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동행
우리는 흔히 ‘봄’을 계절의 여왕이라고들 말합니다. 그러나 선출직을 직업으로 하는 저 같은사람들에게 봄은 몹시도 힘들고 잔인한 계절입니다. 내가 가진 에너지를 완전히 불살라야 하고, 인생의 단맛과 쓴맛을 맛보기도 하며, 세상의 인심을 온몸으로 느끼는 즉, 희로애락을 수없이 겪는 시기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힘들고 어려운 과정에서도 세상 사는 참맛을 느끼고, 사람의 소중함을 깨달으며 영원히 함께 할 수 있는 좋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행운을 안게 되기도 합니다. 정치인이라는 직업으로 인해 많은 사람의 도움과 과분한 사랑을 받게 되어 저는 너무나 행복한 사람이라는 것을 새삼 알게 되기도 합니다.
항상 바람처럼 , 소리 소문 없이 저를 도와주신 분들이 계셔서 행복합니다. 항상 물처럼, 조용히 내 곁을 촉촉이 적셔주시는 분들이 계셔서 행복합니다. 항상 소금처럼, 저의 행동하나하나에도 귀 기울이고, 조언과 칭찬으로 저를 바른 곳으로 인도해 주시는 분들이 계셔서 행복합니다.
우리가 사는 세상은 너무도 바쁘고, 밥벌이 하고 살기에도 힘든 사회입니다. 특히 아파트가 주거문화의 주류가 되면서 더욱 더 삭막해졌습니다. 이런 힘들고 바쁜 세상에서 항상 자신의 일처럼 생각하고 함께 해주시는 동반자가 있어 정말 행복합니다.
지금까지 살아온 날을 돌이켜 봅니다. 전남 순천시 별량면에서 태어나 별량초 ․ 중학교를 마치고 순천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서울에 있는 한국외국어대학교에 진학하였으며, 육군 중위로 예편하고 쌍용양회공업주식회사에서 과장으로 퇴직하고, 사업을 시작하였습니다. 순천을 떠난 지 꽤 많은 시간이 흘러 친분이 많은 사람들이 별로 없었습니다.
선거라는 것은 무엇일까요?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한 제도이지만 참 어렵고 많은 사람들로부터 외면당하는 것이 선거입니다. 또한 그 동안의 사람과 사람의 관계들이 어색해지고,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게도 해 줍니다. 또한 선거는 승자 아니면 패자가 되는 냉혹한 승부의 세계이기에 무조건 당선되어야만 하는 절박한 현실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당선을 위하여 모든 후보들은 최선의 노력을 다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사정 때문에 선거판에서는 예상치 못한 일들도 많이 발생되기도 합니다.
이런 선거판에 뛰어들게 된 사연을 얘기해 볼까 합니다. 시의원으로 출발하여 현재는 도의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저는 지금까지 세 번의 선거를 치렀습니다. 첫 번째는 보기 좋게 낙선했고, 두 번째와 세 번째는 다행히 당선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세 번 다 다른 선거구에서 출마했습니다. 처음 선거구는 주변 분들의 신도심 출마 권유를 뒤로 하고 내가 태어나고 아버지가 자유당 시절 면의원으로 두 번 당선된 별량면을 선거구로 했으나 낙선하였습니다. 선거가 후보자의 능력과 실력으로 선택받는 것만이 아니라는 것도 여기서 배웠습니다. 또한 어르신들이 많이 거주하는 지역일수록 더욱 그러한다는 것도 알았습니다.
이렇게 첫 번째 선거에서 패배한 후 정치를 접어두고 내 자리로 돌아가 열심히 사업을 하였는데 봄날 선거철이 다가오면서 명예회복이라는 단어가 생각났고, 주변에서는 선거구를 바꿔 다시 한 번 해보는 것이 어떻겠느냐며 출마를 종용했습니다.
무슨 배짱이었을까요? 고심끝에 젊은 사람들이 가장 많이 사는 연향동을 선거구로 선택하였는데 여기에 열 한명의 후보가 출마를 했습니다. 현역의원이 두 명, 전 의원 한 명, 게다가 10년 넘게 이 지역구에서 한의원을 운영한 사람 등 경력이 출중한 분들이었는데 그에 비해 믿을 것 하나 없는 나는 참으로 한심하기까지 했습니다. 대다수 많은 사람들이 나의 존재를 의식하지도 않을 정도로 미천한 상황이었고, 민주당의 공천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그 당시에는 열린우리당이 여당이었고 민주당은 야당이었기 때문입니다.
참으로 어렵고 남감한 상황이었는데,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고 했던가요? 우연한 자리에서 은인을 만났습니다. 어렸을 적 우연히 알았던 친구를 만나 사정을 얘기하고 도움을 청하였는데 그 친구는 다른 사람을 돕는 그룹 사람들과 친목단체를 함께 하고 있어서 참으로 난처한 상황이었습니다. 이제 막 정치를 시작하는, 당선 가능성이라고는 눈을 비비고 보아도 없던 처량한 후보 신세였던 나.
그러나 그 친구는 참으로 암담한 상황에서 나를 돕기로 결정하고 최선을 다해 도와 주었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여러 사람들이 돕기를 희망하고 왔으나 조건들이 있었으며 참으로 쉽기 않은 퍼즐게임을 던지곤 하였습니다. 그저 내가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발로 뛰고 또 뛰는 것. 이런 어렵고 힘든 상황 뒤에 늘 뒤에서 힘이 되어준 친구가 있었습니다. 지금도 내게 용기와 희망을 주고 때로는 쓴 소리도 서슴치 않는 진정한 그 친구가 있었습니다.
당선 되는 날, 나보다도 더 기뻐하고 행복했다고 말하는 그 사람. 그 사람으로 인해 새로운 인연이 시작된 사람들도 한두 명이 아닙니다. 이 친구는 살림을 하고 두 학생을 둔 아줌마입니다. 무엇보다도 감사하고 또 감사한 분은 그 친구의 남편입니다. 지금은 내가 편하게 형님으로 보시는 이 분에게 더욱 더 감사한 마음이 듭니다. 아무리 친구 일이라고 하지만 가정의 일을 소홀히 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도 나의 당선을 더욱 신경 쓰고 응원해 주셨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아름다운 동행자들이 계셨기에 지금 정치인이라는 가시밭길을 걸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시의원이 커다란 권력을 갖는 것도 아닙니다. 커다란 돈을 버는 것도 아닙니다. 그러나 공인이기에 시민들의 눈은 매섭고 의식할 수밖에 없습니다. 임금님의 눈과 귀가 가려지면 백성은 힘들고 나라의 운명은 다 한다고 배웠습니다. 우리의 생활도 감언이설에 빠지면 커다란 누를 남길 것입니다.
시의원으로 시작해 지금 도의원을 하면서 지금까지 참 좋은 분들을 많이 만났습니다. 처음에 도움을 주셨던 분들, 또 정치활동을 하면서 새롭게 인연을 맺은 분들 모두 저에게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동반자이고 저의 행복한 동행을 가능하게 해 주신 분들입니다.
진정한 사랑과 우정은 힘들고 외로울 때 더욱 빛을 발 할 수 있다고들 말합니다. 이제 또 내년 봄이면 선거라는 잔인한 승부의 세계가 펼쳐질 것입니다. 그러나 남의 일을 자신의 일처럼 생각하고 무한한 도움을 주신 지인들의 사랑과 우정이라는 행복한 동행이 있을거라고 생각하니 두렵지 않습니다. 제 인생에 있어 너무나 소중하고 아름다운 동행을 하는 분들이 밤하늘의 은하수만큼이나 많아지기를 기도합니다.
첫댓글 상금도 받으셨는지요?ㅋ^
마음이 따뜻한 분이라는 걸 다시금 느끼게 됩니다. 편안한 세상만들어 주실 이런분을 왜 우리는 모르고 살까요.
상금은 동천문학회원과 순천문인협회원 입니다.
백회장님 과찬 감사합니다
정치와사회운동을 통해서 좀더 좋은 세상을 만들고 싶은 염원을 지닌 그대에게
동지의식을 느끼며 항상 성원하며 문학과 예술을 통해 한발짝 변화된 사회에
네비게이션 역활을 기대해 봅니다.
냉혹한 흑백의 세계를 진솔하게 느껴보는 소중한 글이었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