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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석규라는 배우를 잘 아실 겁니다. 저는 배우인 한석규도 좋아하지만 낚시꾼 한석규도 좋아합니다. 원래 영화를 좋아하지만 일 때문에 한석규 씨를 만나본 다음에 미처 챙기지 못한 작품을 다 찾아 볼 정도였습니다. 그가 출연한 최근작 ‘주홍글씨’는 아직 보지 못했습니다. 마감이 끝나고 한해를 정리하는 12월호를 만들었기에 영화를 좋아하는 이들과 함께 가서 볼 계획입니다. ‘이중간첩’의 흥행 실패와 ‘소금인형’의 제작 중단 그로 인해 받았던 충격을 ‘주홍글씨’의 흥행 성공으로 어느 정도 해소했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그만큼 연기도 빛났다고 하니 영화를 보는 재미가 있을 듯 합니다. 그를 만난 것은 7년 전 가을입니다. 당시 영화를 담당하던 김명환 선배에게 부탁해 매니저인 그의 형 선규 씨와 통화를 했습니다. 표지에 사용해선 안된다는 조건으로 취재를 허락했습니다. '상업적'으로 이용당하고 싶지 않다는 조건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낚시터를 택하고 일정을 잡으면서 저는 좀 흥분했습니다. 아내는 사인을 받아오라고 신신당부를 하더군요. 남자 영화배우를 좋아하는 아내가 밉지 않았습니다. 여기서 배우로서의 그의 성가에 대해 다시 언급할 필요는 없을 것입니다. 늦은 저녁에 만나서 늦은 식사를 했습니다. 식당에서도 그는 여전히 인기가 있었습니다. 서너 명이 사인을 해달라고 펜을 내밀자 한 사람씩 이름을 물어가며 꼼꼼하게 챙겨주더군요. 사인을 하면서, 밥을 먹으면서, 미끼를 사면서 늘 입가에 도는 미소가 보기 좋았습니다. 그 미소는 다음날 낚시터를 떠나 돌아올 때까지 계속 그를 떠나지 않았습니다. 좀 오래된 내용이지만 당시의 기사 원문을 그대로 인용합니다. 지금 한석규 씨의 나이는 만으로 40세. 당시 33세였던 점, 또 그때 촬영해서 제가 보관하고 있던 슬라이드 상태가 그리 좋지 못하다는 점을 감안해주시기 바랍니다.
서서 향어를 끌어내고 있는 이가 한석규 씨. 그 옆에 앉은 이가 석규 씨에게 낚시를 배운 형 선규 씨입니다. 이 장면은 시나리오 없이, NG없이 찍었습니다. ------------------ 요즘 잘 나가는 배우 한석규(33). 8월28일 부천영화제 개막 이틀 전, 신작영화 ‘접속’시사회 등 빽빽한 일정 가운데도 틈을 빼내는 낚시광이다. 밤9시에야 겨우 서울을 떠나 경기도 포천군 창수면에 있는 추동낚시터에 닿은 것은 자정 무렵. 추동낚시터는 수위가 많이 내려가 그가 즐겨 찾는 소양호 비슷한 분위기를 물씬 풍긴다. 서둘러 두 칸 대를 편다. 오랜만이다. 그는 배우 경력보다 낚시 경력이 훨씬 더 길다. 서울 성북구 종암동 골목길이 살아온 세상의 전부였던 초등학교 5학년. 아버지 한석봉씨(65)를 따라 찾아간 충남 예당지가 꾼으로서 첫 데뷔 무대다, 조력이 20년도 넘는 셈이다. 그는 처음부터 타고난 꾼이었을까. 칸반대를 휘두르는 하루 동안의 배역이 싫지 않았다. 한 마리, 두 마리…. 살림망에 빼곡히 들어찬 붕어를 보고 감춰져 있던 꾼의 기질을 스스로 발견했다. 그 뒤로 아버지를 따라 장위낚시회 출조 버스에 오르는 일이 잦아졌다. 4형제 중 그만이 유일하게 아버지로부터 낚시를 물려받았다. 10년이 훨씬 지난 뒤에 그는 아버지에게 향어낚시의 묘미를 전하는 것으로 내리사랑에 답했다. 그를 낚시에 더욱 깊이 빠져들게 한 것은 소양호다. 그 끝없음, 변함없음, 포근함 등등…. 친구 애인의 반지를 전당포에 맡겨 출조비를 마련하고, 서울로 돌아갈 차비가 떨어져 낚을 고기를 내밀며 운전사에게 사정하던 젊은 날의 우정과 추억이 아직도 거기에 그대로 남아 있다. 10년이 넘는 세월이 흘렀지만 지금도 그때처럼 돌아올 예정 없이 소양호 동면 어디쯤을 찾아가 텐트를 치고 싶은 수심(水深)으로 빠져들곤 한다. 새벽 4시 차 뒷좌석에서 웅크린 채 잠시 눈을 붙이던 그는 깨우지 않아도 ‘입질시간’에 정확하게 일어난다. 채 어둠이 거시기도 전에 NG없이 40cm가 훨씬 넘는 향어를 끌어낸다. ‘일정’ 때문에 그의 낚시는 30cm짜리 한 마리를 더 낚는 것으로 끝난다. 매섭게 느껴질 정도로 깔끔하게 뒷정리를 하고 그는 높은 시선으로 낚시터를 휘 둘러본 뒤 발길을 옮긴다. TV드라마 ‘아들과 딸’로부터 시작된 그의 인기는 영화 ‘은행나무 침대’, ‘초록물고기’, ‘넘버3’에 이르기까지 식을 줄 모른다. 그가 주연한 영화가 부천영화제에 1편, 부산영화제에는 무려 3편이나 초대됐다. 영화에 전념하면서 낚시 갈 기회가 훨씬 많아졌다. 그래서 한석규는 그답지 않게 욕심을 내기로 했다. 배스 루어낚시를 배우기로 한 것이다. 이미 기본 장비를 챙겨두었다. 기자는 솜씨 좋은 한 루어꾼의 연락처를 알려 주었다. 작품 보는 안목이 까다롭기로 소문난 그가 이번에도 꽤 괜찮은 배역을 골랐음이 틀림없다. ------------------ 한석규라는 낚시꾼을 만나던 날 저는 몹시 피로한 상태였습니다. 자세한 기억은 없지만 다른 취재를 마치고 서울로 돌아와 휴식을 거의 취하지 못한 채 그를 만났던 겁니다. 늦은 밤 서울을 출발해 낚시터에 도착해서 그의 차 안에서 잠시 눈을 붙일 때 그 피로가 쏟아졌습니다. 제가 어찌나 코를 심하게 골았던 지 헤어질 때 그의 형 선규 씨가 한 마디 하더군요. 각설하고, 낚싯대를 펼 때 저는 조금 놀랐습니다. 그의 낚싯대는 ‘엄청나게’ 값싼 것이었습니다. ‘大’ 스타가 저렇게 값싼 낚싯대를 쓰고 있다니…. 그 동안 받은 출연료는 다 어디다 쓴 것일까. CF도 찍었다던데... 그러나 곧 저는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그의 낚싯대는 싸구려 낚싯대가 아니라 ‘손때 묻은 낚싯대’였습니다. 어린 시절 용돈을 모아 하나씩 장만한 낚싯대를 스타가 돼서도 그대로 간직하고 쓰고 있었던 것입니다. 간직할 ‘자신’이 있다는 것, 자신을 간직할 ‘자신’이 있다는 것. 한석규라는 배우가 제 가슴 속에 더 깊이 들어온 것은 그 순간입니다. 스스로 한석규라는 배우를 좋아한다고 생각했지만 그 순간 손이라도 잡고 싶을 만큼 그가 더 좋아졌습니다. 그를 더 좋아하게 된 순간은 또 있었습니다. 그날 낚시는 일찍 끝났습니다. 향어낚시라는 게 한낮까지 입질을 기대하기 어려운 종목이기도 하지만 다른 일정이 뒤에 이어져 있어 길게 낚시를 즐기기 어려웠던 것입니다. 낚시를 끝낸 뒤 장비를 정리하고 그는 남은 떡밥을 뭉쳐 뒤편 숲으로 던졌습니다. 모르는 이들이 보면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는 일입니다. 그러나 꾼의 세계에서 그것은 지극히 사려 깊은 행동입니다. 어분이 많이 함유된 향어용 떡밥은 물속에 넣기가 꺼림칙합니다. 웬만하면 물고기들이 다 먹어치우겠지만 과하게 들어가면 독(毒)이 됩니다. 그걸 잘 아는 낚시꾼 한석규씨는 들짐승들이 먹어주길 바라며 뒤로 던진 것입니다. 낚시터를 그만큼 사랑하다는 것이지요. 그가 꼽는 최고의 낚시친구는 영화배우 최민식입니다. ‘꽃피는 봄이 오면’에서 지휘봉을 휘두르던, ‘올드보이’에서 허겁지겁 벌레를 먹던 최민식과 낚시를 가면 아무 얘기 않고 옆에 앉아 있어도 그냥 통해 흐를 수 있어서 좋다고 했습니다. 그 만큼 또 좋은 낚시친구는 어린 시절의 친구들이라고 합니다. 스타가 되기 전의 허물없는 친구들, 애인의 반지를 저당 잡혀 출조 경비를 만들 만큼 내게 아낌없이 주던 친구를 그는 깊이 사랑하고 있는 듯합니다. 그런 사람들이 낚시터에 더 많았으면 좋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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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33살이라.... 허허~ 세월 참~~~
최민식씨하곤 요즘도 함께 낚시를 하시려나?
불때자~솥걸어 물끓여서 고춧가루 풀어넣고 기다리고 있음 저 고기 주실것 같다 ㅋㅋㅋㅋ 농담농담 두번 째 형제 사진은 완전 영화 흐르는 강물처럼의 한장면 같습니다~~석규오빠 의외로 야외성 이신것 같네...큰~거 많이 잡아다 키우삼~~~~^ ^
오..물고기 크네요~ㅎ.근데 석규님 사진을 보면 ..늘 하던 생각인데...예전이나..지금이나 ...별로 차이가 안나서..나이를 안먹는것 같아요ㅎ;;관리를 잘하신건가??아무튼 멋져요..ㅎ;;ㅎ
어어어~~ 이러지 마십쇼 글쓴이 님^..^;; 슬슬 제자리 잡아 안정된 애정으로 지켜보던 가슴에 이상한 불꽃 불똥이 타닥 타다닥~~ 갑자기 거센 기세로 타오르잖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