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미국지사에 근무하는 ㄱ씨(38)는 최근 국내에 들어와 2주간 머물면서 선불형 휴대전화를 이용했다. 한달도 안되는 짧은 기간 이용하자고 새로 휴대전화에 가입하기도 그렇고, 휴대전화 없이 지내자니 여간 불편한 게 아니어서 선불형을 선택했다. ㄱ씨가 낸 돈은 불과 1만원. 발신보다는 여기저기서 걸려오는 친구들의 전화를 받는 데 쓰느라 비용을 더 내지도 않았다. 선불형 휴대전화란 말 그대로 미리 돈을 내고 액수만큼 사용하는 이동전화다. 고객이 서비스에 가입한 뒤 원하는 통화량에 따라 돈을 내면 통화할 때마다 요금이 미리 낸 돈에서 빠져나간다. ㄱ씨처럼 단기간 국내에 머물거나, 업무상 짧은 기간만 사용할 휴대전화가 따로 필요한 사람은 물론 통화량이 적은 사람에게는 선불형이 안성맞춤이다.
◇장·단점=선불형 휴대전화는 무엇보다도 경제적이라는 게 매력이다. 선불형은 통화료가 10초당 30~65원으로 다소 비싸지만 가입비(셀룰러 5만5천원·PCS 3만원)와 기본료, 보증금이 없고 부가가치세도 붙지 않는다.
또 미리 낸 금액만큼 발신 통화해버려 잔액이 없더라도 일정기간 동안은 수신이 가능하다는 장점도 있다. 단 선불형이라고 별도로 단말기를 빌려주지는 않기 때문에 단말기는 따로 마련해야 한다. 중고품을 구입하거나 단말기 교체에 따라 집안에 굴러다니는 이른바 ‘장롱폰’을 활용하면 된다. 요즘같이 보조금이 지급되지 않는 때 새로 단말기를 장만하려면 가입비 포함해 최소 30만원은 들기 때문에 단기간에 많은 통화를 하지 않는 사람은 선불형을 이용하는 편이 낫다.
그러나 사용금액을 다 쓰게 되면 발신을 더이상 할 수가 없으므로 사전에 잔액을 확인해야 하는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 또 무선인터넷은 사용할 수 없다. 일반 가입자가 선불형으로 바꾸려면 현재 가입한 휴대전화를 해지한 후 신청해야 한다.
선불형 휴대전화는 사용량이 아주 적거나 단기간 국내에 체류하는 외국인이나 교포, 유학생들에게 유리하다. 특히 부모가 자녀의 월 통화요금을 조정하거나 직원들에게 업무용으로 한도 안에서 사용하기를 바라는 법인고객에게도 효과적이다.
◇요금과 이용법=이동전화 3사 모두 상품을 내놓고 있다. SK텔레콤의 선불형 휴대전화 ‘스피드패스’에는 1만, 2만, 3만, 5만원짜리 4종류의 상품이 있다.
국내 통화료는 10초에 65원, 사용 기간은 선불액에 따라 각각 30, 60, 90, 150일이지만 10일씩 추가 수신기간을 주므로 이 기간동안 전화를 할 수는 없어도 받을 수는 있다.
예를 들어 1만원짜리로는 30일간 통화를 할 수 있으며 수신은 40일까지 할 수 있다. 그러나 30일이 지나면 잔액이 남더라도 발신은 불가능하다.
가입방법은 일반 휴대전화에 가입할 때와 같다. 본인은 신분증을, 대리인일 때는 위임장, 인감증명, 신분증을 가지고 전국의 지점·대리점에 신청하면 된다. 재외동포나 영주권 획득자는 외국인등록증 또는 국내거소 신고증을 지참해야 한다.
사용금액이 다 떨어지면 ARS(011-200-4949)를 통하거나 대리점을 방문해 다시 채울 수 있다. 외국인을 위한 ARS(영어 011-200-7277, 일본어 011-200-7233)도 운영하고 있다. 현재 12만명이 이용중이다.
KTF의 ‘프리폰’은 1만, 3만, 5만원짜리 3종류가 있으며 사용기간은 각 30, 90, 150일이다. 통화료는 10초당 58원이다. 잔액이 다 떨어지더라도 추가로 14일간은 수신이 가능하며 발신번호표시서비스(2,000원)도 이용할 수 있다. 전국의 KTF멤버스 프라자 및 대리점에서 가입을 받는다. 충전과 통화 잔액 확인은 1500(무료·016 가입자), 또는 016/018-200-6500(유료)을 통해서 할 수 있다.
LG텔레콤의 선불전화 ‘019예스’는 1만원에서 32만원까지 8종류의 다양한 요금제가 장점이다. 10초당 통화료는 65원이지만 한번에 10만원 이상을 충전하면 10초당 50원, 30만원일 땐 10초당 45원으로 싸진다. 30일간의 추가 수신기간을 준다. 가입은 대리점·지점에 직접 찾아가서 하거나 편의점 LG25에서 구입한 선불카드를 통해 할 수 있다. 선불카드 뒷면을 긁어 나오는 번호와 휴대폰에 나와 있는 일렬번호를 고객센터(1544-0019)의 상담원에게 알려준 뒤 간단하게 버튼을 조작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