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정체성 찾기' 시도 높이 살 만
오페라 '백록담' 재공연…음악계 창작곡 발표
국제관악제 운영 미숙…오페라 기획단 좌절도
2003년도 제주 음악.무용계의 뉴스 포커스는 ‘제주의 정체성 찾기’였다.
제주시향과 제주시립합창단은 ‘제주의 소리 찾기’를 주요 사업으로 공표하고 창작곡 발표에 앞장섰다. ‘제주의 소리’ 첫 시리즈로 ‘제주민요합창곡’을 공연했고 홍요섭의 교향시 ‘섬’과 김동주의 ‘이어도 환상곡’을 잇달아 발표했다.
지난해 초연된 제주창작 오페라 ‘백록담’의 재공연은 그 자체가 뉴스였다. 초연 때보다 제주어 사용을 높이고 아리아 합창곡을 보완했다. 하지만 극적인 변화가 모호한 작품 줄거리는 그대로여서 기대만큼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제3회 탐라전국합창축제와 제8회 제주국제관악제에서도 제주 소재 창작곡이 발표됐다. 창작합창곡 7곡이 선보였고 관악제 위촉곡인 이교숙의 ‘제주이야기 Ⅰ.Ⅱ’가 초연됐다. 시민밴드 한라윈드앙상블도 창작 발표에 합류했다. 유망한 제주 출신 재일동포 3세 작곡가 고창수씨와 박수현씨를 발굴, 관악곡 2곡을 선조의 고향에서 초연했다.
제주국제관악제는 관악의 저변확대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으나 프로그램 기획과 축제 운영 전반은 여전히 ‘동네잔치’ 수준을 벗어나지 못했다.
한국문화관광정책연구원은 현장 실사 보고서에서 △예술감독제 도입 및 전문기획인력 확충 △집행부 역할의 세분화 및 무대 진행자의 전문교육 등을 개선사항으로 제시한 바 있다.
제주국제관악제 개최 환경도 개선됐다. 제주국제관악제조직위는 제주페스티벌밴드를 상설밴드로 만들었고 축제 사무국과 축제 전담팀을 명시한 ‘운영세칙’을 제정했다.
30, 40대 음악인들의 독주회도 눈에 띄었다. 문성집(플루트), 고동익(트롬본), 박광식.장선경(바이올린), 정용택.장호진(성악), 임대흥(클라리넷)씨가 그들이다. 유명음악인의 제주공연도 잇따랐다. 김대진.서혜경.문익주(피아노), 조영창.양성원(첼로), 강동석(바이올린), 신영옥(성악)씨 등이 다녀갔다. 조수미씨도 오는 31일 송년 공연을 준비하고 있다.
무용계에서는 제주도립예술단의 활동이 두드러졌다. 예술단은 제주형 작품 개발 원년임을 선언하고 ‘해녀춤’, ‘허벅놀이’, ‘오색조’ 등을 개발했다. 이것은 제주 출신 중견 한국무용가 양성옥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를 제3대 민속무용단 안무자로 맞음으로써 가능했다. 2005년 전국무용제의 제주 유치는 침체된 지역무용계 활력을 불어넣어 주었다.
그러나 도립예술단의 오페라 기획단 신설은 제주도의회 문턱에서 좌절됐다. 공론화 과정을 거치지 않은 데다 지역문화예술계로부터 지지를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문화예술계에서는 오페라단 신설보다 종합기획단 신설이 더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연극계 뉴스로는 △제12회 소극장 연극축제 개최 △극단 ‘목화’(대표 오태석)의 제주방언 4.3 연극 ‘앞산아 당겨라 오금아 밀어라’ 공연 △뮤지컬 ‘블루사이공’ 공연 등을 꼽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