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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과 함께 한 날 : 2008년 10월 11일 □ 함께 걸어간 사람 : ADVAN과 은산 □ 함께 걸어간 산길 : 높은다리▶상원사▶남대봉▶개미목이▶향로봉▶고둔치▶행구동
ADVAN : 인천시외버스터미널(06시40분 발 원주행 버스▶08시45분 원주시외버스터미널 착) 은산 : 안산시외버스터미널(06시40분 발 원주행 버스▶08시30분 원주시외버스터미널 착) 함께 : 원주시외버스터미널 앞 시내버스정류장에서 장양리종점 08시50분발 23번 시내버스 에 09시 07분 승차하여 10시 07분 성남2리(높은다리) 종점 하차
10시 15분 : 산행 시작 12시 10분 : 상원사 도착(은산의 다친 무릎이 속을 썩여 속도를 내지 못했다. 20여분 체류) 12시 55분 : 남대봉 도착(여전히 무릎이 시원칠 못해서 ADVAN에게 미안한 마음뿐이다) 13시 30분 : 남대봉 헬리포트에서 식사를 함 15시 20분 : 향로봉 도착(ADVAN은 구룡사로 하산하자고 졸랐지만 내 무릎으론 어림없다) 15시 50분 : 고둔치 도착
하산 후 처음 만난 시내버스정류장에서 81-1번 버스를 타고 시외버스 터미널로 갔다. 은산 은 막 문 닫고 출발하려는 18시 정각 발 안산행 버스를 탔고 ADVAN은 18시 05분 발 인천 행 버스를 탈 수 있었다. 이렇게 하여 둘이 처음으로 시도해본 대중교통을 이용한 원거리 산행이 무사히 끝났다.
산행 들머리인 '높은다리' 마을. 원래는 '노들다리'라고 불렸으며 '놀다 가던 다리'라는 뜻이라고 한다. 신림에서 부곡으로 넘어가는 큰재(大峙)의 길목으로 다리 양쪽에 주막 집이 있어 봇짐장수나, 사냥꾼, 과객등 팔도 사람들이 이곳에서 하룻밤을 쉬어 재를 넘어 갔다고 전해온다. 하지만 '다리'는 산의 고어인 '달'에서 유래된 것이 아닐까. '인제(麟蹄)'의 옛 이름 이 '돋달'이며 연철표기로 '돋다리'가 되고 다시 한자표기로 저족현(猪足縣)이 된 것처 럼 말이다.
단풍 아래 ADVAN님의 얼굴이 해맑고 편안하다. 내 변변치 못한 시력때문이라고 말 하지 말라! 그날 님의 얼굴은 거의 座忘의 경지에 든 아무개처럼 보였다.
-중략- 사나사 - 김명리 시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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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신각(위)과 심검당(중간), 그리고 삼층석탑(아래)과 단풍 물든 산정을 배치하여 촬영을 해
보지만 마음에 들지 않는다. 셔터 누르는 실력밖에 없는 탓이리라. 똑딱이의 한계라는 변명
은 한 십만 번쯤 한 까닭에 이젠 지겹다. 사진작가 조선희님이 똑딱이로도 좋은 사진을 얻을
수 있다고 한 말을 믿고 싶다.
옛것은 뒤의 '광배光背'와 아래의 '대좌臺座'이고 요즘 만들어 올려놓은 불상은 어딘가
조잡해보인다. 사진은 어리석은 내 눈과 같아서 그걸 극명하게 보여주지 못한다. 하지
만 수백년 후에는 어차피 다 옛것이리라.
'보은의종유래비' 뒷쪽으로 이 절을 창건한 '무착대사'가 원나라에서 지팡이로 짚고 왔다는 보
리수나무(사실은 이깔나무)가 보인다. 요사체 보수작업에 동원된 헬기가 윗부분을 냉큼 잘라먹
어버렸다고 하는데, 전설이 현실로 돌아오는 순간이었을 것이다.
고즈넉한 가을 풍경 속의 ADVAN님
범종각의 주련(柱聯)은 다음과 같다
願此鐘聲 遍法界
鐵圍幽暗 悉皆明
三途離苦 破刀山
切衆生 成正覺
원하건데 이 종소리가 법계에 두루 퍼져
철위산 깊고 어두운 무간지옥이 모두 밝아지며
지옥 아귀 축생의 고통을 여의고 칼산 지옥을 깨트리어
일체의 중생들이 바른 깨달음을 성취하게 하소서.
한쌍의 꿩이 저 육중한 쇠종에 부리를 부딛쳐 소리를 울렸다고 한다(해남 대흥사에서 1922
년 발간한 「범해선사 문집」중의 '자웅종기雌雄鐘記'에서).
'범종각'의 종을 들여다보노라면 전설을 선뜻 믿고 싶어진다. 단풍이 고와 적악산赤岳山이라
불리우다가 꿩에 관한 전설로 인하여 치악산雉岳山이라 산이름이 바뀌었다고 하지만, 고려
시대에 이미 '아가치(阿加赤)'와 '파오치(波吾赤)'라는 군부대를 두고 있었다고 하니 '雉'와
'赤' 두 한자어가 똑같이 '치'라고 발음되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고 나면 조금은 허탈해질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스승이 없이 깨달음을 이룬 사람을 독성(獨聖) 또는 독각(獨覺)이라고 하는데, 독성각(獨聖
閣)에는 천태산(天台山)에 들어가 진리를 깨쳐 스스로 깨달음을 이룬 나반존자(那般尊者)의
독성탱화 를 모시고 있다.
절에 따라 산신각, 칠성각, 독성각의 세 전각을 따로 지어 놓기도 하고 삼성각(三聖閣)이
라 하여 삼성을 함께 모시기도 하는데 이것은 불교가 토착화되는 과정에서 우리의 무속신앙과
결합되어 생긴 신앙이라고 한다.
심우(尋牛)는 '소를 찾는다'는 것인데, 선종에서는 소를 자기의 본심(本心)에 비유하여 '자신을 찾아가는 것'을 의미한다.
해우소
상원사 용마암에서의 조망
御頭像 바위
御頭像바위와 단풍
첫댓글 울긋불긋한 단풍이 아직 설 익은 땡감같지만 그래도 가을을 제대로 느낄 수 있었던 것 같네요. 한가로움이 그지없는 편안한 산행이었고, 힘든 산행중에도 기억을 담아오신 [은산형님]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