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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금(大長今)] 29
줄거리 :
장덕을 돈만 아는 매정한 의녀로 생각한 장금은 그녀에게 여전히 반발심을 갖는다.
그런 중에서도 장덕은 장금에게서 병자를 위하는 마음을 발견하고
다시 궁으로 돌아가기 위한 유일한 방책으로서 의녀의 길을 택할 것을 권한다.
씬1 제주 관아
(앞부분 생략)
판관 : 뭐라구요? 저분이 민정호 나으리란 말이오?
수하 : 예! 그렇습니다. 제가 교지를 드렸지 않습니까!
판관 : 헌데 어찌?
수하 : 아마 도망을 하려는 자를 데리고 온 게지요.
판관 : 그렇소? 그럼 말씀을 하시지요! 나으리! (포졸들에게) 풀거라!
민정호 : (풀리며) 이제 이 관비는 다시는 도망을 하지 않을 것이니 관용을 베푸시지요.
판관 : 그건 안됩니다! 벌써 네 번이나 도망을 하였고 제주목이 저 아이를 잡으러 다니느라
일이 안될 지경입니다. 더구나 진상을 보낼 말을 풀어 그 손해가 이만저만이 아니오.
민정호 : ..나를 믿고..
판관 : 일이 그렇다보니 저자에게 일을 맡기는 것도 불안하고 또 아무도 저 자를 맡으려 하지도 않아요!
장금 : ......
민정호 : 저를 믿고 기회를 주십시오..
판관 : 허나..(고심하는데..)
장금 : ......
민정호 : ......
판관 : 그래도
장금 : ......
민정호 : ......
장덕 : (E) 제가 길을 들이지요!
다들 놀라 뒤를 돌아보면..
장덕이 사내같은 배포로 서서는 의미심장하게 장금을 보고 있는데..
그런 장덕을 분노의 눈빛으로 보는 장금.
둘의 기 싸움이 느껴지는 가운데..
‘너 따위에 길들여질 내가 아니다’라는 표정으로 장덕을 보는 분노로 가득한 장금의 얼굴(29부 엔딩)
씬2 감영내 약재실
남녀 관비들이 한쪽에서 몇가지 가루를 섞어서는 꿀을 넣어 환약을 만들고 있다.
이때.. 장덕과 장금이 들어온다.
장금은 약이 바짝 오른 상태다.
장덕 : (관비들에게) 잘 만들어! 크기가 고르게!
관비1 : 예.
장덕 : (장금을 보면)
장금 : (분이 풀리지 않은 상태로) 난 누구에게 길들여지지도 포기하지도 않습니다!
장덕 : 멋있어 보일라고 그런거지.. 내가 귀찮게 뭐하러 그런 짓을 하겠냐?
장금 : (더 약올라) 이보시오!
관비1 : (장금에게) 이게 어디서 관비주제에 수의녀님께 이보시오 저보시오야!
장덕 : (장금 보며 씩 웃고는) 거봐.. 조용히 하고.. 환이나 만들어.
장금 : ......
하고는 나가는 장덕.
나가는 장덕을 보는 장금.. ‘뭐 저런 사람이 있나’ 하고 보는데..
관비1 : 앉아서 일이나 해. 괜히 속썩여가지고.. 우리까지 힘들게 하지말고..
장금 : ......
관비2 : 한양서 난다긴다하던 사람들.. 관비로 처음 오면
어쩔줄을 모르고.. 도망가거나.. 죽거나 하는데.. 지네나 우리나 똑같은 몸뚱아리지 뭐..
누구 몸뚱아리는 처음부터 황금띠 두르고 태어났나..
관비3 : 그려.. 그러니까 이젠 괜한 짓 할 생각은 아예 말어.
또 그러면 우리가 먼저 본때를 보여줄것인게.
장금 : ......
장금.. 어차피 이제는 맘을 잡았기에.. 앉아 환을 뭉치는데..
뭉쳐서 환을 만들다가는 가루의 냄새를 맡더니.. 먹어본다. 갸우뚱..
장금 : 이건 뭐예요?
관비1 : 특효약이야 특효약.
장금 : (다시 갸우뚱하더니 먹어본다)
이때.. 민정호가 밖에서 장금을 본다.
장금도 눈치를 보고는.. 조용히 나간다.
씬3 관아일각
장금과 민정호.
장금 : 어찌 된 것입니까? 허면 수군 만호로 오셔서는 저를 도망시키려 하신 것입니까?
민정호 : ..그건 아닙니다.
장금 : ......
민정호 : 아마도.. 제가 그냥 관직을 버리고 떠나오자..
내금위장영감께서 급히 교지를 내리신 것 같습니다.
장금 : 예? 관직을 버리다뇨?
민정호 : ..(실수했다싶어) ..아니.. 그게..
장금 : 관직을 모두 버리고 이 곳 제주까지 오셨다는 말씀이십니까?
민정호 : (민망하여 말 바꾸고는) 아까 그 사람이 데리고 간 곳은 어딥니까?
장금 : 감영내 약방입니다.
민정호 : ..각 지방감영내에 있다는 혜민서 같은 곳입니까?
장금 : 그런가 봅니다.
민정호 : 어쨌든 잘 됐습니다.
장금 : ......
이때.. 지나가던 형방.. 장금을 본다.
형방 : (호통을 치며) 어디 관비년이 종4품 만호나으리께 고개를 빳빳이 들고 얘기를 하는게냐!
장금 : (머리를 조아리고)
민정호 : 괜찮소.
형방 : 아닙니다. 나으리! 온지 얼마 안된 것들일수록 바로 잡아놓아야 합니다. 얼른 죄를 빌지 못할까?
장금 : ..(민정호에게) 잘못했습니다.
민정호 : ......
형방 : 가보거라
장금, 인사를 하고는 간다.
씬4 약방마당
걸어오는 장금.. 마음이 씁쓸한데..
관비1이 만든 환을 들고는 약방으로 가져간다.
장금.. 보는데..
씬5 약방안
장덕과 병자(남-아전정도)가 앉아있다.
장덕 : 먹고 좋아졌다구요?
아전 : 늘 하던 배앓이도 없어지고 머리가 깨질 듯이 아프던 것도 없어지구.
그래서 그런지 잠도 아주 잘자네.
장덕 : 그럼 그만 끊죠?
아전 : 끊다니? 이제 막 좋아졌는데.. 어떻게 끊어? 더 주게.
장덕 : 그럼 열흘치만 더 드리겠습니다. (관비1에게) 열흘치만 드려라.
관비1 : ..예.
아전 : (주섬주섬 돈을 꺼내서는) 한돈이면 되는가?
장덕 : 약효가 그리 좋으면 더 내셔도 되구요.
아전 : 그래.. 기분일세.. 열닷푼 주겠네.
하고는 돈을 주면 돈을 받아 잘 챙기는 장덕.
이를 보고 있는 장금.. ‘정말 안되겠네’하는 표정이다.
아전은 나오고.. 관비1은 아전에게 열흘치의 환을 싸서는 준다.
아전과 관비1은 나가고.. 장덕, 나오는데..
장덕의 앞으로 나서는 장금..
장금 : 정말 몹쓸 분입니다!
장덕 : (보면)
장금 : 약방을 찾아오는 사람은 모두 몸이 아파 찾아오는 것입니다!
장덕 : ......
장금 : 의술을 펼치는 사람이 그런 사람들을 가지고.. 사기를 치셔도 되는겁니까
장덕 : 내가 사기 친걸 어찌 아느냐?
장금 : 그 환.. 볶은 콩과 보리가루, 버섯 몇가지와 감초가루등을 섞은 것 아닙니까!
장덕 : (놀라) 어떻게 알았니?
장금 : 지금 그게 중요해요?
장덕 : 어떻게 알았냐니깐?
장금 : 환을 먹어봤습니다.
장덕 : 먹어보고 무엇이 들었는지 다 안다고?
장금 : 이보십시오!
장덕 : 고거 참 쓸만은 한데 참 시끄럽네.
장금 : ......
장덕 : 따라와..
장금 : 싫습니다. 시키시는 일이 그런거라면 저는 하지 않겠습니다.
장덕, 가고.. 장금 버티고 서있는데..
장덕이 장금.. 끌고 간다.
씬6 약재실
장덕이 들어와서는 한가마니쯤 되는 맥문동을 가리키며
장덕 : 난 원래 병자들. 등이나 처먹고 사는 돌팔이니까.. 그냥 그러려니 생각하고. 이 맥문동 심이나 빼.
장금 : ......
장덕 : 이 심 안 빼고 탕약을 끓이면 심장을 상한다.
장금 : .....
장덕 : 나 원래 귀찮은 거 싫어해서. 니가 해놓은 그대로 병자들한테 쓸거니까. 알아서 해.
장금 : 이보십시오!
장덕 : 보긴 뭘 자꾸 봐? 아무튼 니가 해논 대로 쓴다.
하고는 가버리는 장덕..
보는 장금.. 화가 나는데.. 안하자니 저 나쁜 인간이 정말 그대로 약재로 쓸거같고..
장금, 맥문동을 확 바닥에 쏟아버린다.
방 가득히 쏟아진 맥문동.
가운데 앉는 장금. 하나하나 맥문동의 심을 빼 가마니에 넣기 시작하는데..
점점 집중하면서.. 심을 빼기 시작하고.. 그위로..
잣끼우기를 했던 어린시절의 화면이 플래시백된다.
다시 맥문동 심을 빼는 장금의 눈에 눈물이 흐르는데..
장금.. 눈물을 옷소매로 훔치며 계속 심을 빼고 있다..
어느덧 시간은 흐르고..
씬7 약방안(밤)
장덕과 구만이가 얘기를 나누고 있다.
장덕 : (돈을 건네주며) 잘 좀 지어줘.
구만 : 걱정마. 내 얘기해서 대궐같이 지으라고 했어.
장덕 : 그게 잘되야. 다른 곳엔 더 번듯하게 짓지.
구만 : 알았다니까. 내 일없는 병사들을 꼬여서. 하고 있으니 재료값에 밥값이나 꼬박꼬박 줘.
그나저나 장금이 안 묶어놔도 될까? 묶지 말라고 해서 그러기는 했는데..
장덕 : 도망가다 죽어도 지 팔자고.
구만 : 그건 아니지. 그러기엔 애가 너무 이뻐서..
장덕 : 왜? 품고 싶냐?
구만 : 그게 아니라..
장덕 : 어디 사내구실이나 할 수 있는지 진맥 한 번 해보자
하고는 구만에게로 다가가면 구만이 오히려 민망하여 움츠리고는 둘이 웃는데..
씬8 약방마당(밤)
듣고 있는 장금.. 정말.. 어이가 없다.
씬9 장금의 처소(밤)
장금이 들어가면 대여섯명의 여자관비들이 한방에서 자고 있다.
장금.. 앉는데.. 한상궁 생각이 난다.
씬10 약방(아침)마당
장금이 약재실로 가고있는데..
약방을 또 보게되는 장금.
씬11 약방 안
진사댁마님이 와있고.. 장덕 있는데..
장덕, 아예.. 점쟁이가 복채 요구하듯이..
장덕 : 한냥은 내야 시료를 할겁니다.
마님 : 아니 무슨 의녀가 돈부터 달라느냐?
장덕 : 싫음 마십시오.
마님 : 알았네.. 한냥이면 되겠는가?
장덕 : 주십시오.
마님.. 돈을 주고.. 장덕.. 또 돈을 챙겨 넣는다.
그리고는 진맥을 한다.
씬12 약방마당
보는 장금.. 속이 부글부글 끓는데.. 장금.. 참고 가려하는데..
장덕 : 야!
장금.. 본다.
장덕, 걸어나온다.
장금, 보기도 싫고하여 부르는데도 그냥 가는데..
장덕 : 괜히 얻어맞지 말고 따라와..
장덕, 가고.. 장금.. 보는데..
근처에 있던 관비들.. 드디어 일이 터지는구나 싶어 구경난 듯 가는데..
씬13 주방
장덕이 장금을 데리고 주방으로 가자.. 뒤에 둘러서 있던 관비들 의아하게..
관비1 : 이상하다. 맥문동으로 난리가 나야하는데..
관비2 : 글세말야..
장덕 : (장금에게) 이거 생지황인데 사인을 발라서 술에 쪘다 말렸다 쪘다 말렸다 아홉 번을 해야되거든
제대로 안 하면 약효도 없고 소화도 안돼. 해놔..
장금 : 싫습니다.
장덕 : 싫음 말어. 난 니가 해 놓은 대로 쓸 거니까.
하고는 장덕, 나가면..
장금.. 화가 나서는 미치겠는데..
관비1 : (그런 장금에는 관심이 없고) 이상하네..
관비2 : 그러게.. 맥문동으로 매타작이 있어야되는데.
장금 : 맥문동이 왜요?
관비3 : 말은 어떻게 했는지 몰라도 우리가 심 빼놓은 맥문동 밤새 다시 다 확인하시거든.
장금 : 그럴 사람이 아녜요.
관비1 : 그럴 사람이 아니긴 우린 맨날 그렇게 해 가지고 심 안 뺀거 한 개에 한 대씩..
나는 지난번에 스물 두 대나 종아리를 맞았다고.
장금 : 아닐 거예요. 심 덜 뺀 거 들고 와서는 괜히 종아리를 친걸 거예요.
관비2 : 뭐야?
관비1 : 그러게 이게 아직도 정신을 못차렸나? 어디서 말도 안 되는 소리로 수의녀님 욕을 하고 그래!
관비2 : 그러게 말야.
관비3 : 천하의 고얀 것 같으니라구!
하고는 셋은 나가는데..
보는 장금, 답답한데.. 생지황을 보자 하기도 싫고.. 그냥 부엌에 주저 앉아있다.
이때.. 12-3세 되는 남자아이가 들어온다.
아이 : (서찰을 주며) 만호 나으리께서 전해드리랍니다.
장금 : (받아서 보고는) 그래.. 고맙다.
씬14 후미진 일각
민정호가 기다리고 있는데..
장금이 오는데.. 민정호를 쳐다보지 않고 외로 틀고는 머리를 구십도로 숙인 채
장금 : 찾으셨습니까?
정호 : 둘이 있을 때는 괜찮습니다. 고개를 드십시오..
장금 : 안됩니다. 저는 이제 천한 관비의 신분입니다.
정호 : 서나인
장금 : 그렇게 부르지 마십시오. 저보다 나으리의 체통이 크게 상하십니다.
정호 : 그러지 마십시오.. 마음이 아픕니다.
장금 : (숙인 상태로)......
정호 : ......
장금 : 무슨 일로 부르셨습니까?
정호 : 유황을 구하였습니다
장금 : (놀라 고개를 들며) 유황이라면..
정호 : 유황오리를 키워보십시오.
장금 : ......
정호 : 약방에서 일을 하니 더 잘 알아볼 수 있지 않겠습니까?
장금 : 안 그래도 그리 해보리라 결심을 하고 있었습니다.
정호 : 그럴 줄 알았습니다. 제가 서나인을 모르겠습니까?
장금 : ......
정호 : 분명 길이 있을 겁니다.
장금 : ..예..
정호 : ......
씬15 주방
장금이 생지황이 놓여있는 곳에 들어온다.
왜 이렇게 생경하고 서러운지.. 눈물이 흐르려고 하는데..
장금 : (목이 메어 그러나 한상궁톤으로) 음식이든 약이든 사람의 입으로 들어가는 것이다..
사람이 아무리 맘에 들지 않는다 해도 네가 할 일을 허투루 해서는 안돼.
하고는 생지황에 사인을 발라.. 떡시루 같은 것에 술을 붓고 찌기 시작하는 장금의 모습에서..
씬16 덕구네 주방
오리음식을 하는 모습.. 보면.. 덕구가 음식을 하고 있다.
오리음식을 한 덕구, 멋있게 그릇에 척척 담아내고..
씬17 덕구네방
척.. 밥상이 들어오는데..
보는 덕구처.. 홱 돌아앉는다.
덕구처 : 또 오리야?
덕구 : 그럼. 당신이 장금이한테 못 가게 하는데.. 어떻게? 이거라도 해봐야지.
덕구처 :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상감마마께서 드시고 탈이 난 오리를 몽땅 털어와서는
두달 째 이것만 먹으면 어떡해?
덕구 : 털어오다니? 아무도 안챙긴거 내가 챙긴거지..
덕구처 : 으휴.. 아무튼 간에 내가 못살아!
덕구 : 아무튼 우리가 한 달 동안 먹어도 아무 탈이 없는데.. 뭐가 문제라는거야? 대체!
하는데.. 이때.. 덕구처, ‘윽’하고는 헛구역질을 한다.
덕구처 : 거봐! 치워! 이제는 이것만 봐도 헛구역질이 나잖아.
하고는 계속 헛구역질을 해대는데.. 보던.. 덕구..
덕구 : 그래도 먹어야 돼..
하고는 먹다가는 느닷없이 덕구처를 본다.
덕구처, 어느새 손가락으로 날짜를 따지는 듯 하다.
덕구, 그 모습을 보더니만..
덕구 : 아니 그럼?
덕구처 : (넋나간 듯 털썩 뒤를 짚으며) 들어섰네.
덕구 : (보고)
덕구처 : 들어섰어!
덕구 : 그럼 정말로?
덕구처 : 애가 들어섰어!
덕구 : 정말? 정말이야?
덕구처 : 안 그래도 당신이 당신답지 않게.. 요즘들어.. 느끼한 눈빛을 자주 보낸다싶더니만..
덕구 : 아니.. 그럼 정말.. 이 유황오리가! 살아있는 금단(자막)이란 말인가! 정말!
덕구처 : (울먹이며) 일도가 죽은 이후로 그렇게 애를 써도 안되더니. 이게 웬일인가? 이게 웬일이야..
덕구 : 우리 애가 증걸세! 우리 애가 증거야! 장금이가 죄가 없다는 증거라구!
덕구처 : (넋을 빼고 있는데)
덕구, 일어나 신나서는 춤이라도 추는 듯
덕구 : 심봤다! 심봤어! 장금아! 장금아!
씬18 사옹원 일각
덕구와 연생이가 얘기하고 있다.
연생 : 그게 정말이예요?
덕구 : 그렇다니까.. 그 난리가 났는데.. 누가 그 집 오리를 거들떠나 보겠어?
그런거를 내가 다 가지고 왔다구.
연생 : 그래서요?
덕구 : 그래서는 계속 먹었지. 쓰러지긴 뭘 쓰러져 애만 생겼는데
연생 : 그럼.. 한상궁마마님 말씀이 맞는 거잖아요.
덕구 : 그렇다니까.
연생 : 그럼 홍이는 어떻게 된거죠? 왜 홍이는 쓰러진거죠?
덕구 : 글세.. 알 수가 없지..
씬19 연생의 방(장금의 방)
민상궁, 창이 있는데 연생이 홍이를 끌고 들어온다.
연생 : 정말 다른 거 안먹었어?
홍 : 안 먹었다니까요.
연생 : 잘 생각해봐. 정말.. 그때 오리먹기 전에 다른 거 먹은 거 없는지?
홍 : 저는 그날.. 영로항아님께서 제조상궁마마님께 서찰을 가져다 주라고 해서..
(하다가는 생각난 듯) 맞다.. 영로항아님이 준 전복초는 먹었어요.
연생 : 영로?
홍 : 예..
연생 : 영로가 전복초를 줬다구?
홍 : 예..
연생 : (의심스러운데)
민상궁 : 지금 와서 그건 따져서 뭘하게?
연생 : 영로래잖아요. 영로면..
홍 : (나가고)
민상궁 : 영로든 뭐든 이제 그 문제는 거론 해서도 안되고.. 거론할 수도 없어. 괜히 너만 큰일 당해.
연생 : ......
창이 : 지금은 그게 문제가 아니라.. 우리가 완전히 찍힌 게 문제야.
민상궁 : 그러게 말야.. 수랏간에 붙어있질 못하게 우리 셋만 계속 바깥으로 내돌리시잖아.
창이 : 그러게 말예요.. 사신이 와서 궁에서 큰 연회가 벌어지는데.. 우리는 거기에 참여도 못하고..
숙원마마 산실청 소주방으로 보내고..
민상궁 : 그러게 말야 우리 이러다가 정말 큰일 나겠어.
씬20 수랏간
최상궁과 금영이 사신에게 올릴 음식을 하고 있다.
씬21 사신연회장
중종과 사신이 있는데..
오겸호와 대신들 두엇있고..
제조상궁과 장번내시 지밀상궁 시립하고 서있다.
사신 : 여진족을 조선에서 물리쳐주어 황제폐하께서 고마워하고 계십니다.
중종 : 그러신가?
사신 : 하여 그 선물로 많은 비단을 가져왔습니다.
중종 : 고맙다고 전하시오.
오겸호 : 전하 또한.. 중국 황실에서 키우는 애완견을 하나 선물로 보내왔습니다.
중종 : 그런가?
하는데.. 이때.. 무수리들이 든 상이 들어오고.. 임금의 앞에 차려진다.
대기하고 서있는 최상궁과 금영..
중종 : 들어보게.
사신 : (먹고)
중종 : (먹는데)
사신 : 오오! 지난번 왔던 사신이 조선 수랏간에 아주 뛰어난 궁녀들이 있다고 하더니만..
바로 (최상궁을 보며) 이 궁년가 보오..
최상궁 : .....
사신 : 맛이 아주 좋습니다.
하면.. 중종의 표정과.. 최상궁, 금영, 제조상궁.. 장번내시.. 오겸호 등이 모두 표정이 좋지 않다.
씬22 궁 일각
최상궁과 금영.. 걸어오는데.. 표정이 좋지 않다.
최상궁 : 한상궁 망령은 질기기도 하다.
금영 : ......
최상궁 : 사옹원에 가 재료를 받아 산실청소주방으로 오너라.
금영 : ..예.
씬23 사옹원 일각
금영이 재료를 받으러 와서는 집사를 찾는다.
금영 : (집사에게) 알아보았습니까?
집사 : 예.. 항아님..
금영 : 어디 계시답니까?
집사 : 전라우수영 제주진의 만호로 계신답니다.
금영 : 분명 제줍니까?
집사 : ..예. 군관들 말로는 그냥 내려가셨는데.. 내금위장께서 급히 교지를 내렸다고 합니다.
금영 : ......
최판술 : (E) 그걸로 끝이라고 하지 않았느냐?
금영 : (보면 최판술이고)
최판술 : 너 분명 민정호나으리를 살려만 주면.. 그걸로 잊겠다고 하였다.
금영 : ......
최판술 : ......
금영은 간다.
보는 최판술.
씬24 산실청소주방
민상궁과 창이, 연생 등이 잉어탕을 끓이고 있는데..
이때.. 금영이 들어온다.
금영 : 오다가 지밀상궁에게 들었는데.. 숙원마마께서 음식을 잘 안드신다던데?
민상궁 : 태교에 좋은 음식을 올리는데 그리 좋아하시지를 않네.
금영 : 그래도 음식을 드셔야하니 발기를 다른 걸로 바꾸세요
연생 : 바꾸긴 왜 바꿔?
금영 : ......
연생 : 한상궁마마님과 장금이 말로는 아이가 단정하기를 원하면 잉어가 좋고
슬기롭고 기운차기를 원하면 소의 콩팥이나 보리..
총명하기를 원하면 해삼을 많이 드시게 하라고 했어.
금영 : ......
연생 : 우리는 배운 대로 이것저것 섞어서 발기를 만들었고 그대로 음식을 만들어 드리고 있어.
금영 : 하지만 숙원마마께서는 천초나 후추가 들어간 매운 음식을 좋아하시는데..
올리는 것들이 하나같이 그런 것들이라 힘들어하고 계셔.
연생 : 만약.. 한상궁마마님이나 장금이가 있었다면 어떻하든 더 맛있게 해서 드시게 했을거야.
우리도 그렇게 할거야!
최상궁 : (E) 이게 대체 무슨 소리야!
하면.. 모두 놀라 머리를 조아리고..
최상궁 : (크게 화가 나서) 어째서 아직도 소주방에서 역모로 내쫓긴 자들의 이름이 나와!
민상궁 : 마마님 그것이 아니오라..
창이 : 예.. 마마님 그것이 아니오라..
금영 : ......
연생 : ......
최상궁 : 다시 한번 그 이름이 오르내릴 때에는 용서치 않겠다고 얘기했다!
어째서 그 이름을 다시 거론하는 것이냐?
연생 : 비록 역모로 내쫓기셨으나 음식에 있어 틀린 것을 가르쳐주신 적이 없습니다.
최상궁 : ......
최상궁, 그런 연생을 뚫어지게 보다가는 나가는데..
민상궁과 창이는 새파랗게 질리고..
씬25 최상궁 처소앞
민상궁과 창이가 최상궁의 처소앞에서 돗자리를 펴놓고는 소복을 입고 석고대죄를 하고 있다.
나인들 몇 지나가자..
민상궁 : 마마님.. 잘못하였습니다. 용서해주십시오!
창이 : 마마님.. 용서해 주십시오.
나인들 지나가고 나면.. 살짝 일어나 다리 좀 풀고..
누군가 또 지나가면.. 얼른 다시..
민상궁 : 마마님! 철이 없는 것을 제가 잘 돌보지 못하여 그렇습니다. 용서해주십시오.
창이 : 그렇습니다!
씬26 연생의 방
영로 있고.. 연생은 한쪽에 쭈그려 있는데.. 홍이가 와서는
홍 : 항아님! 민상궁마마님께서 얼른 나오시랍니다.
연생 : 싫어..
홍 : 마마님 안 그러면 큰일나신답니다.
영로 : 놔둬.. 이게 아직 뜨거운 맛을 못봐서 그러지.
홍 : 항아님
씬27 최상궁처소앞
서서 다리풀던 민상궁과 창이.. 후다닥 앉는데.. 최상궁이 방에서 나온다.
민상궁 : 마마님!
창이 : 마마님!
민상궁 : 용서해주십시오!
창이 : 용서해주십시오.
최상궁 : .......
민상궁 : 연생이는 몸이 불덩이같아 못나왔습니다. 퇴청하실때면 아마 나와 있을 겁니다.
최상궁 : (불쾌하고)
최상궁은 수랏간으로 나가는데..
최상궁.. 완전히 처소를 빠져나가자.. 얼른 다리 뻗더니..
민상궁과 창이.. 서로 다리 주무르고 난리가 났다.
민상궁 : 으이구.. 정말 내 이것 때문에 정말 무슨 생고생인지..
창이 : 그러게 말예요.. 제일 겁 많은 연생이가 대체 왜 그러는거예요?
민상궁 : 아무튼 간에..
하고는 민상궁.. 연생이 처소로 간다.
씬28 연생의 처소
연생과 홍이만 있는데.. 민상궁과 창이가 들어온다.
민상궁 : 야.. 의리고 뭐고간에.. 살고봐야할거 아냐 살고봐야! (홍이에게) 너는 얼른 가서 밥 좀 가져와
홍 : (의아) 석고대죄는 끝난 겁니까?
민상궁 : 끝나긴 먹고 또 해야지.
홍 : 원래 먹고 하는겁니까?
민상궁 : 웬 말이 그래 많어. 가져오라면 가져오지..
홍 : 예..
하고는 나가고..
민상궁 : 연생아! 내가 니 맘 모르는 거 아닌데 너 이러면 안돼.
너야 의리 지켜 좋다 치자 나하고 창이는 이게 뭐냐?
창이 : 맞어! 우리까지 도매금으로 넘어가서는 야..우리 좀 살려 주라! 난 꼭 수랏간에 있고 싶단 말야.
연생 : ......
홍 : (E) 마마님.. 최상궁마마님이 다시 돌아오십니다..
민상궁과 창이.. 정말.. 바람처럼 튀어나간다.
씬29 최상궁 처소앞
돗자리로 바람보다 빨리 와 무릎을 꿇는 민상궁과 창이..
돌아오는 최상궁..
최상궁 : (둘을 보고는) 민상궁과 창이 연생이는 지금 곧 입선간으로 가도록 하거라!
민상궁 : 마마님!
창이 : 마마님!
최상궁, 가고..
씬30 입선간
(두부나 국수만들고, 콩나물 숙주나물키우고, 포 말리고, 가루내고, 기름짜는 등등 음식의
밑재료를 만드는 곳을 퇴선간에 반대되는 입선간으로 이름을 지은 것입니다)
민상궁과 창이.. 둘이 맷돌을 붙들고는 콩을 갈고 있다.
처량하기 그지 없다.
민상궁 : 대체.. 저것 때문에.. 이게 대체 무슨 신세냐?
창이 : 그러게 말입니다. 여기는 맛있는 음식은 하나도 안 만들고
국수나 만들고 콩나물이나 숙주나물이나 키우고 가루나 내고.. 기름이나 짜는 곳 아닙니까?
민상궁 : .....
창이 : 먹을 것이라고는 하나도 없습니다. 일도 젤루 많구요.
민상궁 : 내 말이 그말이야.. 내 정말.. 궁생활 삼십년만에 이런 수모는 처음이다.
창이 : 조용히 길게 사신다던 마마님 따라했다가 전 이게 뭡니까?
민상궁 : 몰라.. 이게 다 연생이 때문이야.
한켠의 연생이.. 듣나가는 그냥 나간다.
씬31 후원일각
연생이 걸어오다가는.. 연못가에 앉아 훌쩍훌쩍 울기 시작하는데..
연생 : 장금아..
하고는 울고 있는데..
이때.. 뭔가가 연생의 손을 핥기 시작한다.
연생, 놀라 보면.. 큰 나무에 묶여있는 강아지
(시추 : 조선중기에 명의 사신이 선물로 했다는 자료가 있습니다)다.
연생 : 너는 누구니? (하고는 강아지를 안고는) 너도 나하고 같은 처지니? 왜 여기 묶여있어?
하고는 강아지를 안고 쓰다듬어 주다가는..
연생 : 어디 아픈데는 없지? 배는 안곯고 있지?
씬32 감영전경
씬33 약재창고
관비 셋이.. 약초들을 캐온 것을 장금이가 놓고는 장금이 하나하나 짚어내고 있다.
장금 : 이건 연령초인데 새싹을 옥잠화 싹으로 잘못 알고 먹으면 큰일 납니다.
관비1 : 정말?
장금 : 예. (다른거 짚으며) 이건 달래꽃 무릇인데 달래와 생김이 비슷하여
잘못알고 먹으면 큰일이구요.. 또 이건 독말풀인데.. 뿌리를 우엉으로 알고 잘못 먹을 수 있구요..
관비2 : 안 그래도 우리가 캐오면 맨날 혼이 나서 왜 그런가 했는데.. 이런 거 때문에 그랬나?
이때.. 느닷없이 나타난 장덕.. 관비들을 발로 차며
장덕 : 이제 알았냐? 이제 알았어?
하면 관비들 아파하고..
장금, 보는데..
장덕 : (장금을 보고는) 고 년 참 갈수록 신통하네. 어떻게 알았느냐?
장금 : ......
관비1 : 말씀 드려! 얼른
장금 : 관비로 오기 전 수라간에 있었습니다.
관비들 : (놀라고)
장금 : 음식을 배울 때 스승님께서 가르쳐주셨습니다.
장덕, 장금을 유심히 보다가는 장금이 바깥으로 빼놓은 고삼을 들어보이며
그것을 다시 약초 쪽으로 놓는데..
장금 : 그건 고삼입니다.
장덕 : (보고)
관비들 : (보고)
장금 : 우리나라사람들이 고삼을 백본인줄 알고 잘못 써왔으나 중국에 갔던 사신이 그 사실을 알고
백본을 가져와 궁에서 재배하였습니다.
장덕 : 고거 참 고삼 백본까지 구분할 줄도 알고 골탕이나 먹여볼까 하고 데리고 왔는데 너 의녀할래?
장금 : (놀라) 싫습니다.
장덕 : 날 벌레 보듯 하는 것도 맘에 들고
장금 : (점점 더 밉상인데)
장덕 : (씩웃으며 가면서) 그래도 고삼은 고삼대로.. 다른 약효가 있는 거다.
그러니 앞으로 고삼도 약초로 구분해.
장금 : ......
이때.. 허름한 사내 하나가 급히 오더니..
사내 : 수의녀님! 큰일났습니다. 우리 말석이가.. 우리 말석이가..
장덕 : (장금에게) 가 침통을 들고 와!
장금 : 예?
장덕 : 뭐해? 침통을 들고 따라오라는데.
하고는 장덕이 간다.
장금도 급히 움직여 약방으로 간다.
씬34 가는 길
장금과 사내, 장덕.. 모두 빨리 걷는데..
사내를 가운데 두고.. 장금과 장덕은 멀리 떨어져 걷는다.
장금과 장덕, 양쪽을 보며 의아하게 보는 사내.
씬35 허름한 민가
민가로 들어가는 장금의 일행.
씬36 민가 방
장덕과 장금이 들어가니..
아이가 종기가 너무 심하여 열이 펄펄 끓고 있다.
장덕, 얼른 앉더니.. 아이의 머리를 만지고는 맥을 집어본다.
그리고는 침통을 꺼내.. 그동안 보였던 장덕의 모습과는 달리.. 아주 신중하게.. 아이에게 침을 놓는데..
그런 장덕을 보는 장금..
장덕이 집중을 한 채 시침을 하자 아이가 스르르 잠이 든다.
사내 : 침을 맞으면 괜찮다가도.. 몇일만 지나면 또 저렇게 열이 납니다.
장덕 : ......
사내 : 그러니 탕약이라도 끓여주십시오.
장덕 : 당장은 그렇다해도.. 매번 그걸 댈 돈이나 있어?
사내 : 그래도 보고 있기가 너무 가슴이 아픕니다.
장덕 : 기다려.
하고는 주섬주섬 침구 등을 꾸리는데..
장금 : 정말 해도해도 너무 하시는 것 아닙니까?
장덕 : (보는데)
사내 : 그런 것이 아니라 저희가 돈이 없어 그런 것입니다.
장금 : (무시하고 장덕에게) 만약에 돈을 싸들고 온 양반댁 자제여도 이렇게 하시겠습니까?
장덕 : 그렇게 안 하지! 돈을 듬뿍 받고 탕약을 끓여주지.
장금 : 의녀님은 의술을 펼치는 사람입니다. 어찌 사람의 목숨을 돈으로 잴 수가 있습니까?
장덕 : 나는 그 탕약 값을 모두 댈 돈이 없다.
저 사람도 돈이 없어 지금 당장이야 줄 수 있지만 내가 매번 대줘야하니?
장금 : 의녀님은 돈도 있으시고 또 돈이 떨어질 때까지는 대줘야합니다.
장덕 : 그래서 몇 명이나..
장금 : 댈수 있을 때까지요.
장덕 : 팔뚝 한번 굵다.
하고는 장덕은 가버리는데..
장금 : (가는 장덕을 막으며) 약화제라도 주십시오!
장덕 : 니가 해주게? 관비가?
장금 : 화제를 주십시오!
하면.. 장덕이 약화제 적은 것을 준다.
장금이 받아들고.. 뛰어가고..
장덕이는 그런 장금을 빙긋이 한 번 보고는 장덕이도 급히 어딘가로 간다.
씬37 수군훈련장(방목장이어도 되고) 막사
막사에 민정호와 장교들 열명 정도가 있는데.. 구만이도 있고..
민정호 : 이곳에는 그동안 왜구들의 침탈이 30여차례나 있어 왔으나.. 적절한 대책을 세우지 못하였다.
장교들 : ......
민정호 : 이번에 내가 조정에 장계를 올려.. 방벽을 쌓도록 하였다.
장교들 : ......
민정호 : 이는 이번 열 닷새부터 시작토록 목사나으리와 말해두었으니 그리 알고
병사들에게 지시하도록 하여라!
장교들 : 예.
민정호 : 해산!
하면.. 장교들과 민정호 나가는데..
씬38 막사밖
장교들은 나오는데.. 기다리고 있던 장금이 얼른 한켠으로 숨는다.
민정호 나오는데.. 먼저 나와있던 구만이 민정호 곁으로 가서는..
구만 : (은밀하게) 장금이 년이 뵈러 온 거 같은데요?
민정호 : (보면 한쪽에 옷깃이 보인다)
구만 : 한양서부터 아셨죠?
민정호 : ......
구만 : (능글맞게) 소문납니다.
하고는 가는데..
민정호, 장금에게로 간다.
민정호 : 웬일이십니까?
장금 : 정말 송구합니다. 돈을 좀 융통해주십시오.
민정호 : 돈을요?
장금 : 예.. 탕약재료를 꼭 사야할 일이 있습니다.
민정호 : 왜요? 어디가 아프십니까?
장금 : 제가 아니라..
민정호 : (그런 장금을 보다가는 어딘가에서 돈을 조금 꺼내 준다)
장금 : 감사합니다. 녹봉을 받으면.. 갚겠습니다.
민정호 : 석달에 한번 주는데요? 이건 아홉달칩니다.
장금 : ..예.. 그럼.. 아홉달 후에 갚겠습니다.
민정호 : ..(웃으며) 농입니다..
장금 : ..아닙니다 꼭 갚을 겁니다.
민정호 : (웃는데)
저쪽에서 구만이 병사들에게 뭐라고 얘기하는 것이 보이자..
장금 : 아 참 저 장교분 말입니다.
정호 : 박구만 장교말입니까?
장금 : 그 분이 혹 병사들과 나라의 재료를 가지고 사사로이 집 같은 걸 짓지 않는지요.
정호 : 글쎄요? 병사들 사이에 신망이 두터운 자이기는 한데..
장금 : 살펴보십시오. 제주 수의녀와 사사로이 뭘 짓고 있는 듯 했습니다.
정호 : 그래요?
장금이는 가고..
민정호, 장금이 가는 것을 보다가는.. 고개를 돌려 다른 쪽을 보는데..
구만이가.. 병사들 몇을 데리고는 어딘가로 가는 것이 보인다.
민정호 : (지나가는 장교에게) 저기 저 장교는 병사들을 데리고 어디 가는겐가?
장교 : 글세요 훈련이 끝나면 수시로 어딜 가든데..
민정호 : (본다)
씬39 약재상
장금이 급히 들어와서는 약화제를 약재상주인에게 들이민다.
약재상주인이 약재를 골라 주고..
씬40 민가마당
장금이 약재들을 들고는 와서는
장금 : 제가 구해왔습니다.
사내 : 정말 감사합니다..
장금 : 제가 금방 끓여줄 것이니 기다리십시오.
하고는 부엌으로 들어간다.
씬41 민가부엌
들어온 장금.. 물을 찾는데..
물허벅(제주의 물항아리)에는 물이 거의 없고..
다른 통에 든 물을 보니.. 색깔이 깨끗하질 않고.. 조금 누렇다..
장금.. 먹어보는데.. 의아하다.
들어오는 사내.
장금 : 물에 소금기가 좀 있습니다. 다른 물은 없습니까?
사내 : 제주는 물이 아주 귀합니다. 깨끗한 용천수는 바닷가 몇 곳에서 조금 나는데..
양반들이나 중인들이 써서 저희같은 천민들은 쓸 수가 없습니다.
장금 : 음식에 쓰는 물도 함부로 쓰지 않는데 약에 쓰는 물을 소금기가 있는 것으로 할 수는 없는데요.
사내 : 저도 압니다만.. 그냥 이것으로라도 끓여주십시오.
장금 : 그건 안됩니다. 어떤 종기인지는 모르나 종기라면 창증의 일종인데
창증에는 짠 것이 안 좋은 것으로 압니다.
사내 : ......
장금 : 소금기가 있는 물로 탕약을 끓일 수는 없습니다.
사내 : 수의녀께서도 그렇게 말씀은 하셨지만
장금 : 용천수가 나는 곳이 어딥니까 제가 받아오겠습니다.
사내 : 저희같은 천민들에게는 안줍니다.
장금 : 아이가 아파서 그러니 조금만 달라고 하면 줄겁니다.
사내 : 괜한 곤욕만 치루실텐데..
장금 : 괜찮습니다. 가르쳐주십시오.
씬42 바닷가 일각 용천수 나오는곳
장금이 가는데.. 병사들이 죽 둘러서 있다.
장금.. 물허벅을 지고는 와서..
장금 : 아이가 아파서 그러니 물을 조금만 받게 해주십시오.
병사 : 관에서 온 사람도 아니고 아는 반가 댁의 노비도 아니고 전혀 못 보던 얼굴인데..
장금 : 예.. 저는 감영의 약방에 있는 관비인데 아이가 아파서 탕약을 끓여야합니다.
병사 : 아이? 어느 댁?
장금 : 어느 댁은 아니고 그냥 민가의..
병사 : 이런 미친 것을 보았나 중인도 아니고 그냥 민가의 나참 별 우스운 얘기도 다 들어보겠네..
장금 : 아무리 그래도 사람이 아픈데..
병사 : 너 여기 온지 얼마 안됐지?
장금 : 그게 이거랑 무슨 상관이 있습니까?
병사 : 여기 제주는 물이 금보다 귀한 데야.
어디 민가 아무 놈의 애 따위가 아프다고 감히 용천수를 뜨러와 뜨러오길..
장금 : 하지만 많이 아픕니다.
병사 : 이년이 어디 관비 따위가 꼬박 꼬박 말대답이야.. 말대답이!
하면서.. 장금을 확 밀어낸다
장금.. 넘어진 채....
씬43 거리 일각
머리까지 헝클어진 장금이 물허벅을 메고는 오는데..
마을 사람들을 만난다.
장금 : (마을 사람에게) 여기 용천수 말고.. 깨끗한 물을 뜨려면 어디로 가야합니까?
사람 : 저기 저 한라산 중턱에나 샘물이 있소.
장금 : 한라산 중턱에요?
씬44 한라산 길
물허벅을 메고는 산을 오르는 장금. 힘에 부치고..
씬45 산 일각 샘물
장금이 땀을 뻘뻘 흘린채 드디어 당도해서는 물허벅에 물을 담는다.
그리고는 내려오는데..
씬46 산과 땅이 만나는 일각
병사둘과 민정호가 누군가를 주시하고 있다.
민정호가 바라보는 곳에서는 구만이의 지시로 병사들이 돌과 흙을 이용하여
조금 큰 우물같은 것(사각이면 더 좋습니다)을 만들고 있다.
갸우뚱하는 민정호.
이때.. 물허벅을 메고는 오는 장금..
민정호를 본다.
장금 : 나으리..
민정호 : 서나인..
장금 : 예서 뭘 하십니까?
민정호 : 구만이라는 장교이야기를 하지 않았습니까?
장금 : 예..
민정호 : 자주.. 병사들을 끌고 어딜 간다기에.. 따라와 보았는데.. 여깁니다.
장금도 구만과 병사들이 하는 것을 본다. 장금도 의아..
민정호 : 글세.. 사사로이.. 집을 짓는 것으로는 보이지 않고.. 무슨 우물같은 것인데요..
장금 : ......
민정호 : 가 보시지요.
하고는 간다.
씬47 사각우물(봉천수)
민정호와 장금이 온다. 병사들과 구만이 놀라고..
씬47-1 민정호 집무실
들어오는 민정호 장덕 구만 장금
민정호 : 훈련도 끝났는데 거기서 뭣들을 한거냐?
구만 : 나으리는 갑자기 어인 일이셨습니까?
민정호 : 뭘 하고 있었느냐는데두!
구만 : 봉천수를 만들어야한다고 해서요.. 병사들 밥이나 좀 먹여가며 부려먹고 있는뎁쇼.
민정호 : 봉천수라니?
구만 : 제주는 물이 워낙 귀해서요. 산에서 내려오는 용천수는 백성들은 아예 입도 못댑니다.
우물을 파도 소금기가 있는 바닷물이 나오거덩요.
장금 : ......
구만 : 그러다보니.. 자꾸 그냥 짠물을 먹게되고.. 또 그러다보니..
자꾸 애나 어른이나 할것없이 병이 생긴다네요.
장덕 : (E) 황제내경에 나와있지요.
모두 보면 장덕이 들어온다
장덕 : 만호나으리 (민정호에게 예를 표하고....)
장금 : (보는데)
장덕 : 우리나라는 어염지지 혜빈방수로 이 지역사람들은 물고기를 주로 먹고 짠음식을 먹게됩니다.
허나 물고기는 몸속의 열을 승하게 하고 소금기는 피를 탁하게 하지요.
하여.. 종기가 승한 것입니다!
민정호 : 허면 봉천수는 무엇이오?
장덕 : 빗물을 받아 정화하여 먹게 하는 것입니다.
하여 제가 허락도 없이 병사들을 조금 데려다 썼습니다.
왜구도 지켜야하나 백성도 지켜야하는 것이 병사들이 겠기에요. 괜찮습니까?
구만 : 실은.. 그전의 만호 나으리께 한번 걸려 수의녀가 크게 곤욕을 치른 적이 있어.. 몰래 했습니다.
민정호 : 허면 백성들의 병이 물에서 크게 연유하기에 사비를 털어 봉천수를 만들고 있었던 말이오?
장덕 : 뭐 그렇게 거창하게 얘기 안 해주셔도 되구요.
장금 : ......
장덕 : (장금의 물허벅을 보고는) 너 산꼭대기까지 가서 물을 떠온거냐?
장금 : ......
장덕 : 탕약을 짠물로 끓이면 안되겠기에?
장금 : .....
장덕 : 참 볼수록 희한한 것일세.
장금 : ......
장덕 : 남들은 몇 년씩 해야 아는 걸 알지 않나.. 물이 중한 건 어떻게 알고. 꼭대기까지 가서 떠오나?
장금 : 이런 거였으면 미리 말씀을 해주셔야죠.
장덕 : 내가 너 길들이겠다고 하지 않았느냐? 아까 니 눈빛으로 봐서는 길이 들었을텐데..
장금 : (웬지 억울한데)
민정호 : (둘의 관계가 재밌다)
구만 : (정호에게 다가와서는) 섭섭하구만요.
민정호 : 뭐가 말이냐?
구만 : 지금 저 의심해서 뒤 밟으신거 아닙니까? 저는 수의녀랑 달라서 그냥 물어도 답해줬을겁니다.
민정호 : ......
장덕 : (구만에게) 내일은 조개껍질을 좀 가져다 줘!
민정호 : 그건 뭘하려구?
장덕 : 빗물을 받은 다음에 물을 깨끗하게 하려구요.
장금 : (아직 말이 편하게 안나오고 틱틱거리듯) 숯이 더 날겁니다.
장덕 : 그러냐?
장금 : 숯이 더 정화를 잘해요.
장덕 : (구만에게) 숯이랜다.
장금 : 그리고 봉천수도 좋지만 겨울엔 납설수가 더 좋습니다
장덕 : 납설수? 그건 또 뭐냐?
장금 : 궁에서 쓰는 건데요.. 납일에 내린 눈을 받아서 두고 눈에 바르면 눈병도 낫고
옷이나 책에 바르면 좀이 슬지 않아.. 약 지을때나 장, 술, 저를 담을 때 썼어요
백성들에게 알리면 빗물보다 요긴하게 쓸 수 있어요.
장덕 : (구만에게) 그렇댄다. 알려라.
틱틱대며 말하는 둘을 보는 민정호와 구만.. 괜히 웃음이 난다.
웬지 훌륭한 한 쌍이 될 듯한 느낌이 들어 설게다.
다른 사람들의 느낌은 뒤로한 채 장금과 장덕은 각각 나가려는데..
장덕 : 어디가느냐?
장금 : 감영으로요.
장덕 : 힘 빼고 산꼭대기까지 갔다왔는데 탕약은 끓여주고 가야지.
장금.. 고개를 끄덕이고 장덕과 함께 가고.
보는 민정호와 구만은 뒤에서 계속 미소짓고..
구만 : 마음에 두신 사람이죠?
민정호 : (괜히 헛기침 하고는 가는데)
구만 : 제가 지켜드리겠습니다.
민정호 : (무시하고는) 성벽과 함께 봉천수 우물도 같이 만들어야겠다.
구만 : (씩 웃고)
씬48 민가부엌
들어오는 장금.. 물허벅에서 물을 꺼내는데..
그 물을 보면서.. 어릴적.. 한상궁과의 물에피소드가 떠오른다.
(4부 64씬)
장금 : ...어머니께서 토우가 일 때면 물이 흙탕물이 되어 음식에서 흙이 씹히고 냄새가 나고 금세 쉰다고
늘 이렇게 하셨습니다. 사람들이 이 간단한 이치를 몰라 장마가 지고 흙비가 성할 때면
역병이 도는 거라 하셨습니다.
(4부 66씬)
한상궁 : 그래! 바로 꼬치꼬치 묻는 거 그게 내가 너에게 물을 떠오라 한 뜻이다.
장금 : ......
한상궁 : 음식을 하기 전, 먹을 사람의 몸 상태와 좋아하는 것 싫어하는 것 받는 것과 받지 않는 것.
그 모든 것을 생각하여 음식을 짓는 마음 그게 요리임을 얘기하고 싶었다.
장금 : ......
한상궁 : 허나 너는 어머니를 통해 이미 알고 있구나. 너의 어머니는 참으로 훌륭한 분이다.
장금 : (어머니 말을 꺼내자.. 눈물이 흐르고)
한상궁 : 어머니께서는 “물도 그릇에 담기면 음식인 것”을 알고 계신 분이다.
또 그것이 음식이 되는 순간엔 먹는 사람에 대한 배려가 제일임을
“음식은 사람에 대한 마음”임을 알고 계신 분이었구나!
(29부 48씬)
장덕 : 우리나라는 어염지지 혜빈방수로.. 이 지역사람들은 물고기를 주로 먹고.. 짠음식을 먹게된다.
허나.. 물고기는 몸속의 열을 승하게 하고.. 소금기는 피를 탁하게 해. 하여.. 종기가 승한 것이다!
민정호 : 허면 봉천수는 무엇이냐?
장덕 : 빗물을 받아 정화하여 먹게 하는 것입니다.
하여.. 제가 허락도 없이 병사들을 조금 데려다 썼습니다.
왜구도 지켜야하나 백성도 지켜야하는 것이 병사들이겠기에요. 괜찮습니까?
구만 : 실은 그전의 만호 나으리께 한번 걸려 수의녀가 크게 곤욕을 치른 적이 있어 몰래 했습니다.
민정호 : 허면 백성들의 병이 물에서 크게 연유하기에 사비를 털어 봉천수를 만들고 있었던 말이오?
장덕 : 뭐.. 그렇게 거창하게 얘기 안해주셔도 되구요.
장금.. 웬지.. 장덕에게서 한상궁마마님과 어머님의 모습을 본 듯..
장금 : (탕약을 끓이며 고개를 가로젓는다) 아냐.. 어머님이나 한상궁마마님과 견주기에는..
(하고는 그냥 고개를 가로젓는데)
씬49 민가 안
탕약을 끓여 들어가는 장금.
장덕이 어린아이를 지장수(황토흙물)로 하나하나 닦아주고 있다.
그리고는 황토를 종기가 난 곳마다 메워주고 있다.
그런 모습을 보는 장금.. 음식과는 달리 성스럽게 느껴진다.
장덕 : (계속 황토로 몸을 메워주고 있으면서)
내가 아무리 돈이 많아도.. 아픈 사람들의 탕약 값을 다 댈 수는 없어.
장금 : .....
장덕 : 하여 없는 사람들에게 가장 좋은 의원은 병이 들지 않게 하는 거야.
장금 : ......
장덕 : 그게 내가 사람들에게 돈을 뜯어내 봉천수를 만든 연유야.
장금 : ......
장덕 : 내 말이 안 틀리면 이제 내 밑으로 기어들어오지.
장금 : (아직도 의심이 다 안풀려) 아무리 좋은 일에 쓰는 것이라 해도
아픈 사람들에게 곡식가루를 약이라고 속여 파는 것은 이해되지 않습니다.
장덕 : 그 사람들은 몸이 아픈 사람이 아니고 마음이 아픈 사람들이다. 그런 사람들에게 약은 줘서 뭐해?
장금 : ......
장덕 : 또 몸이 아픈 사람도 약을 처방하기 전에 음식으로 먼저 낫게 하라고 서책에 나와 있어.
장금 : ......
씬50 길
장금과 장덕.. 아직도 떨어져서는 걷는데..
장덕이 또 어디 다른 곳으로 가는데..
씬51 유배민가 밖(유배자가 사는 곳)
장덕이 오자.. 지키고 있던 병사 둘이 또 투덜댄다.
병사1 : 왜 또 왔소?
장덕 : 매번 똑같은 소리는!
병사1 : 유배지에는 의원을 들일 수 없다니까. 보고를 안 할 수도 없구우.
벌써 장덕이는 들어갔다.
얼떨결에 장금이도 들어가고..
씬52 유배민가 방안
들어오는 장금과 장덕..
누워있는 유배자.
장금이 한눈에 보아도 많이 아픈 것을 알겠다.
유배자 : 매번 고맙다.
장덕, 다시 침착하게 진맥을 하고는..
침통에서 침을 꺼내.. 침을 놓는다.
보는 장금.
씬53 감영일각 광 앞 마당(밤)
장덕이와 장금이가 들어오는데.. 구만이가 오더니..
구만 : 거긴 또 왜 갔어?
장덕 : 다들 그렇게 매번 똑같은 소리하기 지겹지도 않나?
구만 : 들어가!
하면.. 장덕은 광으로 들어가고..
그러고 나면.. 장금이 궁금하다..
장금 : 그럼 지난번 나 잡혔을 때도 유배자의 진맥을 가서 그리 된 겁니까?
구만 : 그래애 어휴! 아무튼 고집은 진짜 쇠고집이야.
장금 : ......
구만 : 원래 유배돼 온 사람들은 진맥도 시료도 못 받게 돼있는데
의원이 어찌 아픈 사람을 그냥 볼 수가 있냐고.. 꼬박꼬박 진맥을 가는데..
장금 : ......
구만 : 목사 나으리께서 그럴때마다 무조건 잡아다 광에 가두고
밥을 굶기라고 엄명을 내리시는 바람에..
장금 : (의아)
구만 : 어쩔 수가 없다니까..
장금 : 그런데도 크게 경을 치지는 않나봐요?
구만 : 그러긴 어렵지.. 아무튼 장덕이는 제주에서는 알아주는 의원이니까.
씬54 감영내 장금처소(밤)
역시.. 관비들 바글거리며 자고 있는데.. 장금은 앉아 생각에 잠겨있다.
씬55 부엌 앞(아침)
관비들이 있고.. 장금도 그곳에 끼어 밥 한덩어리씩을 받아 들고는 아무렇게나 앉아 밥을 먹고 있다.
장금도 밥 한 덩어리를 받아서는 먹으려다가는 뭔가 생각난 듯..
물 한 그릇을 떠서는 간다.
씬56 광앞
장금이 밥 한덩어리를 들고는 장덕에게 주려는 듯 오는데..
벌써 구만이가 장덕이를 풀어주고 있다.
구만 : 빨리 나오래.
장덕 : 이번엔 왜 그러냐? 양반 댁 누가 또 아프냐?
구만 : 그게 아닌 거 같고..
장덕 : 그럼..
구만 : 몰라.. 감영마당으로 오래.
장덕과 구만이 감영 마당으로 간다.
장금도 궁금해 따라간다.
씬57 감영마당
목사와 형방 이방등 죽 있고.. 목사는 고신(告身)을 읽고 있다.
구만이 장덕을 데리고 오고..
장금은 그들을 뒤따라 와서는 한켠에 섰는데..
목사 : 장덕은 듣거라!
장덕 : 예.
목사 : 이번에 전의감에서 또 교지가 내려왔다.
장덕 : ......
목사 : 이번엔 혜민서의 의녀가 아니라 궁안 내의원의 내의녀로 오라는 것이다.
장금 : (한켠에서 보는 장금의 눈이 동그래지고)
장덕 : 궁이고 뭐고 저는 안 간다니까요.
장금 : (안 간다는 말에 또 놀라고)
목사 : 물론 나야 뛰어난 의술을 가진 네가 내 감영에 있는 것이 좋다만
이번엔 또 뭐라고 둘러댄단 말이냐?
장덕 : 그냥 죽을 병이 걸렸다고 하십시오.
목사 : 진정 그리도 가기가 싫으냐?
장덕 : 예.. 저는 그냥 목사 나으리 밑에서 이렇게 지내는 것이 좋습니다.
그러니 아예 죽었다고 해도 좋습니다.
목사 : 저..저 말하는 거 하고는..
장덕 : 하루 이틀 들으십니까?
목사 : 알았다. 네 뜻이 정 그렇다면 내 알아서 처리하마.
하면.. 장덕.. 아직 어리둥절한 장금을 지나쳐 가다가는
장덕 : 너 그 밥 나주려고 가져온거지?
장금 : .....
장덕이 뺏어간다.
장금.. 그냥 서있는데.. 지나가는 구만을 붙잡아서는..
장금 : 저기요.. 어떻게 궁에서 수의녀님을 부를 수가 있습니까?
구만 : 얘기했잖아. 장덕이는 제주에서 이름난 의원이라고.
더군다나 종기나 부스럼에는 조선 최고의 의원이고.. 또 치통에도 따를 자가 없어..
지네나 뱀 전갈 같은 충독을 이용한 시료법을 가지고 있다니까.
장금 : 그럼.. 그런 것이 궁에까지 소문이 나서 부른단 말입니까?
구만 : 지금은 그렇지만 원래 지방 감영의 의녀 중에서 뛰어난 의녀들을 궁에서 데리고 가
훈육을 시킨 뒤에 아주 뛰어나면 궁에 남기고 모자라면 감영으로 다시 보내는거야..
장금 : 그게 정말이예요?
구만 : 그럼 장덕이도 궁에 가서 훈육을 받았는데 그때도 워낙 뛰어나서 궁에 있으라고 했는데..
자기 말로는 자기는 궁 체질이 아니라서 제주로 왔다는데 모르지 뭐..
장금 : (이미 정신은 딴데 가있고)
구만 : 허긴 그 승질에 궁에 있긴 좀 힘들지..
장금, 점점 표정이 환해지더니 어딘가로 달려간다.
씬58 수군훈련장(바닷가)
민정호가 있는데.. 달려오는 장금..
장금 : 나으리! 나으리!
민정호 : (보는데)
장금 : (달려와서는) 드디어..
민정호 : ......
장금 : 드디어!
민정호 : ......
장금 : 궁에 돌아갈 수 있는 희망이 생겼습니다!
민정호 : ......
장금 : 의녀가 될겁니다.. 의녀가 될거예요!
하는 희망찬 장금의 표정에서 엔딩
*출처 : 대본과시나리오사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