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빅 브라더' 노엘 갤러거의 안내로 둘러보는 [Standing On The Shoulder Of Giants] 'Track By Track' 투어
1. Fuckin' In The Bushes
미국 월마트의 앨범 보이코트 사태의 원흉. 그러나, 자극적인 제목에 비해, (아무도 오아시스 앨범에서 기대하지 않았을) 이 사이키델릭한 연주곡은 록페스티벌의 난장판 속에 심각한 세대차의 문제를 제기한다면 농담이겠지만, 어쨌든 재치 있고 어깨에 힘을 뺀 서두로서 [Be Here Now] 이후의 오아시스에 대해 상당히 무거운 예상을 하고 있던 누구라도 확 잡아끌어 호기심에 몸 달게 만드는 훌륭한 바람잡이 트랙이다. 노엘의 얘기를 들어보자. "엉클(U.N.K.L.E.)과 리믹스 작업 중 휴일에 드럼 루프를 갖고 놀기 시작해서, 베이스 라인, 기타를 얹고 보니 상당히 괜찮았다. 그 즈음 보던 1970년의 아일 오브 와이트 페스티벌(The Isle Of Wight Festival) 다큐멘터리에서 웃기는 몇몇 등장인물을 샘플링했다. 시작 부분은 펜스를 무너뜨리는 히피들을 보고 펄펄 뛰는 프로모터, 문제의 "애들이 벌거벗고 뛰어다니고, 수풀에선 섹스한다." 부분은 섬 주민인 나이든 군인. 마지막 부분의 할머니는 요란한 옷차림을 하고 마리화나를 피우던 약간 맛이 간 노부인이다. 가장 과격한 트랙으로서 이걸 처음 들으면 사람들은 "도대체 이 자식들 지난 3년 동안 뭘 하고 있었던 거야?"라고 할 거다."
2. Go Let It Out
첫 곡의 어리둥절함이 가시기도 전에 듣는 이를 반기는 우리의 그 오아시스. 그러나 꼼꼼히 들어보면, 어쿠스틱 기타와 멜로트론의 짜임은 새로이 베타 밴드(Beta Band)를 참조목록에 등재했고, 그 사이에서 리엄 曰, "그 빌어먹을 사이키델릭 매카트니 베이스라인"이 빛을 발한다. "존 레넌 풍의 느리고 구슬픈 곡으로 시작했지만, 작업할수록 빨라지더니 록 넘버가 되었다. 맘에 드는 드럼 루프를 발견했고, 내가 폴 매카트니 풍의 베이스라인을 쳐 넣었다. 가능한 많은 60년대 악기, 구형 멜로트론과 시타 사운드 같은 것을 넣으려고 했다. 스튜디오에서 녹음할 때 가장 즐거웠던 곡."
3. Who Feels Love
가장 대표적인 사이키델릭 트랙. [리볼버] 시절의 비틀즈. 리엄의 목소리는 존 레넌과 (존 라이든 대신) 이언 브라운을 오간다. 태양과 자연, 그리고 사랑에 대한 감사라는 고풍스러운 (히피) 영역에 새로 진입한 오아시스는 또한 그답게 태연자약. "약간은 'Dear Prudence', 또 약간은 'Lucy In The Sky With Diamonds'. 무척 오아시스답고 무척 그루비한 곡. 맞춰서 춤도 출 수 있다. 1년 반전쯤 타이에 있을 때 어느 날 새벽에 썼는데, 절들을 하도 돌아다녔더니 분위기가 옮았나. 이 곡 듣더니 "당신 약 끊은 거 맞아?"라고 반문들 하더군.''
4. Put Yer Money Where Your Mouth Is
"데모 녹음 중 사고로 얻은 키보드 리프. 코드를 좀 바꾸고, 훵키한 키보드 노이즈하고 베이스를 얹어서 2, 3시간 안에 완성했다. 에너지가 맘에 드는데, 가사를 좀더 다듬었으면 좋았을 것 그랬다. 같은 말만 계속 반복하니." 그건, 다른 곡들도 대개 마찬가집니다, 노엘 선생. 도어즈의 'Roadhouse Blues'를 우려먹었다는 지적.
5. Little James
'Imagine' 피아노 전주로 시작, 'Hey Jude'의 "나나나"로 끝나는 또 하나의 노엘 발라드? 그럴 리가. 비록, 레넌의 'Beautiful Boy'를 용의선상에 올리는 가사긴 하지만. 리엄이 만든 노래가 닭살 돋는(!) 감동을 줄 날이 이렇게 빨리 올 줄은 몰랐다. 게다가, 노엘이 전하는 사연은 거의 눈물이 앞을 가리는 형제애의 순간이 아닌가! 이거, 참. "리엄 최초의 곡으로, 아내 팻시 켄시트(Patsy Kensit)와 전남편 짐 커(Jim Kerr) 사이의 아들 제임스를 위한 노래다. 스튜디오에서 리엄이 기타를 퉁기던 선율이 있었는데, 우리에겐 내보이려하지 않았다. 어느 날 그가 합주실에 들어갔을 때 마이크를 켠 채로 놔두었더니, 조용히 혼자서 그 노래를 부르는 거다. 그래서 테입을 걸고 몰래 녹음해버렸다. 며칠 후 리엄이 아내와 휴가를 떠나자 우리는 가사를 받아 적고 어레인지 약간해서, 그가 돌아왔을 때는 곡이 완성되어 부르기만 하면 되는 상태였다. 리엄은 원래 조촐한 어쿠스틱 넘버로 할 생각이었던 모양인데, 내가 앨범에 들어가려면 규모가 커져야 한다고 말했다. 첫 노래치고는 진짜 잘했지."
6. Gas Panic
심각한 코카인 남용의 부작용인 환각상태에 관한 곡. 앨범 중 가장 내밀하고 감정적인 순간이며, 동시에 비틀즈적인 트랙이다. 이 곡으로 감사와 햇빛의 전반부에 이어 다소 어둡고 가라앉은 후반부가 시작된다. "레드 제플린 약간에, 약물 힙합 약간. 2년쯤 전에 지독한 신경쇠약에 시달렸다. 새벽 4시에 잠이 깼는데 다시 잘 수가 없어서 아내 멕(Meg)을 깨웠지만 그 날 따라 일어나지 않았다. 할 수 없이 기타를 들고 나가 그 때 기분을 노래로 만들었다. 작업 중 거의 모두 좋아했던 곡. 나는 이것이 어두워서 맘에 든다. 귀에 붙는 소곡이지만 팝은 아닌 것."
7. Where Did It All Go Wrong
'Champagne Supernova'에 비견될 만한 감정의 서사시가 될 가능성 있었던 곡이나, 노엘의 보컬이 록킹해지더니 미드템포의 발라드가 삐걱거린다. 폴 웰러의 'Sunflower'와 유사성도 무시 못할 정도. "사람들에게 우리가 록큰롤 밴드라는 걸 상기시킬 트랙으로, 눈에 띄는 댄스 리듬도 없다. 가사는 나의 런던시절, 사람들이 하도 많이 몰려와서 나이트클럽에 사는 것 같았는데, 거기서 만난, 알고 보면 징징대는 한심한 작자들인 내 유명인사 친구들에 대한 약간의 비꼼을 담은 것이다."
8. Sunday Morning Call
앞 노래에 이어 인생의 대가에 대한 승인과 체념, 혹은 자신에 대한 자각에 대한 곡. "특정 인물이 모델이다. 멋진 사람이지만 마음껏 인생을 살다 맞은 몰락을 감당 못해 항상 투덜거리는. 누군지는 밝힐 수 없다."
9. Liar (혹은, 보도자료를 제외한 다른 모든 자료에 따르면, I Can See A Liar)
"작업 중 실수로 발견한 기타 리프를 기반으로, 섹스 피스톨즈의 사운드를 만들었다. 리엄이 제일 좋아하는 곡." 빠짐 없이 지적되는 노엘의 성의 없는 가사쓰기, 우둔한 각운에 대한 코멘트를 빗발치게 만든 곡이기도 하다(특히, "I can see a liar/ Sitting by the fire").
10. Roll It Over
"예전에 사람들이 내게 와서는 이러니저러니 떠들어댔던 가십에 관한 노래인데, 내가 가장 아끼는 곡이다. 약간 감정을 고조시키는 가스펠 풍. 이것이 우리가 갈 방향이다. 좀더 가스펠적이고, 좀더 그루비한, 좀더 사이키델릭한." 노엘의 극찬에 값할 트랙인가는 좀 의심스럽다. 분명 기존의 오케스트레이션 대곡 지향에서 많이 벗어나지 않은 분위기인데. 흠. 두고 볼 일이다.
열 곡에 48분을 약간 넘는 러닝 타임(과연 [Be Here Now]의 교훈을 혹독하였다)이 방금 끝났다. 고개 드는 새로운 방향성에 손상 없는 기존의 매력이라, 대대적인 수리에 들어가기 직전 오아시스의 마지막 모습은 과연 앞날을 위해 더 많은 것을 예비하고 있었다.
1. Fuckin' In The Bushes
2. Go Let It Out
3. Who Feels Love?
4. Put Yer Money Where Your Mouth Is
5. Little James
6. Gas Panic!
7. Where Did It All Go Wrong?
8. Sunday Morning Call
9. I Can See A Liar
10. Roll It Ov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