. 2004년 그녀는 <슈렉 2> 에서 왕비 목소리를 맡았고 <프린세스 다이어리2> 에서도 역시 왕비 역을 맡아 <Your crowning glory> 라는 노래까지 직접 불렀다. 비록 <사운드 오브 뮤직> 에서 보여줬던 그 폭발적인 가창력은 아니었다. 자신이 낼 수 있는 1옥타브의 영역 안에서...
줄리 앤드류스 - 에델바이스(Edelweiss)
줄리 앤드류스는 노래할 때 가장 아름답다. 누가 봐도 그렇다........
항상 자신이 서 있는 위치에서 변함없는 열정과 노력으로 끊임없는 도전을 하고 있는 '줄리 앤드류스' .
그런 그녀가 멋지지만 팬으로서는 그저 안타까울 뿐. 그녀가 성대 결절 수술을 하지 않았으면 어땠을까?
혹은 성대 결절 수술에서 실패하지 않았더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