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위성은 기상관측이나 통신 및 군사용 외에도 자원탐사에 필수적이다. 특히 성공률이 낮은 해저자원 탐사에 인공위성은 해저지형을 확보하기 위해 꼭 필요하다. 북한 서해상에는 250조원 규모의 50억 배럴에 달하는 원유가 묻혀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중국 측은 660억 배럴이 묻혀 있다고 보고 있을 정도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원유 매장량이 830억 배럴임을 감안하면 상상을 초월한다. 실제 이 정도의 유전지대가 있다면 경제가치가 무려 2000조원에 달한다. 이미 북한과 중국은 이 지역에 대한 자원 공동개발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탐사능력과 다량의 인공위성을 갖고 있는 중국의 지분이 절대적일 수 있다. 석유탐사 성공시 북한이 지분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려면 자체 탐사능력을 제고할 수밖에 없다. 자원탐사용 인공위성이 꼭 필요한 배경이다. 북한이 서해에서 석유를 끌어 올리게 되면 북한 경제는 일거에 반전되기 때문이다. 북한은 또 국가체제 자체를 위협하는 극도의 식량난을 근원적으로 해결해야 한다. 중국과 남한 등의 원조로는 일시적이고 한계가 분명하다. 그래서 북한은 농업생산량 증대에 사활을 걸고 있다. 그 일환으로 비료생산 증대와 관개수로 확보에 총 매진중이지만 여의치 않다. 이 조차 근본해결책이 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정밀 기상관측 위성을 확보할 경우에는 상황이 달라진다. 우리 정부도 기상기후산업은 100대 국정과제다. 북한은 특히 잦은 홍수와 냉해 등으로 식량자급 상황이 우리보다 훨씬 어렵다. 스카이데일리가 광명성3호 발사 실패 후 북한이 자체 인공위성을 확보할 경우 갖게 되는 부가가치 효과로 ‘자원탐사’ 및 ‘식량증산’과 관련된 내용을 살펴보고자 한다. 본 기사는 진보논객이기는 하지만 객관성을 담보한다는 전제로 곽동기 우리사회연구소 상임연구원의 도움을 얻었음을 밝혀둔다. <편집자 주> |
▲ 2009년 4월 15일에 발사한 ‘은하 2호’(왼쪽)와 오늘(13일) 발사했지만 실패한 ‘은하 3호’ 모습
▲ 광명성 3호 발사가 실패했지만 인공위성 발사와 관련해 한-미 양국 그리고 북한간에 입장과 해석이 너무 판이하다.
[연재순서]
① 미사일 실험 vs 지구관측위성
② 위성발사 3000억원 세부 경제효과
③ 농업·유전탐사용 위성 필요성 배경
서해 유전 탐사 가능한 ‘광명성 3호’
‘광명성 3호’는 북한의 발표를 액면 그대로 신뢰한다면 지구관측 위성이다. 한국의 지구관측 위성으로는 ‘아리랑 2호’가 있다. 정부는 조만간 또 하나의 지구관측 위성인 ‘아리랑 5호’를 쏘아 올릴 예정에 있기도 하다.
▲ 북한이 50~400억 배럴의 원유가 있다고 발표한 남포 서쪽 서한만 일대. 중국 측은 최대 660억 배럴의 매장량을 추정하고 있다. 북한의 조선우주공간기술위원회는 지난달 16일 발표에서 “광명성 3호는 극궤도를 따라 도는 지구관측 위성”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같은 달 28일에는 이 위원회의 부국장이 “우리나라의 산림자원분포 정형과 자연재해 정도, 알곡 예정 수확고 등을 판정하고 기상예보와 자원탐사 등에 필요한 자료들을 수집하게 된다”고 추가 설명했다.
광명성 3호를 통해 위성사진을 찍으면 정확히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정부 당국은 북한이 이 같은 광명성 3호 위성개발에 무려 1700억원을 투입했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하지만 이 계산은 과학적 산술 방식이 아니다. 실제로 이 정도의 비용이 투입됐다면 광명성3호는 ‘미사일 시험용’이 아니라 ‘다목적 상용위성’이다.
광명성 3호, 또 하나의 임무 ‘해저지형 탐사’
북한에서 밝힌 광명성 3호의 또 하나의 임무인 ‘자원탐사’ 내용은 무엇일까. 지구관측위성의 주된 용도 가운데 하나는 지형탐사, 그 가운데서도 해저지형을 탐사하는 것이다.
▲ 최근의 북한 원유개발이 초미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2011년 8월 중국 석유시추기 제조공장을 북한 엔지니어들이 산업 시찰하고 있다. 성균관대학교 토목공학과 최광호 교수는 ‘해상 중력 데이터로부터 해저지형 추정에 관한 연구’라는 2003년 논문에서 인공위성을 이용한 해저지형 탐사 방법을 소개하고 있다.
논문에 의하면 “인공위성 고도계 데이터는 광역 동시관측, 고밀도 관측뿐만 아니라 기후에 좌우되지 않는 등 뛰어난 많은 장점을 갖고 있다. 또한 대량의 데이터를 신속히 이용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광명성 3호가 궤도 안착을 했다고 가정하면 고도는 500km이므로 관측 정확도는 1980~90년대 인공위성보다 다소 떨어질 수 있다.
하지만 지난 20여년간의 전자공학 발전을 고려한다면 광명성 3호의 관측 정확도도 5cm 미만이라고 추정해도 무리가 아니라는 분석이다. 이 경우 해저지형을 10m 내외의 정확도로 측정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해저자원 탐사 가능했다면 효과 250~2000조원
북한이 서해 유전을 탐사하는 과정은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 중국이 압록강 지하 파이프 라인을 통해 북한에 공급하는 석유를 저장하는 저유 탱크가 중국 단둥시 외곽에 있다. 광명성 3호를 통해 서해 해저지형을 얻고, 선박 음파탐지로 얻은 해저지형과 비교한다. 이어 지형의 차이가 발생하는 영역을 석유매장 가능지대로 상정하며, 심부 지층조사를 진행해 내부 지층구조를 파악한다. 마지막으로는 배사구조 지층을 갖는 지역에 대해 실제 시추 작업을 시도하게 된다.
현재 해저유전에 대한 시추 작업의 성공률은 약 20% 수준이다. 북한이 차후 5개 이상의 시추공을 뚫어 시추를 시도할 경우 상업적 활용도가 있는 서해 유전을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북한 서해유전의 매장규모는 아직 구체적인 수치가 없다.
한국석유공사 관계자는 “지난 1997년 북한이 50~400억 배럴의 원유가 있다고 발표한 남포 서쪽 서한만 일대는 그간의 자료를 종합해 볼 때 매장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또 2005년 10월 중국 해양석유 총공사는 660억 배럴의 원유가 묻혀있는 거대한 원유 저장지를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원유 매장량이 830억 배럴인데 660억 배럴이 사실이라면 세계적으로 충격적인 뉴스가 아닐 수 없다.
영국의 석유기업 아미넥스의 브라이언 홀 최고경영자(CEO)는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에서 채굴할 수 있는 석유매장량을 40~50억 배럴로 추정하면서 “수억 배럴이 아니라 수십억 배럴이다. 북한은 엄청난 석유국가다”고 강조했다.
서해 유전의 경제적 가치는 매장량을 50억 배럴만 잡더라도 잠재가치는 250조원이 된다. 매장량이 400억 배럴이라고 할 경우 잠재가치는 2000조원에 이른다.
북한이 광명성 3호 발사에 성공했다면 북한은 자체 기술능력으로 서해바다 전 지역에 대한 유전탐사 사업을 전면적으로 진행할 수 있는 획기적 전기를 마련하는 일이었다. 이 경우 서해 유전사업이 향후 북한 주도의 탐사로 변경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광명성 3호에 이어 북한이 추가 위성발사를 통해 성공한다면 북한은 최소 250조원, 최대 2000조원이라는 무궁무진한 서해 유전으로 한걸음 다가가게 된다. 이는 스카이데일리가 광명성3호 발사 관련 기획 두번째 기사에서 분석했던 3000억원 가량의 산업연관 효과를 배제한 해저자원 탐사효과이기도 하다.
북한은 이처럼 위성을 통해 산유국에 한걸음 더 다가가고자 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일종의 일확천금이다. 이렇게 되면 한미 양국이 북한의 인공위성 발사에 대해 안절부절하지 못하는 이유에 또 하나의 이유가 추가된다.
북한이 주변국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인공위성 발사를 강행했던 배경은 이 같은 자원 파급효과가 그야말로 무궁무진하기 때문인 것을 배제하기 어렵다면 우리 정부가 이에 대응하는 자원조사에 나서야 하기 때문이다.
발사실패 광명성 3호, 기상자료와 농업 위해 필수
북한의 조선우주공간기술위원회 우주개발국 부국장은 조선중앙통신사와 회견에서 “광명성 3호는 지구관측 위성으로서 우리나라의 산림자원분포 정형과 자연재해 정도, 알곡 예정 수확고 등을 판정하고 기상예보와 자원탐사 등에 필요한 자료들을 수집하게 된다”고 ‘통일뉴스’가 지난달 28일 보도했다.
▲ 북한 최영림 내각 총리가 평양 농업과학원을 시찰, 옥수수 종자를 관찰하고 있다. 북한은 농업생산량을 안정적으로 확보하지 않으면 체제유지 자체가 불안하다. 일본 교도통신도 이달 초 북한 외무성 리근 미국 담당국장이 베를린에서 북미 비공식 대화를 가진 후 귀국길에 ‘위성’은 기상예보 등의 목적으로 쓰일 것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통신에 따르면 리근 국장은 “농업에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북한은 식량난을 근원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지난 1990년대부터 계속돼 온 경제난 시기에도 농업 용수 공급에 꾸준히 노력해 왔다.
북한은 1998년부터 전기가 필요하지 않은 ‘자연흐름식 물길 공사’를 강조하기도 했다. 또 북한 농업의 세부 배수설비는 ‘토지정리 사업’을 통해 구축됐다.
이와관련, 통일뉴스에 따르면 북한 노동신문은 2010년 5월 3일자 사설에서 “남흥청년화학연합기업소에서 최첨단 수준의 대규모 무연탄 가스화 공정이 완성되고 비료가 폭포처럼 쏟아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아울러 북한 최대의 비료 생산 공장인 흥남비료연합기업소는 2012년까지 생산을 정상화할 것을 목표하로 하고 있다는 것이다. 북한이 농업생산에 그만큼 사활을 걸고 있음을 반증하는 정황인 셈이다.
조선신보는 2009년 8월 12일자 기사에서도 북한이 흥남비료연합기업소와 남흥청년화학연합기업소의 석탄 가스화 시설을 전면 가동하는 2012년에 비료 100만 톤을 생산해 비료문제를 자체 해결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고 통일뉴스가 보도했다.
인공위성 가동시 일기예보 핵심기능할 듯
북한이 농업생산 증대를 위한 목적으로 인공위성을 쏘아올릴 의지가 분명하다면 일기예보를 위한 자료수집이 핵심을 이룬다. 광명성 3호의 경우도 촬영사진을 비롯한 관측 자료들을 위성관제 종합지휘소에서 수집할 예정이라고 북한은 공식 발표했었다.
▲ 평양에서 묘향산 가는 길의 북한 농촌 모습. 북한은 비료와 관개수로 확보 등에 총력을 다하고 있지만 식량증산에는 여전히 한계가 많다.
조선중앙통신은 지난달 26일자 기사에서 “북한이 기상학적 자료들과 지구의 생태환경 보호에 필요한 자료들을 정상적으로 받을 수 있는 정지기상 위성수신기를 개발해 기상 관측을 과학화할 수 있는 전망을 열어놓았다”고 강조했다.
물론 이 같은 북한의 발표를 전적으로 신뢰하기는 곤란하다. 하지만 북한의 발표내용이 일관된 점과 북한의 현 농업실태 및 식량난을 감안하면 인공위성을 갖고자 하는 진정성을 전혀 부인하기도 어렵다.
기상위성을 보유하면 일기예보가 광역차원 예보에서 지역 예보로 더욱 세밀해질 수 있다. 한국은 아리랑, 천리안 등 다양한 관측위성 및 기상위성을 쏘아 올린 결과 구체적 지명과 동, 면 영역까지 세분화된 일기예보를 제공하고 있다.
북한은 2012년을 ‘사회주의 강성 대국의 대문을 여는 해’로 규정하고 있다. 2012년의 쌀 증산의 요구는 매우 높다고 볼 수 있다. 이 목적달성을 위해 인공위성이 꼭 필요한 배경이다.
북한은 2012년 신년 공동사설에서 “현 시기 인민들의 먹는 문제, 식량문제를 푸는 것은 강성 국가 건설의 초미의 문제다”라고 규정할 만큼 식량증산의 의욕이 대단히 높다.
위성 기상자료, ‘풍년 약속하는 보증수표’ 올인
세계기상기구(WMO) 보고서에 따르면 기상에 대한 투자는 투자액의 10배 이상 효과를 가져오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 북한의 협동농장 방식은 식량증산에 또 다른 한계를 주고 있다.
기상정보의 비용 대비 효과는 미국은 8배, 중국은 무려 30배로 추산되고 있다. 이에 우리 정부도 지난 2008년 10월 ‘기상기후산업 육성’을 정부 100대 국정과제로 지정했다.
북한의 기상기후산업 육성정책이 동북아의 평화를 위협하는 것으로 일방 간주하기 보다 세밀히 전후상황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북한의 인공위성은 기상관측 자료를 이용해 농업생산성을 높이고, 협동농장 활용의 효율성을 높여야 하는 다급해진 입장에서 꼭 필요한 방편일 수 있다.
▲ 자료:현대경제연구원 ⓒ스카이데일리
▲ 자료:통계청 ⓒ스카이데일리
▲ 자료:현대경제연구원
북한이 중시하는 농업분야에서 절실하다는 것이다. 이미 관개와 비료생산 설비를 늘리고 있는 북한 입장에서 이제는 인공위성의 정확한 기상자료에 의거한 농업생산성 증대를 추구할 만하다는 지적이다.
설사 광명성 3호가 미사일 실험이었다고 해도 향후 북한은 인공위성을 반드시 쏘아올리지 않으면 식량난으로 인한 체제위험까지 감수해야 한다.
북한은 그동안 생색내기에 불과한 중국의 원조와 지지부진한 남북 경협사업 등에서 모두 원할하지 못하자 북-미 대화를 통해 식량을 구걸할 정도가 됐다. 이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길은 농업 생산략을 획기적으로 늘리는 길일 뿐이다. 아니면 서해유전자원을 독자적으로 확보해야 할 다급한 처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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