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여 모여라~!!
글/재즈피아니스트 이노경
어느 날 중앙대학교 최상화 교수님한테서 전화가 왔다.
“내가 전에 말한 한.아세안 전통음악 오케스트라 있죠?”
“아아 우리나라랑 동남아시아 10개국이 모여 오케스트라 만든다고 하신거요?”
“네에 2주간 합동 워크숍이 있는데, 시간되면 놀러와요”
“앗, 정말요? 어디에서요?”
“구로 중학교랑 구로 아트밸리 예술극장에서 나눠서 해요. 때마침 다문화가정 초청 특별공연도 있으니까, 이번 기회 놓치면 후회할꺼예요 하하~!!”
그래서 나는 워크숍이랑 ‘한.아세안 전통음악 오케스트라 업무협약 체결및 다문화가정 초청 특별공연’을 볼 수 있는 영광을 누렸다.
한.아세안 오케스트라는 한국을 비롯하여 동남아시아 10개국, 즉, 캄보디아(Cambodia), 인도네시아(Indonesia), 라오스(laos), 말레이시아(Malaysia), 미얀마(Myanmar), 필리핀(Philippines), 싱가포르(Singapore), 태국(Thailand), 베트남(Vietnam), 브루나이(Brunei)에서 각 나라당 그 나라를 대표할 수 있고, 섞여서 합주가 가능한 5가지 악기와 각 국가에서 지정한 작곡가 1명이 모여서 함께 하나의 목소리로 연주하기 위해 만들어진 하나의 큰 다국적 오케스트라라 할 수 있다. 우선 각 나라 작곡가들은 자기 나라를 대표하는 5가지 악기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지만, 나머지 10개국의 다른 나라 민속 악기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한다. 따라서 총 11명의 작곡가들은 수 차례 사전 조사와 워크숍등을 통해 총 52종에 달하는 각 나라 민속 악기의 모양과 연주방법, 음색, 음 크기, 음 높이등을 익혀 최대한 한 자리에서 공통 분모를 찾아 하나의 사운드를 가진 하나의 다국적 오케스트라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데 얼핏 보기에도 그 과정은 결코 쉬워 보이지 않았다.
내가 방문했을 때에는 각 나라 퍼커션종류의 악기들에 대한 워크숍이 한창이었는데, 각 나라당 한명씩 퍼커션 주자가 나와서 연주를 하고, 각 나라 작곡가들은 그 나라를 대표하는 퍼커션 악기에 대해서 각각 어떠한 특징들이 있는지 모르는 부분들을 질문 하고 있었다. 그들은 당장 2달 이내에 창작곡 하나와 자기 나라를 대표하는 민요 하나를 한,아세안 오케스트라를 위해 작/편곡해서 무대에 올려야 한다. 직접 악기를 보고, 공부할 수 있는 기회는 이번이 마지막이라 그들도 발등에 불이 떨어 졌으리라...
워크숍후 쇼핑을 간다는 그들을 뒤로 하고 다시 그들을 만난 것은 ‘한.아세안 전통음악 오케스트라 업무협약 체결및 다문화가정 초청 특별공연’때 였다. “Harmony of Asia"라는 이름의 이날 공연은 정식 공연이라기보다는 공연의 반은 한.아세안 전통음악 오케스트라 업무협약과 체결에 관한 내용이었고, 환영사와 축사 후 전체 합주는 오프닝과 클로징 합주뿐이었지만, 중간에 나라별로 나와서 그 나라 전통의상을 입고 그 나라를 대표하는 전통 음악을 연주한 후, 하나하나 악기들 특색을 소개하는 시간이 있었는데, 악기 모양 자체부터가 신기하였고 그 속에서 흘러나오는 소리 하나 하나가 나의 흥미를 끌었다. 대부분 각 나라에는 그 나라를 대표하는 현악기와 타악기, 관악기등을 소유하고 있었는데, 각 나라를 대표하는 ‘작곡가’들은 동시에 모두 하나 같이 자기네 나라 민속 악기 한 가지 이상을 매우 능수능란하게 연주하는 ‘연주자’라는 사실이 인상적이었다. 작곡가와 연주자가 분리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재즈 뮤지션이 그러 하듯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은 우리네 클래식과 국악계가 주지해야 할 부분이라는 생각이 든다.
라오스의 화음악기 ‘켄(Khaen)'이나 말레이시아의 전통 리듬을 독주 또는 반주하는 찰현 악기인 르바나(Rebana) 그리고 1줄로 현이 연결된 손잡이를 당겨서 소리 내는 테라민(Theramin)과 비슷한 음색을 내는 베트남의 단보우(Dan Bau)등은 특히나 관심이 갔는데, 싱가포르와 같은 나라는 다른 나라에서 악기를 차용하거나, 이미 악기 개량이 이루어져 외관상으로 보기에도 민족적 색깔이 빈약하고 그 악기들에서 나오는 사운드 역시 전통 음악적 색체보다는 너무나 현대화되어 아쉬움이 남았다. 반면에 말레이시아 연주자들이 연주한 ’Jong-jong Inai'라는 말레이시아 동쪽에 위치한 Terengganu 지역의 어린이들을 위한 놀이요는 음악 하나만으로 다음에 기회가 되면 말레이시아를 꼭 한번 가보고 싶다는 소망이 생길 정도로 밝은 가락과 흥겨운 노래말이 인상적이었는데, 이 날 가장 큰 관중들의 박수갈채를 받기도 했다.
우리나라는 대금과 소금/피리/해금/대아쟁/타악으로 장구가 참여했는데, 확실히 우리나라 음악은 농현, 즉 밀고 떨고 꺽고 땡기는 음이 주가 되었고, 아쟁의 존재가 있긴 하지만, 전체적으로 너무 High Tone이 주가 되어 저음의 존재가 없는 것이 아쉬웠다. 또한 다른 나라 악기와 비교해 볼 때 외관상으로나 음색상으로 특이한 악기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이는 내가 한국 사람이라 평소 주위에서 자주 보고 들었기 때문에 오는 편견일까?.... 그래도 음량면에서는 아직 부족하다는 느낌이지만 여전히 리듬을 이끌어 나가는 장구의 존재는 세계적 악기로서의 자격이 충분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요즘 나는 일주일에 한번, 국립 국악원에서 ‘장구-연구과정’(1년)을 배우고 있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동남아시아 10개국 연주자들과 작곡가들이 피땀흘려 완성한 ‘한.아세안 전통음악 오케스트라 창설 기념공연’이 열리는 5월쯤이면(2009년 5월 24일 서울 국립극장) 나의 장구실력도 조금은 향상되어 있으리라....[2009.4월호 mmjazz 글 기고]
참고 Tips] 위키백과(wikipedia)에 각 악기의 이름을 쳐서 찾아 보면 더 자세히 알 수 있어요~!!
①캄보디아(Cambodia)악기
클로이(Khloy):대나무, 플라스틱 혹은 금속재료로 만든 관악기
트롤 소 토치(Tror So Tauch): 두 줄로 된 고음 악기
트롤 오(Tror Ou): 두 줄로 된 저음 현악기
크라페(Krapeu): 3현으로 된 지터류 악기
로닛 아이크(Roneat Aek): 21개의 두꺼운 목판 또는 대나무 판으로 만든 건반
②라오스(laos)악기
켄(Khaen): 목관 악기 일종의 화음 악기
워드(Vod): 관악기의 일종
솔헤브(Sor Haeb): 두 개의 현으로된 찰현 악기
카참피(Kachabpih): 발현악기의 하나로 3현으로 된 것과 4현으로 된 것 두가지가 있다.
콩핑(Kong Pingh): 타악기
③인도네시아(Indonesia)악기
감방(Gambang): 16개의 건반 대나무 실로폰-2세트
커넝(Kenong): 7개의 대나무 울림판
켄당(Kendang): 타악기
덤덤(DumDum): 7개의 대나무 울림판
④말레이시아(Malaysia)악기
감부스(Gambang): 단선율을 연주할 때 효과적인 악기
르밥(Rebab): 활대를 이용하여 연주하는 악기로 서양의 바이올린과 유사하다.
르바나(Rebana):찰현악기로 ‘Bang''Tak''Dung Don''Doh'의 4가지 음정 표현이 가능하다.
세루나이(Serunai):한국의 태평소와 비슷하다.
사페(Sape): 현악기로 현대화 된것은 내부에 pick-up이 장착되어 있어 음량조절이 가능하다.
⑤미얀마(Myanmar)악기
사웅(Saung): 16현으로 된 하프(2명)
파탈라(Pattala): 24개의 대나무 건반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두 개의 채가 있다.
팟웨잉(Pat-Waing): 한국의 모듬 북과 비슷하다.
지웨잉(Kyae-Waing): 금속으로 되어 있는 19개의 공모듬으로 두 개의 채로 연주한다.
⑥필리핀(Philippines)악기
수빙(Subing): 연주하기 전 악기의 혀에 바람을 불어 넣어 악기를 준비한다.
통알리(Tongali): 두 음사이의 연음이나 긴 붙임줄로 표현된 음들의 표현에 효과적이다.
타궁구안(Tagungguan): 공 악기로 악기를 연주하는 데 2~3명의 연주자가 필요하다.(2명)
빈두리아(Banduria): 피크를 사용하여 연주하는 현악기
⑦싱가포르(Singapore)악기
디인셩(Diyin Sheng): 32개의 관으로 되어 있는 오르간 형태의 입으로 부는 관악기
종인셩(Zhongyin Sheng): 36개의 관으로 구성된 오르간 형태의 관악기로 낮은 음역대를 담당한다.
얼후(Erhu): 중국 현악기로 대부분의 경우 완전 5도로 조율되어 있다.
가오후(Gaohu): 얼후와 구조면에서 흠사하나, 상대적으로 작은 울림통을 지니고 있다.
따블라(Tabla): 인도음악의 한 쌍의 작은 북
⑧태국(Thailand)악기
라낫 윽(Ranat Ek): 두 개의 채로 연주하는 실로폰
자케이(Jakay): 3개의 현으로 되어 있으며, 악기를 바닥에 놓고 손가락에 피크를 끼워 연주한다.
사우삼사이(Sawsamsai): 서양의 바이올린과 비슷한 현악기로 오른손은 활대를 이용한다.
피(Pee): 리드 악기로 음의 소리는 숨을 불어넣는 기법에 따라 달라진다.
콩웡(Khongwong): 각기 다른 음정으로 되어 있는 공을 채로 연주한다.
⑨베트남(Vietnam)악기
단보우(Dan Bau): 1줄 현악기로 음색이 Theramin과 비슷하며 피크를 사용한다.
단엣(Dan Nguyet): 비파와 연주기법이 비슷한 현악기
단트라(Dan Tranh): 16,17,19,21현의 철현 악기
단담쌉력(Dan Tam Thap Luc): 36개의 쇠줄로 구성되어 있는 악기
단트렁(Dan Trung): 서양의 자일로폰과 유사한 음색을 가졌으며, 두 개의 채로 연주한다.
������브루나이(Brunei)악기
감부스(Gambus): 현악기로 연주 시 피크를 사용한다.
방시(Bangsi): 관악기로 각 조에 해당하는 7개의악기가 존재한다.
차낭(Canang): F음의 연주만 가능하다.
겐당다빅(Gendanglabik): 지속적으로 반복되는 리듬의 길이를 결정하는 역할을 담당하는 악기
굴링탕간(Gulintangan): 총 8개의 작으 공들의 모음으로 끝이 고무로 싸인 채를 사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