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도와 하나님의 열심
최현서목사(한국침례신학대학교 전대학원장, 명예교수)
한 목사님은 <하나님의 열심>이란 설교집을 내고 30년 가까운 세월을 하나님의 뜻을 따라 목회하기를 소원한 분이 있다. 그 목사님은 은퇴하여 원로목사님이 되셨는데 그 당시에 발행한 성경인물 설교집을 다시 출판하면서 끝부분에 자신이 긴 시간을 지나오면서 얻게 된 깨달음을 짧게 덧붙이고 있다. 그 책을 쓴 박영선 목사님은 “지금 이후로 영원히...만군의 여호와의 열심이 이를 이루리라(시9:7)”는 말씀을 통해 젊은 시절 목회의 초점을 ‘하나님의 열심’에 두게 되었다. 그가 깨달은 것은 신앙을 명분이나 문제 해결책 정도로 만족해 버리려는 우리에게 하나님은 생각하게 하시고 고민하게 하셔서 하나님 당신이 원하시는 수준까지 이르게 하신다는 것이다. 나를 향한 하나님의 열심을 깨닫게 되면서 그는 성경의 인물들은 믿음의 영웅이 아니라 하나님이 누구시며 어떻게 일하시나를 드러내는 역사 속 증인들이였다는 것을 발견한다.
예수님은 우리에게 전도해야 할 증인의 사명을 주셨다(행1:8). 우리와 함께 하시는 임마누엘 예수님(마1:23)은 우리에게 성령의 권능을 받게 하시고, 그의 증인이 되길 원하신다. <하나님나라 관점으로 성경 꿰뚫기>로 성경통독을 하게 한 보언 로버츠목사는 성경의 거대한 맥을 하나님나라 관점으로 읽게 한 분이다. 그는 하나님나라는 에덴동산에서 출발하여, 인간의 타락으로 하나님의 나라가 무너지고, 하나님의 나라의 회복을 약속하셨고, 구약을 통해 부분적으로 회복했으나, 선지자들이 예언한 하나님의 나라가 예수그리스도를 통해 임하셨다. 예수님은 승천하시면서 하나님나라의 복음을 전파하라고 분부하셨고, 다시 오시는 그리스도를 통해 하나님의 나라가 완성된다. 전도는 하나님이 하나님 나라를 이루어가는데 그의 백성에게 부탁하신 소원이며 그의 백성들에게는 하나님이 주시는 비전이다(빌2:13). 하나님의 열심은 우리를 하나님의 백성으로 삼아주시고, 그의 비전을 심어주셨다(요1:12, 창12:2, 출6;7). 하나님이 그의 백성들을 구원하시려는 끈질긴 열심을 생각할 때마다 행복하고 감사하다.
노방전도를 하다 보면 전도지를 받는 사람들의 여러 가지 반응을 보게 된다. 요즈음은 교회들이 전도지만 주지 않고 마스크전도, 건빵전도, 물티슈전도 등을 하기에 대화할 접촉점이 넓어지고 있으나 그래도 받는 자세들이 대개 네 가지가 있다. 전도지를 순수하게 받는 사람, 조금 망설이다가 받는 사람, 무관심한 자세를 가지는 사람 그리고 얼굴을 사납게 하거나 화를 내는 사람이 있다.
전도훈련 중에 불손한 사람이 전도지를 받지 않으면서, 의도적으로 모욕을 주고 화를 내는 사람들을 다루는 방법을 교육한다. 전도대원들이 말로 상처를 받지 않도록 미리 훈련을 시킨다. 전도대원들 중에는 학교와 사회생활을 하면서 바르고 훌륭히 성장해 온 분들이 많이 있기 때문에 미리 마음에 충격이 없도록 교육해야 한다.
전도중에 대화할 기본자세는 인사하는 방법이다. 1) 안녕하십니까? 새영교회에서 나왔습니다. 2) 상대방이 “안믿는다”고 할 때는 영적으로 “나는 구원받고 싶은데 나를 인도할 사람이 없습니다”라고 들어야 한다. 3) 그래도 믿으셔야 합니다. 참 좋습니다. 4) 불교를 다니시니 얼굴이 환하십니다. 좋은 하루 되십시오. 5) (좀 더 심하게 나오면) 나는 윗쪽 아파트에 살아요. 언제 만나요. 좋은 일들이 많으시길 바랍니다.
내가 섬기는 교회는 올해 초부터 감사하게도 파라솔 노방전도를 꾸준히 해오고 있다. 그런데 지난주에 내가 파라솔노방전도를 하다가 불손한 태도로 대하는 남자를 만나는 경험을 하게 되었다. 파라솔 전도팀은 걷기 둘레길에서 시원한 둥글레차 전도를 하고, 나는 남자 집사님과 전도짝이 되어 가까이에 있는 아파트 안에 들어가 전도하게 되었다. 남자 집사님과 잠깐 떨어져 있는 동안에 의자에 않아 있던 한 남자에게 마스크전도지를 전달하려 했다. “왜 둘레길에서 전도해”라고 다짜고짜 거친 말로 항의했고, 전도짝이 오니 상대편이 더 이상 불손한 언사를 중단하고, 공손하게 되었다.
나는 오랜 세월 동안 전도하는 생활을 했기에 수 많은 모욕과 핍박을 경험한 사람이다. 의도적으로 핍박하고 모욕적인 언사를 사용하는 사람을 어떻게 대처하는 방법들을 잘 알고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해 왔다.
그런데 이번은 잠간 동안 노방전도 때에 만났던 불손한 사람의 모습이 나를 불편하게 했다. 수많은 훈련을 받고, 많은 경험을 하고, 이제 나이가 상당이 들었는데도 기대하지 않았던 하대에 불편해하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 이제는 전도에 백전노장이 되어야 하는데 나보다 어린 사람이 하대하는 불손한 말에 마음이 불편했으니 주님께 죄송한 마음을 감출 수가 없었다. 나는 나를 써주시고 나를 향하신 하나님의 열심 앞에 가득한 눈물로 회개하고 다시 나의 태도를 뒤돌라 보게 된다.
이번 주 내내 하나님의 열심에 대한 성경 구절을 묵상한다. 함께 전도하는 교회 “다윗과 사백 명 전도팀원”들에게 간증할 생각을 하니 마음이 행복해지고 감사하다. “내가 하나님의 열심이 너희를 위하여 열심 내노니 내가 너희를 정결한 처녀로 한 남편인 그리스도께 드리려고 중매함이라”(고후11:2).
하나님의 열심이 사도바울을 힘있게 한 것처럼, 위의 성경말씀이 내게 머물면서 힘과 용기를 주시고 기쁨과 감사와 소망을 넘치게 주시는 시간이다.
사도바울은 자신의 전도 경험을 자세히 기록하고 있다. 아마 바울 사도도 전도하다가 자존심이 상할 때 극복하려고 구체적으로 기록하셨을까? 아마 후대의 전도자들을 위해 특히 나 같은 사람들을 위해서도 기록하신 것 같다. 고린도전서에 보면 그리스도의 일꾼으로 전도하다가 많이 힘들었던 일들을 성도들에게 훈장처럼 자세히 알려주고 있다(고전4:9-13).
미국 기독교 역사상 최장기 베스트셀러인 <주님은 나의 최고봉>이란 책은 일백년 전 43세에 소천한 오스왈드 챔버스목사가 최상의 하나님께 나의 최선을 드린다는 주제로 글을 쓴 책이다. 그는 북아프리카의 사막에서 선교사로 생활하면서 인생의 처참함과 궁핍함 속에서도 언제나 넘치는 하나님의 위대한 은혜를 체험했다. 그는 어느날 그토록 찾던 힘과 평안이 바로 예수 그리스도께 있음을 깨달았을 때, 그리고 자신의 죄를 위하여 그리스도께서 보혈을 흘리셨음을 깨닫았을 때, 그는 엄청난 변화를 체험하게 되었다. 그는 그때를 회상하면서 “말로 형언할 수 없는 빛나는 자유함을 얻는 순간”이었다고 전했다. 그는 구원을 받은 후에 ‘최고의 하나님께 나의 최선을 드립니다’라는 고백과 태도로 살아갔다. 그는 그를 행하신 하나님의 열심을 깨닫게 되면서 하나님의 위대하심을 알게 되고 믿음의 수준을 하나님이 원하시는 수준까지 높이고 있다.
사도바울은 구원받은 후에 그의 삶이 하나님의 열심 안에 있는 것을 보게 된다(고후11:2). 그는 하나님이 자신과 같은 사람에게 하나님이 이루시고자 하는 목적에 따라 그에게 전도의 사명을 주신 것을 감사하며 감당하고 있다. 그는 자신을 ‘죄인 중에 내가 괴수’라고 고백했다(딤전1:15). 사도바울은 자기를 사랑하시는 하나님의 열심 앞에 이렇게 말하고 있다. 내가 목사 안수를 받을 때 주례목사님이셨던 고김충기 목사님이 설교 본문으로 택하신 내용이다(행20:24) “내가 달려갈 길과 주 예수께 받은 사명 곧 하나님의 은혜의 복음을 증언하는 일을 마치려 함에는 나의 생명조차도 귀한 것으로 여기지 아니하노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