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잠자다가 숨 막힐듯 해 깨어난 적 있으면 의심
수면다원검사 통해 진단 후 증세별 치료 선택
평소 고혈압이 있던 박모씨(48)는 아내가 각방을 고려할 정도로 코골이가 심하다. 특히 나이가 들면서, 또 음주 후 잠을 자게 되면 그 정도가 심해졌다. 최근에는 자다가 일정시간 숨을 쉬지 않는 무호흡 증상마저 나타났다. 지인으로부터 수면무호흡 증상으로 자다가 급사할 수도 있다는 말에 겁이 덜컥 난 문씨는 진단을 받아보기 위해 이비인후과를 방문했다. 제주한라병원 이종숙 이비인후과 전문의와 문답을 통해 수면무호흡증에 대해 알아본다.
수면무호흡증 자각 증상은?
먼저, 자주 코를 고는 경우 수면무호흡증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코를 고는 행위는 본인이 잘 모를 수 있으므로 대부분 잠자리를 함께하는 배우자나 가족에 의해 알게 된다. 또한 숨을 멈췄다가 한꺼번에 몰아쉬는 현상이 배우자에 의해서 발견되거나 숨이 막힐 것 같아 깨어난 적이 있으면 의심할 수 있다. 그리고 아침에 일어나서 개운하지 않거나, 낮 시간에 피로해 자주 졸리고, 약을 먹어도 혈압이 잘 조절되지 않는 경우에도 의심해 볼 수 있다.
수면무호흡이 발생할 때 우리 몸에서는 반사적으로 교감신경계가 흥분하게 되는데, 이러한 갑작스런 반응은 혈관이나 심장에 과도한 스트레스를 주게 된다. 따라서 폐쇄성 수면무호흡증은 고혈압, 심장혈관질환, 뇌혈관질환, 부정맥, 당뇨병 등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그리고 수면 중 무호흡이 발생하면 자주 잠에서 깨기 때문에 양질의 수면을 취할 수 없고 낮 시간 동안에 삶의 질이 크게 떨어진다.
코만 골면 문제 없나
그렇지 않다. 최근에 시행된 대단위 연구에서 단순 코골이 환자들을 추적관찰 한 결과 코골이가 있는 환자들이 그렇지 않은 환자에 비해 향후 심혈관계 질환이 발생하는 위험도가 2배 가까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외에도 코골이 자체만으로도 다른 질환들을 일으킨다는 많은 연구 결과들이 있다.
한국인을 대상으로 수면무호흡과 심혈관질환, 급사의 빈도를 연구한 결과 수면무호흡의 중증도와 상기 빈도는 비례하며, 정상인에 비해 4~8배 위험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수면무호흡증 환자가 심장질환·뇌혈관질환이 있거나 수면제의 과다 복용, 심한 과음 등으로 무호흡이 가중되면 자다가 급사할 수 있다. 그러나 아무런 문제가 없는 환자가 급사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소아는 어떨 때 의심되나
소아의 약 7.5%가 습관성 코골이며, 이 중 1~4%가 수면무호흡증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부분의 원인은 편도 및 아데노이드의 비대에 있다.
일주일에 3일 이상 반복적으로 코를 골거나, 항상 숨소리가 거칠면서 입으로 숨을 쉬고, 잠을 잘 때 뒤척임이 심하거나, 야뇨증이 자주 관찰되면 수면무호흡증을 의심해 볼 수 있다.
또한 수면 중 땀을 많이 흘리고, 뒤척임이 심하며, 목을 뒤로 젖히고 자는 등 특이한 자세로 자는 때가 많다.
특히, 수면 중 호흡이 정지하는 현상이 관찰되면 수면무호흡증을 강하게 의심해야 한다. 소아의 수면무호흡증은 신경정신적 합병증으로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 장애, 주간 졸림증, 성장 장애, 안면발달장애, 학교수행능력 저하, 식욕 저하, 삶의 질 저하 등과 관련이 있기 때문에 조기 발견과 적절한 치료가 중요하다.
진단과 치료
무호흡은 대부분 새벽녘에 꿈꾸는 잠에서 심해지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이 관찰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수면무호흡증을 정확히 진단하려면 병원에서 여러 관찰지표들을 몸에 부착한 후 하룻밤을 자는 수면다원검사를 통해 호흡량이 줄어드는 것을 측정하고, 이 결과에 따라 단순 코골이인지 혹은 수면무호흡인지 확인 가능하고, 수면 무호흡의 중증도 역시 진단할 수 있다.
수면다원검사상 경증의 수면 무호흡증 환자이고 특별한 기저질환이 없는 경우 체중 조절 및 생활 습관 개선 등의 치료가 선행되나, 중등도 이상의 경우 증상의 유무를 고려하여 치료를 결정하게 된다. 치료방법은 양압기·구강내 장치·수술·자세치료 등이 있으며 각각 장·단점과 환자에 따른 적용 가능여부가 다르기 때문에 이비인후과 전문의의 진료를 받은 다음 가장 적합한 치료법을 선택해야 한다.
소아의 경우 수면무호흡증의 원인은 대부분 편도 및 아데노이드 비대증이다. 일부 부모들은 비대증은 소아가 자라면서 좋아질 것으로 기대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이 비대증은 1~2년 내 좋아지지 않는다. 또한 수면무호흡으로 나타나는 여러 가지 합병증이나 얼굴 성장 장애 등은 소아의 정상적인 성장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단순히 크기가 작아질 때까지 기다리는 것은 올바른 선택이 아니다. 따라서 수면무호흡증으로 진단된 소아는 비대해진 편도 및 아데노이드의 절제술을 시행하는 것이 좋다. 수술 시기는 얼굴 골격 성장이 가장 활발히 진행하는 4세 전후가 바람직하다. 도움말=이종숙 제주한라병원 이비인후과 전문의
윤주형 기자 21jemin@jemin.com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