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답사 1) : 소양강댐과 정선의 촬영지

[오딘-김]

전국 답사(1) : 소양강댐과 정선의 촬영지

여행에는 일정한 순서가 생기는 법이다. 처음 갈 때는 유명 관광지나 유적 중심으로 찾게 되지만 몇 번 방문하게 되면 약간 지루해지고 숨어있는 장소의 풍미를 느끼고 싶어진다. 곳곳에 길이 만들어지고 길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지게 된 이유 중 하나이다. 관광지 중심의 여행이 통독이라면 걷기는 정독이라고 할 수 있다. 정독을 통하여 책의 의미를 발견하듯이 걷기는 지역의 속내를 발견하는 여행이다.

하지만 가끔은 통독의 즐거움을 다시 가질 필요가 생긴다. 우리가 알고 있던 곳에서 새로운 장소가 하나가 아니라 아주 많이 새롭게 주목받게 되었을 때, 다시 통독의 여행은 즐거움을 준다. 그곳은 익숙한 곳이 아닌 전혀 새로운 장소이기 때문이다. ‘정선’은 그러한 장소이다. 영화나 드라마를 만들 때는 내용 못지않게 장소의 매력이 크다. 그래서 촬영장소를 찾는 작업은 새로움을 창조하는 작업에 필적하는 창의성과 노력을 필요로 한다. 최근 ‘정선’이 많은 영화나 드라마 또는 예능 프로그램의 촬영장소를 주목받게 된 것은 그곳이 갖고 있는 특유의 개성 때문이다. 익숙한 듯 하지만 산과 강 그리고 땅이 만들어 내는 특별한 조화와 푸근함 속에서 한국적 정서의 고갱이를 보여주는 곳이 바로 정선이다. 나라를 잃은 망명객들이 숨어 살던 우리나라 속 독자적 공간, 사람들이 정선을 주목하는 것은 도시적 삶과는 전혀 다른 삶의 모습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신문 주말 레저 란에 촬영장소로 주목받는 정선에 대한 기사를 보았다. 소개하는 곳 중에는 ‘정선시장’나 ‘아우라지’와 같은 익숙한 장소도 있지만 많은 곳이 전혀 가보지 못한 장소였다. 대부분이 오지에 꼭꼭 숨겨져 있는 장소이기 때문이다. 정선에 가보고 싶었다. 최근 걷는 것에 조금은 매너리즘에 빠져있는 것도 여행 방법에 변화를 시도하게 만들었다. 오랜만에 차를 타고 정선 곳곳을 통독했다. 길이 험하고 외길 동굴 속에서 당황스러운 경험도 했지만 즐거운 답사였다. 그 장소를 모아본다.

가는 길에 가뭄에 고전하고 있는 소양강댐에 들렀다. 항상 붐비던 사람들과 차량으로 기억되던 장소였지만 오늘 소양강은 한산했다. 몇몇 사람들의 여유로운 나들이 속에서 소양강의 평화로움이 회복되어 있었다. 물은 많이 줄었지만 강은 변화 속에서도 자신의 매력을 유지하고 있었다. 강물의 색깔은 오히려 더욱 진해진 것 같다.

1. 소양강댐

2. 정선

* 연포마을 연포분교(영화 '선생 김봉두'의 촬영지)

* 타임캡슐 광장(영화 '엽기적인 그녀'의 촬영지)

* 정선 아리랑 학교(폐교의 활용)

* 대촌마을(최근 가장 방문객이 많은 곳, '삼시세끼'의 촬영지)

* 나전역(영화 '일그러진 우리들의 영웅', 드라마 '모래시계' 및 CF 촬영장소)

* 구미정(드라마 '추노'의 촬영지)

* 정선은 자가용을 이용해도 좋지만 기차를 타면 새로운 낭만을 즐길 수 있다. 2일과 7일에는 '정선5일장'이 열린다. 기차 시각표를 올린다. 

[보보]

정선 아라리 좋지요! 콧등치기 국수, 올챙이 국수, 메밀 전병 생각난다. 정말 '숨어있는 장소의 풍미'를 느껴보고 싶어 이곳저곳 들쑤시고 다니게 된다. 시간과 장소와 찾는이의 인연이 일어날 때 새로운 감흥의 순간이 열리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