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 시대, 교회는 어떻게 극복할까 "
3일 현재 국제유가가 1배럴당 144달러를 넘어선 '초고유가 시대', 교회도 예외가 아니다.
날로 치솟는 유가에 성당 관리비 문제로 부담을 느낀 교회공동체 또한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석유'로 상징되는 화석연료에 의존하는 시대는 이제 더 이상 지속가능하지 않다는 명제가 현실감 있게
다가온다. 아직은 미미하지만, 고유가를 극복하려는 교회의 시도는 생태사도직과 맞물려 하나의
물결로 흘러들고 있다.
'늘 소박하게'(천주교 창조보전전국모임)나 '즐거운 불편'(서울대교구) 운동 등 실천캠페인에도
크게 움직이지 않던 교회는 유류비 절감과 함께 '초록교회'로 나가기 위해 심혈을 쏟고 있다.
#조명 'LED 전구'로 교체
3일 서울대교구 목3동본당(주임 백광진 신부)을 찾았다. 2005년 12월 23일 정부 지원을 받아
30kw 짜리 태양광 발전 시스템을 갖춘 목3동 공동체는 최근 성전은 물론 교육관, 주차장,
야외 가로등까지 몽땅 최신 조명기구인 '발광 다이오드(LED) 전구'로 교체했다.
기존 조명기기를 LED로 1050개나 다 교체하려니 성전 신축, 혹은 고쳐짓기(리모델링)를
했을 때에 비하면, 두 배나 설치비(1억7000만 원)가 많이 들어갔지만 공동체에는 훨씬 큰 이익을 안겨줬다.
지난달 말 성전 내 LED 교체 이후 한달 만에 3200kw나 절감, 전체 소비전력 1만8000kw의
17.8%를 줄였다. 지난 6월 말 성당과 교육관 전체 교체공사가 끝나 향후 매달 70~80%의
전력 절감효과를 내다보고 있다. 기존 백열전구에 비해 소비전력은 5분의 1 수준에 불과하고
수명은 100배에 달할 뿐 아니라 형광등 특유의 눈부심 현상이 없어 시력보호에도 탁월,
어르신들에게서 호평을 받고 있다.
4~5년 뒤면 초기투자비를 회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여 '한 가구 한 등 봉헌' 운동을 통해
LED로 바꾼 게 아깝지 않다. 국내에서 건축물 안팎 조명기구를 LED로 교체한 사례는
전무하다시피해 목3동성당은 국내는 물론 일본 등 해외에서도 '시범사업 견학' 코스가 됐다.
이같은 전력 절감효과가 전해지자 서울 명일동본당 등 일부 본당에서 LED전구로 교체하는
문제를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
조경현(바오로, 53) 목3동본당 총회장은 "초기투자비가 많이 들어 일부에선 꺼렸지만
미래세대에 비싼 에너지 가격을 부담시키지 않도록 누군가는 꼭 해야할 일이었다"며
"신축이나 고쳐짓기를 하는 성당이라면 LED전구 교체는 한번쯤 고려해 볼만하다"고 권했다.
#지나친 석유문명 의존 경종
지난 6월 19일 대신학교 사무처장 회의에서도 '에너지 절감'은 현안으로 떠올랐다. 이날 회의에선
수원가톨릭대(총장 방상만 신부)가 2005년 '지열시스템'을 도입, 연간 5000만 원에 이르는
유류비를 절감하고 있다는 보고가 화제가 됐다. 지열 시스템 도입 이전엔 애덕관 및 신덕관을
제외한 모든 건물에 하루 4시간 냉ㆍ난방과 온수를 제공했을 때 연간 1억5000만 원이나 들었지만,
지금은 같은 건축물에 하루 22시간 냉ㆍ난방에 24시간 온수를 제공해도 유류비는 1억 원으로
대폭 줄었다는 것.
이에 따라 수원가대는 신축 예정인 도서관과 평생교육원에도 지열 시스템을 도입할 것으로
전해졌다. 지열 시스템은 2004년 영원한 도움의 성모수도회 서울 정릉3동 총원에도 도입돼
이미 에너지 절감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또 이날 회의에선 △태양열을 이용한 온수로 난방에 활용하는 사례도 보고됐고
△도시가스로 온수를 쓰고 나아가 난방으로까지 활용하려는 신학교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청주교구도 신축 중인 새 교구청사 냉난방에 지열시스템을 도입, 에너지관리공단에서
시설비 50%를 지원받아 총 7억 원을 들여 시공에 나섰다.
조대현(서울대교구 환경사목위원회 위원장) 신부는 "고유가는 근본적으로 석유문명에
대한 지나친 의존에 경종을 울리고 에너지 절약문제에 대한 교회의 생태적 고민을 불러오고 있다"며
"교회에서도 이젠 태양광 발전이나 LED전구 교체, 중수시스템 도입 등을 통해 에너지 절약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세택 기자
이힘 기자
첫댓글 어제 '비전'에 관한 책 "full steam ahead'에 1800년대 산업혁명이야기가 나와서 아 석탄을 사용한 것 즉 탄소연료를 사용한 것이 200년전이구나 알게 되었죠. 200년동안 사용한 댓가가 지금의 환경문제로 왔구나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