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맨 위 사진은 PET-CT 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 왼쪽 아래는 PET 검사에서 보이는 왼쪽 가슴에 유방암 사진. 오른쪽 아래 사진은 같은 환자의 PET-CT 사진. 유방암의 모양과 위치가 선명히 보이고 있다. 사진=서울성애병원 제공 =
국내 사망률 1위인 암(癌)을 한 번 검사로 정확히 잡아낼 수 있다면 얼마나 편할까? 현재까지 그 같은 방법에 가장 접근한 것이 ‘PET-CT’이다. 이 진단법은 기존의 PET (양전자 방출 단층촬영)과 CT(컴퓨터 단층촬영)을 하나로 묶은 고성능 영상 장치이다.
PET는 암세포가 다른 세포에 비애 더 많은 포도당을 소비하는 특성을 이용한 암 진단 장비이다. 양전자를 방출하는 방사성물질(F-18)을 포도당에 붙여서 체내에 주사하면 암 세포가 이 포도당을 많이 잡아 먹게 된다.
그렇게 되면 그곳에서 방사성 방출도 많아진다. 이를 기계가 검출하면 암 덩어리가 어디에 있는 지 알게 되는 원리다.
하지만 문제는 PET 이미지가 안개 낀 듯 뿌옇다는 점. 암이 있는 것은 알겠지만 어디에 정확히 있는 지 알기 어렵다는 것이다. 반면 CT는 우리 몸을 3차원으로 명확히 그려내는 영상 장치. 따라서 이 둘을 합쳐서 한 번에 암도 발견하고 위치도 정확히 알자는 ‘일석이조(一石二鳥) 영상장치’가 ‘PET-CT’인 셈이다.
이 때문에 최근 국내 병원들이 ‘PET-CT’를 대거 도입하고 있다.
전국에 30여대의 기기가 운영되고 있다. 암 환자의 병세를 관찰하기 위한 검사는 내달부터 건강보험이 적용될 예정이다.
어디에 쓰이나
직경이 0.5㎝ 이상인 암을 대부분 발견할 수 있다. 주로 우리나라에서 흔한 위암·대장암 등 소화기암, 폐암, 유방암, 자궁암, 뇌암, 갑상선암, 두경부암, 소아암 등을 검사하는데 쓰인다. 또는 몸에 종양 덩어리가 발견됐을 때, 이것이 양성 종양인 지 아니면 암 덩어리인지 구분하는데 사용된다.
간혹 암이 폐나 척추로 퍼진 다음에 그것이 먼저 발견되어 암에 걸렸다는 사실을 아는 경우가 있다. 이 때 이 전이된 암이 어느 장기에서 왔는 지 알고자 할 때도 ‘PET-CT’가 쓰인다. 내시경·초음파 등으로 암을 발견하고 나서 이 암이 몇 기에 해당되는 지, 다른 곳으로 퍼지지는 않았는지를 분석할 때도 이용된다. 수술이나 항암치료를 끝내고 나서 제대로 치료가 됐는지를 판정하거나 치료 후 남아 있는 암이 있는 지를 알 때도 ‘PET-CT’ 검사가 필요할 수 있다.
암 분야 이외에는 뇌 세포의 활성도를 평가하여 치매 또는 뇌졸중 상태를 파악하기 위해 쓰인다. 간질 수술 전에 정확한 간질의 발원지를 찾는데도 쓰인다.
심장질환에서는 협심증·심근경색증 등이 의심될 때 심장 근육의 생존 능력을 알아보고, 이를 근거로 수술 여부를 결정하는 데 사용되기도 한다.
암 검진에도 효과 있나
‘PET-CT’는 0.5㎝ 이하의 아주 작은 암을 발견하는 데는 어려움이 있다. 또한 림프종 등 일부 세포 종류에 따라 잘 나타나지 않는 암들도 있다. 하지만 ‘PET-CT’가 한 번에 여러 암을 볼 수 있다는 측면에서는 암 검진에도 효용성을 점차 인정 받고 있다. 일본 등에서는 아무런 증상이 없는 일반인에게 ‘PET-CT’를 시행한 결과, 갑상선암, 폐암, 췌장암 등을 조기 발견하는데 효과가 있다는 연구들이 있다.
전문의들은 ‘PET-CT’ 검사에서 암 발생의 징후가 없다면, 최소한 체내에 병세가 진행된 암 덩어리는 없다는 의미로 간주할 수 있다고 말한다. 여기에 덧붙여 ‘PET-CT’로 발견하기 어려운 조기 암들은 기존의 진단법을 활용하면 된다. 예를 들어 위 내시경(위암), 대장내시경(대장암), 초음파(간암·신장암), 유방촬영술(유방암), 자궁세포진검사(자궁경부암) 등이다.
이 경우 약 95% 수준에서 확실한 암 검진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PET-CT’ 검사비가 60만~150만원 하는 고가인 것이 흠이다.
암 분야에서 PET-CT가 쓰이는 곳
1.양성 종양과 암의 구별
2.암이 전이 된 상태로 처음 발견 됐을 때
3.암 병기 분석
4.암 치료 효과 판정
5.치료 후 남아 있는 암을 찾을 때
6.암 재발이 의심 될 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