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trek 1. 레 - 스피톡 - 룸박 (캠프사이트)

[酩酊]

trek 1. 레 - 스피툭 - 룸박 (캠프사이트)

에이전시에서 보내온 첫날 일정. 실제로는 룸박 마을 위 캠프사이트(4230m)까지 갔다.

오전 8시, 가이드 스텐진(Stenzin)이 차를 가지고 왔다. 27세로 고향이 샴 밸리(Sham valley)인 라다크 청년이다. 어제 저녁 이 친구가 호텔로 찾아와서 내 장비를 체크하고 갔다. 고소장갑을 보여달라고 해서 보여주니 만족해 했다. 5천 미터 이상에서는 두툼한 고소장갑이 중요하다.

샴 밸리는 초보자들이 간단하게 홈스테이 하면서 2박 3일 트레킹 할 수 있는 곳으로 라다크에서 '베이비 트레킹'이라고 부른다. 레 북서쪽 60km 떨어져 있는 리키르(Likir)에서 시작하여 서쪽 테미스감까지 3874m 고개를 하나 넘는 간단한 트레킹이다. 특별한 등산장비가 필요치 않은 트레킹이라 배낭여행자들에게 인기가 있다.

 라다크 개념도 (출처: ju-lehadventure.com)

라다크의 고개들(~La). '높은 고개들의 땅'이란 이름이 실감난다.

라다크는 인도 최북단 주인 잠무 카슈미르 주의 동쪽 지역이다. 위 지도에도 보이듯이 모든 지역이 고개로 연결되어 있어 3일짜리 샴 밸리 트레킹부터 19일짜리 잔스카르 트레킹까지 트레킹 코스만 25개나 된다. 그리고 라다크(높은 고개들의 땅 - land of high passes)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 모든 코스마다 4-5천 미터급 고개 서너 개를 넘어야 하니 만만치 않다. 네팔의 경우 난이도가 높은 몇몇 코스를 제외하면 대부분 한 코스에서 높은 고개 하나만 넘으면 트레킹이 끝난다(안나푸르나 서키트, 마나슬루 서키트 등).    

AD 1560년과 1600년 라다크 왕국의 체왕 남걀 1세와 잠양 남걀 시대의 라다크 제국 영토
(서부 티베트 역사 by A.H. Francke, 1907 republished as A History of Ladakh) / (위키백과)

16세기 말에서 17세기 초까지 라다크 왕국은 현재의 티베트 서부지역 대부분을 차지할 만큼 큰 영토를 가지고 있었다. 지금은 그 시절 10분의 1도 되지 않는다. 레의 랜드마크인 왕궁도 당시의 왕 셍게 남걀(1612~1642)이 건립했다. 라다크는 2011년 현재 인구가 27만 명 정도에 불과하다. 세월의 무상함이 느껴진다. (* 좀 더 자세한 것은 이곳 참조)

대히말라야 산맥은 인도의 북동쪽 끝에 있는 아루나찰 프레데시에서 포물선을 이루며 서진하여 부탄과 시킴, 네팔을 거쳐 북인도의 히말찰 프라데시를 지나 잠무 카슈미르에서 일단 숨을 고른다. 그리고 북쪽으로 라다크의 잔스카르 산군과 라다크 산군의 5~6천 미터급의 산들을 지나 K2와, 가셔브룸 연봉, 브로드피크 등 8천 미터급 거봉들이 솟아 있는 카라코람 산맥에서 2500여 km에 걸친 긴 여정의 마침표를 찍는다.  

스톡 산군은 레에서 가까운 거리에 있다. 레에서 스톡 캉그리 정상까지 직선거리로는 23km에 불과하다. 레에서 볼 수 있는 유일한 설산이다.   

스톡 캉그리 등반에는 3가지 방법이 있다.

① 가장 빠른 방법은 4박 5일 일정으로 레에서 스톡 마을을 경유하여 바로 베이스캠프로 가는 왕복코스다. 이 일정은 반드시 레에서 고소적응을 잘 하고 가야 한다. 3500m의 레에서 첫째 날 4380m의 만카르모, 다음 날 4970m의 베이스캠프로 오르기 때문에 고소가 올 확률이 높다. 레에서 최소 72시간 고소적응 시간을 가진 후 출발한다. 라다크 트레킹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레에서 충분히 쉬고 이 코스를 택할 수 있다.

② 두 번째 방법은 스피툭 마을로 돌아가는 5박 6일의 서키트 일정이다. 레 도착 후 48시간 지나 출발하는 경우 이 코스를 택한다. 첫째 날 묵는 룸박 캠프도 4230m로 높지만 둘째 날 4855m의 스톡라를 넘어 만카르모에 도착하므로 위의 왕복코스에 비해 고소적응이 쉽다. 그리고 4855m의 스톡라를 넘을 때 고개를 넘지 않는 왕복코스에서는 느낄 수 없는 전형적인 라다크 트레킹의 멋진 풍광을 감상할 수 있다.

라다크가 처음이라면 이 코스를 권한다. 나도 이 코스를 택했다. 레 도착 48시간 후 트레킹을 시작하는 내 일정을 보냈더니 <줄레 어드벤처>에서 이 코스를 권했고, 일정을 짜면서 너무 빨리 오르는 ①번 코스가 마음에 결렸던 터라 기꺼이 동의했다.           

③ 세 번째 방법은 마르카밸리 트레킹과 연계한 일정으로 12일 걸린다. 4개의 고개를 넘으면서 라다크 트레킹의 진면목을 느끼고 트레킹 피크인 스톡 캉그리등반까지 한다. 시간과 체력이 있다면 시도해 볼 만하다. 보통은 며칠 트레킹을 하다보면 기력이 소진되어 등반이 힘들기 때문에 콩마루라(5260m)를 넘어 총도를 지나 헤미스에서 마치는 6일 간의 마르카밸리 트레킹을 하고 레로 돌아와 하루 이틀 쉰 후 ①의 코스를 3박 4일 일정으로 간다. 이미 고소적응이 되었으므로 ①과 ②의 일정에 있는 베이스캠프에서 고소적응차 하루 쉬는 날은 생략한다.

오전 8시 20분 호텔 출발. 조수석은 가이드 스텐진.

스피툭 마을은 공항 옆 길로 간다. 라마유루 가는 길이다. 인더스 강변에 있는 스피툭 마을은 은 레보다 370m 낮다

공항 끝 지점 쯤에서 라마유루로 가는 길을 버리고 인더스강을 향해 내려가면 마을이 나온다. 사진 오른쪽 멀리 보이는 길이 라마유루 가는 길이다. 스피툭 마을 입구에서 통행세를 받고 있다. 

마을을 지나 강을 건넌 후 인더스 강을 따라 간다.

인더스강을 오른쪽으로 끼고 간다. 고도가 점점 높아지는 아찔한 절벽길이다.

랑탕 샤브루 베시 가는 절벽길은 위아래로 나무라도 있지. 이곳은 그냥 자갈 모래 바위절벽길이고 저 멀리 아래로는 거친 강물이 출렁이고 있다. 

트레킹 시작지점. 스텐진이 투명 플라스틱통에 담긴 도시락을 준다. 먼저 도착한 다른 트레킹팀이 보인다. 주방팀과 말은 미리 와 있다.

스태프 대기소

처음은 아스팔트길이다. 햇볕이 뜨겁다.

곧 좁은 계곡으로 들어갔다. 4000m 이하라 개울에 관목이 있다.

계곡을 벗어나니 멀리 스톡 산군의 설산이 보였다. 

11시 30분 라다크 트레킹의 명물인 찬막찻집 도착. 목이 말라 콜라 한 병 사 먹고 도시락 점심을 먹었다.

휴식을 마치고 떠나는 서양 트레커들. 나이 지긋한 할매도 있다.

또 한 팀이 들어왔다. 주인아줌마에게 콜라값을 계산하는 스텐진.

멀리 룸박 마을이 보인다. 개울가에서 놀고 있는 아이들에게 홍삼사탕 몇 개 주었다.

룸박 마을

룸박은 홈스테이가 가능한 마을이다. 1박 2식(저녁, 아침)에 20~30달러. 지붕 위로 여행자들이 보인다. 라다크는 지금 마을마다 홈스테이용 건물을 많이 짓고 있다. 개별 여행자들이 많이 늘어난 영향이다. 그래서 지금의 홈스테이는 원주민의 집에 머무는 홈스테이가 아닌 네팔의 롯지와 같은 개념이다.

먼저 온 트레킹 팀이 출발하고 있다.

룸박을 지나 작은 개울을 거슬러 저 멀리 산 아래 캠프까지 간다.

오후 2시 30분 룸박 캠프사이트 도착. 캠프를 차리는 스태프. 위쪽으로 두 팀의 캠프가 있다.

바로 위에 캠프를 차린 팀은 식당텐트까지 가지고 왔다. 5인 이상이면 필요한 장비다. 나는 아침은 야외, 저녁은 주방텐트에서 먹었는데 주방에서 먹을 때는 요리용 버너에서 나오는 석유냄새 때문에 조금 괴로웠다.

날씨가 스산하고 머리가 약간 띵하다. 오늘 아침에도 다이아목스를 한 알(125mg) 먹었다. 이곳만 해도 네팔의 ABC보다 높다. 하긴 3500m에서 시작했으니... 비행장이 없어 그럴 일이 없지만, 네팔의 랑탕빌리지, 마낭, 남체에 아침 비행기로 도착하여 48시간을 보낸 후 트레킹을 시작한 것과 같다. 그리고 하루만에 700m를 올렸으니 몸이 적응하려면 시간이 좀 필요하다. 멀리 내일 넘어갈 스톡라가 까마득하게 보인다.

룸박에서 캠프사이트까지 1시간 30분 걸렸다.

[酩酊]

이 글은 7월말에 다녀온 것이기에 가이드 스텐진이 우리 가이드 스텐징이 아닌지????

[떠드리]

얼굴이 완전히 다른거 같은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