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형 닛산 알티마는 기존 알티마의 페이스 리프트(부분변경) 모델로, 라디에이터그릴과 보닛(엔진룸 덮개) 모양을 날렵하게 다듬었다. 가격도 2.5 모델이 3390만원, 3.5 모델이 3690만원으로, 구형보다 각각 300만원과 290만원 인하됐다.
시승차는 271마력짜리 3.5L(리터) V형 6기통 엔진과 무단변속기를 조합한 3.5 모델이었는데, 모양이 개선되고 가격도 내린 덕분인지 지난 1월 모델별 수입차 판매 5위에 오를 만큼 인기를 얻고 있다.
국내 소비자들에게 인지도 높은 중형세단은 쏘나타·SM5 아니면 캠리·어코드 정도여서, 알티마가 비집고 들어갈 틈이 좁았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알티마와 비슷한 크기의 국산차도 3000만원을 쉽게 넘어버리는 상황에서, 알티마의 장점이 점점 빛을 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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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닛산 제공
우선 6기통 271마력의 파워가 인상적이다. 알티마 3.5의 '1마력당 가격'(차값을 엔진출력으로 나눈 것으로, 가격이 낮을수록 저렴하게 높은 출력을 즐길 수 있다는 뜻)은 13만6000원으로, 그랜저 3.3 기본형(259마력·옵션 제외)의 13만9000원보다도 싸다. 쏘나타 2.4 기본형(201마력·옵션 제외)의 14만3000원과 비교하면, 차이는 더 벌어진다.
승차감은 조금 단단한 편. 고속 코너링에서도 안정감을 주는 것은 좋지만, 노면의 소음·요철이 직접적으로 전달되는 게 약간 아쉽다. 알티마에 채택된 무단변속기의 경우 급가속시 엔진에서 바퀴까지 동력이 확실히 전달되는 느낌이 약간 떨어지지만, 오르막 내리막, 가감속을 반복할 때도 일반적인 자동변속기처럼 단(段)이 오르락내리락하지 않기 때문에 운전이 편안하다. 편의 장비가 국산차만큼 화려하지는 않지만, 3.5인치 내장 내비게이션, 선루프, 에어백 6개, 전자식 자세제어장치 등 웬만한 편의·안전장비는 다 들어 있다.
알티마 3.5는 충분한 실내공간, 200마력대 후반의 파워, 3000만원대 가격이라는 다양한 장점을 갖추고 있다. 패밀리 세단으로도 훌륭하지만, 가끔은 스포츠카로서의 기능도 충족시켜줄 수 있다는 게 강렬한 구매 포인트. 패밀리 세단을 구입해야 하지만 질주의 로망도 포기할 수 없는 이에게 이만한 가격에 이 정도 가치를 줄 수 있는 다른 차를 찾기도 어려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