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성소은의 세계경전 둘러보기> 강의가 끝났다.
매 시간이 새로운 언어를 만나고, 깨우침이 깊어지는 시간이었다.
먼저, 장자가 얘기하는 '변화'에 경이로움과 전율을 느꼈다.
*소요유(逍遙遊, 자유롭게 노닐다)
‘북쪽 깊은 바다’에 물고기 한 마리가 살았는데, 그 이름을 곤(鯤)이라 하였습니다. 그 크기가 몇천 리인지 알 수 없었습니다. 이 물고기가 변하여 새가 되었는데, 이름을 붕(鵬)이라 하였습니다. 그 등 길이가 몇천 리인지 알 수 없었습니다. 한번 기운을 모아 힘차게 날아오르면 날개는 하늘에 드리운 구름 같았습니다. 이 새는 바다기운이 움직여 물결이 흉흉해지면, 남쪽 깊은 바다로 가는데, 그 바다를 예로부터 ‘하늘 못(天池)’이라 하였습니다.
나라는 존재가 정말 어마어마한 존재라고 말한다.
변화라는 것이 스펙트럼 안에서의 작은 움직임이 아니다. 바다에 사는 물고기가 완전히 다른 존재인 새가 되듯이 나의 존재도 그렇게 완전히 다른 존재로 재탄생할 수 있다는 비전이 너무나 경이롭다. 짜릿한 전율이 느껴질 정도다.
두 번째는 금강경 1장에 나오는 여시아문, 이와같이 나는 들었다란 의미에 매혹되었다.
불교경전의 특이점이라고 할 수 있는 구절이 여시아문이다. 여래, 즉 진실, 진리는 이것 뿐이다, 이것 밖에 없다 주장하는 것이 아니다. 경전의 창시자인 00가 이렇게 말했다고 따르라 하는 것도 아니다.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고 말할 뿐이다. 이것은 하나의 의견이니, 언제든 누구든 다른 해석의 여지가 열려있다는 겸손이 참 좋다.
세 번째, 중생과 붓다의 차이점이 의미심장하다.
중생은 지금을 살지 못하고 끊임없이 지금을 놓치는 데 반해 붓다는 지금을 온전하게 산다.
지금 여기에 깨어사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 과거와 미래에 값비싼 시간을 내주지 말고 지금이 희망이고 금쪽임을 기억하고 지금을 온전하게 살자는 말이 깊숙이 스며든다.
네 번째, 붓다를 칭하는 10가지 존호가 붓다를 향한 게 아니라 결국 나를 향한 것이라는 가르침이 마음에 쟁쟁 울린다.
여래: 열반의 피안에 이르는 이
응공: 온갖 번뇌를 끊어 인간. 천상의 중생들에게 공양받을 만한 이
정변지: 바르고 원만하게 깨달은 이
명행족: 지혜와 행동이 완전한 이
선서: 훌륭하게 완성해 깨달음에 이른 이
세간해: 세상의 온갖 일을 다 하는 이
무상사: 윗사람 없이 큰 이
조어장부: 모든 사람을 잘 다루어 깨달음에 들게 하는 이
천인사: 하늘과 땅의 스승 된 이
세존: 세상에서 가장 존귀한 이
다른 존재와 비교한 높음과 존귀가 아니다. 자기 자신이 세상에서 가장 존귀한 이라는 자의식이 더 이상의 비교를 멈추게 한다.
누군가를 스승으로 맞이해 깨우침을 얻는 존재가 아니다. 자신이 자신의 진정한 스승이 되는 길이 진리의 최고봉이다.
다섯 째, 금강경이나 법구경, 채근담 같은 경전조차도 고정된 것이 아니다. 이름에 속지 마라.
내 마음에 경계가 없는 것을 알아차리면 그것, 그 자체가 바로 경전이라는 깨우침이 신비롭다.
여섯 째, 십자가에 못 박힌 예수 옆에 두 명의 정치범(강도로 표현되지만)이 있었고, 한 명이 예수께 간청해 그의 영혼이 낙원에 있으리란 약속을 받는다. 이처럼 우리는 숨이 끊어지는 마지막 순간에도 진리를 알아채고 돌이킬 기회가 있다.
실수하고 놓치는 많은 것들에 인생의 방점을 찍지 말고, 다시 시도하고 돌이킬 수 있는 희망에 방점을 찍고 살았으면 좋겠다는 말이 가슴 깊이 와닿는다.
일곱 째, 내가 쓰는 경전, 나의 어록을 만들라.
<000경> 나는 이와 같이 들었다.
내가 나를 낳는 삶을 능구(멈춤 없는 성실함)하며 살아가라.
마지막, 명상 이야기로 깨우침을 닫으려 한다.
어느 날 붓다가 제자에게 물었다
“그대는 명상을 통해 무엇을 얻었는가?”
제자가 답했다.
“얻은 게 없습니다. 하지만 많은 것을 잃었습니다.
성내는 것과 초조와 불안함, 좌절과 두려움, 그리고 나이듦과 죽음을 잃어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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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소은의 세계경전 돌아보기> 추천도서와 영화 2편 제목을 공유한다.
- 지식협동조합 경계너머아하!
- www.njn.kr
- 유튜브 녹명살롱
김용옥, 『중용 인간의 맛』, 통나무, 2011
법정 옮김, 『불교 최초의 경전 숫타니파타』, 이레, 1999
랄프왈도 에머슨 지음, 이창기 편역, 『자신감』, 하늘아래, 2006
석지현 역주, 『우파니샤드』, 일지사, 1997
성소은, 『선방에서 만난 하나님』, 삼인, 2012
_____, 『경전7첩반상』, 판미동, 2015
스리 브야사 지음, 박지명 주석, 『스리마드 바가바드 기타』, 동문선, 2007
오강남, 『또 다른 예수』, 예담, 2009 : 도마복음
_____, 『도덕경』, 현암사, 1995
_____, 『장자』, 현암사, 1999
_____, 『세계종교 둘러보기』, 현암사, 2003
오강남, 성소은 『나를 찾아가는 십우도 여행』, 판미동, 2020
에크하르트 톨레 지음, 류시화 옮김, 『NOW-행성의 미래를 상상하는 사람들에게』, 조화로운삶, 2008
윤석산 역주, 『동경대전』, 모시는사람들, 2014
홍자성 지음, 김성중 옮김, 『채근담』, 홍익출판사, 2016
인생의 질적 변화를 돕는 좋은 영화 2편:
- PK 별에서 온 얼간이(2015)
- 이웃집에 신이 산다(2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