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네는 인상파를 이야기할 때 가장 먼저 이야기되는 화가이지요. 우선 인상파라는 용어가 모네의 작품 '인상, 해돋이 풍경'에서 나온데다가 인상파 화가들 중에서도 가장 집요하게 인상파의 주제에 천착한 화가이기 때문이지요.
그는 평생 변화하는 빛의 아름다움에 매료되어 원형미보다는 순간순간 변화하는 찰나의 아름다움을 화폭에 담으려 노력했습니다. 그는 낟가리, 성당, 포플러 연작들을 통해 빛의 변화에 따라 순간순간 옷을 갈아입는 사물의 아름다움을 표현하였습니다. 특히 수련하면 모네를 생각할 정도로 수련 연작으로 굉장히 유명하지요. 수련 연작은 미래의 추상화가들에게 영감을 준 것으로 이야기되기도 합니다.
이번 주에 소개할 이 작품은 1875년에 그의 아내 까미유를 그린 것입니다. 그의 작품은 물론이고 다른 인상파 화가들의 그림에도 까미유는 등장하는데요, 특히 이 그림은 빛과 바람에 의해 그 아름다움이 더욱 빛나는 순간을 보여주는 듯합니다. 화가의 아내에 대한 사랑이 작품을 감싸 도는 느낌을 줍니다. 하지만, 까미유는 모네가 가장 힘들던 시절 1879년 출산후 몸이 쇠약해져 죽고 말았답니다. 당시 모네는 물감이 없어 그림을 못 그릴 정도였다는 군요.
저는 어렸을 때부터 하도 미술시간에 그림을 못 그린다고 혼나서 그림 그리는 걸 굉장히 싫어합니다. 하지만, 그림을 그리고 싶다는 생각이 불현듯 드는 순간이 있어요. 언제나 이쁘고 사랑스럽지만, 우연히 스쳐가는 한 순간 제 여자친구가 더욱 아름답고 사랑스러워 보이는 그런 순간. 눈부시다는 생각이 드는 그런 순간을 그림으로 남겨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거든요. 그리고 그럴 때 화가들이 무척 부러워집니다. 다른 어떤 매체보다 자신의 느낌과 정서를 강하게 표현할 수 있는 매체라는 생각도 들구요.
오늘은 바이런의 '그녀는 아름답게 걷는다'는 시의 일부로 그림 이야기를 접을까 합니다.
'그늘이 조금 더 많거나, 빛이 조금 덜 했다면,
새까만 머릿단에서 물결치고,
그녀의 얼굴에서 부드럽게 빛나는
표현할 길 없는 그 우아함은 반은 해쳤으리;
그녀의 얼굴에 떠오른 잔잔하고 부드러운 생각은
그 거처가 얼마나 순결하고, 얼마나 사랑스러운가를 나타낸다.
너무도 부드럽고 고요하나 많은 것을 드러내는
저 뺨과 저 이마 위의
마음을 사로잡는 미소, 빛나는 얼굴색은,
말해준다. 선하게 보낸 세월과,
지상의 모든 것과 화합하는 마음과,
순결하게 사랑하는 심장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