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분만 하면 영어를 잘 한다느니, 6주만에 영어가 완성된다느니 하는 학습법은 영어를 순 날로 먹겠다는 잘못된 생각”이라고 훈수한 뒤 “여러분이 한글을 배울때 조급하지 않았듯이 영어도 조급하면 절대 안되요”라고 ‘고기’를 주기보다 ‘고기잡는 법’을 우선 알려준다.
“아버지가 ‘통역장교’셨어요. 자식이 영어를 잘하길 바라셨나봐요. ‘브레이크(break)' 하나쓰는데 공책 5장이나 들었어요”
“아버지는 저보고 ‘브레이크’를 ‘블레이크’라 발음한다고 얼마나 때리셨는데요. 전 왜 맞아야하는지도 모르고”
이미도씨는 ‘영어’를 곧 ‘활어’라 칭한다. 머물러 있는 것이 아닌 살아 움직이는 것이다. 쉴새없이 말해지고 들어야하는 언어이고 문화라 일정기간 공부했다고 정복되는 성질의 것이 아니라는 얘기. 따라서 영어 학습도 살아있는 언어 중심으로 하라고 권한다. 대표적인 것이 그의 주전공인 ‘영화’.
“영화 속엔 실제 미국민들이 쓰는 표현들이 대부분 들어가 있어요. 유명한 외화 DVD를 사고 원문으로 한번 보세요. 그 뒤 인터넷 서점에서 그 작품의 ‘영상소설’을 읽으세요. 그러면 분명 다음 DVD를 볼땐 몰입이 쉬울거에요. 그만큼 영어가 쉬워지고 친숙해지는 거에요”
그가 추천하는 대표작은 나이트 M. 샤말란 감독의 ‘식스센스’.
“극중 브루스 윌리스가 하는 대사가 느려요. 등장인물 대부분 대사가 느리죠. 대사가 많지도 않고. 한번 해보세요”
이미도씨와 관객들이 내뿜는 열기가 강의장을 채울때쯤 승부가 났다. 2:2 무승부다. 양쪽 승부는 다음에 결론지어야 할 듯 싶다. 이미도씨도 다음 승부를 의식했는지 올해 하반기 제주에서 외화번역 ‘전문강좌’를 준비하고 있다. 이 강좌 또한 제주씨네아일랜드가 주최할 예정이다. 다음 승부가 기대된다.
이영윤 객원기자
“영어 공부를 쉽게 하려는 생각부터가 걸림돌”
일요일 빼고 매일 1시간씩 해도 한 달이면 24시간, 미국에서 겨우 하루 지낸 것이다. 아니, 미국에서 하루 있는 것만 못하다
죽어라고 단어를 외워도 어떤 상황에 쓰이는지는 그 문화를 알아야만 가능하기 때문. 결국 미국의 문화를 직접 체험에 가깝게 간접 체험할 수 있는 길은 현재 미국인들이 가장 많이 쓰는 말들이 나오는 영화를 보는 게 최선이라는 것이 그의 주장
이 씨에게 영화로 영어를 공부하는 프로그램을 짜 달라고 했더니 한 달에 한 편씩 영화를 본 뒤 그 소설이나 각본을 읽는 방법을 추천했다.
1. 일단 영화를 정한 뒤 마음 편히 한글 자막으로 영화를 감상한다.(1일)
2. 그 다음날 그 영화의 소설이나 각본을 읽기 시작한다.(1주일)
대형서점이나 아마존닷컴(www.amazon.com)에서 구입할 수 있다. 이 씨는 “영화를 보고나서 내용을 아는 상태에서 책을 보면 잘 읽혀 ‘앗! 영어 좀 되는데’ 하는 긍정적인 착각이 든다”고 말했다.
3. 두 번째 읽을 때는 중요한 문장이나 단어를 외우면서 자세히 읽는다.(2주일)
4. 그 다음에는 영어자막으로 영화를 보고 마지막으로 자막 없이 한 번 더 본다.(3일)
더 욕심을 낸다면 책 내용이 녹음돼 있는 오디오 북을 구입하거나 영화를 틀어놓고 MP3로 녹음해 이동할 때 듣는다.
▼이미도씨가 추천하는 영어공부 하기 좋은 영화▼
초급 : 터미널, 아이 엠 샘, ET, 스탠 바이 미
중급 : 식스 센스, 러브 스토리, 포레스트 검프, 섈 위 댄스,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레인 맨, 유 캔 카운트 온 미
고급 : 아메리칸 뷰티,굿 윌 헌팅, 아웃 오브 아프리카, 잉글리시 페이션트, 프라이드 그린 토마토, 크레이머 대 크레이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