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는 환경악화 및 생태훼손의 문제에 대해 근본적, 종합적으로 진단하고 대안까지 모색해본 책이다. 독립적 좌파 지식인들의 관점에서 오늘날의 신자유주의적 자본주의와 지구의 환경문제가 어떻게 상호작용을 하면서 인간의 삶과 자연의 건강을 악화시키고 있는지를 심층적으로 분석하고 있다. 국제 환경논의의 최전선에서 어떤 문제가 쟁점이 되고 있고, 어떤 방향으로 해결책이 모색되고 있는지를 알게 해준다. 화석연료 사용과 지구온난화 현상, 중국과 아프리카의 환경문제, 반환경적인 먹을거리 문화, 교토의정서의 양면적 논리, 탄소배출권 거래의 의미, 물질대사의 관점에서 본 경제와 환경, 시장적 해법의 한계, 자본주의의 자연 포섭, 독일 녹색당의 실패가 주는 교훈, 생태사회주의적 전망 등 다양한 주제가 논의되고 있다.
저자 : 리오 패니치님
<저자 소개> 그레고리 앨보: 캐나다 요크대학 정치학부 교수. 엘마르 알트파터: 독일 베를린 자유대학 오토주어(Otto Suhr) 정치학연구소 교수. 헨리 번스타인: 영국 런던대학 부설 동양아프리카대학(SOAS) 교수. 아힘 브루넨그레버: 독일 베를린 자유대학 오토주어 정치학연구소 연구원. 대니얼 벅: 영국 옥스퍼드대학 지리학부 및 중국연구소 교수. 엘리너 해리스: 영국 옥스퍼드대학 사회정책 및 사회복지 전공 대학원생. 바버라 해리스-화이트: 영국 옥스퍼드대학 국제개발학부(퀸스 엘리자베스 하우스) 교수. 민치 리: 미국 유타대학 경제학부 교수. 브렌다 롱펠로: 영화제작자 겸 캐나다 요크대학 영화학부 교수. 미셸 뢰비: 프랑스 국립과학원(CNRS) 연구이사로 재직 중인 사회학자 겸 인류학자. 후안 마르티네즈-알리에르: 스페인 바르셀로나 자율대학 경제학부 교수. 필립 맥마이클: 미국 코넬대학 발전사회학부 교수. 코스타스 파나요타키스: 미국 뉴욕 시립공과대학 사회과학부 교수. 제이미 펙: 미국 위스콘신매디슨대학 지리학부 교수. 헤더 로저스: 미국 뉴욕에서 활동 중인 작가, 저널리스트, 영화제작자. 닐 스미스: 미국 뉴욕 시립대학 대학원 인류학과 교수. 에릭 스윈거두: 영국 맨체스터대학 환경발전학부 지리학 교수. 데일 원: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본부를 두고 있는 세계화국제포럼(IFG)의 객원연구원. 프리더 오토 볼프: 독일 녹색당 소속의 유럽의회 의원(1994~99)을 역임한 철학자. 필립 우드하우스: 영국 맨체스터대학 환경발전학부 교수.
[엮은이] 리오 패니치: 캐나다 요크대학 정치학부 교수. 저서로 《의회제 사회주의의 종언(The End of Parliamentary Socialism)》 《사회주의의 혁신(Renewing Socialism)》 등이 있다. 콜린 레이스: 캐나다 퀸스대학 정치학부 명예교수. 저서로 《개발이론의 흥망(The Rise and Fall of Development Theory)》 《신식민주의의 정치경제학(The Political Economy of Neocolonialism)》 등이 있다.
<역자 소개> 김민정: 성공회대 사회학과 박사과정 수료. 환경문제의 계급적 성격에 관심을 갖고 있다. 번역서로 《기후변화, 지구의 미래에 희망은 있는가?》(이후, 2007)가 있다. 김지은: 서울대 환경대학원 석사과정. 자본주의 체제에서 나타나는 자연의 사유화와 대안의 사회체제 등에 관심을 갖고 있다. 김철규: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 환경운동연합 정책위원. 저서로 《한국의 자본주의 발전과 사회변동》(고려대출판부, 2003), 《한국 시민운동의 구조와 동학》(공저, 집문당, 2007) 등이 있다. 김희선: 서울대 환경대학원 석사과정. 재생가능에너지의 확대 문제에 관심을 갖고 있다. 저서로 《바이오에너지 희망을 찾아서》(공저, 한국지속가능발전센터, 2007)가 있다. 박주한: 서울대 환경대학원 석사과정. 경관생태학 및 유역 수준의 물순환 체계에 관심을 갖고 있다. 서범석: 서울대 환경대학원 석사과정. 시민교육센터(http://civiledu.org)의 공동대표. 경제학과 생태학 분야에 관심을 갖고 있다. 손원익: 서울대 환경대학원 석사과정. 기후변화 문제와 생태경제학 분야에 관심을 갖고 있다. 윤순진: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 시민단체인 에너지전환의 대표. 환경정책, 에너지정책, 기후변화의 정치경제학, 환경사회학 등에 연구관심을 두고 있다. 이유진: 서울대 환경대학원 박사과정. 녹색연합 정책위원. 저서로 《바이오에너지 희망을 찾아서》(공저, 한국지속가능발전센터, 2007), 번역서로 《생태발자국》(이매진, 2006, 공역)이 있다. 최영래: 영국 옥스포드 대학교 지리환경학과 석사. 한국해양연구원 연구원. 번역서로 《환경정의》(공역, 한울, 2007)가 있다. 최용식: 서울대 환경대학원 석사과정. 환경갈등과 그 해결방안에 관심을 갖고 있다. 추선영: 번역가. 《환경정의》(공역, 한울, 2007), 《자본의 세계화, 어떻게 헤쳐 나갈까》(이후, 2007), 《생태계의 파괴자 자본주의》(책갈피, 2007), 《세계사, 누구를 위한 기록인가?》(이후, 2007) 등을 번역했다. 허남혁: 대구대 지리교육과 박사과정 수료. 자연의 신자유주의화를 주제로 논문을 준비하고 있다. 번역서로 《농업생명공학의 정치경제》(나남, 2007), 《환경정의》(공역, 한울, 2007), 《로컬푸드》(이후, 2006, 공역) 등이 있다. 홍덕화: 서울대 사회학과 석사과정. 정치생태학, 환경사회학, 과학사회학에 관심을 갖고 있다. 신자유주의와 자연의 시장화 및 상품화를 주제로 논문을 준비하고 있다. 황성원: 대학에서 영문학과 지리교육을 전공하고 고등학교에서 비정규직 교사로 일하고 있다. 번역서로 《세계의 빈곤, 누구의 책임인가》(이후, 2007), 《불경한 삼위일체》(공역, 삼인, 2007) 등이 있다.
목차
머리말
01. 날씨에 관한 보고_기후위기의 실상 / 브렌다 롱펠로 02. 축적전략으로서의 자연 / 닐 스미스 03. 화석자본주의의 사회적, 자연적 배경 / 엘마르 알트파터 04. 생태적 질문_자본주의는 살아남을 수 있을까? / 대니얼 벅 05. 지속불가능한 자본주의_영국의 재생가능에너지 정치 / 바버라 해리스-화이트, 엘리너 해리스 06. 신자유주의 허리케인_누가 뉴올리언스 사태의 틀을 만들었나? / 제이미 펙 07. 중국의 초고속 발전과 환경위기 / 데일 원, 민치 리 08. 아프리카의 생태포퓰리즘적 유토피아와 자본주의적 현실 / 헨리 번스타인, 필립 우드하우스 09. 세계를 먹여 살리기_농업, 발전, 생태 / 필립 맥마이클 10. 물, 돈, 권력 / 에릭 스윈거두 11. 교토의정서의 정치경제학 / 아힘 브루넨그레버 12. 쓰레기 자본주의의 녹색상업 / 헤더 로저스 13. 더 많이 일하고, 팔고, 소비하기_자본주의의 3차 모순 / 코스타스 파나요타키스 14. 사회적 물질대사와 환경갈등 / 후안 마르티네즈-알리에르 15. 생태사회주의와 민주적 계획 / 미셸 뢰비 16. 생태사회주의 정당 건설_실패한 독일 녹색당 기획의 교훈 / 프리더 오토 볼프 17. 생태지역주의의 한계_규모, 전략, 사회주의 / 그레고리 앨보
책속으로
15년 전만 해도 빙원의 가장자리는 70킬로미터 밖까지 뻗쳐 있었지만 지금은 그 거리가 15킬로미터밖에 안 된다고 하니 얼음이 얼마나 빨리 녹아내리고 있는지를 알 수 있다. 사냥꾼들은 막대기 끝에 사냥칼을 꽂아 직접 만든 ‘작살’로 끊임없이 얼음의 상태를 확인했다. 일행 가운데 나이가 가장 많은 축에 드는 조아나시 마니아피크가 가장 먼저 바다사자를 잡는 데 성공했다. 그는 1킬로미터 넘게 떨어진 곳에서 검은 머리를 치켜들곤 하던 바다사자를 총 한 발로 고통을 주지 않고 곧바로 즉사시켰다. 그는 자기가 젊었을 때는 7월에도 사람들이 컴벌랜드 사운드를 걸어 다닐 수 있었다고 말했다. 요즘은 겨울에도 비가 내리고 번개까지 치지만 전에는 그런 날씨를 겨울에 한 번도 본 적이 없다고도 했다. (34쪽 ‘1장 날씨에 관한 보고_기후위기의 실상’ 중에서)
1980~90년대부터 놀랄 만큼 다양한 범위에 걸쳐 새로운 ‘생태상품’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생태상품들이 생겨난 것은 1960~70년대 환경운동의 성공에 가장 크게 힘입었다는 점에서 역설적이다. 뒤이은 환경 관련 법률의 제정과 그런 법률에 의한 규제는 지역별, 국가별 맥락에 따라 아주 불균등하게 발전했지만 그 모두가 자본의 손에 의한 환경약탈을 제한하려는 것이었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용인될 수 있는 자연파괴’라는 특수한 희소성을 때로는 의도적으로 창출했고, 때로는 의도하지 않았는데도 그러한 희소성이 창출됐다. 그리고 그 희소성은 생태적 재화(특히 바람직하지 못한 생태적 재화)가 거래되는 완전히 새로운 시장을 발전시켰다. (40~41쪽 ‘2장 축적전략으로서의 자연’ 중에서)
20세기 후반에 환경정치가 거둔 근본적인 승리는 바로 환경파괴를 자본주의적 생산 및 소비 패턴의 무시할 수 없는 결과로 부각시켰다는 점에 있다. 여전히 불완전하긴 하지만 시장은 이제 환경적 관행들을 복원하면서 다시 활용하고 있다. 격렬했던 상호적대는 금융 파트너십으로 대체되고 있다. ‘자연에 친절’한 것이 ‘이윤에 친절’한 것이기도 하다. 이는 자본에게는 커다란 정치적 압승을, 환경주의와 사회주의 정치에게는 패배를 뜻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자본에게는 이는 이데올로기적 승리를 뜻할 뿐만 아니라 완전히 새로운 자본축적의 영역을 열어준다는 점에서 경제적 기회를 뜻하는 것이기도 하다는 점이다. (53~54쪽 ‘2장 축적전략으로서의 자연’ 중에서)
자본주의 체제 아래서 환경은 점점 더 경쟁적인 인간탐욕의 대상으로 변형되어 간다. 인간은 자연자원을 착취하고 오염물질을 증가시켜 자연자원의 질을 저하시킴으로써 인위적으로 자원의 희소성을 증대시키고, 결국 희소한 자연자원에 대한 이용권을 둘러싼 갈등을 야기한다. 자원인 동시에 ‘하수구’이기도 한 자연은 불균등하고 불평등하게 이용되기 때문에 자연에 대한 인간이 사회적 관계는 갈등을 유발하는 성격을 가질 수밖에 없다. 세계 각국과 세계 여러 지역 사람들의 ‘생태발자국(ecological footprint)’은 그 크기가 서로 매우 다르며, 이는 소득과 부의 심한 불평등을 반영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환경 부정의에 대한 논의는 사회적 계급모순과 자본축적의 과정에서 생산되는 불평등이 고려될 때에만 유용한 것이 될 수 있다. (68~69쪽 ‘3장 화석자본주의의 사회적, 자연적 배경’ 중에서)
환경주의자들을 대변하는 로비단체도 급증했다. 영국에서 대중적 회원제도를 갖추고 지식기반의 활동을 펴는 것으로 가장 유명한 NGO로는 세계야생기금(World Wildlife Fund), 그린피스(Greenpeace), 지구의 친구들(Friends of the Earth), 탄소거래감시(Carbon Trade Watch), 영국 기후변화중단 캠페인(UK Stop Climate Change Campaign), 기후혼란중단(Stop Climate Chaos, 이 단체는 ‘빈곤을 역사 속으로(Make Poverty History)’라는 캠페인과 약간의 관계를 갖고 있다) 등이 있다. 이런 단체들은 환경정보를 확산시키고, 개인의 에너지 효율적 소비에 관한 조언을 제공하고, 대중적 행사를 열고, 의원이나 기업 CEO를 상대로 편지를 통한 설득작업(이 작업은 ‘거대한 청원(Big Ask)’이라고 불린다)을 벌이고, 불매운동이나 사이버 행동, 때때는 직접행동에 나선다. 그러나 이들 단체의 물적 토대를 정확히 확인하기가 어렵고, 이들 단체의 자금원이 모두 순수하지는 않다. 이들 단체 사이의 정치적 입장 차이는 재생가능에너지를 어느 정도 지지하는가에 있다기보다는 탄소시장과 관련된 국제적 이해관계에 대해 어떤 입장을 취하고 있는가, 그리고 탄소흡수원을 탄소투기장으로 전환하는 것을 기후변화에 대한 ‘해법’으로 지지하는가 등에서 나타난다. 암묵적으로만 자본주의에 반대하는 이들 단체에서는 사회주의라는 단어는 말할 것도 없고 자본주의라는 단어조차도 금기시된다. 정신적인 영향력을 발휘하지만 문제의
출판사 서평
환경문제가 심각한 상태라는 데 대해서는 이제 많은 사람들이 인정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은 지구온난화를 비롯한 환경문제가 파멸적인 영향을 가져오더라도 그것은 먼 훗날의 일이며 자기와는 무관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환경문제를 좀 더 심각하게 생각하는 사람들도 세계 각국 정부의 환경정책과 교토의정서와 같은 최근의 국제적 조치, 또는 시장의 환경비용 반영이나 환경기술의 발달이 환경문제를 해결해주거나 적어도 크게 완화해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환경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그렇게 생각해서는 안 된다고 이 책의 필자들은 강조한다. 극지의 빙원이 녹아내려 그곳 주민들이 생활의 터전을 잃는 등의 물리적 피해를 입는 현상도 중요하지만 화석연료에 기반을 둔 지금의 자본주의 경제가 자원고갈에 직면하면서 석유자원 확보를 둘러싼 갈등을 증폭시키고 있는 등 현실에 이미 나타나고 있는 체제적 위기의 징후도 중요하다는 것이다. 또한 국가별 환경정책이나 국제적 환경협약은 기존의 패권주의적 국제질서와 신자유주의에 포섭되면서 그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환경문제의 심각성을 보이지 않게 가리는 역할까지 하고 있다는 것이다. 탄소배출권 거래제도 등 시장적 메커니즘의 도입이나 기업들이 관심을 갖고 있는 각종의 환경기술 개발도 기업의 성장과 자본의 축적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추진되고 있을 뿐 진정으로 인간과 자연의 공생관계를 실현하는 데 기여할지는 의문이라는 것이다. 이 책의 필자들은 주류 환경주의자들에 대한 비판도 서슴지 않는다. 특히 자연파괴적인 생산체제의 문제를 거론하기보다 비중이 훨씬 적은 개인과 가정의 생활쓰레기 배출을 비난하는 데 급급하거나 자연의 상품화, 사유화, 금융화라는 근본적인 문제에 도전하기보다는 생태적 기술의 개발, 생산규모의 축소, 지역에 국한된 해법의 모색 등 부분적이고 일면적인 대응에 치중하는 주류 환경주의자들의 태도가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이 책의 편집자인 리오 패니치와 콜린 레이스는 머리말에서 이렇게 말한다. “‘자연과 타협하기’를 주제로 이 책을 만드는 과정에서 우리는 시장과 기술관료들이 정치와 민주주의를 고려하고 있지 않은데도 생태문제가 해결될 수 있는 것처럼 생각하는 주류 환경주의자들이 그토록 많다는 데 대해, 그리고 그들이 생태문제에 대한 분석과 사회적 세력들이 힘을 겨루는 정치적 공간에 대한 분석을 분리시키려고 한다는 데 대해 거듭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그래서 이 책의 필자와 편집자들은 오늘날의 국제정치와 국별정치를 규정짓고 있는 신자유주의와 제국주의의 문제와 환경문제를 연관시켜 바라보는 관점을 취한다. 이런 관점에서 필자들은 자연이 어떻게 자본의 축적전략에 포섭돼왔고(2장 축적전략으로서의 자연), 교토의정서에서 도입된 탄소배출권 거래제도, 청정개발체제, 배출인증 제도가 왜 기후변화 문제에 대한 진정한 해결책이 되지 못하며(3장 화석자본주의의 사회적, 자연적 배경), 국가별 환경정책이 어떻게 기존의 지배질서와 신자유주의에 굴복하며 왜곡됐는지(5장 지속불가능한 자본주의_영국의 재생가능에너지 정치, 6장 신자유주의 허리케인_누가 뉴올리언스 사태의 틀을 만들었나?)를 분석한다. 필자들은 이어 물부족 문제가 왜 환경문제이기 이전에 정치경제적인 문제인가(10장 물, 돈, 권력), 교토의정서 체제는 어떤 메커니즘으로 선진국과 개도국 간 불평등한 국제관계를 강화시키는가(11장 교토의정서의 정치경제학), 자본주의 체제와 자본이 행하는 상징조작과 문화적 캠페인이 어떻게 환경문제에 대한 사람들의 올바른 인식을 저해하는가(12장 쓰레기 자본주의의 녹색상업, 13장 더 많이 일하고, 팔고, 소비하기_자본주의의 3차모순)를 설명한다. 그런 다음에 필자들은 세계 각지에서 환경문제와 관련해 빚어지고 있는 갈등을 두루 살펴보면서 그 사회적, 정치적 의미를 지적하고(14장 사회적 물질대사와 환경갈등), 환경문제를 해결하고 생태적 삶을 실현하기 위한 근본적인 대안으로 생태주의와 사회주의를 결합한 생태사회주의와 민주적인 계획을 제시한다(15장 생태사회주의와 민주적 계획). 이 책의 마지막 부분에 실린 두 개의 글(16장 생태사회주의 정당 건설_실패한 독일 녹색당 기획의 교훈, 17장 생태지역주의의 한계_규모, 전략, 사회주의)은 생태운동 내지 생태정치에서 경계해야 할 함정을 일러준다는 점에서 생태주의의 정치세력화 내지 생태정치의 시동에 관해 고민하는 국내의 지식인이나 활동가들에게 특히 도움이 될 것 같다. 이 책은 1960년대의 영국 신좌파에 뿌리를 두고 1964년부터 매년 한 번씩 현안쟁점 및 관련논의를 점검하고 그 결과를 담아 발간돼온 연간지 <소셜리스트 레지스터(Socialist Register)>의 제43호(2007년호)를 번역한 것이다. 이번 호에는 사회학, 경제학, 정치학, 지리학, 인류학 등 여러 학문분야에서 세계적으로 저명한 진보적 성향의 학자와 연구자들이 필자로 참여했고, 번역에는 환경문제를 전공하는 국내의 젊은 연구자와 학자들을 중심으로 모두 16명이 참여했다. 이 책은 특히 환경문제에 대한 국제적 논의의 최전선이 어디쯤에 형성돼있는지를 알게 해준다는 점에서 환경문제에 관심이 있는 국내 독자들에게 두루 유용할 것으로 보인다. 옮긴이를 대표해 허남혁 씨는 ‘옮긴이의 글’에서 “이 책은 지구온난화와 에너지, 물, 자연재해, 농업과 먹을거리, 기업의 녹색세탁 등 중요한 현실의 쟁점들에 대해 심층적인 분석을 하는 동시에 이론적인 차원에서 자연의 생산과 상품화 경향, 자본주의의 모순과 환경문제, 환경적 갈등에 내재된 불평등 구조 등을 다루고 있다”며 “여전히 ‘환경이나 경제냐’, ‘개발이냐 보전이냐’라는 피상적인 이분법의 방식으로 환경문제를 다루는 데 급급한 우리에게 이 책은 훨씬 더 깊이가 있고 구조화된 분석과 실현가능한 진보적 전망을 제시해준다”고 평가했다. 이 책의 제목은 ‘자연과 타협하기’이지만 자연이 사람처럼 이해타산을 따져 절충하는 태도를 취할 리는 없으며, 결국 인간에 대한 자연의 태도는 자연에 대한 인간의 태도에 의해 결정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