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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가을에 주절거림
진쌤 스티커 등장이요.
가을 여행은 즐거웠는지.?.
너는 요즘 빈방을 생각하는구나. 난 가을이 되면 생각나는 영화가 있어.
주윤발, 종초홍 주연의 가을날의 동화라고..
뉴욕을
그 영화를 웬남자랑 봤었지.
소리내어 말할 수 없던 사람.ㅎㅎ
나보다 몇 살이나 어렸던 교회후배였는데..
그 앤 어린 학생이던 시절,당시 대학생이던 내가 교회교지에다 쓴 글을 보고 나를 유심히 봤었다지.
그앤 학생으로,나는 선생으로 같이 수련회도 갔었는데. 그 앤 나만 쳐다봤었다지
난 그걸 알리가 없었지,관심이 전혀 없었으니..
그앤 대학교 합격 소식을 듣자마자 내게 영화를 보여달라고 했지..
그 애랑 나랑 본 영화가 수백편은 되는듯한데
둘 다 영화를 엄청 좋아했고, 둘 다 취향이 메이저가 아닌 마이너에 집중하는 편이기에 더 좋았지..
그앤 나한테 물론 좋아한단 얘기, 사랑한단 얘긴 더 더욱 안했지.
우린 좋은 선후배로 있어야 편안한 관계인데. 그게 암묵적인 룰인데..
난 그 룰을 깨고 그애가 서서히 넘 좋아지기 시작한거야.
그애가 무척 잘 생겼엇다. ㅎㅎ ,아니 내가 좋아하는 타입이었던 거지
잘 생긴 사람하고 적당한 간격 유지하는 건 보통 도닦는 일 아니란 걸 알지..? ㅎㅎ
똑똑하기도 했고..
유일하게 나더러 글 잘 쓴다고 인정해준 아이고..
선후배로 그냥 지내기엔 그 애가 가진 매력들이 넘 많았지.
노래도 엄청 잘 했지.
내가 쓴 글 하나하나 느낌을 얘기해줬고, 내가 글에다 내 성을 류라고 썼는지.유라고 썼는지까지 다 기억해줬어. 내가 쓴 글의 제목들을 줄줄이 읊어줄 땐, 참 고맙더라
영활보고 같은 책을 읽고 같은 음악을 듣고,우리 집에 바래다 주면서 손 꼭 잡고 걸으면서도 좋아한다 얘긴 절대 금기 사항..
아니 어쩜 그앤 정말 내가 편한 누나였겠지..
그 앤 늘 우리 집의 아버지 책을 빌려가고,그걸 갚는다는 핑계로 내게 영활 계속 보여줬었어.
그 애가 빌려간 책들이 내게도 어렵다싶은 것들이었지.
루소의 에밀,불평등기원론, 아무도 미워하지 않는 자의 죽음, 당신들의 천국,한국 경제의 발전 과정,해방 전후사의 인식, 먼나라 이웃나라, 자유로부터의 도피,국화와 칼 ..등등,겨우 스무살 어린애가..참 기특했어.
그래서 덩달아 나도 그 책들을 따라서 본 것 같아.
내 마음이 그애에게로 마구 쏠리는 부도덕함이 너무 싫어서 발버둥 치려고 했으나..
주위엔 그애처럼 멋지고 날 배려하는 애는 없었어.
그애를 그만 만나야겠다고 혼자 결심한 날..
왜냐하면, 그앨 끝도 없이 좋아하게 될 것 같았고, 이러단 완전 푼수 누나가 될 것 같았어.
친구랑 여행 떠나기 전 날 그앨 ,개인적으로 마지막 만남을 가졌어. (물론 나 혼자만의 생각,그애한텐 말 안하고…)
그애가 한마디 하더군..
누날 다시 못 볼 것 같아.
누나 여행지에서 좋은 사람 만날 것 같은 예감이 든다.안가면 안될까..
그가 내게 해 준 말 중에서 가장 깊은 울림을 주는 말 중의 하나였네.ㅎㅎ
아니 또 잔잔히 기억하는 얘기들이 있긴 하다..
그 앤 그 가녀린 몸으로 늘 집에 갈 땐 업어주고, 목마 태워주는 걸 특히 좋아했어.
사랑과 우정 사이.
난 그게 넘 싫었어.
사랑보다 더 우정보다 더 가까운..
..
그 서툴고 어설픔이 정말 몸서리치게 싫었다.
그애랑 마지막으로 가을날의 동화를 보고 온 날..
이런 잔잔한 영화를 보고도 고백안하는 이 애랑은 정말 헤어져야겠디.
그 애의 예감대로 여행지에서 난 어떤 일이 있었을까...
..
요즘 왜.. 내 감정을 도저히 인정하고 싶지않았던
그래서 숨 못쉬던 젊음의 기억들이 한꺼번에 튀어나오지..?
평생 억압하고 짓누르기에 바빴던 나의 감성들에 대한 복수일까..
감정들이 하루에도 수십번씩 들락거린다..
넌 어때..?
항상 꿋꿋하냐..? ㅎㅎ
친구의 답글:
꿋꿋할 리가 있나요? " 빈 방" 필요하다잖아~
"빈 방"은 실체적 공간일수도 있고
내 모든 것을 받아줄 수 있는 인간일 수도 있고
결국 나의 "빈 방"타령도 외로운 날 ...
갈 곳도, 만날 사람도 없다는 푸념인거지~ㅠ.ㅠ
가장 외로운 날엔
용 혜 원
모두 다 떠돌이 세상살이
살면서 살면서
가장 외로운 날엔 누구를 만나야 할까
살아갈수록 서툴기만한 세상살이
맨몸, 맨손, 맨발로 버틴 삶이 서러워
괜스레 눈물이 나고 고달파
모든 것에서 벗어나고만 싶었다
모두다 제멋에 취해
우정이니 사랑이니 멋진 포장을 해도
때로는 서로의 필요 때문에
만나고 헤어지는 우리들
텅 빈 가슴에 생채기가 찢어지도록 아프다
만나면 하고픈 이야기가 많은데
생각하면 더 눈물만 나는 세상
가슴을 열고 욕심 없이 사심없이
같이 웃고 같이 울어줄 누가 있을까
인파 속을 헤치며 슬픔에 젖은 몸으로
홀로 낄낄대며 웃어도 보고
꺼이꺼이 울며 생각도 해보았지만
살면서 살면서 가장 외로운 날엔
아무도 만날 사람이 없다
그냥 책이나 읽어야지 뭐(낙담하며 긁적긁적)~
서툴고 어설픈 사랑...좀 쪽팔리지~
알 것같아...네 그때 심정...사랑을 좀 더 많이 해봤으면
그 사랑을 소중히 할 수도 있었을텐테...
너무 풋풋했던게지~혜경양이~
풋사랑 얘기 잘 들었어~^^
그 사랑이 아직도 아픈거냐? 쪽팔린게냐
두울--영화 좋아~
하나 ~.(.라스트 데이즈)-구스반 산트 감독,마이클 피트
구스 반 산트의 영화는 많은 설명을 하지않아서 좋다.
대사가 많이 나오지않는 듯 한데도 그 상황이나 그 느낌은 충분히 전해져온다.
히치콕 감독처럼 체험하는 영화가 아닌가싶다.
그의 영화를 보고나면 늘 언제나 기진맥진한다.
그 영화를 보러갔던 날의 기분이 영 그랬다.
압구정 스폰지가 곧 영업을 중지한다는 소식도 내겐 너무 속상해서 더 그랬던 것 같다.
토요일 오후임에도 관객이 채 20명이 되지않는다.
이 영화는 너바나의 커트 코베인의 이야기에서 모티브를 따왔다..
커트 코베인이 자살 하기 전의 상황을 그려내고 있다.
주인공인 블레이크가 숲속을 혼자서 초점없는 눈동자로 걷는 장면,
숲속의 한가운데 있는 집에 있는 친구들과도 전혀 소통을 하지않으며
걸려오는 전화도 받지않고 연습실에 앉아서 혼자서 처량하게 노래를 부르는 점점 더 혼자만의 세계로 빠져드는 모습을 무덤덤하게 그려내고 있다.
구스 반 산트가 그려내는 사람들의 모습은 늘 언제나 많이 우울하고 뭔지 모를 쓸쓸함으로가득차 있다.
세상에 대한 분노도 겉으로 표현하지 못한채 늘 자기자신에게 향해있으며, 사회와의 고립을 택한다 (아이다호, 파라노이드 파크,라스트데이즈)
마음 속의 소망은 자신을 열어보임으로써 .타자와 관계를 맺는 것이 아니라, 진정한 열망은 잠가둔채,아주 적은 부분만 소통하고자 한다. 아마도 누구에겐가 ,무엇인가로부터 깊은 상처를 받은 마음이 주춤하게 하는 것이리라.
마음을 활짝 열기엔 세상은 너무 박하다.고 그들은 생각한다.
소통에 실패하고, 세상에 제대로 발붙이지 못하고 사는 사람들에 대한 따뜻한 애정도 구스 반 산트 감독에게서 느껴진다.
‘나는 그들이 정말 자신들이 원하던 위치에 올라섰을 때,그리고 정말 원하던 것을 성취했을 때 느끼는 허탈감,실망감에 대해 이야기 하고싶었다.아무리 유명해져도,돈을 많이 벌게되어도, 그들을 도와주는 것은 사실 아무 것도 없었다. 실망감,분노, 그리고 우울함,이것은 모두 유명세로인해 치르는 것들이다. 사라믈은 쉽게, “ 뭐가 고민이야? 잘 돌아고 있잖아”라고 말하지만 그런 말들은 그들을 더욱 고통스럽게 만들었다”
--구스 반 산트
이렇게 섬세하게 타인의 마음을 이해하고 공감하니까 이런 영화를 만들었겠다 싶었다.
그러나 정작 산트 자신도 참 많이 힘들지 않을까 싶다.
타인의 고통이나 우울을 고스란히 내것으로 느끼는 그 감정이입의 마음으로 인해 조금은 더 힘들게 살아가는 사람도 있으리라.
마지막 순간 그 외로운 영혼은 안식처를 차지 못해 어디론가 계속 헤맨다.
배부른자의 고민이라고,먹고 살만해서,진정으로 고생을 안해봐서 그런 것이라는 비난쯤은 견딜 수 있다.
사람사이의 깊은 단절과 소통의 불능은 ,자신이 태어난 필연적인 이유를 모르는 보통의 사람에게는 , 타인의 세계에 떨어진 것이 싸르트르의 말대로 원죄가 되는 순간은 아닐까
‘자살’이란 책에서 커트 코베인의 유서로 보이는 글을 올렸다.
나는 개인적으로 코베인의 자살이 그의 부인인 코트니 러브와 연관되어있는 타살은 아닐까 했는데 이 글을 다 읽어보니 ,개인적으로 자살쪽에 무게를 두게 되었다.
‘음악을 듣는 것뿐만 아니라,음악활동을 하는 것이 더 이상 나를 자극하지 못한 지가 벌써 수년이 되었습니다. ….
중략..
내 안에 있는 분노와 죄책감을 지울 수는 없었고,동시에 사람들에게 내 자신을 증명해야 한다는 느낌도 떨쳐버릴 수 없었습니다. 우리들 모두에게는 선한 부분이 있으며 나는 정말 사람들을 좋아합니다. 이것이 나를 정말로……..슬프게 합니다. 왜 나는 이것을 즐겨서 행복해지지 못하는 것일까요.? 나도 모릅니다.
..
중략
나는 이제 더 이상 아무런 열정도 느끼지 못한 채 어찌할 수 없는 방황만을 계속하는 낙오자가 된 것입니다. 그리고 기억해주시기 바랍니다.
서서히 사라져 가는 것보다는 한순간에 타올라서 폭발해버리는 것이 낫다는 닐영의 노래가사를..
코베인으 유서 은근히 멋지고 공감이 되어서 한동안 보고 또 보았던 기억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생을 지속하는 대부분의 이유는
너무 많이 늘 행복해서, 이 모든 난관을 극복해나가는 재미로..
는 아닐 것이다. 각자 그 이유가 있겠지..
나는 시오랑의 이 한줄에서 큰 힘을 얻었다.
‘우리는 모두 어릿광대이다. 우리가 안고 있는 문제들에도 불구하고 살아남아 있으니까’
예쁜 웃음이 나왔다. 올 가을 발터 벤야민에게 매진 하려고 했는데 시오랑도 그 명단에 올라간다. 한동안 더 바쁘겠다.
(하바나 블루스)
옥빛 카리브해,강렬한 태양, 음악,부에나비스타 소셜 클럽
경제봉쇄의 그 숱한 어려움 속에서도 늘 웃음일 잃지않아보이는
돈없이도 행복한 표정으로 가득찬 그네들의 사는 방식이..
내겐 너무나 수수께끼다.
쿠바의 수도인 하바나를 배경으로 만들어진 음악영화다.
루이와 티토는 재능있는 젊은 음악인들이다.
많이 어렵고 힘든 가운데서도 음악에 대한 열정과 사랑으로 즐겁게 살아간다.
그러다가 스페인에서 온 유명 프로듀서를 만난다.
그들에게 인정을 받아서 스페인으로 진출의 기회까지 얻게 되지만.
그 계약 조건이 거의 노예 계약과 비슷한 불평등한 조약임을 알고 결국 루이는 하바나에 남아서 음악을 계속 하기로 하고, 티토는 스페인으로 가는 것을 택하게 된다.
근데 내가 저들 뮤지션이 었다면 어떤 선택을 했을까..
자유일까, 자유는 없더라도 일단은 부유해지는 걸까..
자유를 좋아한다하지만,나는 아마도 망설임없이 스페인행을 택했을 것이다.
영화의 내용 자체는 특별한 것이 없다.
다만 흥겨운 음악이 주는 감동
그들이 부른 노래의 가사가 굉장히 솔직해서 놀라는데, 아마도 그 솔직하게 털어놓는데서 마음 속에 응어리진게 없을 듯도 하다.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솔직하게 표현할 수 있다면, 걱정의 반은 날라가는 건 아닐끼.
자신이 인정하지 못하는 마음 속의 어두운 면을 지고 가는 사람들을 보면 내가 더 힘겹다.
겉으로 보여지는 강인함 뒤엔 외로움을 타는 ,허약한 내면을 인정하는 여유로움이 오히려 보기좋다.
자신의 허약한 풍경을 감추기 위해 남에게 투사시키는 그 모습들 이젠 보고싶지 않다.
그래서 오히려 이들의 순수함이나 열정이나 자유로움이 더 시원하고, 오히려 부러웠다.
보는 내내 가을에 이 영화를 보게 된 건 정말 행운이라 생각했다.
작년 가을 믹재거의 공연실황을 담은 샤인 어 라이트가 나의 가을을 아름답게 풍요롭게 했으니..
무언가가 그리울 때 그리움의 대상으로 있어주는 이런 영화들에게 얼마나 큰 감사함을 전해야할까..
~ (말라노체)—구스반 산트 감독,
나쁜 밤이라는 뜻이다.
이 영화도 구스 반 산트 감독의 작품이다.
나는 아이다호,파라노이드 파크,말라노체 ,이 세편의 영화가 사실 상당히 뒤죽박죽 섞여있다.
특히나 아이다호와 산트 감독의 데뷔 작품이라는 말라노체가 거의 비슷한 느낌이다.
부유하는 젊은 청춘들의 방황,세상에서 유리된채 살아가는 모습들,사회의 밑바닥을 힘겹게 살아가는, 어디론가 계속 떠다니는 삶..
미국 포틀랜드 변두리의 작은 편의점에서 일하는 백인 청년 월트는 어느 날 가게에 온 조니라는 멕시코 불법 체류자 소년을 사랑하게 된다.
그 소년에게 월트는 진심으로 사랑을 호소하며 15달러에 나쁜 밤을 보내자고 말하는데, 조니는 허락하지않고,슬슬 주위를 돌며, 이용할 뿐이다.
만나자고 하면 항상 조니의 친구인 로베르토를 데리고 나온다.
셋이서 황량한 도로를 따라서 여행하는 장면이 나온다.
아이다호의 분위기와 너무 흡사하다.
사람들이 많이 다니지 않는 외딴 도로의 처연한 느낌은 이들 세명의 발붙일 곳없는 마음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 같다.
그 외딴 도로의 모습만으로도 이 청춘들의 가슴저미는 쓸쓸함을 잘 표현해냈다.
황량한 도로, 어느 곳이든 갈 수 있지만, 어 어느 곳도 갈 수 없는 , 불안정함.
굳이 다른 사람을 사랑해도 될 것 같은,백인이고
,잘 생긴 월트는 , 어린 조니를 먼저,그리고 진심으로 깊게 사랑하기에 수많은 수모를 견뎌내야 하고..
조니와 로베르토는 일자리를 구할 수도 없고, 특별히 하는 일 없이 그저 하루를 그냥 버텨내는 것만으로 살아간다.
이들 세명 다 답답한, 출구가 없을 것 같은 절망스런 상황.
라스트데이즈, 파라노이드 파크. 말라노체는 죽음,내지 죽음과도 같은 막막한 상황을 보여줌으로써 ,관객 또한 극지에 서는듯한 느낌을 만들어준다.
산트 감독의 영화를 보고 온 날은 내내 마음이 묵직하고 ,그 쓸쓸한 풍경들이 어른거린다.
마지막 부분에 절대로 월트에게 돌아오지 않을 조니를 우연히 만났을 때, 월트가 조니에게 하던 대사가 생각난다.
언제 시간나면 우리 가게로 와서 술 한잔 하자고..
아마도 조니는 월트에게 가지 않을 것이고
월트 또한 조니가 자기에게 오지않을 것임을 알고 있을 것이다.
모든 것을 체념한 , 사랑이라는 것이 너무 어려워서 씁쓸한 월트의 표정과
젊은 청춘이지만, 하루하루 희망도 없는 삶이 주는 무거움에 주저앉고 싶은 조니의 표정이
잊혀지질 않는다.
청춘이라는 이름만으로 빛이 날 것 같지만, 어쩌면 그것은 추억이 환상으로 포장되어 있는 부분일지도 모르고, 나의 청춘도 어쩌면 그렇게 불안정해서, 부서질까봐 그만큼 더 아팠는지 모르겠다.
청춘의 한자락을 되돌아보게 하는 완벽하게 내겐 푼크툼으로 다가온 작품이다.
(그 여름 가장 조용한 바다) —기타노 다케시 감독
이 영화는 청각 장애를 가진 젊은 청년과 그를 사랑하는 청각장애 소녀의 사랑에 관한 이야기이다.
말을 하지 못하는 주인공이기에 대사가 거의 나오지않고,영화는 시종일관 조용한 바다만 보여준다.
우리가 생각하는 여름바다는 얼마나 활기가 넘치고, 젊음의 싱그러움들로 북적대는가.
그러나 이 영화는 조용한 시골 바닷가이다.
청소 용역일을 하는 주인공 시게루가 우연히 버려진 서핑 보드를 주으면서 영화는 시작된다.
서핑보드를 열심히 타고 있을 때 그것을 묵묵히 바라보는 그의 애인,소녀
그녀는 조용히 앉아서 그가 서핑을 하는 것을 보면서,그가 벗고간 옷을 예쁘게 개어놓는다.
영화의 내용이 거의 서핑을 하고 있는 시게루
조용히 앉아서 시게루를 바라보며 마음 속으로 응원하며, 사랑을 표현하는 소녀
이벤트들로 가득하고,원하는 선물을 사주어서 환심을 사는, 상대방이 즉각적으로 반응을 보일 것 같은 것에 집중해서 한순간에 마음을 사로잡기 위한 전략이 전혀 없다.
그런데도 정말로 이들의 사랑을 보노라면 눈물이 난다.
대화를 하지않음에도 눈빛으로 교환되는 그들만의 애틋한 정과,상대방에 대한 신뢰, 따뜻한 배려에 마음 속 깊이 젖어든다.
우리가 늘 꿈꾸는 존재하는 것 자체만으로 전폭적인 지지를 받는 그런 사랑의 내음이 느껴진다.
그녀의 살폿한 웃음, 묵묵히 남자를 따라가는,
상대에게 내가 기대할 무언가가 없으면, 야멸차게 돌아서던, 그 혹은 나, 그리고 대부분의 우리들의 마음 속 깊은 곳에,어쩌면, 저런 사랑의 이상향을 간절하게 기대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불행인지,다행인지 내게 쏟아지던 애정도 나의 성취와 나의 위치, 미모가 한몫 했을 때 전폭적이었으니, 좋으면서도 불안한 마음 금할 수 없었음은, 존재 자체로 귀한 대접을 받고 싶었음일까.
나 또한 몇 가지 속물적인 잣대로 사람을 보고있으면서,내겐 무조건적인, 나하나 자체로 제대로된 대접을 바라는 건 어불성설이다.
그들의 사랑은 오히려 더 사랑 그 자체로 보이는 순수함.
상대의 위치가 변한다고 해서, 나의 자질을 구체적으로 보여주지 않아도..
변하거나 돌아서지 않을..
시게루는 서핑을 열심히 하여 대회에도 나가게 되고 상도 타고..
보통의 영화라면, 대회에 나가서 우수상을 타고, 그에 따른 인간승리 같은 감동 휴머니즘에 천착하겠지만, 기타노 다케시는 그 틀을 버렸다.
바닷가에 옷을 벗어놓고 서핑을 하러간 시게루는 돌아오지 않았다.
영화의 줄거리는 이게 끝이다.
영화 내내 조용한 정적만이 감돌지만, 깊은 여운을 더 줄 수 있었던 이유는 히사이시조 음악이 한몫했다.
태왕사신기와 원령 공주의 음악으로 우리에게 알려진 히사이시조의 음악..
(개인적으로 원령공주의 음악 너무 좋아한다, 물론 영화도 넘 좋았다.)
이 영화에서도 분위기를 더 고조시키고 더욱 더 서정성에 머무르게 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
매년 여름이면, 이 영화가 더 생각날 것 같다.
( 수면의 과학)—미셸 공드리 감독,가엘 가르시아 베르날,샬롯 갱스부르
이터널 선샤인을 보고 미셀 공드리 감독 영화라면 무조건 보기로 마음 먹었었다.
이성적으로 헤어진 사람임을 분명히 알고 있는데도 마음대로 제어가 안되는 경험을 해본 사람들이라면 무조건 공감이 잘 되는 영화인듯 싶다.
도쿄,비카인드 리와인드, 수면의 과학으로 이어지는 공드리는 참 재미있는 사람일 것 같다.
꿈과 현실을 제대로 구분하지 못하는 주인공 스테판을 한없이 사랑스럽고 웃음짓게 만드는데 일등공신은 가엘..
만약에 가엘 가르시아 베르날이 아닌 다른 사람이었어도 그렇게 친근하게 볼 수 있었을까 싶을만큼 가엘 가르시아 베르날에겐 그만의 특별한 매력과 동심과 순수가 느껴진다.
봐서 손해날 것 같은, 도전해봐야 될 것 같지않은, 이성적으로 생각해서 분명히 내가 우스워질 것이 뻔할 것 같은 일에는 한치의 매력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들은 이런 영화를 봐도 웃을 수 없으리라..
무모하고도, 창피하지만, 유치함에도 앞으로 나아가는 힘은 바로 사랑이 아니었을까.
주인공 스테판은 사랑하는 여자에게 ,사랑함으로써 이성적인 계산을 포기했다.
(로프트)-구로사와 기요시 감독,나카타니 미키,토요카와 에츠시
창고와 같이 버려진 집을 배경으로 전개되는 이 영화는 은근히 무서운 공포 영화다.
영화를 보러 간 날, 관객이 나와 맨 앞에 앉아있는 정체모를 사람 단 둘이서 봐야했는데 그 상황이 더 무서웠다.
차라리 혼자라면 덜 무서웠을텐데,전혀 모르는 사람과 단 둘이서 보게되니 등골이 오싹오싹
가뜩이나 황량한 숲, 앞이 보이지 않는 안개, 인기척이 없는 고립된 공간, 으스스한 음악, 무표정한 남자 주인공으로 공포심이 일어나는데,, 아 저 앞의 관객 너무 무섭다.
그렇게 오돌오돌 떨면서 보고 있는데,영화 시작한지 10분쯤 되었을까.
상큼발랄한 젊은 대학생으로 보이는 연인둘이 내 앞에 앉아서 같이 관람하니 얼마나 맘이 편하던지..
사람이 그처럼 고마운 적은 요 근래 없었던 것 같다.
다음부턴 공포영화는 절대 혼자서 보지않으리라..
이 영화가 더 무서웠던 이유는 현실과 전혀 동떨어진 이야기가 아니라 그래도 있을법한 이야기여서,나도 저런 상황에 있을 수도 있겠다 싶어서였겠지..
미이라를 연구하는 학자인 남자 주인공은 1000년 전에 미이라에게 집착하면서 ,이상한 기운에 빠지게 된다. 알 수 없는 혼돈과 망상과의 경계 사이에서 불안하고 초조한 감정에 휩싸이고 그 상태에서 살인도 저지르게 된다.
미이라의 저주였을까.
평소에 똑똑하고 이성적인 사람도 ,일순간에 자신이 쌓아놓은 이미지를 뒤로한 채 한순간에 무너지는 행동을 할 때가 있다.
휴그랜트나 빌 클린턴과 같은 지극히 이성적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여자와 관련된 일로 자신의 이미지를 한순간에 실추시키는 지극히 비합리적인 행동들..
사람에겐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이런 일들을 보면 인간의 정신이라는 것도 화합물로 이루어진 불완전한 체계라는 말을 실감하지 않을 수 없다.
인간의 대뇌는 이성적인 역할을 하는 신피질과 본능적이고 감정적인 역할을 하는 변연계로 구성되어 있다고 한다.
특히나 변연계는 특정 트라우마에 취약하여 우리의 의지와 관계없이 자동적으로 반응을 일으킨다고 한다.
겉으로 보기에 평범하고 정상적으로 보여지는 사람들이 때때로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할 때, 이런 부분에 대해 공부하기 전에는 한사람 자체를 싸잡아 비난하곤 했다.
그러나 지금은 인간의 이성적인 뇌나 원시적인 뇌에 대해 알아가기 시작하면서 , 아 어쩌면 사람은 정말 완벽한 존재가 아니란 사실을 그대로 수긍한다.
내 안의 잠재적인 불합리성..
절대 인정하고 싶지않은 내 안의 어두운 면들..
이 남자 주인공의 내면이 특히나 나약해짐으로써, 이성으로 억압했던 모든 교양이 해체되는순간을 바라보는 일은 참이나 마음이 아팠다.
구로시와 감독은 인간 존재의 나약함을 설명하려 했던 것 같다.
이 감독은 인물의 심리와 인간의 괴물적 본성을 통해 공포의 폐부를 찌르는데 있어 독보적 색채와 역량을 발휘하는 감독으로 알려져 있다.
(중경삼림) -왕 가위 감독, 양조위, 왕비,금성무,임청하
15년 전에 지금은 없어진 코아 아트홀에서 가을날 봤던 영화를 , 비슷한 계절에 다시 보다.
제법 오래 된 영화임에도 내용이나 느낌이 전혀 어색하지 않음은 좋은 영화가 주는 보너스일 것이다.
심지어는 사람들의 복장이나 음악도 지금에 보아도 흠잡을 부분이 없는듯하다.
개인적으로 이 영화를 가장 빛나게 하는 부분은 ost 일 것이다.
California dreaming은 시대에 뒤떨어진 약간은 촌스러운 노래라고만 생각했는데, 이 영화에서 패스푸드 가게의 발랄한 점원
그리고 또 하나의 노래는 크랜베리스의 dreams인데 ,물론 이 노래는 중국어로 번역해서 불렀지만, 원곡인 아일랜드의 몸환적인 분위기가 물씬난다.
아일랜드 그룹이나 노래들은 동양적인 정서가 느껴진다.
젊은 날의 양조위를 보는 기분도 쏠쏠했다.
영화를 볼 당시는 나도 20대였으니 양조위가 젊어서 싱그럽다거나 하는 느낌은 특별히 못받았는데,15년 지난 지금의 눈으로보니 풋풋하다.
지금의 양조위 모습도 멋있지만, 그땐 더 아름답다.
양조위는 젊을 때나 지금이나 하나도 변하지 않았다고 생각했는데, 비교해보니 많이 변했다.
역시나 모든 만물은 변하게 되어있다.
실연에 대처하는 두 경찰관 양조위와 금성무의 모습이 참 인상적이다.
양조위는 그 빈마음을 채우고 위로하기 위해 집에 있는 모든 사물들과 대화를 시도하고,금성무는 도시를 달린다.
실연. 살면서 실연한 번 안당해본 사람 있으랴.
모든 것이 끝난 것 같이 막막하고 도저히 살아갈 수 없을 것 같았던 ..
울어도 보고, 미워도 해보고, 하늘도 멍하니 바라보고, 거리를 지나면서도 몸서리치고, 친구에게 하소연도해보고, 일기장에 빽빽하게 누군가의 이름을 한없이도 써보고, 울리지않는 전화벨을 하루 종일 쳐다도보고..
한두번의 이별도 아니었을텐데 매번 이별은 처음인 것처럼 낯설고 생소했다.
경험했음에도 다시 또 처음부터 견뎌내야하는 그것에는 굳은살도 생기지 않았다.
아픔으로 다신 누군가를 다시 사랑하더라도 마음을 추스릴 수 있을만큼, 조그맣게 사랑하자라는 다짐도 매번 무너진다.
이별은 별다른 도리가 없었다.
다시 사랑하거나
시간이 지나거나
실연에 관한 명언
얼어붙은 세상
‘나는 전화를 기다린다. 이 기다림은 어느 때보다 더 나를 불안하게 한다. 뭔가를 해보려하지만 잘 되지 않는다. 방 안을 왔다갔다 해본다. 그 친숙함이 보통 때는 나를 위로해 주는 갖가지 물건들.회색 지붕, 이 모든 것이 무기력해보이고,분리되고, 황량한 별자리처럼,마치 인간이 한 번도 산 적이 없는 자연처럼 얼어붙어 보인다’ —롤랑 바르트 ,사랑의 단상 중에서--
양조위는 수건과 대화를 하고 비누에게 말도 걸면서 실연의 상처를 극복해내고 견뎌내려 애를 썼지만,결국엔 다시 또 누군가를(왕비) 사랑하게 될 것 같은 예감이 그를 일으켜 세운다.
모든 것이 끝난 것 같은 암담한 상황에서 손을 내미는 사랑의 마력에 나까지고 끌리면서 행복한 웃음지을 수 있는 아주 따뜻해지던 영화
조금씩 추워지는 10월,캘리포니아의 따사로운 햇빛이 그립다.
특히나 소살리토..
셋 --좋아하는 노래—015B—텅빈 거리에서
가을이면 생각나는 노래 중의 한곡이다.
그러나,난 이 노래는 되도록이면 듣지않으려,외면하려고 한다.
어제 꿈과 음악사이에서 이 노래가 나왔는데.. 참..맘이 그랬다.
공중전화를 보면 누군가에게 무작정 전화를 걸고싶어지던
목소리만 들어도 행복하겠다 싶었던 시절..
낙엽이 흩날리고 싸늘한 밤바람이 불어,온몸을 움추리며 걷다가
문득, 생각나는 사람의 향기로운 내음
그 목소리만으로 가슴이 벅차던 그 시절
그땐 지적이기도 하고 감성적인 날카로운 사람으로 좋아했었는데..
지금의
자신의 감성을 뒤로한채 삶을 버텨내기 위해 ,처절하게 생존하는 또다른 모습이 난 왜이렇게 슬퍼보이는건지..
이런 감성의 소유자가 어떻게 그리 희화화되고 깔깔 댈 수 있는 건지..
내가 철이 없어서인지,난 정말 요즘의
노래방 가면 내가 가장 잘 부르던 노래 중의 하나이다.
90년대에만 해도 이 노래를 부르면 비교적 반응이 좋았는데 (노래를 많이 듣고 자주 부르던 그 시절엔 노래를 잘 부른다고들 하여 ,동료 교사들 대표로 나가서 몇 번 부른 것도 같은데,, ㅎㅎ 지금은 어림짝도 없다. )
지금은 물론 이 노래를 부르지도 않거니와,부른다면.. ㅎㅎ
완전 분위기 깬다고 하겠지..
수화기를 들다가 끊어버리는 여린 가슴을 가진 적이 있던 사람들에겐''
동전 두 개를 들 던 야윈 두 손을 바라본 적이 있던 사람들에겐
유리창 사이로 비친 초라한 모습이 어떠한 것인지를 알고 있는 사람들에겐..
세상엔 노력만으로 안되는 게 있다는 걸 첫번째로 알게해준 하나의 관문이 아니었을까를.바라보게 했던..
너무도
알싸하게 그리운 ,가슴저린, 그러나 간직하고픈 시절을 상기시켜주는 너무도 절절한 노래~
중간에 기타 솔로 리프 부분이 특히나 압권이다. 라라라 스캣송 부분도 좋고, 이 노래를 작사작곡한 정석원도 참 멋있다.
가슴을 이렇게 아릿하게 때릴 수 있나 싶게..
이 노래를 듣는 마음이 알록달록,둘쑥날쑥이다.
시월이다. 자칫하면 너무나 추워질 수 있는..
마지막—인간 본질에 관한 힘겨운 탐험
싸르트르가 하이데거에게서 빌려 온 개념.. ‘나는내가 말하는 것으로 존재한다’라고 했지요. 나는 내가 글을 씀으로써 존재한다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글을 통해 자신의 표현,자신의 실존 표현..
‘언어가 인간의 실존적 상황에 대한 표상이며, 자기 반성의 매개 ‘라는 하이데거의 언어철학의 개념 ,저에겐 너무 후련한 말이네요.
여러 번 말씀드렸지만 중학교 때부터 거의 쉬지않고 써온 일기들이며,숱하게 열정적으로 보낸 편지들, 엽서들.. 그 속에 다 제가 살아있음을 느껴요. 글을 보고 상상해 온 나의 모습과 실제로 접했을 때 그 모습의 간격이 너무 커서 놀랍다는 말씀을 자주 하시는 분들.. 때문에 저도 제 자신이 가끔은 혼란스럽거든요.내가 어떤 사람인지 타자에게 제대로 설명을 못했나..나는 정말 최대한 솔직하게 나를 표현했는데..내가 타자에게 말한 바를 독자는 어떻게 이해했는지..(그 알 수 없는 비밀을 그래도 열렬한 댓글로 의견을 제시해주시는 분들 넘넘 고맙구요. )
의견을 종합해보자면, 전 아무래도 글로만 야무지나봐요. 그건 맞아요. 어리숙하고 약해서 아마도 보호막이 글 스타일이나 외모치장이 아니었을까요. ㅎㅎ ,근데 아마도 제 안에 까탈스럽고 깐깐한 것도 물론 있겠지요. 글을 통해서 나는 나를 좀 더 알아가고, 나의 존재 근거를 담고, 나를 바라봄으로써 나의 비밀을 알려주는 동지들.. 사랑합니다
싸르트르에 대해선 너무 감사한 게 많아서 함부로 글도 못쓰겠어요. 그 내 존재의 정당성을 완벽하게 설명해주고 위안을 준 그 분에게.. 저는 정말 어떻게 내 진심을 표현해드려야 할 지, 제 글 표현의 한계를 너무나도 느낍니다.
싸르트르와 보봐르의 계약 결혼에 관한 책을 읽으면서, 저는 완벽하게 보봐르의 느낌이 되어갔습니다.
제게도 엄청남으로 다가 오는 보봐르도 왜 그렇게 싸르트르에게 집착했는지 알 것 같습니다.
저 18살 때 싸르트로아 보봐르에 관해 호기심 가득할 때 아니 예쁜 보봐르가 왜 그토록 싸르트르에게 집착했을까 이해가 안되었습니다.
(대체 그녀는 그 안경 낀 남자를 어떻게 참고 살 수 있었던 것일까.? 쇳소리의 포주 같은 목소리하며 ,쭈글쭈글한 파란색 정장 게와 동성애자들과 나무뿌리와 존재의 질척한 더러움과 하이데거스러운 짬뽕 철학에 집착하던 그 남자를 생기발랄함과 불 같은 열정과 재치와 신선함을 지닌 그녀였는데 말이다. 정말 미스터리다)
싸르트르 얼굴, 참 그렇지요. 푸코나 벤야민..카프카 ,체 게바라 ~
얼마나 잘 생겼습니까.
그럼에도..
---내 격렬한 열정을 보잘 것 없는 사람으로 만드는 사람
싸르트르와 견주면 내 열정은 부끄러울 뿐이다.---보봐르가 한 말 --
나와 너가 우리들이 되는 만남이 아닌, 강렬한 지식의 교환과 ,완벽한 대화 상대자이면서, 서로를 객체화하지 않는,온전한 인격체로 서로의 다름을 인정했던 관계..
제가 아는 이 세상에서 가장 멋진 영혼의 동반자가 아니었을까 싶어요
첫댓글 하루하루 그저그런 일상에 생기와 열정을 불어넣어주는 건?음악들,영화, 책,만남,전시회…, 새롭게 사재기 해 놓은 책들도 엄청 많은데, 자꾸만 예전에 읽던 책들에게 발목이 잡혀서 ?요즘엔 계속 또 읽던 거 또 읽고 또 읽고,그렇게 싸르트르와 바르트르에게 매여있어서..전혀 진도가 안나가요. 가을엔 바르트르에게 발목 잡혀도 의미있는 일이지 않을까 싶어요. 매일 누군가를 만날 것 같다는 설레임으로 산다는 한수산의 말이 가을이 되면 떠오르는데,저도 12월에 만날 사람 생각하며 설레이는 나날 보내고 있습니다. 건스앤 로지스,엑슬로스를 드뎌 만나게 되네요. ㅎㅎ 살다보니 이런 행운도 있네요
노벰버 레인은 완전한 죽음이죠.. ~ 아~그런데 우리 나라에 오는 외국 가수들 , 성의 없게 공연해서 실망한 적 몇 번 있어서리.. 엘튼 존과 존 덴버 공연이 정말 무성의 하더군요. 제발 나의 순수한 동심을 실망시키지 않기를 기대하며, 비 온 뒤에 맑아진 파아란 하늘을 보노라니,세상이 온통 내 것인양 들뜨네요..
냐하~첫번째로클릭하자마자날아든쪽지ㅎㅎ,네,,바다님,가을에만나야지요.그래야이가을에안미안할테니말입니다.^^//잘읽었어요.‘체'는라틴아메리카의가난한민중들의다정한애칭이자,꽤긴시간비밀스럽게통용되던신성한암호였지요.그러고보면우리님포스팅속숱한암호들~,^---------^
바다님. ㅎㅎ의 빈자리가 꽤 크더군요.~연꽃님과 같이 만나서 술 한잔 기울일날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근데 술 못마심.. ㅎㅎ / 올 한해 마무리 하기 전에 꼭이요.~! 직접 얼굴 보면서 나누는 이야기는 얼마나 더 정겹고 무궁무진할까요..? 아닐까요..? 오히려 더 실망이 될 수 도 있으려나요..? 근데 어쨌든 연꽃바람님은 센스쟁이에 배려쟁이.. 아침부터 나를 완전 울컥하게 만드셨던.. ㅎㅎ 체게바라는 잘 생긴 얼굴에 반해서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는데, 쿠바에선 아마도 광고판에 무수히 걸려있을만큼 대중에게 친근한 대상으로 보여지는가봅니다.시가 물고 있는 사진은 웬만한 영화배우 포스에요. ㅎㅎ
rkatk 스크랩해가요
예~감사합니다.^^..근데 가끔씩 말도 없이 스크랩 하가는 건 누구이며 ..? 몰까요..? 궁금.. ^^
아련한 추억을 되살리는 015B노래....그시절 그 감성..그리워져요. 저도 고등학교때? 노래방에서 이노래 한창 불렀던거 같아요..ㅋ 그건 그렇고 정말 윤종신은 왜그렇게 되었을까요ㅋㅋ 영화들을 보면 이렇게 다 기억을 하고 계신가요? 영화든 공연이든 막상 보고 나서 글로 쓰거나 내용을 표현하기가 어느순간 힘들어지더라구요..ㅎㅎ 아..암튼...소개해주신 영화들 모두~~이 가을 마음을 풍요롭게 해줄 영화들이군요.^^
수프님도 이 노래 부르셨어요.? ㅎㅎ 노래방 흥겨운 분위기에 찬물 완전 쫙 끼얹는 노래지만,그래도 전엔 꿋꿋하게 저도 불렀었어요. ㅎㅎ 윤종신의 요즘 이미지도 물론 나쁘진 않지만.개인적으로 그가 가진 감수성들이 돋보이는 곳에서 활약했음 하는거겠지요. 그가 작곡한 노래들, 그의 미성,요즘엔 아주 미성은 아니지만, 번뜩이는 재기 뭐 이런 것들 그립습니다. 비슷한 인물로 주영훈을 들을 수 있을 것 같아요. 터보의 노래 작곡하던 시절부터 눈여겨보았는데,라디오에 게스트로 나와서도 논리적이면서도 정감어린 말을 했던 따뜻한 남자로 기억을 했는데..요즘엔. ㅎㅎ
영화는 저도 한번 보는 경우엔 줄거리 따라가다가 많은 부분 놓치고 보는 경우가 많아요. ㅎㅎ 보고나면 줄거리는 기억이 잘 안나고 그냥 느낌만 생생하게 기억이 나서 제 글을 보면 줄거리는 별로 없고 ,그냥 어거지 느낌이지요. ㅎㅎ, 아마도 제가 말씀드린 영화들 짧게 극장에 걸린 것들이라 대부분 끝나지 않았을까..요 가을에 마음 따뜻해지고 온기를 느끼시려면 (벨라) 강추에요. 노래만으로도 행복해지는 영화인듯 해요.
맨위에 주절거림 실화예요? 그동생하고 어떻게 되었어요? 음..펠소나언니 알고보니 연하킬러?
ㅎㅎ, 우려했던 댓글이 그대로 올라왔어요. 며칠 댓글들로 인해 마음이 마구마구 혼란스러웠는데, 박하님의 따뜻한 말로 다 풀어졌습니다. ㅎㅎ 저의 성장사를 들여다보면, ..금지의 법을 내면화하는 사회화 과정에서 비로서 주체가 되어가는 과정이었지요. 그때 주체로 탄생하는 과정 속에서 받았던 상실과 억압의 상처가 글쓰기의 원동력이자,소외와 박탈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겠지요.금지가 더 욕망을 부추킨 면도 있었을테고..,아마도 그래서 사회적으로 인정되는 활동을 통해서 대리만족도 했을테고..
그러니 가만 읽어보면, 어찌 진행되었는지가 보이시지요.. ㅎㅎ ,그리고 연하 킬러는 내가 주체가 된 행위를 말하는 건데, 난 그 관계에 있어서 전혀 주체적이지 못하고,오히려 끌려다니는 편에 속했으므로, 킬러가 아니라..그냥 서로의 결핍을 해소하려는 필리아의 상태 였을 듯 싶어요. 그것조차 허락하지 않던 사회 분위기,아니 나의 존재의 힘이 너무나 약했던--거였겠지요.박하님은 저처럼 바보같이 살지 마시라구 부탁드려요. 파이팅~!
중경삼림 외엔 본 영화가 없어요. 첫번 째 후배와의 사랑은 영화화되어도 좋겠어요. 가슴 시린 가을 하늘 같은 사랑, 누구나 하나쯤은 간직하고 싶잖아요.
영화를 만든다면 약간 졸리운 영화가 되겠지만.허진호 감독이 만들었으면 좋겠고, 주인공은..여자는 이 지아 (모습은 전혀 나랑은 다르지만, 그녀가 맡은 캐릭터들이 나와 매우 흡사..덜렁이에 헐렁이.. 걸핏하면 잘 울고.. ㅎㅎ) 남자는 이 현우랑 모습이 거의 흡사한데요. ㅎㅎ 살며시 웃을 수 있는 댓글 감사드려요.미루님의 가슴 시린 사랑도 들려주세요. ㅎㅎ 기다리겠습니다.~
후배와의 플라토닉 러브, 참 예쁘네요. 이런 것이 추억일 겁니다, 기억과는 분명 다른.... 그러고 보면 추억은 가슴에 자리 잡고 기억은 머리에만 머문다는 생각이 드네요.
제 바보같은 얘기 예쁘다 해주시니 감사드려요^^내 자신의 결핍과 무지를 끊임없이 자각하는 일.그 가운데 상대가 지닌 지적인 것과 감성과 인격이 나로하여금, 결핍감을 더 느끼게 하고, 그걸 상대와의 소통을 통해 메꾸어보려고 하는 것..그것이 제 사랑의 방법이었을까요..동등한 인격체가 나누는 친구 같은 사랑..그건 아마 나 자신의 한계를 벗어나 무한성에 도전하는 일이었겠지요. 추억이었기에 아름다웠을테고, 현실적으로 주욱 이어졌다면, 아릿한 그리움없었겠지요. 이렇게 추억 한켠에 있어서 더 감사하기도 하고,그래서 더 애틋하기도 하고.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