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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섭이 다같이 외우게 한 것을 엮음Kāśyapa samgitī stura迦葉結經(가섭결경)
이와 같이 들었다.
한때 행복을 주시는 분(스승)bhagavat께서 완전한 고요함parinirvāna滅度(멸도)에 드신지 그리 오래 되지 않았는데 아라한arahat羅漢(나한)들이 모두 모여 생각을 말(의논)하고 있었다. 그때는 가르침經藏(경장)과 조심해야할 것法律(법률) 같은 여러 생각이 하나로 다듬어져 모여지지結集(결집) 않았다. 그들은 각기 마음속으로 다음과 같이 생각했다.
‘우리들은 이미 해야 할 일을 다 했고 마주한 것에 헷갈림ṣaḍ-viṣaya塵勞(진로)의 산을 넘었으며 하고 싶은 것에 목마름渴愛(갈애)에서 벗어났다. 모든 슬기를 가진 분sarvajña一切智(일체지)이신 해(태양)와 같은 깨달은 분이시자 하늘 가운데 하늘天中天(천중천)께서 갑자기 눈에 보이지 않으시니 이 몸을 움직여 지키고 기르는保養(보양) 우리들이 싫어서 지금 완전한 열반般泥洹(반니원)에 드셨구나.’ 그리고는 곧바로 노래偈頌를 읊었다.
어리석은 사람의 연못과
건너기 어려운 깊이 사랑함恩愛(은애)의 바다를 넘어서
세상에서 병들고 늙고
나고 죽는 수레바퀴를 부셔버렸네.
모든 것에 끊임없이 매달리는 것을 보면
몸은 마치 독사가 든 광주리와 같으니
우리는 반드시 완전히 불 꺼진 고요함에 들어滅度(멸도)
등불이 꺼지듯 마음意(생각)을 맑고 깨끗이 하세.
이때 헤아릴 수 없는 수無數千(무수천)의 아라한들이 각자 마음속으로 기뻐하며 바위산이나 강가 샘가 바다가까이(해안)의 절벽 같은 곳에서 완전히 불 꺼진 고요함에 들어 깊이 하고자하는 모든 것을 사랑함을 그치니 마치 등불이 한순간 갑자기 사라지는 것과 같았다. 이때 헤아릴 수 없는 수의 아라한들은 모두 완전히 불 꺼진 고요함에 들었다.
하늘 사람deva天人(천인)이 허공에 머물며 큰 꺄샤빠Maha Kāśyapa大迦葉(대가섭)에게 말했다.
“지금 참사람眞人(진인=붓다)께서 완전히 불 꺼진 고요함에 들어 편안함에 이르렀습니다.”
이어서 하늘 사람deva天人이 노래(게송)를 읊었다.
행복을 주시는 분(스승)의 목소리를 들어
오랫동안 마음에 걸림이 없었는데
지금 이미 떠나시어
붓다께서는 어지러운 생각垢을 없애 편안함에 드셨네.
많은 무리를 이끄시는 우두머리로서
마음보기dhyana(선정)와 슬기prajna智慧를 떠나면
한순간 어리석음의 깊은 어둠에 빠져
이롭게 흐르고 있는 것dharma gusala法德(법덕)의 빛을 볼수 없게 되었네.
이 노래를 듣고 큰 가섭은 마음속으로 생각했다.
‘하늘 사람(천인)의 말이 시원하네! 이 세상은 오래지 않아 다시 깊은 어둠에 빠질 것이다. 그때가 오면 어떻게 할 것인가?’
이윽고 스스로 생각했다.
‘이제야 알겠구나. 지금 뜻을 모아 꼭 말씀하신 가르침과 조심해야할 것經律(경률)을 챙겨서 모아야(결집)겠다. 모든 흐르고 있는 것法을 가르쳐 바꾸는 일法化(교화)은 살아있는 것 모두를 가엾게 여기기 때문에 세상을 편안하고 즐겁게 하려는 것이다. 왜냐? 행복을 주시는 분께서는 헤아릴 수 없는 길고 긴 아주 오랜 세월kalpa(겁) 동안 몸으로 옮겨 많은 어짊을 쌓으셨고 힘들게 애쓰심이 헤아리기 어려운 가운데도 모두가 세상을 편안하게 하시려고 했기 때문이다. 지켜야할 조심할 것法律(법률)을 챙겨 조심해야할 것Śīla律(율)로써 세상을 건져내고 끌어안아 이것으로 붓다의 가르침佛法(불법)을 받들어 지키고 완전히 불 꺼진 고요함에 이르기 앞까지는 세상을 가르쳐 바꿀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반드시 모두 함께 모여 가르침法을 받아들여 지키고 나아가 가르쳐 바꾸게 하리라.’
이때 어진賢者 대가섭은 빅슈무리比丘僧(거지동아리)를 모아 놓고 말했다.
“아니룯다Aniruddha阿那律(아나율)여! 아주 어진 분能仁(능인)께서도 한결같지 않아 단단한 쇠金剛(금강) 같은 산이 무너지고 깨달은 분이라는 훌륭한 해日가 지고 있습니다. 세상은 한결같지 않아非常(비상) 어둠이 매우 어진 이(능인)의 빛을 가리고 한결같지 않은 해가 깨달은 분의 슬기의 바다를 마르게 하여 비게 하며 한결같지 않은 불길이 온갖 슬기로움一切智(일체지)를 태우니 바로 지금 늘 세상을 지키려고 하셨던 아버님父(붓다)의 어진 일을 생각하고 마땅히 아버님(붓다)의 일父事(부사)을 바로 세워 아버님(붓다)의 가르침父敎(부교)을 기려 이를 몸으로 옮겨 다 이루어지도록 합시다.”
그러면서 노래gāthā(게송)를 읊었다.
아직 위없으신 분無上의 뜻을 모우지 못하였으니
마땅히 몸을 버리고 세상을 떠날滅度(멸도) 수도 없으니
또한 붓다의 자식 된 도리로서
어찌 많은 가르침經卷(경권)을 모우지 않을 수 있겠는가?
이에 모든 거지동아리bhikkhu sangha(비구승)들은 이 노래가 끝나자 마하가섭과 오백 아라한이 모여 올바른 가르침과 조심해야할 것(법률)들을 모아 안에 담으려고(결집) 곧 라자그리하Rajagriha羅閱祇(나열기)로 나아가 거지bhiksu가 된 햇수歲臘(세랍)가 인정되는 모임을 가졌다. 그때 아난다阿難도 함께할 수 있는 거지bhikkhu가 된 햇수(세랍)을 갖추고 있었다. 그곳에 있던 나이든 이Ayusman耆年(기년)들은 마음속으로 이렇게 생각했다.
‘여기 아난다는 붓다의 아우이면서 또 늘 가까이에서 모시고 말씀을 들었으니 뛰어난 슬기를 가져 모든 가르침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그때 성스러운 이들의 무리聖衆(성중)들이 소리 높여 기렸다.
여기 순순히 따른和順 많은 사람들은
붓다의 가르침을 손바닥처럼 받들었으니
붓다의 열 가지 힘daśa-bala十力(십력) 칭찬받을 만하니
말하는 것이 맑고 깨끗하며 슬기를 지니고 있네.
칠월 십오일에 새해가 끝날 무렵 흐르고 있는 것에 대한 가르침(경전)과 조심해야할 것(계율) 같은 것을 모으기藏(장) 시작했다. 오백의 아라한들이 다 모였을 때 나이 많은 대가섭이 똑똑한 아니룻다Aniruddha(아나율)에게 말했다.
“그대는 세상을 살펴 누가 열 가지 힘을 떠났는지 그리고 흐르고 있는 그대로로 온 분(여래)의 제자인 빅슈무리僧衆(승중) 가운데 할 일을 다 마쳤는데도 어떤 아라한이 이 모임에 오지 않았는지 살펴보시오.”
그러자 아니룻다(Aniruddha)가 세상을 보는 눈divyaṃ cakṣu天眼(천안)으로 세상을 살핀 다음 대답하였다.
“어지신 분仁者(인자) 대가섭이시여! 늙은 교환발橋桓鉢(건널 다리를 가리키는 이)이가 뜨라야스뜨링샤Trāyastriṃśa尸利天宮(시리천궁=도솔천)에서 새로 거지bhiksu가 된 이가 빌어먹는 햇수歲臘(세랍)를 쌓느라고 오지 않으셨습니다. 대가섭이시여! 부디 훌륭한 빅슈(비구)를 보내 이곳에 오도록 하십시오.”
그때 모임 가운데 나이가 어린 빅슈(비구)가 있었다. 그는 대계大戒(비구가 되는 모든 계=구족具足戒)를 받은 지 삼 년이 된 빅슈(비구)였으며 그 빅슈(비구)의 이름은 부루나Purna Maitrayani putra不那(불나)였다. 그는 세 가지 번뇌mala三垢(삼구)를 끊었고 세 가지 어지러운 생각을 꿰뚫어 생각 일으킴을 끝내 슬기通達智(통달지=누진지漏盡智)를 얻었으며 삼 년이 지나는 동안 훤하게 깨달아 세 가지 앎tisro vidyā三明(삼명=천안 숙명 누진을 꿰뚫음)을 얻었다. 또한 그는 세 곳 세계三界(삼계=몸이 바라는 것을 쫒는 세계 몸을 떠난 세계 생각이 그리는 세계)에 매달리지 않아 자유를 얻었다.
“나이 어린 빅슈(비구)여! 그대는 빅슈동아리들의 심부름을 할 수 있겠는가?”
이때 현자 불나는 일어나 멈추어 서서 두 손을 모아 말하였다.
“존자의 가르침을 받들어 당장 할 수 있습니다.”
대가섭이 말하였다.
“훌륭하고도 훌륭하구나. 비구여, 성스럽게 어진賢聖(현성) 무리 가운데 이렇게 나이 어린 빅슈가 있다니 참으로 아름다운 일이오.”
이렇게 말하자 부루나Purna Maitrayani putra가 이어 노래를 읊조렸다.
도솔천尸利天(시리천)의 적은 무리가
온갖 꽃들의 밝은 빛을 한가득 비추어
아주 빠르게 그곳에 이르니
벌이 부드러운 향을 빠는 것 같네.
교환발橋桓鉢은 싱그럽게 통하는 힘으로
그곳에 머물러 잘 지내면서
이치에 맞게 많은 가르침을 이어 받아
이와 같은 뜻을 펼쳐 사람을 바꾸게 하네.
대가섭을 비롯한
빅슈동아리에 저를 보내며 말씀하시기를
이곳에서 빅슈들이 해야 할 일이 있으니
빨리 그 날을 찾아 돌아오라 하셨네.
이때 어진 부루나Purna Maitrayani putra는 모든 아라한들에게 명을 받아 가루라garua金翅鳥(금시조=금 날개를 가진 큰 새)가 용궁(용이 사는 바다)에서 뛰어올라 날듯 사람들이 눈 깜짝할 사이에 교환발이 머무는 곳에 이르렀다. 그는 머리를 숙여 발에 머리를 댄 다음 편안한지(안부)를 물은 뒤 노래를 읊었다.
고요하고寂然(적연) 훌륭하신 성품으로
마음보기(선정)을 즐기고 어지러운 생각을 없애
흐르고 있는 것에 맞게 나아가는 생각志(지)이 맑고 깨끗하여
가섭과 그 밖의 아라한들처럼 자유롭네.
빅슈(거지)들이 함께 모여 일을 찾아
깨달은 이의 헤아릴 수 없는 가르침法을 널리 펴려 하니
그러한 까닭에 명을 제대로 옮기려 하니
아래로 내려가시어 훌륭한 점들을 보이소서.
이때 늙은 교환발橋桓鉢(건널 다리를 가리키는 이)이 부루나Purna Maitrayani putra의 말을 듣고 한동안 생각에 잠긴 뒤 부루나Purna Maitrayani putra에게 말했다.
“어진仁者(인자) 부루나Purna Maitrayani putra여! 어떤 빅슈들이 다툼이나 헐뜯는 일이 없는 일을 얻고 열 가지 힘十力(십력)에 의해 가르침의 수레dharma cakra法輪(법륜)을 굴리는 가르침을 얻었다면 어긋난 삿된 바깥 길(외도)을 가는 이들이 그를 헷갈리게 할 수 없지 않겠는가? 바깥 길(외도)을 가는 이들과 짐승들은 마치 놀란 사슴 무리와 같아서 깨달은 이가 마련한 법佛法(불법)을 부수려고 하지만 그럴 수 없을 것이오. 어긋난 삿된 길을 가는 무리들은 반딧불로 햇빛을 가리려고 하지만 그럴 수 없지 않겠소? 또한 고요함으로 향하는 이寂志(적지=사문沙門sramana)가 아닌데 어찌 스라마나sramana(사문)처럼 보이겠소?
그리고 브라만의 길brahmacārin梵志(범지)의 가지 않으면서 스스로 맑고 깨끗하다고 할 수 없을 것이오. 또한 부루나Purna Maitrayani putra 어진 이仁者(인자)는 반드시 이렇게 말할 것이오. ‘붓다께서는 빅슈들에게 온갖 흐르고 있는 것을 말씀해 주셨는데 우러러보는 분께서는 오히려 가섭과 같은 빅슈들은 앞으로 큰 사랑大哀(대애)을 받을 수 없다고 할 것입니다. 행복을 주시는 분(세존)께서 완전히 불 꺼진 고요함parinirvana般泥洹(반니원)에 드셨으니 앞으로는 슬기에 대해 말해 주실 수도 없을 것이며 세상의 보배가 사라지셨으니 다른 길을 가는 이異道(이도)들이 흐르고 있는 것法의 바른 가르침을 어지럽힐 것이고 열 가지 힘十力(십력)으로 흐르고 있는 것의 수레(법륜)을 굴리는 왕의 자유로움이 한결같지 못하고 한순간에 사라지니 앞으로 큰 사랑(대애=대비=매우 안타까워함)를 받을 수 없을 것이며 모든 살아있는 것들을 편안하게 건져내 감싸 일이 고요해져 일어나지 않을 것이니 붓다의 밝은 빛佛日(불일)이 사라지지 않겠습니까? 깨달은 이는 달빛月光(월광)과 같아서 걸리거나 막거나 덮어 가릴 수 없습니다. 길 위의 나무에 깨침의 뜻覺意(각의)이 꽃을 피우고 아름답게 우거지지 않는다면 스라마나sramana(사문)가 얻는 열매는 결국 별 볼일 없음無常(무상=한결같지 않음)으로 돌아갑니다.
세상의 커다란 등大燈(대등)은 한결같지 않음非常(비상)의 바람이 그것을 없앨 수밖에 없듯이 한결같지 않음非常의 물水이 붓다의 불을 없앨 수 있겠습니까? 어리석지 않을 것같은 이들이 붓다의 가르침으로 말싸움을 하여 어지럽히니 앞으로 가르침의 수레(법륜)에 담긴 흐르고 있는 것法을 돌리려 해도 다시는 돌릴 수 없을 것이지만 이미 붓다께서 계시지 않으시니 그 빛이 다하면 아수라asura阿須輪(아수륜)가 이 큰 밝은 빛大光明(대광명)을 가릴 것입니다.”
그때 어진 부루나Purna Maitrayani putra가 말했다.
“교환발橋桓鉢(건널 다리를 가리키는 이)이여! 이미 붓다의 배船(선)는 부셔졌고 산 같은 슬기(지혜)도 무너졌으니 흐르고 있는 것法을 가진 이들도 이제 불 꺼진 고요함에 들어 저 세상으로 건너려 하고 있습니다.”
늙은 교환발橋桓鉢(건널 다리를 가리키는 이)이 말하였다.
“옳지 않은 이들이 서로 어울리지 다투고 싸운다면 세상에서 어찌 바른 가르침法을 들을 수 있으며 따라서 어떻게 고요해(적정)질 수 있겠소?”
어진 부루나Purna Maitrayani putra가 말했다.
“귀하고 중요한 것이 뽑혀 없어지면 다른 것들은 필요가 없습니다. 흐르고 있는 그대로로 온 분(여래)의 밝은 빛이 사라져 버리면 세상에 다시는 두려움을 주는 싱그러운 빛이 없게 되는데 어디를 가야 찾을 수 있겠습니까?” 라며 이내 노래를 읊었다.
세상은 알맹이 없이 비었고
붓다마저 안 계시니 기쁠 일이 없네.
잠부 열매 많은 큰 섬jambu-dvīpa閻浮提(염부제)의 이로움을 어디에서 찾겠는가?
그러므로 불 끄고 고요함에 들려(멸도) 하네.
그리고는 어진 교환발橋桓鉢(건널 다리를 가리키는 이)은 그릇ptra과 옷cīvara(가사kasāya)을 부루나Purna Maitrayani putra에게 주면서 말하였다.
“성스러운 무리를 받들어 내 이제 소리를 내어 말하오. 성스럽고 어진 이들은 모두 바람을 기다리는 힘(원력)으로 참고 견디니 참으로 훌륭하니 그 뜻이 높고 귀하여 놓아버리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어진 교환발橋桓鉢(건널 다리를 가리키는 이)이 말하고 나서 곧 불을 꺼 고요함에 들었다. 불 꺼진 고요함에 들자 몸에서 불길이 솟아올라 다시 스스로를 태웠으니 마치 크게 쌓아 놓은 장작이 활활 타오르는 것 같았다. 주검을 태우는 일jhāpita茶毘(다비)이 끝나자 하늘에서 네 줄기의 샘물이 내려와 몸에 뿌려졌다.
물은 맑고 시원하였으며 그 몸은 마치 수정과 유리 빛色 같았다. 그 흐르는 물에서는 저절로 소리가 흘러 나왔다.
흐르는 물 가운데 한 물줄기가 노래했다.
슬기(지혜)가 나고 죽음에 머무르면
뜬구름과 같아 믿을 수 없어
한결같지 않음無常이 단단한 쇠金剛(금강)을 부수니
붓다라는 큰 산山王(산왕)도 허물어버리네.
흐르는 물 가운데 다른 물줄기가 노래했다.
가진 것은 늘 흔들리며 들떠
두렵고 힘든 괴로움과 해로움을 받게 되며
가만히 있질 못해 자신을 버리니
붓다께서는 불 꺼진 고요함의 편안함을 즐기는 일을 기리네.
흐르는 물 가운데 세 번째 물줄기가 노래했다.
이와 같이 짓함을 놓지 않고
짓는 지음이 그 몸을 이루어
셀 수 없는 어지러운 생각이 스스로를 괴롭히고 해롭게 하니
타오르는 등불이 갑자기 사라지는 것과 같네.
흐르는 물 가운데 네 번째 물줄기가 노래했다.
많은 무리들 가운데 가장 뛰어난 분께
반드시 머리 숙여 예를 올려야 하니
어진 교환발橋桓鉢(건널 다리를 가리키는 이)은
반열반(완전히 불 꺼진 고요함)에 이르네.
즐거움은 붓다의 열 가지 힘十力에서 나오니
그 분을 따라 불 꺼진 고요함에 들려하네.
견주면 여섯 개의 이빨을 가진 코끼리 새끼가
어머니를 그리워 따르는 것과 같네.
그 분에게 머리 숙여 예를 올리나니
모든 성스러운 어진 이賢聖들이여
높고 귀하신 빅슈들이여!
부디 저의 허물을 용서해주십시오.
어진 교환발橋桓鉢(건널 다리를 가리키는 이)이 불 꺼진 고요함에 든 뒤 마치 손가락을 튕기는 동안 이내 되돌아와 옷과 그릇을 챙기고 빅슈에게 차례로 예를 올린 다음 노래를 읊었다.
사람들 가운데 가장 높고 귀하신 분
큰 사랑大哀(대애)를 베푸신 분께서 불 꺼진 고요함에 드시니
그 말을 들은 교환발橋桓鉢(건널 다리를 가리키는 이) 역시
그때 따라 불 꺼진 고요함에 드셨네.
그 분께 또한 머리 숙여 예를 올리나니
모든 어진 성스러운 분들이시여
높고 귀하신 빅슈들이여
부디 저의 허물을 용서해 주십시오.
이렇게 노래한 뒤에 곧 스스로 불 꺼진 고요함에 드셨다. 그러자 모든 빅슈무리들은 한결같지 않음非常(죽음)은 순식간에 닥친다고 알게 되어 바른 가르침正經(정경)과 조심하고 지켜야할 것(계율)과 모든 흐르고 있는 것을 풀어서 깊이 생각하고 곧 모두 빅슈들이 모여 있는 곳으로 갔다.
그때 어진 대가섭이 아나율에게 말했다.
“어진 이仁者(인자)여! 이 모임 안에 누군가 음탕한 생각婬(음)과 성냄怒(노)과 어리석음癡(치)에 묶여 있으며 따뜻이 품음恩愛(은애) 쌓임skandha陰(음) 덮임chattra蓋(개)5)에서 벗어나지 못해 지켜야할 것(계)을 반드시 배워야 할 사람들이 모여 있는지 한번 살펴보십시오.”
그러자 아나율은 그 앉은 자리에서 살펴본 다음 대가섭에게 말했다.
“아난다라는 빅슈가 있는데 스승님을 모시는 사람侍者(시자)이였습니다. 그는 앞으로 더 배워야 뜻을 이룰 수 있는데 그가 이 모임에 함께 하고 있습니다.”
이에 어진 대가섭이 똑똑한 아난다에게 말했다.
“그대는 당장 일어나서 떠나시오. 우리들은 그대와 함께 가르침을 찾아 엮을 수 없소.”
아난다가 대답하였다.
“부디 높으신 대가섭께서는 넓은 마음을 가졌으면 합니다. 저는 지켜야할 것戒(계)에 어긋난 일도 없었고 그릇된 생각도 없으며 이로운 착한 일을 막지도 않았고 몸으로 옮기는 일도 잃지 않았으며 또한 동아리 사람들에게 잘못을 저지르지 않았습니다.”
가섭이 대답하였다.
“오직 그대 아난다가 흐르고 있는 그대로로 온 분tatha-gata(여래)를 가까이서 모셔서 알겠지만 우러러보든 윗분上尊(상존)께서는 조심하여야할 것戒(계)에 조금도 모자람이 없으셨는데 어찌 이리 딴말을 하는가? 또한 그대가 ‘나는 어긋난 적이 없다’고 말했는데 증거를 잡아 잠시 뒤 힘 있게 누를 것이오. 나는 당연히 그대의 앞뒤의 허물과 잘못을 볼 것이오.”
대가섭이 이런 마음을 내자 삼천(온)세계가 여섯 가지 모습으로 흔들리고 헤아릴 수 없는百千(백천) 하늘 사람deva들이 하늘(허공)에 머물러 말하였다.
“원망스럽습니다. 대가섭이여, 어찌하여 구실을 만들어 내보내려 합니까?”
그러자 가섭이 아난다에게 말했다.
“그대는 어찌하여 잘못을 저지른 일이 없다고 하시오? 무엇 때문에 깨달은 분에게 여인들을 집을 나오게(출가)하여 스라마나sramana沙門(진실을 알려고 애쓰는 사람)이 되도록 부탁하였는가?”
아난다가 대답하였다.
“대가섭이시여, 스승님의 모친이 돌아가셨을 때 마하파자파티Mahapajapat摩訶摩耶瞿曇彌(마하마야구담미)께서 애써 스승님을 기르고 받들었습니다. 어릴 때 젖을 먹여 길렀으니 그 은혜에 보답하기 위하여 사문沙門sramana이 되도록 부탁한 것입니다. 또한 가까운 피붙이가 가엾은 생각이 들어 세상을 벗어나게 하려고 붓다께 그들이 사문이 되도록 부탁했던 것입니다. 또한 들으니 지난날 모든 붓다와 똑같이 깨친 분平等覺(평등각)께 네 무리의 사람들이 있었다고 합니다. 제가 생각해보니 스승님의 흐르고 있는 것法에 대한 말씀에 따른 가르침이 바뀌는 일은 없기 때문에 붓다께 사문이 되게 부탁했습니다.”
모두가 우러러보는 가섭이 말했다.
“오직 아난다만이 흐르고 있는 그대로로 온 이의 흐르고 있는 것 그 몸tatha-gata dharma Kaya如來法身(여래법신)에 이바지하는 어짊을 잘 모시는 것孝(효)만으로 스승의 은혜에 보답하는 일에는 충분하지 못한데도 여인들이 사문이 되도록 하였으니 견주면 벼를 잘 가꾼 논에 하늘에서 큰 비가 내리고 우박이 떨어져 그것을 부수는 것과 같소. 붓다의 바른 가르침法은 본래 오랫동안 이어져야 하는데 공연히 여인들이 집을 나와 사문sramana이 되게 하여 해의 천 번千歲(천세=오랜 세월)이나 머물도록 하였소. 또한 아난다 그대는 ‘나는 가까운 피붙이를 가엾게 여겨 사문이 될 수 있게 부탁했습니다.’라고 말했는데 이는 사문의 법에 어긋나는 일이오. 왜냐하면 가까운 피붙이에 대한 은혜를 생각을 했기 때문이오. 또한 아난다 그대는 ‘지난날 모든 붓다와 똑같이 깨친 분께서 네 무리의 사람을 가지고 계셨기 때문에 사문이 되도록 했습니다.’라고 말했는데 그 때의 사람들은 음탕한 생각婬(음)과 성냄怒(노)과 어리석음癡(치)이 적어서 어지러운 생각에 묶이지結(결) 않아 한가로움을 좋아하고 마음에 흠이나 더러움이 없었으니 지금 사람들과 어찌 견줄 수 있겠소? 이상이 그대의 첫 번째 허물이오. 그러니 땅바닥 아래로 내려오시오.
그리고 아난다여! 그대에게는 또 허물이 있소. 스승께서 ‘부지런히 힘써(정진)서 싱그럽게 통하는 4가지四神足(마음보기dhyāna禪에 들어가기를 바람欲神足 마음보기에 들어가려고 애씀勤神足 마음보기에 들어가려고 생각을 모음心神足 마음보기에 들려고 생각을 살핌觀神足)을 얻은 사람은 마음대로 목숨을 한 번의 아주 길고 긴 오랜 세월kalpa(겁) 동안 이어지거나 또한 그 아주 길고 긴 오랜 세월kalpa(겁)을 뛰어 넘을 수도 있다.’고 말씀하셨는데 그대는 왜 스승에게 세상 사람들을 불쌍히 여겨 큰 사랑을 베풀게 하지 않았소?”
아난다가 대답하였다.
“모두가 우러러 보는 분이시여! 그때는 나쁜 마라 빠삐얀Māra-Pāpiman波旬(파순)이 내 마음을 어지럽게 흔들었기 때문에 붓다에게 큰 사랑을 부탁하지 못했습니다.”
가섭이 대답하였다.
“이는 큰 허물이오. 좋아하여 찾는 일(탐욕)이 없으신 분을 받들어 모시면서 마땅히 나쁜 마귀의 힘을 꺾었어야 했는데 어째서 오히려 나쁜 마귀의 가르침을 따랐단 말이오? 이것이 그대의 두 번째 허물이오. 그대는 이런 허물을 모르오.
아난다여! 그대에게 또 허물이 있으니 스승께서 그대를 꾸짖으셨을 때 그대는 한을 품고 다른 사람에게 말을 하여 다른 사람을 욕보였으니 이것이 세 번째 허물이오.
아난다여! 그대에게 또 허물이 있으니 그것은 금실로 짠 스승의 옷을 그대의 발로 넘었으니 이것이 네 번째 허물이오.
아난다여! 그대에게 또 허물이 있으니 스승께서 반열반般泥洹(완전히 불 꺼진 고요함)에 드실 때 사라 두 나무雙樹(쌍수)에 이르러 그대에게 물을 찾았으나 물을 드리지 않았으니 이것이 다섯 번째 허물이오.
아난다여! 그대에게 또 허물이 있으니 깨달은 분이신 스승께서 이러저러한 조심하고 지켜야할 일禁戒(금계) 여러 가지를 말씀을 하시어 따르도록 하셨으나 그대는 머리에 외워두지 않아 다가올 날의 사람들이 그것을 다시 묻게 했으니 이것이 여섯 번째 허물이오.
아난다여! 그대는 스승의 음마장陰馬藏(붓다의 감추어진 가지는 말자지陰莖처럼 숨겨져 있음)을 여러 사람들에게 보였으니 이것이 일곱 번째 허물이오.
아난다여! 그대에게 또 허물이 있으니 왜냐하면 스승의 자주 빛이 도는 말의 털 같은 금 빛나는 몸紫磨金色(자마금색)을 여인들에게 보여 슬피 울며 눈물을 흘리게 해 스승의 발을 더럽혔기 때문이니 이것이 여덟 번째 허물이오.
아난다여! 그대에게 또 허물이 있으니 여기 모인 사람들은 음탕한 생각婬(음)과 성냄怒(노)과 어리석음癡(치)이 없는데 오직 그대만 이 세 가지 어지러운 생각垢의 흠이 있소. 그대는 반드시 더 배워서 깨침을 이루어야 사람들을 가르쳐 바꾸고 해야 할 일을 마칠 수 있을 것이오. 그대는 아직 여기에 이르지 못했으니 이것이 아홉 번째 허물이오.
자! 이제 일어나서 이 모임에서 떠나시오. 그대와 함께 가르침을 모아 엮을 수 없소.”
어진 아난다는 사방의 자리를 둘러보며 슬피 울면서 말했다.
“아! 종말 정이 말랐구나. 어쩌다 이렇게 되었을까? 오늘 흐르고 있는 그대로로 오신 분(여래)이 떠났으니 저의 몸을 빼내주거나 지켜주지도 못할 것이니 눈이 있어도 밝은 것(슬기)을 보지 못하여 세상은 어두워질 것입니다. 또한 똑똑한 대가섭이시여! 깨달은 분이신 스숭께서 불 꺼진 고요함에 건너가시려滅度(멸도) 할 때 저 아난다에게 ‘너는 슬피 울지 마라. 그것은 나를 묶는累(누) 일이니....’라고 말씀하셨는데 대가섭께서 지금 우연히 작은 오해(잘못 앎)해 용서하지 않고 계십니다. 어진 분이신 가섭이시여! 즐거운 기분으로 마음을 푸십시오. 뒤로는 감히 잘못을 저지르지 않겠습니다.”
그러자 모두가 우러러보는 가섭이 아난다에게 말했다.
“그대는 슬피 울지 마시오. 어진 그대가 이바지한 일은 이미 뿌리부터 널리 갖추어져 있소. 우리들은 삐뚤어진 가르침法을 이 모임에서 반드시 제대로 말해야 하니 참마음을 알리는 말을 바로 하지 않을 수 없었소. 아난다여! 이제 됐으니 일어나시오. 우리는 그대와 함께 삐뚤어진 가르침을 바르게 모아 엮을(결집) 수 없소.”
이때 똑똑한 아나율aniruddha이 대가섭Mahakassapa에게 말했다.
“만약 우리들이 깨달은 분의 본래 뜻에 어긋나고 멀어진다면 어떻게 하겠습니까? 아난다는 붓다를 받들어 모신 이侍者(시자)로서 배워서 아는 것(학식)이 많아 중요한 가르침을 모두 간직하고經藏(경장) 있습니다. 그가 아니면 다음의 붓다나 그 다음의 붓다께서 오셔야 삐뚤어진 가르침을 모아서 엮을 수가 있지 않겠습니까?”
모두가 우러러보는 대가섭이 말했다.
“우리들은 아난다와 같이 이제 더 배워야 할 무리와는 같이 가르침의 뜻과 흐르고 있는 것法의 삐뚤어진 몸을 모아 엮을 수 없소. 그러니 아난다여! 이제 스스로 일어나 물러가시오. 나는 아라한의 열매를 얻은 이들과 함께 가르침을 모아 엮을 것이오.”
이에 아난다는 자리에서 일어나 슬픈 마음으로 빅슈比丘들을 돌아보고 걱정스런 마음으로 자리를 떠났다. 그날 밤 그는 기지자祇支子(기원정사에 남은 사람)에 의해 가르쳐 이끎指導(지도)을 받아 모든 묶임結를 끊고 아라한의 길羅漢道(나한도)를 얻어 모양이 없어無相 지을 것이 없으니無作 빈 것空인 세 가지 슬기三達智(삼달지)를 얻으니 대가로 모두를 다 꿰뚫어 볼 수大神通(대신통) 있게 되었다.
다음 날 모든 아라한들이 다 모였는데 그 수는 백 천百千이나 되었다. 마치 아수라asura(阿須倫(아수륜)가 달빛을 가려도 그 빛이 밝게 빛나 널리 세상에 나타내는 것과 같았다. 아난다는 마음이 기뻤으며 모든 흠이나 더러움에서 벗어났고 해야 할 일을 다 마쳤다.
모두가 우러러보는 가섭이 말했다.
“훌륭하고 훌륭하오. 아난다 그대는 늘 같음平等(평등)을 얻어 나의 마음을 뛸 듯이 기쁘게 하였소. 스승께서 말씀하신 가르침에 해累를 끼치는 자의 울타리에서 그대는 이미 벗어났으니 이렇게 차례차례 온갖 어지러운 생각漏(루=샘)를 끊을 수 있었소. 또한 아난다 그대는 행복을 주시는 깨달으신 분인 스승으로부터 가르침을 풀어서 말씀하신 것을 받아 흐르고 있는 것을 보는 눈法眼(법안)이 열렸고 어진 이仁者(인자)는 또 흐르고 있는 것法을 들어 모두 간직할 수 있는 은혜를 입었으니 당연히 지금 길이길이 잘 세워야 합니다.”
그리고 이내 노래를 읊었다.
저 붓다께서는 가장 높고 귀한 분으로 세상에 머물면서
첫 번째로 이르셨으니
모든 사람들의 방법으로는
그것에 미치지 못하여 함께 노닐 수 없네.
이에 단 이슬甘露(감로)의 맛은
널리 어진 이賢人(현인)들에게 이르렀으나
붓다께서 이미 불 꺼진 고요함에 드셨기 때문에
가르쳐 바꾸는 일이 어렵게 되었네.
이때 나이 많은 이들耆年(기년)이 아난다에게 말했다.
“당신은 머무르면서 반드시 바른 가르침正經(정경)과 흐르고 있는 것이 조심하여야할 것(법율) 그리고 갖가지 흐르고 있는 것法을 풀어놓은 것들을 모아서 엮어야만 합니다.”
이어서 모임에 함께 자리한 수많은 백 천百千의 사람들이 한목소리로 아난다에게 말했다.
“흐르고 있는 것法을 생각하여 조심스럽게 받들어 널리 그 몸을 제대로 갖추셨으니 빅슈比丘들이 어질게 애쓰신 붓다를 생각하는 마음이 헤아릴 수 없다는 것을 두루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그리고는 곧 노래를 읊었다.
이 빅슈比丘무리는 뛰어나지만
붓다의 애쓰신 어짊을 어기어 멀리하면
다시는 위하는 어짊의 빛이 비추지 않게 되니
하늘에서 햇빛이 사라지는 것과 같네.
이때 어진 아난다가 사자의 모습Simhāsana師子座(사자좌)으로 무리를 살피자 모든 빅슈比丘들이 빙 둘러 싸니 이는 마치 사자 왕이 머무는 곳에 모든 사자들이 모인 것과 같았다.
아난다가 자리에 앉자 어진 대가섭이 아난다를 위해 노래를 읊었다.
큰 슬기를 갖춘 이여! 부디 그것을 말해주십시오.
편안하게 머무르면서 말해 주십시오.
어떠한 가르침 들經卷이 있는지
그리고 스승께서 가장 먼저 말씀하신 것이 무엇인지를.
가섭이 아난다를 위해 노래를 읊음이 끝나자 아난다의 마음은 곧 스승께서 깨달음을 얻어 말씀하신 가르침의 도리를 생각하였다. 그는 두려움이 없었고 흔들리지도 않았으며 의심도 일어나지 않았다. 그는 멀리 행복을 주시는 분(세존)께서 반열반parinirvana(완전히 불 꺼진 고요함)에 드셨던 곳을 향하여 두 손을 모아 한 마음으로 노래(게송)를 읊조렸다.
나는 이렇게 들었었네.
한때 붓다께서는 와라나시Varbnasi를 떠돌아다니셨네!
샤꺄무니仙人(선인)께서는 사슴이 노니는 뜰鹿苑(녹원)에서
흐르고 있는 것法을 말씀하시어
흐르고 있는 것의 수레法輪(법륜)를 굴리셨네.
모든 아라한들이 권하자 아난다는 사자가 거닐듯 사자좌에 올라 첫 마디를 토했다.
“저는 이렇게 들었습니다. 한때 행복을 주시는 분(스승)께서 머무시는 곳에서 가르침을 들을 수 있었는데 스승은 이미 모든 것을 다 꿰뚫고 계셨습니다.”
모든 아라한들이 이 말을 듣고 나서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바닥에 머리를 대고 속으로 이렇게 생각했다.
‘오! 늘 같지 않은 힘이여! 우리들은 흐르고 있는 그대로로 온 분(여래)께서 가르치시는 모습을 가까이에서 뵐 수 있었는데 오늘은 어찌하여 이렇게 들을 수밖에 없다는 말인가?’
그때 진인眞人(아라한)이 이렇게 노래를 읊었다.
아! 3곳 세계三界(욕계 색계 무색계)는 흐릿하고 아물거려
달이 물 위에 어린 것 같으니
견주면 그것은 신기루(빛의 휨)와 같아
한낱 풀처럼 단단하지 못하네.
세 곳 세계三界(삼계)에서는 같이 겨룰 이가 없고
어진 이로움이 가장 맑고 깨끗하시지만
깨달은 이께서도 언제나 끝은 있어서
바람이 일어나면 한순간에 무너지는 것(목숨)과 같네.
그때 어진사람인 대가섭이 잠시 마음보기(선정)에 들어 곰곰이 생각한 다음 숨을 크게 내쉬며 말했다.
“오! 온힘을 다해도 끝내 벗어나질 못했구나.”
그러자 아난다가 노래(게송)를 읊었다.
슬기로운 이도 보지 않고
슬기롭지 못한 이도 보지 않으니
벗어난(해탈) 이나 아직 벗어나지 못한 이나
어떤 이도 기대지 않네.
숨겨진 진실Mantra(진언)을 말해서도 건져낼 수 없고
쓸모없는 거친 말(진언)을 버리지 못하여
세상에서 죽는 것이 다른 사람과 다르지 않으니
마치 바닷물이 하나같이 짠 것과 같네.
이때 마하꺄샤빠Mahakassapa(대가섭)은 아난다ananda아난으로부터 이 말을 듣고 나서 은근하게 경전의 법륜을 굴리는 것을 받아들여 아자따 까운딘야Ajñāta-kauṇḍinya(아야구린阿若拘隣=아야교진여阿若憍陳如) 같은 다섯 빅슈bhikkhu比丘에게 물어 보았다.
“당신들이 받은 것도 이와 같습니까?”
대답하였다.
“이와 거의 그런 것 같습니다.”
견주어 본 뒤 바른 가르침을 모우고正經藏(정경장) 지켜야할 것을 모우고律藏(율장) 여러 가르침을 모아서法藏(법장) 꿰어서結集(결집) 마침내 엮은 책(경전)으로 모두 꿰었을 때 여러 하늘사람들이 다가와 하늘(허공)에 머물면서 소리 높여 크게 기렸다.
아난다가 사람들을 위하여
가르침과 하지 않아야하고 조심해야할 것 모두禁戒(금계)를 드러내 보이니
바른 가르침을 엮어正法經(정법경) 모았으니
이는 사람들을 가엾이 여기기 때문이네.
이것으로 부지런히 애써 나아가면
샤캬무니釋迦文(석가문)께서도 바르게 이끌 것善導(선도)이니
지금(현재)도 내일도(미래)
으뜸가는 마음보기定에 들 것이다.
바른 가르침正經(정경)과 조심하고 지켜야할 것律禁(율금) 및 모든 흐르고 있는 것法(법)을 쉽게 풀어서 다 모아지자 우러러보는 대가섭이 노래(게송)를 읊었다.
사람들을 가엾이 여기기 때문에
가르침法을 엮어 돌도 꿰뚫는 화살經卷(경권)을 세웠고
열 가지 힘daśa-bala十力(십력)의 가르침을 모았으니
이것은 헤아릴 수가 없네.
세상의 그릇된 생각과
아득한 어둠에 대한 걱정을 없애
그 빛이 멀리 비치니
어둠 가운데서 큰 등불이 타는 것과 같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