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예 동시집 | 송정리 버스정류장ㅣ문학과사람 2020.11.20.ㅣ206페이지 | 148*210mm
책소개
나는 동생들과 함께 윤동주의 시를 읽으면서 자랐다. 특히 ‘만돌이’라는 시는 막내 동생이 좋아해서 번갈아가면서 읽고 또 마주보며 웃곤 하였다. 윤동주를 생각하면 그가 태어난 북간도며, 중학교를 다닌 평양이며, 그가 숨을 거둔 후쿠오카의 감옥까지 그리워져서, 꿈으로 찾아가곤 하였다. 꿈에서 윤동주의 북간도 사투리를 맘껏 들으며, 좋아하는 나무와 사람 이야기를 나누곤 하였다. /
사람은 누구나 어린 시절이 있다. 사람뿐 아니라 나무도 지렁이도 어린 시절이 있다. 어린이의 마음은 생활 체험이 적은 데서 오는 천진함과 함께, 같은 일도 어른보다 더 충격적으로 받아들이는 특성이 있다. 어린이의 상상력은 무한하며 자유롭게 날아올라 멈출 줄 모른다. 동시라고 해서 어른시보다 덜 자란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쉽고 감동적이고 즐거운 시, 어른도 어린이의 마음을 갖게 하는 시라고 생각한다. /
처음에는 이 책에 동시 백편만 실을 생각이었는데, 코로나19로 직장이 쉬는 사이에 동화도 몇 편 쓰게 되었다. 덕분에 초롱이, 경기, 신아, 쟁이는 다시 어린 시절로 돌아가, 젊은 엄마아빠도 만나고, 맑은 샘물도 마시고, 넓은 마당도 마음껏 뛰어다녔다. 고마운 일이다. /
우리는 누구나 어린 시절이 있다. 어린이 역시 시대를 살고 일상생활을 하며, 자연과 생명에 대해 섬세하게 느끼고 있다. 어린이의 마음으로 쓰는 동시는 현대시의 영토를 한층 더 넓히고, 그 무한한 상상력 또한 각박한 세상을 봄비처럼 적실 것이다. - 곽예, 〈어린이 마음〉 중에서
저자
곽예
경기 양평 출생.
대구대 교육대학원 언어치료교육과 졸업.
중앙대 예술대학원 문학예술과 졸업.
2013년 <한국시학> 신인상 당선.
시흥문학상, 한국안데르센상 수상.
시집 <북간도>
동시집 <송정리 버스정류장>
산문집 <곽예의 독서일기>
산문집 <곽예의 사진일기>
현재 행복나무 언어치료실 근무.
목차
1부 지퍼
지퍼
눈싸움
아프다는 것
나방
비눗방울
침대
재동이
있다
이유
신호등
촛불
작은 방
무 무시 무
물방울 징검다리
아기 뱀
꽃잎
여름
밀물 썰물
안개
방학 날
2부 모기
모기
나비
나비 2
이탈리아 꽃장수
뱀
뱀 2
장마
장마 2
걱정
개미 셰프
열두 나무집
겸상
어둠을 주세요
장갑
우리 집에 와
매미
꿀맛
기린의 혀
얼룩토끼
느티나무 나이테
3부 송정리 버스정류장
송정리 버스정류장
김 부스러기
설날
송정리 식당
겉과 속
칼국수
송정리 바닷가
태풍
수탉
송정리의 가을
고무장갑 단풍잎
전학
발견
송정리 빈집
비닐하우스 바다
송정리 이발소
숨바꼭질
한글날
재국아 다 왔다
초정 목욕탕
4부 샤워기
샤워기
링거액이 방울방울
강아지풀 토끼풀
유령의집
스마트폰
스마트폰 2
멍
수·금·지·화
풍선
돔구장
꽃병
폐타이어
오징어 로켓
미끄럼틀
포스트 잇
초록버스
전설적인 연못
2층탑
훌라후프 돌리는 물결
두루마리화장지 사용설명서
5부 화성박물관
화성박물관
무지개
얼음나라
봄눈
하천공사
자동차
들깨
오디 축제
눈
필경사
종이 한 장
홍도우체국
폴폴
훌륭한 자세
금만초등학교
바다와 파리
거울
홍의장군 신호등
의병탑 앞에서
공중전화
□ 동화
연꽃 열쇠
아기도깨비 초롱이
달의 아이들
달의 아이들 2
까만 아리네 집
□ 어린이 마음|곽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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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시 1편〉
지퍼
삼촌이 병원에 갔다 오더니
가슴에 지퍼를 달았어요
의사가 심장을 어루만지고
지퍼를 잠근 게 틀림없어요
할머니랑 엄마는 울다가 웃고
삼촌도 씨익 웃어요
날마다 잘 잠겼나 보는
삼촌의 가슴 지퍼.
출처 : 인터넷 교보문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