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비전이나 라디오의 대담이나 인터뷰에서 출연자가 “저희 나라에서는…”과 같은 표현을 하는 것을 가끔씩 듣거나 보게 된다. ‘우리나라’보다 ‘저희 나라’라고 하는 것이 좀더 공손한 표현이라고 생각한 것으로 이해된다.
국어 경어법의 원칙이 자기 자신은 낮추고 상대방은 높이는 것이기 때문에 ‘우리’ 대신 ‘저희’를 써서 ‘저희 나라’라고 해야 경어법에 맞는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우리나라 사람끼리 ‘저희 나라’라는 표현을 사용한다는 것은 문법적으로 전혀 맞지 않다. 말을 하는 사람이 자기 자신을 낮추기 위해 사용한 ‘저희’에 말을 듣는 상대방도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즉 말을 하는 사람이나 말을 듣는 사람 모두 ‘우리나라’ 사람인 경우에 ‘저희 나라’라고 하여 말을 하는 자기 자신을 낮추면 말을 듣는 사람까지 낮추게 되기 때문이다. 이것은 한 가족끼리 얘기를 할 때에 “저희 가족은…”과 같이 얘기하는 것이 잘못된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그렇다면 말을 듣는 상대방이 외국 사람이면 ‘저희 나라’로 표현해도 되지 않겠느냐 하는 생각을 할 수 있다. 그러나 상대방이 외국 사람이라 하더라도 ‘저희 나라’라고 해서는 안 된다. 가령 우리가 ‘저희 학교’라고 하면 말을 하는 사람이 속해 있는 ‘학교’를 낮추고, ‘저희 집’이라고 하면 ‘집’을 낮춤으로써 상대방을 높이게 된다. 마찬가지로 ‘저희 나라’라고 하게 되면 ‘나라’를 낮춤으로써 상대방을 높이고자 하는 것인데, ‘나라’는 ‘학교’나 ‘집’ 등과 달리 낮출 수 있는 대상이 아니다. ‘민족’이라든가 ‘우리말’, ‘우리글’ 등도 마찬가지인데, 이들은 모두 우리나라 전체와 관련되는 것이어서 한 개인이 이것들을 낮추어 표현할 수 없기 때문이다. 상대가 외국인이라고 하여 ‘저희 나라’, ‘저희 민족’이라든가 ‘저희 글’, ‘저희 말’과 같은 표현을 쓸 수는 없는 것이다.
첫댓글 지현 씨가 많이 애쓰네....^^
애쓰긴요..덕분에 저도 공부하고 좋아요. 읽고 나면 기억을 못해서 좀...ㅋㅋ
그래도 이건 많이 안틀리는 것 같아요! 인터넷에 올라오는 글 중에서 틀리면, 욕하는 댓글이 많이 달리던데..ㅋㅋ
나도 본 거 같아요. 성문씨 항상 이거 열심히 봐줘서 고마워요~ㅋㅋ
저도 항상 고맙게 잘 보고있어요. 지현 씨.^^ 이 글 우리 카페로 가져 가요~