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시즌에서 버드와 처음 맞대결을 한 닥터 J의 활약상

[Doctor J]

1980년 동부 컨퍼런스 파이널 3차전 경기에서 추출한 장면들입니다.

누가 우승을 해도 이상하지 않은 최강자들의 만남, 게다가 NBA 최고 수퍼스타였던 줄리어스 어빙과 신인이면서도 리그 MVP급 활약을 펼친 래리 버드 간의 첫 플레이오프 대결이어서 전미 스포츠 팬들의 귀추가 주목되었던 시리즈였습니다.

이 경기에서 보여준 줄리어스 어빙의 클래식한 플레이 몇 개만 소개합니다.

43년 전 플레이들입니다.

1. 베이스라인을 타고 떠올라 유유히 걸어가는 닥터 제이   

한 번 훼이크 모션 주고 베이스라인을 파고들며 리버스 레이업을 성공시키는 어빙. 큰 보폭을 성큼성큼 내딛으며 상당히 여유롭게 성공시킵니다.

2. 두 센터 사이로 내리찍은 호쾌한 토마호크 덩크

데이브 코웬스와 릭 로비, 두 센터 사이로 파고들어 어깨 뒤에서부터 휘둘러 찍어내린 덩크입니다. 동영상에선 쾅 소리가 나도록 강하게 꽂은 덩크 플레이.

버드가 백코트하면서 코웬스에게 앞으로 나가 어빙에게 자리를 주지 말라고 지시했지만, 코웬스 발이 안 떨어졌죠. 어빙에게 패스해준 선수가 헨리 비비입니다. 마이크 비비의 아버지. 

3. 어빙 특유의 드리블하던 손으로 공 잡아 핑거롤 레이업 

바로 이전 플레이에서 M.L. Carr로부터 심한 파울을 당했지만 심판이 콜을 안 해 화가 난 상태에서 다시 그 M.L Carr로부터 앤드원 플레이를 얻어내는 어빙입니다. 복수 성공!!

4. 속공 다리접기 덩크 

훗날 클라이드 드렉슬러가 저렇게 두 다리를 접어올리며 덩크를 구사했죠. 골대 아래에서 찍힌 슬로우모션으로 보면 정말 우아했던 덩크였습니다.

5. AGAIN 드리블 하던 손으로 공 잡아 큰 궤적으로 핑거롤 레이업 

어빙 전성기 때 경기 보면 경기당 2~3회씩 나오던 플레이죠. 퍼스트 스텝이 빠른 데다 팔이 길고 어깨가 유연했으며 손이 큰 데도 부드러워서 수비수가 막기 정말 어려웠던 슛입니다.

6. 일단 공중에 뜨고난 후 팀원 찾아 킬패스 해주기  

속공 상황에서 자기쪽으로 수비수들 끌어모은 후 공중에 뜬 상태에서 반대쪽 오픈된 팀원에게 빼주는 어시스트. 무지하게 빨랐던 모리스 칙스가 이런 패스의 수혜자가 되곤 했었죠.

7. 5번 플레이와 같은 메카니즘인데, 레이업 하려다보니 거리상 여유가 생겨서 덩크로 이어진 플레이  

마누 지노빌리가 이런 플레이를 종종 하곤 했었죠. 레이업 하려고 떴는데 덩크가 될 것도 같아서 손목을 돌려 덩크로 전환시키는 플레이. 일명, 레이업 덩크.

43년 전 플레이들입니다. 이런 플레이 하나 나오면 관중과 팀원들의 사기가 치솟고, 상대팀 분위기는 쫘악 가라앉곤 했죠.

저는 어빙이 (당시로선 상상도 못할 엄청난 플레이들을 성공시키고도) 별다른 리액션이나 세레머니, 또는 상대팀에 대한 도발 등을 하지 않아서 좋아했습니다. 그냥 점잖게 백코트만 했죠.

어빙과 버드의 첫 플레이오프 맞대결은 식서스가 4:1 승리를 거두면서 생각보다 싱겁게(?) 끝났습니다. 이 시리즈 패배 후, 셀틱스가 로버트 패리쉬를 트레이드로 데려오고, 케빈 맥헤일을 드래프트해 골밑을 엄청나게 업그레이드하면서 그 이후의 시리즈는 백중세로 이어졌죠. 

어빙은 25.0 득점, 8.4 리바운드, 4.2 어시스트, 2.6 스틸, 1.4 블락샷

버드는 22.2 득점, 13.8 리바운드, 3.6 어시스트, 1.6 스틸, 1.4 블락샷

두 선수 모두 집중된 수비를 받으며 만들어낸 귀중한 스탯 라인입니다.

80년대 중반까지 이어진 두 선수의 라이벌리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순간이었습니다.

[Webber Forever]

5번 같은 엄청난 플레이를 한 경기에 2~3번씩 했다고요??

[Doctor J]

경기당 2~3회 시도하고 1~2회 성공했던 것 같아요. 저게 보기보다 체력도 많이 필요한 플레이여서 30대 중반부턴 그 빈도수가 감소했습니다.

[▶◀카멜로 앤쏘희]

와…박사님 아이디를 괜히 정한게 아니시군요..플레이들이 진짜 호쾌하네요! 늘 귀중한 자료 감사드립니다

[고양이목에쥐달기]

와 경기 중에 봤으면 벌떡 일어났을 플레이들이네요!

[interceptor #.23]

궁금한게 저런 아크로 바틱한 동작은 본능적인 플레이일까요? 연습한걸까요? 지금은 스킬트레이닝하며 나올수있는 모든 상황에 대비해서 연습하던데 당시에는 어빙같은 플레이가 흔치도 않을거라서요.

[Doctor J]

흔치는 않았지만, 없지도 않았습니다. 어빙 이전에 엘진 베일러나 커니 호킨스 등이 저런 류의 플레이들을 했었고요, 또 어빙은 길거리 농구 선수들의 화려한 움직임을 연구하는 것도 좋아했습니다. 본인의 신체적 장점에 그런 선구자들의 플레이들로부터 받은 영감을 접목시켜 자기 만의 창의적인 무브들을 탄생시킨 것이죠.

[개뿔]

립쓰루 동작을 한손으로 하네요 ㅋㅋㅋ

[Insector]

드리블하다가 갑자기 한손으로 올라간 뒤 덩크 또는 핑거롤 게다가 거기서 여의치않으면 패쓰까지! Dr.J의 농구를 예술이라고 평하는데는 다 이유가 있군요! 귀한 자료 잘봤습니다.
아침부터 눈호강하네요~ 이번 한주 Doctor J 형님께서도 평안하고 행복하시길 빕니다~

[Doctor J]

고맙습니다. 인섹터 님도 좋은 한 주 보내시길 바래요.

[沙野]

2번 덩크는 라이브로 봤으면 소리질렀겠네요.

[디트와 함께 춤을]

막을 수 없는 선수군요

[농구좋아ㅎ]

5번 플레이는 진짜 시그니처 무브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