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기는 일 - 생뚱맞고 황당한 승강기 교체 업체 선정 주민 투표

[태형내산마을아파트]

규정에 따라 올해 내로 태형내산마을아파트는 엘리베이터(숭강기)를 교체해야 한다. 그래서 그간 업체 선정을 위한 여러 일들(사업 설명회, 업체 방문/확인 등)이 진행돼 온 걸로 안다. 그런데 최근 새로운 입주민대표회의가 구성되면서 느닷없이 승강기 교체를 위한(수행할) 업체 선정을 주민 투표로 결정한다는 게시가 붙었다(어제 14일 오후 5시 넘어). 투표 기간도 바로 내일 금요일(16일)부터 일요일(18일)까지다. 업체 선정을 하려면 여러 평가가 필요하고 이미 확정된 많은 평가 항목들이 있다. 단지 견적 금액과 무상 보증 기간, 딸랑 2개 정보만 가지고 결정할 일이 당연히 아니다.

이런 식으로 딸랑 2개(견적 금액과 무상 보증 기간, 운행 속도는 '90m/분'으로 다 동일하므로 의미 없음) 정보만 제공하면서 막연히 주민들의 현명한 결정을 바란다며 주민 투표에 부치는 건 주민을 대표하는 입주자대표회의의 직무 유기고 책임회피고 지극히 비상식적인 행위다. 충분한 평가 과정을 무시하고 생략한 이런 식의 주민 투표는 모든 책임을 주민에게 돌리겠다는 것으로 공정이 아니라 불공정 투표일뿐이다. 더구나 현재 입주자대표회의 자체가 (구성원 미달로) 부재한 상황이고 주민 투표 결정과 시행의 타당성/정당성 여부도 불확실해 졸속적으로 시행하는 이번 주민 투표의 제고를 요청하는 바이다.  

승강기 전문가는 아니지만, 승강기 업체를 선정하려면 상식적으로도 견적 금액, 무상 보증 기간, 운행 속도 외 여러 평가 항목/정보가 필요할 것이다. 예를 들어 태형내산아파트에 제안한 동일/동종 모델의 승강기 판매/납품 실적, 제안 제품의 공급 소요 기간, 설치 및 테스트 방안과 기간, 제품/부품의 수입/OEM 여부, 고장률, 주요 증상별 수리 시간, 주요 부품 보유 현황, 시설 현황, 지원 인력(하청 여부 명시) 현황, 승강기 내외부 재질, 운행 시 소음 정도, 노후화 시기, 주력 제품, 경쟁사 비교 장단점, 총 소유비용 등등의 평가 정보가 필요할 것이다.

업체 선정 건으로 주민 투표에 부칠 수 있는 경우는 이렇다; 1) 입주민대표회의에서 일차적으로 업체들을 책임 평가한 후 상위 두 개 업체의 평가 점수 차이가 크지 않아 선정이 애매하다면 두 업체의 간략 소개와 함께 평가 항목(점수와 근거)들을 제시하면서 최종 결정을 주민 투표에 맡기는 것이다. 또는 2) 평가 점수 차이가 커 상위 한 개 업체를 별 어려움 없이 선정했다면 선정 이유/근거를 제시하면서 그 확정을 주민 투표(동의 여부)로 결정하는 것이다.

그리고 입주자대표회의 회장 선거에 대해 한 마디 하겠다. 현재 태형내산마을아파트에서는 회장에게 매달 22만 7천 원을 지급한다. 또 매달 여는 정기 회의 때마다 각 동대표에게 3만 원을 지급하니 회장에게는 매달 총 25만 7천 원이 꼬박꼬박 지급된다. 적잖은 금액이다. 이런 식으로 뒤로 빠져서 주민 투표로 주민에다 모든 걸 전가하라고 주는 돈은 아닐 것이다. 회장은 입주민대표회의를 이끌, 태형내산마을아파트를 이끌 최소한의 역량과 경력을 갖추어야 한다. 한 번 해보겠다고 큰소리치는 것만으로는 안 된다(일을 제대로 안 해 본 자들은, 다 그런 건 아니지만, 뭐든지 쉽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고 자신의 짧은 생각이 전부인 양 착각하곤 한다). 그러면 시행착오만 겪을 뿐이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주민에게 돌아간다. 입주민대표회의 회장을 잘못 뽑아 많은 혼선과 분란과 퇴보를 경험한 아파트들이 많다. 태형내산마을아파트의 경우 소규모로 인해 몇 명 안 되는 동대표들만 회장을 뽑지만, 그렇더라도 관리사무소는 회장에 입후보한 동대표 입후보자(들)를 별도의 게시물로(학력, 경력을 구체적으로 명시하여) 주민에 당연히 알려야 할 것이다. 그렇지만 관리사무소는 그러지 않았다. 소리 소문 없이 입주자대표회의에서 알아서 뽑았고 주민에 전하는 회장의 인사말(게시물)도 없었다.

마지막으로 입주민대표회의 회장에게 한 마디 하겠다. 입주민대표회의 회장은 적어도 6개월(반기)마다 그동안 한 일과 앞으로의 계획 그리고 주민에 협조를 구할 사항 등을 게시물로 알려야 한다. 강제 사항은 아니지만, 매달 25만 7천 원을 받으면 그 정도 성의는 있어야 하지 않겠나. 주민과의 최소한의 소통도 필요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