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육아의 연원은 1978년으로까지 거슬러올라간다. 이 해 교육운동에 뜻을 모은 일단의 활동가와 학생들이 해송어린이걱정모임을 결성하고 저소득층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한 보육시설 운영에 나선다. 공동육아 네트워크의 중심조직인 사단법인 공동육아와 공동체교육은 이것을 공동육아 역사의 출발로 삼는다. 어린이걱정모임은 이후 해송보육학교를 설립해 4년 동안 20여명의 보육교사를 양성하고 80년엔 난곡에 해송유아원을 만들어 저소득층 보육활동을 펼치게 된다. 난곡 해송유아원은 이후 관변의 새마을유아원에 편입되는 우여곡절 끝에 84년 창신동의 해송아기둥지로 새로 태어나게 된다.
지금과 같은 공동육아의 개념이 본격적으로 다듬어진 것은 1992년 어린이걱정모임 성원들의 참여로 공동육아연구회가 발족하면서부터다. 여기에서 공동육아의 기본 이념이 짜여지게 된다. 그리고 연구회의 도움으로 94년 3월 서울 신촌지역 공동육아 협동조합 길잡이 모임이 만들어졌고, 9월 우리어린이집이 개원했다. 공동육아연구회는 96년 6월 사단법인 공동육아연구원으로 인가를 받았고, 2001년엔 사단법인 공동육아와 공동체교육으로 이름을 바꿨다. 산하에 어린이집과 방과후, 대안초등학교, 저소득층 어린이를 위한 지역공동체 학교가 네트워크로 묶여 있다.
지역공동체 학교 네트워크는 해송어린이둥지(02-762-9201)와 강동꿈나무학교(02-478-7220), 송파꿈나무학교(02-4044-2159), 성남꿈나무학교(031-743-4416) 4곳으로 이뤄져 있다. 이곳은 일반적인 어린이집 또는 방과후조합과는 운영형태가 다르다. 어린이집과 방과후는 조합형태로 만들어져 가구당 200만∼700만원 정도의 출자금과 월 30만∼50만원가량의 운영비를 내게 돼 있다. 부모들의 운영 참여도 의무사항이다. 그러나 이곳은 조합형태가 아니라 출자금이 없고 저소득 지역의 성격상 각 가구의 개별부담이 많지 않다. 해송어린이둥지의 경우 회비로 월 2만원 정도를 받고 있다.
교육 프로그램도 다른 점이 있다. 조합엔 학과 프로그램이 따로 없는 반면, 이곳에선 수학, 영어 등 기초학습에 매일 2시간씩을 편성해놓고 있다. 해송어린이둥지 ‘씩씩이’ 선생님 박진숙(31)씨는 “지역 성격상 부모들이 공동으로 참여한다는 공동육아 이념에 완전히 동의하지는 못한 상태”라며 “그러나 별명과 반말 등 우리 교육방식을 살리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역공동체학교는 기존 조합 중심의 공동육아 교육이 놓쳐온 부분을 채워준다는 의미를 지닌다. 해송어린이둥지 둥지장이기도 한 공동육아와 공동체교육 손이선 사무국장은 “지역과 계층에 상관없이 바람직한 육아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공동체가 나서야 한다는 게 공동육아의 기본이념 가운데 하나”라며 “그러나 출자비와 운영비 부담 등으로 기존 조합 모임에 경제적 장벽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공동육아가 중산층 이상의 전인격적 엘리트교육을 하자는 것 아니냐는 의혹의 시선을 불식시키기 위해서라도 해송 같은 지역공동체학교를 더욱 활성화하도록 할 것”이라며 “기존 조합들과 지역공동체학교간의 교류와 협력도 발전시켜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