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첫 러시아 선수들의 결승대결로 관심을 모았던 2004년 프랑스 오픈 여왕의 자리는 결국 미스키나의 차지로 돌아갔다.
5일 프랑스 파리의 필립 샤트리에 주경기장에서 벌어진 '프랑스 오픈'(남녀총상금 1천 6백만달러) 여자부 결승전에서 6번 시드의 아나스타샤 미스키나(러시아)가 조국동료 엘레나 디멘티에바를 일방적 경기 끝에 2(6-1 6-2)0으로 제압하고 생애 처음으로 메이저 대회 우승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미스키나는 이로써 그랜드슬램 대회에 우승한 사상 최초의 러시아 여자선수로 기록되었다.
하지만 여자부 결승전은 관중들에게는 실망스런 결과였다. 양 선수는 상대의 실책으로 포인트를 얻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으며, 같은 나라 라이벌의 박진감 넘치는 경기는 기대하기 힘들었다. 경기 소요시간 또한 단 59분.
9번 시드의 디멘티에바는 첫 세트 쳇 게임에서 미스키나의 더블 폴트로 브레이크, 기선을 잡는 듯 했으나 자신 역시 연속 3개의 더블폴트로 게임을 내주면서 졸전이 시작되었다. 미스키나는 이때부터 무리한 공격을 피하고 안정적인 게임운영을 펼치며 연속 브레이크, 첫세트를 취했다.
관중들은 두번째 세트부터 디멘티에바 쪽으로 응원의 무게를 실었지만 중요한 포인트에서 디멘티에바의 실책이 계속되면서 추격의 발판도 마련하지 못했다.
양 선수는 모두 23개의 위너만을 기록하는 데 그쳤고 실책은 50개를 기록, 관중들에게 실망스런 경기 내용을 보여줬으나 사상 최초 러시아 여자선수들 간의 그랜드슬램 결승 대결과 생애 첫 우승은 미스키나에겐 각별한 의미였다.
미스키나는 2004년 프랑스 오픈 여자 우승자로 확정된 후 "믿을 수가 없다. 너무나 기뻐서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이다. 내가 모스크바에서 자라오면서 이곳에 서리라고 생각치 못했다."라는 말로 자신의 첫 메이저 대회 우승 기쁨을 표현했다.
미스키나는 이번 우승으로 WTA 세계 랭킹을 3위까지 끌어 올려, 1, 2위를 달리고 있는 벨기에 듀오를 바짝 추격하게 되었으며 준우승자인 디멘티에바 또한 랭킹 6위권을 예약했다.
한편 이날 열린 남자부 복식 결승에서는 벨기에의 사비에 말리스/올리비에 로쿠스 조가 호주오픈 남자복식 2회 우승에 빛나는 파브리스 산토로/미카엘 료드라(프랑스) 조를 2(7-5 7-5)0으로 누르고 생애 첫 메이저 대회 복식 우승을 이뤘다.
사진: (c)AP Photo/Michel Euler 생애 첫 그랜드슬램 우승컵에 키스하는 미스키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