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만화영화의 진수를 보여준다.
정작 2차대전을 일으킨 나라이지만 전쟁에서 비롯된 슬픔을 섬세하게 만화는 묘사하고 있다. 미국의 공습보다도 더 사람들의 무관심과 아무도 도와주지 않음이 전쟁고아가 된 오누이의 비극적인 결말로 몰아간다.
엄마를 사랑을 잃어버린 4살박이 여아의 응얼거림과 단순함은 비극적인 영화의 분위기를 한층 더 슬프게 만든다.
빗방울의 번짐, 죽음을 암시하는 반딧불의 빛, 환청, 슬픔을 암시하는 아이의 유쾌한 웃음소리, 잔잔하게 지나칠 수 있는 모습을 만화는 놓치고 있지 않다.
전쟁보다 더 비참함이 대한민국에서 발생하였다. 졸지에 고아가 된 아이들, 졸지에 3대를 잃은 이, 정말 믿기지 않은 일이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것이다.
이들의 생활이 앞으로 얼마나 고통스러울지 나는 짐작하지 못한다. 다만 짐작할 수 있는 것은 분명 그들에게 가장 중요한 삶의 목표가 없어졌을 거란 생각을 해본다.
근래, 나는 부쩍 죽음이라는 것을 생각해 볼 수 있었다.
그리고 우리에게 정작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라는 생각도 하게 되었다.
만화가 끝날 때 자리를 비웠던 아내가 눈물을 훔치면서 들어왔다. 나는 비로소 깨달았다.
행복하기 위하여 사는 것이고 사랑하기 위하여 사는 것이라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