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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과 습지를 사랑하는 상주사람들
 
 
 
카페 게시글
삶의 향기 스크랩 흥청망청 주야장창 나의 회갑연
그저물처럼 추천 0 조회 136 14.03.16 10:25 댓글 1
게시글 본문내용

해를 넘기고 이런 글을 쓰려니 좀 그렇기도 한데 올해까지 회갑연과 관련된 일들이 일어났으니

이제야 쓸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되었다.

작년이 내가 태어난 지 60년 되는 해였다.  요즘 세상 누가 회갑을 챙길까마는 우리 교사들은

정년을 앞두는 나이가 되니 또 남다르기도 한건지 주변 사람들이 챙겨주기도 한다.

그런 나의 회갑 잔치는 작년 8월 부터 시작되었다.

교육문예창작회 여름 연수 때 올해 회갑을 맞는 김진경선생과 나의 회갑을 축하한다고 후배들이

챙겨주었다. 그리고 그 다음날 바로 충주에서 참교연 후배들이 박달재에 있는 김성근 선생집에

모여 모임을 한다하여 찾아가 또 축하를 받았다.

 

그것으로 끝인가 했는데 울진 김명희 선생이 상주에 있는 장상동선생에게 내 회갑에 대한 이야기를

했고 그러다보니 내서중학교 동료들 모임인 오동회에서 이 문제를 행사로 만들 계획을 하게 된 것이다.

모임을 할 때 자기들 끼리 할 이야기가 있다고 하기에 뭔데뭔데? 하며 따라갔더니 내 회갑연 이야기를

하는 것이 아난가? 그런데 내가 적극 가담을 했다.

사람들이 모이는데 그냥 모여서는 안 될 일이라는 생각- 더우기 그 당시에는 전교조가 노조의 지위를

잃느냐 마느냐? 하는 기로에서 사람들이 상당히 심각해져 있는 상태라서 무언가 전기를 마련하는

계기로 삼고 싶은 마음이 된 것이다.

그래서 될 수 대로 많은 사람들이 모였으면 하는 바람까지 생기고 날짜도 평일날 오후로 잡게 되었다.

10월 24일. 마침 그날은 정부가 전교조를 교원노조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발표가 있고 법적지위가

박탈된 날이었다.

우리는 모여 앉아 인사하고 약력소개 등 공식적인행사 진행을 하다가 나의 인사말에서 전교조문제-

전교조가 우리가 불법노조원이 된 것을 알리고 앞으로의 투쟁의지를 높이는 잔을 들었다.

꿀꿀한 마음을 털어 버리고 술 잔 기울이며 마음을 기분을 전환하였다.

전교조, 강습사 사람들만 모여도 푸짐했다. 노래도 부르고 축시도 읽어주고 반지도 선물받고 그리고

이미자 콘서트 티켓까지 받았다.

모두 즐거워했다. 그런 의미를 갖는 회갑연을 하니 내 마음도 흐뭇해졌다. 회갑은 무슨 회갑. 이렇게 모여

힘 받는 무언가를 만드는 시간이 필요했던게지.

 

 

 

 

 

 

 

 

 

 

 

 

 

 

 

 

 

 

 

 

 

 

 

근데 김명희선생이 난리가 났다. 본인이 말 꺼냈는데 평일날 하는 바람에 올진에서 올 수 없었다고....

그러다보니 울진에서 한번 보자는 말이 나왔고 나는 시간을 잡아 울진으로 가게 되었다. 12월 셋째주 토요일

남편과 함께 울진을 갔다.

가는 길 요즘 한창 인기있는 철도여행코스의 중심인 분천역에 들러 보기도 하고 울진에 도착, 해거름에 먼저

죽변으로 갔다. 죽변가기 전 울진 평지서점에 들렀는데 여사장님이 오래 된 사진 한장을 내게 보여주었다.

전교조 영주영풍지회에서 민주연합과 같이 소백산에 오른 사진이었다. 감회가 새로운...삼십대의 사진....

내 첫 발령지 죽변, 그리고 내 20대- 주변 환경은 몹시도 변해 어디가 어딘지 분간을 할 수도 없었지만 바다는

변함없었다.

그날 따라 바람도 많이 불고 파도도 높았지만 그래서 더욱 기분이 고조되는 것을 느꼈다.

두번째의 인생, 교사로서의 인생을 처음 시작한 곳, 아이들이 학생이 아닌 삶 속의 인간임을 처음 느끼게 해

준 곳, 그리고 아름다운 바다... 오래토록 머물고 싶었지만 해는 지고 술을 마셔야 했다.

경주에서 포항에서 사람들이 도착하고 바닷가 횟집에 모여 저녁을 먹었다.

김명희, 이동철 샘 가족 , 권일, 신정원, 한영선샘 가족, 김진문샘 가족, 오은경샘, 등등 모였다.

그리고 이동철 선생 집에서 2차- 딸 린이가 예쁜 축하편지를 주었다. 주례선생님에게 주는 편지.

또 여러사람 힘을 모아 김광석 이야기인 '디셈버' 예약권을 선물했다.

다음날 왕피천 답사를 하고 점심까지 먹고 우리는 헤어졌다.

너무 과하게 대접받고 선물 받고....이래도 되는가? 싶은데... 뭐 어쩌겠나....후배들의 사랑을 받고 그리고 주고..

그렇게 사는 것이 옳게 사는 것이지..마음 먹으니 그저 고맙고 기쁘고 그런 마음이 되었다.

한 해를 보내고 2014년 1월 18일 세종문화회관에서 '디셈버'공연을 보고 그렇게 내 회갑연이 끝났다.

참으로 길게 회갑연을 했는데....짐으로 생각하고 싶지는 않다. 누리고 싶고, 누린 만큼 내 삶의 모습으로 보답하고

싶다. 앞으로 잘 살라는...후배들의 격려로 생각할 것이다.

 

 

 

 

 

 

 

 

 

 

 

 

 

 

<인증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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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14.03.17 10:16

    첫댓글 늦었자만 축하합니다.
    왕피천 계곡은 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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